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2
정유정 지음 / 비룡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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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이 은제 문을 닫아 부렀디야. 얼마 전만 해도 멀쩡하니 문 열고 있드만."
"그니까, 그게 언젠데요?"
"긍게 한 육 년 됐는가, 아니제. 팔 년 좀 못 됐을랑가."-2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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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인 소녀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6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09년 6월
구판절판


위잉 하는 전기음이 나는가 싶더니 철컥 하며 금속음이 들렸다. 이런 최신식 장치를 했어도 가족 행방을 알 수 없게 되는 일은 막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11쪽

"만약에 내 동생 사야카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소년은 목이 메어 기침을 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앞 머리카락만 약간 기른 짧은 머리 아래로 아직 어린 티를 벗지 못한 신경질적인 얼굴이 있었다. 부릅뜬 눈에 증오 때문인지 슬픔 때문인지 몰라도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형사들이 잡아당기는 바람에 티셔츠 가슴께에 찍혀 있는 마이클 잭슨의 얼굴이 성형수술을 받은 보람도 없이 추하게 일그러졌다.-17쪽

언제 어디서나 귀에 들어오는 소리는 손해를 보았다는 말뿐, 온세상이 세무서 창구가 되어버린 듯했다.-105쪽

그 아래 세 대의 전화가 놓여 있었다. 두 대는 각각 20대와 30대 여성이 사용 중이었지만 한가운데는 비어 있었다. 다가가 보니 전화카드 전용인 녹색 소형 전화였다. 물론 바로 옆에 카드 자동판매기가 있었다. 나는 아직 전화카드를 사용해 본 적이 없었다. 전화가 있고 10엔짜리 동전이 있는데 전화를 걸 수 없다. 그래도 세상은 진화하고 있다고를 한다. 카드가 없으면 탐정이란 장사도 해먹을 수 없게 되리라. 그래도 아직은 버틸 수 있다.-305쪽

"인간이 하는 짓은 모두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편이 나을 겁니다. 모두 잘못이지만 적어도 용서받을 수 있는 선택을 하려는 노력은 해야겠죠."-4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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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키타 GUGU 3
토노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09년 7월
품절


바보!! 목령의 저주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건지 이제 알겠냐?
도대체가 말야…… 인간만 좋으면 뭐든 죽여버려도 된다는 네 사고방식이 이런 결과를 부른 거라구!! -37쪽

살아있는 주제에 너한테서는 조금도 살아있는 인간의 냄새가 나지 않아. 자기 목숨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은 타인의 목숨을 소홀히 여기는 인간들보다도 훨씬 질이 나쁘다구.-1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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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문제
강경애 지음 / 창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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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일하는 곳에서만 진실과 우미(優美)를 발견할 수 있는 모양이다! 하고 그는 생각하였다.
-88쪽

"아이그 그것 못 써! 서울까지 갈 것을 그런 낡은 솜을 넣으면 되나, 그 밑의 햇솜을 주."
할멈은 그제야 계란 밑에 놀 것임을 알았다. 그리고 솜보 밑에서 말큰말큰한 햇솜을 꺼내어 옥점이를 주었다. 옥점이는 무엇이 그리 급한지 휙 빼앗는 듯이 받아가지고 쿵쿵 뛰어나간다. 할멈은 물끄러미 그의 뒤꼴을 바라보며 작년 가을에 따 들이던 목화송이를 생각하였다.
한 송이 또 한 송이를 알알이 골라가며 치마 앞이 벌어지도록 따서 모은 그 목화송이! 목화나무에 손이 찔리고 발끝이 상하면서 모은 저 목화송이! 머리가 떨어지는 듯한 것을 참고 이어 나른 저 목화송이! 자기들에게는 저고리 솜조차도 주기 아까워 맥 빠진 낡은 솜을 주면서, 계란 밑에 놓을 것은 서울 갈 것이니 햇솜을 준다. 여기까지 생각한 할멈은 눈가가 빨갛게 튀어 오르며 다시 한 번 재채기를 하였다.
"오뉴월 고뿔은 개도 안 앓는다는데 할멈은 웬일이유."
우리는 개만두 못하지유! 하고 입술이 벌어지는 것을 도로 삼켜버렸다.-108쪽

"법이 법이지 뭐냐, 본래 법이란 것이 있느니라."
"그저 본래부터 있는 게나?"
"암! 그렇지! 그저 법이니라."
이 서방은 이 법이란 것이 어떤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 사람이 나기 전부터 이 세상에는 벌써 이 법이란 있었던 것같이 생각되었던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첫째는 한층 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비애를 느꼈다. 동시에 벗어나지 못할 철칙인 이 법! 어째서 자기만이, 아니 그의 앞에서 신음하고 있는 이 서방, 그의 어머니만이 여기에 걸려들지 않고는 못 견딜까?-158쪽

간난이 역시 덕호의 얼굴이 떠올라서 불쾌하였다. 그래서 그는 선비에게서 시선을 옮겨 저 앞을 바라보았다. 저 번화한 도시에도 얼마나 많은 덕호가 들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번개같이 그의 머리에 떠올랐다.-272쪽

선비도 자기가 넣어주는 그 종이를 보고 똑똑한 선비가 되었으면……하였다. 과거와 같이 온순하고 예쁘기만 한 선비가 되지 말고 한 보 나아가서 씩씩하고도 지독한 계집이 되었으면……하였다. 그때에야말로 자기가 믿을 수 있고 같이 걸어갈 수가 있는 선비일 것이라……하였따.
그는 이러한 생각을 하며 걸었다. 인간이란 그가 속하여 있는 계급을 명확히 알아야 하고, 동시에 인간 사회의 역사적 발전을 위하여 투쟁하는 인간이야말로 참다운 인간이라는 신철의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하였다. -301쪽

그때 월미도 가는 길에서 첫째를 만났을 때 일을 미루어 생각하니, 첫째는 어떤 공장 내에 있지 않고 그날그날 품팔이를 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 웬걸 지도자를 만났으리…… 아직도 그는 암흑한 생활 속에서 그의 나갈 길을 찾지 못하고 동분서주만 하는 것 같았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선비는 첫째를 꼭 만나보고 싶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먼저 계급의식을 전해주고 싶었다. 그러면 그는 누구보다도 튼튼한, 그리고 무서운 투사가 될 것 같았다. 그것은 선비가 확실하게는 모르나 그의 과거 생활이 자신의 과거에 비하여 못하지 않은 그런 쓰라린 현실에 부대끼었으리라는 것이다. 그는 아직도 도적질을 하는가? …… 지금 생각하니 어째서 그가 도적질을 하게 되었으며, 매음부의 자식이었던 것을 그는 깊이 깨달았다. 그러니 선비는 어서 바삐 첫째를 만나서 그런 개인적 행동에 그치지 말고 좀 더 대중적으로 싸워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331쪽

감독의 소리가 크게 나므로 흘금 바라보니, 곁의 동무의 와꾸를 툭 쳐서 돌린다. 동무는 얼굴이 빨개서 실 끝을 이으려고 허둥거린다…… 그 팔! 그 손끝! 차마 눈 가지고는 바라보지 못할 것이다. 선비는 이마의 땀을 씻으며, 그의 손가락을 다시 보았다. 빨갛게 익은 손등! 물에 부풀어서 허옇게 된 다섯 손가락! 산 손등에 죽은 손가락이 달린 것 같았다. 그는 전신에 소름이 오싹 끼치며, 이 공장 안에 죽은 손가락이 얼마든지 쌓인 것을 그는 깨달았다.-345쪽

"돈 많은 계집을 얻구, 취직을 하구……" 그렇다! 신철이는 그만한 여유가 있었다.! 그 여유가 그로 하여금 전향을 하게 한 게다. 그러나 자신은 어떤가? 과거와 같이, 그리고 눈앞에 나타나는 현재와 같이 아무런 여유도 없지 않은가! 그러나 신철이는 길이 많다. 신철이와 나와 다른 것이란 여기 있었구나!-3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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