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교7]

이번엔, 남자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키요의 뒤치다꺼리가 싫어 장소적으로나 학력적으로나 키요가 따라붙을 수 없는 곳으로 가려고 땅끝 섬자락에 있는 기숙사 학교로 온 신입생 소년 이야기. 후후~ 좋네.
이번엔 여학생이 자주 등장했는데, 특히 에리의 냉소가 빛을 발한 한 권이었다.
왕자를 향한 그녀의 정의는 "성과 나라를 가진 부모에게 빌붙어 사는 니트족이잖아."
보면서 키득거린 대사가 하나 더 있는데, 과로로 바닥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루이의 상태를 눈치 못채는 친구 녀석들은 "변사체인 줄 알았잖아. 바닥에 드러눕지마. 명탐정 코난 나타날라. 가는 데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그 불길한 초딩이." 크하하핫~
이제 완결까지 한 권 남았는데 갈수록 분위기가 살아 살짝 아쉽.  

[노다메 칸타빌레24]

라이징스타오케스트라의 오페라버전이랄 수 있는 '백장미 가극단'의 초연작 마술피리. 미네 연출에 치아키 지휘로 준비 착착...이라긴 뭐하고. 할튼 덕분에 치아키가 일본에 왔고 노다메도 공연이 있어 일본에 왔다.
치아키의 연습 모습을 본 노다메는 답지 않게 육감을 풀 가동하여 위험을 감지한다. 가극단 단원으로 어린 시절 독일에서 치아키랑 사교댄스도 췄다는 그녀? 노노 노마메의 육감은 제대로 위험인자를 색출한다. 그 위험인자는 바로 가극단 설립자이기도 한 뚱뚱이 여주인공!! 스가누마 사야! 예전 선배와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한 그녀와 치아키의 무아지경 전투적 투닥거림! 일본에서 치아키를 만만하게 보기로는 노다메와 쌍벽을 이룰 정도인 그녀 스가누마 사야.
게다가 출중한 실력을 뚱뚱한 몸 때문에 펼치지 못하는 그녀를 치아키가 모른 척 할 수 없겠지... 노다메를 단련시켰듯... 일단 다이어트 식단부터 잡아주고 다음은 손수 스트레칭까지!!

[원피스58]

난 넘버 투를 억수로 좋아했었다구~ 넘버 투가 임펠다운인가 거기서 죄수들을 이끌고 특유의 학춤을 췄을 때 얼마나 감동했던지... 근데 넘버 투는 그렇게 가버렸지.
난 에이스도 억수로 좋아한다구~~ 근데 에이스가... 에이스가... ㅡㅜ

 

 

 

 
[큐 앤드 에이1]

싸움과 운동으로 동네를 휘어잡던 형이 사고로 죽었다. 그리고 아버지의 전근으로 그곳을 떠났다. 6년 후 다시 돌아온 고향. 사람들은 말한다. "아, 큐짱의 동생" 
고향에 적응을 못하고 여기저기 헤매는 아츠시는 형의 모습을 보고 육상을 시작한 예쁜 유호도 만나고, 싸움에서 늘 형에게 당하던 덩치 진노와도 조우한다. 와중에 아츠시를 더욱 정신없이 만드는 일이 생겼으니 형의 유령이 아츠시를 따라다니며 자꾸 사고를 만드는 거다.
큐짱에게 진 빚을 아츠시에게 갚으려는 육상부 주장 진노를 피하려던 아츠시는 유령 큐짱 덕에 육상부에 입부하게 된다. 가입테스트날이 되었다. 꽃미남이 등장하고 진노는 한마디 한다. "얼굴을 보니 금욕적 구도자타입이다. 이치로랑 오가사와라처럼." 그 금욕적구도꽃미남이 아츠시에게 다가와 손을 내민다. "나는 오가사와라 이치로다!" 으하하~ 아츠시는 형이 아닌데... 그치만 육상부에서 또 뭔갈 보여줄 테고 말이지... 늘 같은 얼굴의 주인공이 다시 등장한 아다치 미츠루의 신작. 역시 전성기는 지난 분... 그래도 나는 책을 사고 말이지.

[스킵비트25]

발렌타인초콜릿 땜에 쿄코와 비글이 사귄다고 생각한 후와쇼의 등장! 그리고 렌씨가 보는 앞에서 후와쇼가 쿄코에게 비싼 실크초콜릿을 맛보게 한 후 그걸 나눠드시고(뭔소리? 우하하하하) 그걸 본 렌씨는 파리지엥 혹은 유러피안 스탈의 볼 키스 인사를 쿄코에게 건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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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의 시대>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해적의 시대
마이클 크라이튼 지음, 이원경 옮김 / 김영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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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수많은 책이 새로 나온다. 게다가 몇 백 년 전의 책도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고 있다. 읽을 게 너무 많다. 근데 끽해야 백년도 못 사는 인간, 와중에 그 시간을 온전히 책에만 쏟을 수도 없으니, 良書를 읽으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것은 당연하다. 옳은 말이기도 하고. 그래도 책의 젤 큰 미덕은 역시 재미,라고 생각하는 나에게는 『해적의 시대』가 참 기분 좋은 양서였다.


때는 스페인 함대가 카리브해의 주인으로 행세하던 17세기, 영국령 자메이카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곳 포트 로열의 제임스 앨먼트 총독은 영국에서 새로 온 하녀에게 들은 정보를 토대로 스페인 요새 마탄세로스에 정박한 보물선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는 사략선 선장 찰스 헌터를 부른다. 두 사람의 利害는 일치했고 헌터는 보물선을 향해 떠날 준비를 시작한다. 헌터는 특공대라 불러도 좋을 정예 멤버를 모은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마탄세로스의 지배자 카살라를 죽여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 유대인 폭발물 전문가 할아부지 돈 디에고, 믿을 수 없는데다 데려가고 싶지도 않았지만 선장 몫에서 7%라는 출혈을 감행해서라도 데리고 가야만 했던 전문 킬러 상송, 눈이 좋은 게다가 남자답기(?)까지한 라쥐, 의사이자 이발사이며 뛰어난 항해사이기도 한 엔더슨과 묵묵히 힘쓰는 일을 해낼 믿음직한 무어인이 그들이다. 모든 준비를 마친 헌터의 사략선은 로그우드 벌목을 가장하여 포트 로열을 나섰다. 그리고 난공불락의 요새 마탄세로스를 향한 보물사냥이 시작된다.


보물에 대한 기대와 흥분으로 충만했던 헌터의 출항은 얼마 지나지 않아 위기에 봉착한다. 어찌된 일인지 마탄세로스를 지키고 있어야 할 카살라의 전함과 맞닥뜨린 것이다. 이거 이야기가 시작되려는 찰나에 주인공은 악당에게 잡힌다. 도대체 이 뒤에 무슨 이야기가 이어지려는 건지, 누군가의 추천사처럼 나도 뒤가 궁금해 계속 책을 붙들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헌터는 카살라의 손아귀에서 벗어날까? 벗어나겠지? 주인공이잖아! 그럼 어떻게 벗어날까 그리고 보물은? 응? 어떻게 되는 거냐고! 속도감과 긴장감 속에 책을 붙들고 '아, 이래서 마이클 크라이튼이 초베스트셀러 작가구나.'라며 모가지가 떨어져라 끄덕끄덕.


보물을 찾아 떠나는 해적들의 이야기, 뻔하고 너무 많이 얘기된 이 단순한 제재가 매력적인 이야기로 완성될 수 있었던 건 등장하는 모두가 악당이었기 때문이다. 무법자들을 살게 하는 그들만의 무자비한 규칙은 인물들에게 개성을 부여하고 신세계의 삶에 현실성을 입혀주었다. 처음 이 보물찾기를 떠올린 총독 제임스 앨먼트. 왕에게 가야 할 전리품의 10%를 언제나 자신을 위해 챙겨두기 때문에 '십일조의 제임스'라 불린다. 적당히 자기 이익을 챙기고 적당히 보신에도 신경 써가며 그저 별 탈 없이 한 재물 챙겨 떠날 수 있기를 바라는 지극히 평범한 악당이다. 도둑질과 부정, 술주정과 난동은 신세계 삶의 일상이라는 것을 그동안의 포트 로열 생활로 터득한 그를 신임 비서 해클릿은 이해하지 못한다. 그럼 신세계의 지저분한 삶에 아직 물들지 않은 해클릿은 어떨까? 그 역시 악당이었다. 안타깝게도 어리석기까지 하여 자신을 비롯하여 여러 사람에게 폐를 키친 해클릿이었다.


그럼 헌터는 어떠한가? 우리의 주인공은 당연히 영웅이 아니냐고? 그는 해적이다. 대의나 명분으로 사람을 죽이고 싸우는 게 아니다. 그의 대의와 명분의 대부분은 '돈'이다. 선장이 이러니 그의 대원들은 말할 필요도 없다. '보물'을 향해 모인 '모험'이 인생인 악당들이 헌터와 그의 선원들이다. 파리와 모기가 들끓고 악취나는 진창길이 전부인 포트 로열처럼 신세계를 채우고 있는 사람들도 죄 악당들이다.『해적의 시대』에 善人은 없다. 등장하는 인물은 하나같이 악당들. 모두 나쁜 녀석이며 자신이 그런 녀석이고 상대 또한 그런 녀석이란 걸 서로가 알고 있다. 그런 그들이 서로를 경계하며 때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상대를 돕고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


이런 악당들은 과연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 보물을 찾을 수 있을까? 부자가 되고 인생을 역전시킬 수 있을까? 『해적의 시대』가 나에게 그저 재밌는 책이 아니라 인상적인 책이 될 수 있었던 건 에필로그를 통해 보여준 그들다운 말로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사형당하고 병들고 폭풍을 만나고…… 결국은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채 초라하게 사라지는 악당들다운 말로. 신세계를 찾는 모험의 시대에 자유로운 사략선원으로 카리브해를 횡행하던 헌터와 그의 선원들이 펼치는 이야기는 모험의 삶이 주는 위험한 흥분과 그 뒤에 숨은 초라한 승리를 보여준다.


책을 읽는 동안 뻑하면 항해와 선박에 관한 이런 저런 생소한 용어들이 튀어나와 혼자 그 장면을 머리에 떠올리느라 끙끙거렸다. 그럴 때면 이 작품의 영화화가 자연스럽게 궁금해졌다. 내가 그린 그림과 스필버그가 그린 그림은 어떻게 같고 또 다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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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선수 자와 씨 1
미시마 에리코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미야코자와 리사는 여고생이다. 야구부원이다. 소프트볼 아니냐고? 노우노우~ 그녀는 경식야구부원이다. 그렇다, 이건 어쩜 상당히 뜬금없어 보이는 상황인 거다. 얼마 전 우리나라 여자 축구대표팀이 국제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여자의 축구를 아직도 생경하게 보는 눈이 있었을 거다. 여자가 축구를? 권투를? 격투기를? 근데 어쩌냐, 자와씨는 남자부원들과 함께 같은 위치에서 운동을 하고 있으니……. 아, 엄밀히 말해 같은 위치라는 건 어폐가 있구나, 그녀는 공식경기에 출장할 수 없으니. 어찌되었든 『고교야구선수 자와씨』는 고교야구부에서 '그들 속 그녀'라는 좀 드문 상황에 놓인 자와라는 여고생을 보여준다. 그녀를 보여주고 그녀를 향한 우리의 시선을 보여준다. 이 '보여주기'가 작가의 연출과 어울려 작품은 독특한 분위기를 지닌다.


자와씨를 향한 우리의 시선을 잘 보여주는, 작품의 정체성(? 뭔 정체성까지. 푸훗~)을 드러내는 타격연습장 에피소드를 보자.

자와씨는 교복을 입고 부원들과 타격연습장을 찾았다. 연습장 관계자들은 자와씨를 보고 자기네끼리 넘겨짚었다. 매니저인가봐 어쩌고저쩌고, 저런 애가 수건을 건네주며 고시엔에 데려가 달라고 하면 어쩌고저쩌고, 남 따라 가는 게 뭐가 즐거운지 이해할 수 없어 어쩌고저쩌고. 잠시 후 그녀는 140km/h로 세팅된 칸막이에 들어간다. 공이 나오는 쪽을 노려보며 장갑을 끼고 플레이트에 배트를 톡톡 두드리고 가벼운 스윙으로 몸을 풀고 스탠스를 잡고 자세를 세우기까지의 대사 없는 몇 컷은 야구에 대한 자와씨의 진지한 열정이 느껴졌다. 내가 본 그걸 연습장의 그들도 본 건지 타격 자세를 잡은 그녀를 향해 조용한 감탄사가 터진다. "홈런이네, 홈런이네요." 타격 자세도, 배꼽을 살짝 드러낸 그녀의 자태도 모두 홈런(^^;;)이었다.


타격연습장 사람들이 유달리 편협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남자들만 있는 고교야구부에 매니저가 아닌 여자부원이라니, 쉽사리 떠올릴 수 있는 일('크로스게임'에 대단한 여중생 투수가 등장하긴 하지만)이 아니다. 그러니 저런 오해와 놀람은 늘 자와씨를 따른다. 지하철에서 자와씨와 야구부원 친구들 맞은편에 앉은 카메라맨은 빡빡머리, 하이넥 언더셔츠, 언더셔츠의 네크라인을 경계로 검게 탄 얼굴과 목을 보며 저들이 야구부원임을 확신한다. 그리고 옆에 앉은 자와씨의 정체(?)에 의문을 품는다. 책을 읽느라 고개를 숙이고 있던 자와씨가 고개를 들자 교복 네크라인 위로 빡빡이들과 같은 색깔과 무늬(?)를 한 그녀의 목이 드러난다. '……아,' 그녀의 정체를 짐작한 카메라맨.


남자들의 시선이 가벼운 무시에서 호의를 품은 경의와 놀라움으로 이어진다면 여자들의 그것은 좀 더 가혹하다. 다른학교와의 시합에서 상대학교 매니저들은 자와씨를 보고 멋있다는 얘기 끝에 같은 여자라도 선수니 우리 같은 매니저를 얕보는 거 같다는 근거 없는 시선, 훈훈한 소년의 모습을 즐기는 여성 고교야구팬들은 그냥 소프트볼을 하면 되잖아 인생 열심히 산다고 자랑하냐 남자들 사이에서 공주 대접받고 싶구나 하며 싫은 소리를 하고 심지어 화장실에서 자기네끼리 수다를 떨다 자와씨를 야구부원의 공중화장실로 만들어버린다. 안에서 다 듣고 있다 이런 그들 옆으로 와 아무렇지도 않게 손 씻고 세수하고 물방울무늬 손수건으로 닦은 후 바지 매무새까지 다듬고 돌아서는 자와씨.


자와씨는 이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수많은 사람들의 이런 저런 오해와 기울어진 판단 속에서 정작 자와씨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보여지지 않는다. 작품은 철저하게 밖에서 자와씨를 바라보며 그녀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만을 옮기고 있다. 그녀의 마음을 우리는 들을 수 없지만 어쩌면 그녀는 남들의 생각 따윈 관심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관심이 온통 야구뿐이라는 건 분명하니까 말이다. 그것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그녀가 야구 선수들이 저지 안에 받쳐 입는 언더셔츠를 입고 그 위에 교복을 입고 왔다. 평소 겉모습에 신경쓰지 않고 늘 훈련 때문에 검게 그은 모습으로 다니는 그녀를 아는 부원들도 그것만은 보아 줄 수가 없었던지 자와씨를 향해 그건 아니잖아 그건 너무한 거 아니냐는 식의 반응을 보인다. 자와씨는 그들 앞에서 치마 아래로 운동복 바지를 입고 교복 상의를 벗으며 이러면 탈의실에 들르지 않고 바로 운동장에 갈 수 있다는 얘길 한다. 아, 이 무심한 야구소녀 같으니라구~!! 너의 그 무방비함이 동료들의 얼굴을 얼마나 붉게 달구는지 너는 정녕 모른단 말이냐~!


아다치미츠루의 극찬으로 화제가 된 작품. 책을 읽으면 그 부분이 좀 이해가 된다. 아다치미츠루 특유의 여백의 미나 보여주지 않고 의미를 전하는 연출의 묘와는 좀 다르지만 느긋하고 여유로운 이 작품만의 여백의 맛이 있다. 그림을 보면 아시겠지만 최신유행(?)의 미형들이 득시글거리는 화려한 그림이 아니라 수수하고 어찌보면 거칠기도 한데, 지지고 볶는 사건은 없으나 조용히 안으로 타오르는 야구소녀의 열정을 표현하기엔 딱이다. 소프트볼부의 타부치나, 사람을 잘못 알아봐 야구부와 무관한 빡빡이 선배에게 자꾸 야구부式의 인사를 하는 자와씨의 모습처럼 소소한 부분에서 은근슬쩍 옆구리를 찌르며 웃음을 유발하는 능청스러움도 참 기분 좋은 작품이니 굳이 아다치빠가 아니라도 자와씨의 매력에 빠져보고 싶은 이는 많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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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최근 옳지 않은 구매를 몇 번 하고 났더니 갑자기 붙들고 있었던 만화책 얘기를 하고 싶어서.

[흑장미 앨리스] 나에게는 나름 '거부할 수 없는 미즈시로세토나'라서 닥치고구매했다. 이 작품의 슬로건(?)은 사랑과 번식이다. 번식이라니 캬캬캬... 뱀파이어 이야기인데 전매특허 같은 모가지 물어뜯어 피마시기는 없다. 얘네는 흡혈수라고 해서 입에서 사역마라 불리는 벌레가 나가서 피를 먹고 다시 입으로 들어와 몸에 영양을 공급해 주기 땜에.
사랑하는 소녀가 있었지만 자신을 거둬준 귀족 집안 도련님과 정혼한 사이라 하잘 것 없는 신분의 가수인 디미트리는 그저 소녀를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어느 날 디미트리는 말에 부딪치는 사고로 죽었다 살아난다. 그가 죽었을 때 흡혈수의 씨앗이 몸에 심어져 뱀파이어가 되어 깨어난 거다. 디미트리는 자신의 몸에 씨앗을 심은 뱀파이어의 능력 탓에 특정한 音으로 얘길하면 사람들이 그를 위해 목숨을 바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감정이 격해진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그 능력을 써 형제처럼 자란 도련님을 죽이고, 사랑하는 소녀마저 자살에 이르게 만든 디미트리. 자신의 죄를 씻을 길 없는 디미트리의 길고 고통스럽고 고독한 시간이 이어질 모양이다. 다른 뱀파이어 이야기랑은 스타일이 살짝 달라서 좋고 그러면서도 흡혈의 이야기가 주는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가 엿보여 그또한 좋지만 2권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독자에게 알려주는 것이 너무 없는 게 좀 아쉽네. 아직은 독자를 향해서도 비밀이 많은 작품.
1,2권 세트에는 작은 일러스트 엽서 비스무리한 게 들어있다. 뭐 누구한테 보낼 일은 없을 거 같지만 봐서 내맨치로 '거부할 수 없는 미즈시로 세토나님' 족속을 만나믄 써먹을 수 있을지도요~






[츠바키 일기] 백치미 철철 흐르는 소품 디자이너 츠바키는 자주 여자로 오인된다. 길을 가다 우연히 동창이 떨어뜨린 빨래집게에 맞아 그와 만난다. 동창은 딸내밀 하나 데리고 혼자 살고 있었다. 동창의 딸과는 동창과의 관계를 모르고 놀이터에서 만나 먼저 친해진 상황. 딸은 한동안 츠바키는 예쁜 언니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저렇게 이 세 사람의 가족 놀이가 따땃하게 그려진다. 곧 가족이 되려나? 뭐 이건 이걸로 끝나는 작품이니 걍 그렇게 재밌고 예쁘게 살았어요, 정도로 생각하고 마무리하면 될 듯. 이들의 따땃함 싫진 않지만 일본만화 특히 남♥남 작품엔 이런 현실감 없고 좀 난감한 따땃함이 꽤 자주 등장한다. 쏘쏘


[워킨] 스즈키 츠타의 얼마 전 출간작이 [내가 아는 당신의 이야기]가 맘에 들어 냉큼 신작을 샀다.
아니, 스즈키 츠타는 거의 언제나 좋았다. 표지도 괜찮고 살짝 상식을 벗어난 뻔뻔한 슬픔도 뭐... 유... 유니...크하고 말이지.;;;;
그래서 요번 '워킨'이라는 그냥 한글 표기만 봐선 뭔 뜻인지 모를 작품도 재밌을 거라고 생각했지. 표지도 꽤 괜찮잖아. 근데 웬걸 이 작가 특유의 뒤통수 때리는 전개나 뻔뻔함이 안 보이네. 지나치게 평이한 캐릭터와 이야기. 아무것도 생각나는 게 엄쓰으~~

 





[오사카 만박] 옳지 않음!!
이런 가격에 이런 구성이라니 옳지 않음이닷!!
애초에 오사카가 참하게 앉아있는 표지만 보고 뭔 책인지 알아보지 않은 채 바로 결제 샤샤샥 한 게 문제면 문제랄까. 제목도 오사카 '민박'인 줄 알았으니 말 다했지뭐.
아즈망가대왕의 10주년 기념본이라는데, 각국에서 출간된 아즈망가대왕 만화책과 디비디 표지, 캐릭터 상품 소개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아는 작가 조금에 모르는 작가 대부분인 라인업의 아즈망가대왕 패러디 만화가 실려있다. 오타쿠를 나쁘게 말할 뜻은 없고 걍 캐릭터 상품의 정보까지 원하는 게 오타쿠라는 생각에서 하는 소린데 이건 아즈망가대왕이나 아즈마씨의 만화를 좋아하는 단순 독자말고 오타쿠를 위한 카탈로그 같은 책. 본인에겐 매우 옳지 않음이다.


[뛰어난 저격수] 남♥남 작품. 좋아하는 작가에 삽화는 무려 나라치하루라서 담았는데 어어어... 읽다보니 이미 읽은 책이다. 제길... 옳지 않... 단편집임.

 





[보통사람] 협상가 시리즈, 특히 세 번째 이야기였지 싶은데 그게 아주 좋았던 탓에 에다유우리에 대한 생각이 좀 바뀐데다 삽화가가 역시나 무려 키노시타케이코이니 안 살 수가 없었다. 느린 전개 잔잔한 얘기라서 흥미진진하게 읽히는 쪽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았다. 두껍긴 하지만 그래도 가격!! 옳지 않음.

 










[심야식당 부엌이야기] 아...이거 이런 책이었나. [오사카 만박]처럼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샀기 땜시롱... 그래도!!! 작가 이름이 아베 야로라고 되어 있는 건 보고 샀구만... orz... 이걸 아베 야로作이라고 하면 안 되지!!
만화가 아닌 건 차치하고라도 이런 두께에 요딴 걸 싣고서 이 가격! 옳지 않음.

 


[고교야구선수 자와씨] 오늘 보니 2권도 벌써 나왔더만. 후딱 보고프네. 옆에 이미지에도 보이지만 아다치 미츠루의 찬사는 이유 있음. 나의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온 옳은 작품. 아~~ 자와씨 귀엽다. 그녀의 "안녕하심까, 고맙슴다"로 표현되는(아마 남학생 말투임을 표현하는 것이겠지) 말투도 귀엽구려~ 으흐흐흐흐~~~








 

[오늘의 네코무라씨] 옆에 보이는 제목과 출판사명과 작가 이름을 모두 작가 호시 요리코가 쓴 거라고... 반듯반듯하게 착하게 잘 쓰셨네. ^^
네코무라씨...푸후훗. 처음 소개소에 들어가서 너 따위가 집안 일을 할 수 있겠냐는 대접을 받고 자기 능력을 보이는 장면...푸후훗. 네코무라씨가 안마하는 모습도 푸후훗. 생각하면 푸후훗 웃음이 나는 푸근한 가사도우미 네코무라씨의 이야기.
근데 책이 똥종이야, 근데 그림이 똥종이와 어울리니 어쩔.;;;;;;






 

[토끼 드롭스]도 어찌보면 츠바키가 보여주는 난감한 가족만들기랑 따뜻함일 수 있다. 근데 또 이쪽은 괜찮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셔 고향에 갔더니 낯선 꼬마가 혼자 겉돌고 있다. 친척들에게 감추고 외할아버지가 길렀던 외할아버지의 숨겨둔 딸이었던 거다. 친척들의 이기적이고 냉정한 모습에 혼자 사는 서른 살의 총각 다이키치가 여섯 살의 이모 린을 맡겠다고 나섰다. 이게 가능하다는 것부터가 좀 뭐하지만 만화잖아! 그런 거 집어치우고 계속 봤다. 다이키치는 린 때문에 직장에서도 부서 이동을 요청하여 정시 퇴근이 가능한 곳으로 옮긴다. 다이키치의 생활은 린을 중심으로 돌게 되었다. 불편한 것도 많고 괜한 희생을 하는 것도 같지만 다이키치는 자기만 생각하던 싱글일 땐 모르던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 많이 배우고 깨닫고... 다이키치는 지금도 린과 함께 성장 중.


[장밋빛 두 뺨의 기억] 남♥남 작품에 거부감 없다면 아스미코의 작품은 죄다 강추.
특히 이번 [장밋빛 두 뺨]은 하기오 모토의 느낌이 물씬 나는 한권이었다. 그러고 보니 작화도 뭔지 모르게 하기오 모토의 영향을 받은 듯한 느낌. 

[[장밋빛 두 뺨]은 유럽의 고급스런 기숙사 학교, 얇은 리본 타이의 교복,사랑하는 소년들, 그들의 비극 같은 게 유난히 토마의 심장 같은 걸 떠오르게 하더구만. 이 작가는 내 안에서 옳음으로 정착하셨구나.





본 지 한참 됐지만 몇 권 더...

소년만화에서 주인공을 좋아한 적은 한번도 없어서, 그 때문에 만화를 끝까지 따라가기가 힘들다. 블리치도 마찬가지라 이치고가 한참을 안 나왔지만 그건 나에게 아무 문제 아님. 긴이 안 나오는 게 제일 큰 문제였지. 간혹 나와도 신나꼽짜기 나온다는 게 또 문제고.
이번 권엔 오랜만에 주인공 이치고가 나왔다. 근데 이게 주인공 파워? 싶었다. 이제 이야기 진도 좀 나가겠구나 싶은뭔가 희망적인 한 권. 히히히.
아이젠은 언제나처럼 그럴싸한 말빨로 자신을 포장하더구만. 이놈의 말의 후까시는 참... 허허.
제일 인상적이고 슬펐던 어흑 장면은 토센이 가면을 꺼냈을 때. 어허. 토센의 호로 가면 장착은 나만 섬뜩했던 게 아니었나봐. 호랑인지 곰인지 것도 아님 늑대인지 혹은 개인지 싶은 얼굴의 그 대장도, 또 얼굴에 숫자 수놓은 옛적 토센의 똘마니도 나만치 놀랐던 거 같아. 타락했다고 왈왈 대더구만. 뭐 토센은 그런 짖음엔 꿈쩍도  안 하지. 게다가 원래 호정 13대에 들어온 게 복수 때문이었다지? 이 놈도 사랑타령 하는 놈이었어~~~ 전혀 안 그런 척 하더니~~~~ 쳇 -3-
















[넘버 파이브] 파이브인데 뭔가 "퐈이아~"를 외치고 싶어지는 이야기.
근미래가 무대인데 철콘이 생각나는 그림, 그니까 비현실적인 공간을 무대로 상정하고 마음껏 내키는대로 제멋대로 꼴리는대로 뭐 그렇게 표현한 거 같은. 할튼 그런 무대를 배경으로 인간을 벗겨보는 이야기. 初心이라든가, 善意가 언제나 正義가 될 순 없다든가, 正義가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라든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던 이야기.
마츠모토 타이요는 역시... 잘했어요~^^ 근데 마트료시카는 어쩔~ 그치만 넘버 파이브는 억수 멋지구리~ 


 












[신들의 봉우리] 으음... 산을 오르는, 높은 곳을 바라보는, 인간으로 머물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역시역시. 그나저나 오은선 대장의 칸첸중가는 뭐가 진실일까? 갑자기 생각나네.
무튼 마지막 책장을 덮었을 땐 이런 저런 생각도 많았고 하고 싶은 얘기도 좀 있었던 거 같은데 하도 오래되어 다 까묵었다. 설사 안 까묵었다고 해도 내가 두들기는 하찮은 잡설보다 이 시가 더 어울릴 거다. 이 작품을 읽으며 이 시를 생각했다. 이 시를 찾아 읽고 역시 내 생각이 맞았다며 두 작품의 절묘한 조화에 혼자 짝짝짝!!!


높은 산에 오를 준비를 할 때마다 장비를 챙기면서
운다고 고백한 산사람이 있었다 14번이나 최고봉에 오른 그가
무서워서 운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산 때문이 아니라
두려움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다 무서운 비밀을 안 것처럼
나도 무서웠다
산 오를 생각만 하면 너무 무서워서 싼 짐을
풀지만 금방 울면서 다시 짐을 싼다고 한다
언젠가 우리도
울면서 짐을 싼 적이 있다
그에게 산이란 가야할 곳이므로
울면서도 떠나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무서워 울면서도
가야할 길이 있는 것이다

 
능선에 서서
산봉우리 오래 올려다보았다
그곳이 너무 멀었다                                                                천양희 [최고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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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기엔 좀 애매한 사계절 만화가 열전 1
최규석 글.그림 / 사계절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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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읽은 「사평역」 탓에 종일 '산다는 게 도대체 뭐냐, 사는 건 왤케 엿 같냐' 따위의 생각이 머리에서 짤랑거리고 있었지.

최규석의 이 커다란 책(이 책 손에 넣으신 분들, 그 크기에 좀 놀라지 않으셨나?)도 살아간다는 것의 추레함을 제목처럼 애매한 필치로 슬금슬금 보여준다. 일이 그렇게 될 줄 모르고(원빈이 얼굴을 보면 뭔 소린지 알 수 있음이다) 아들 이름을 원빈이라고 지어 후회 중인 원빈 엄마는 분식점에서 일하며 혼자 아들을 키운다. 일이 그렇게 될 줄 모르고 세상에 나와 원빈이란 이름을 얻은 너부데데한 얼굴의 고딩은 그림에 소질이 있고 흥미가 있지만 혼자 끼적이다 포기했다. 학원에 다니지 않고 제도권 미술교육 안에 편입되긴 힘든데 엄마께 그걸 요구할 순 없으니 혼자 끼적이고 그 흔적을 침대 밑에 감추고 하며 가슴에 핀 꿈을 즈려밟느라 바쁘다. 그러던 어느 날 원빈이 엄마는 무리를 해서라도 아들의 꿈에 힘을 실어주기로 한다. 만화에 관심이 있는 원빈은 만화가 출신의 원장이 운영한다는 초강력 미술학원에 다니게 된다.

집에 돈이 없어 이제야 학원에 다니게 됐다는 원빈의 말에 강사는 그럼 대학 등록금은 어쩔 거냐고 묻는다. 뒷머리를 긁으며 어떻게든 되겠죠…… 말꼬리를 흐리는 원빈. 강사는 "어떻게든!"이라고 외치며 '어떻게든'을 부른다. 그림을 그리던 '어떻게든'이 책상에 박고 있던 고개를 든다. 어떻게든이 어떻게든이 된 사연은 이렇다. 괜찮은 학교에 합격했지만 어떻게든 될 줄 알았던 대학 등록금은 어떻게 되지 못했고 그는 지금 아르바이트로 학원비를 겨우겨우 감당하는 재수생 처지다. 좀 있다 여름이 되면 작년에 같이 학원 다니며 좋은 감정을 가졌던 여자애가 대학생이 되셔서 임시 강사로 오시는 '울기엔 좀 애매한' 상황도 대기 중이다.

이건 자신의 능력부족이나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 그저 이런 시대 이런 세상에 태어난 것만으로 찌질한 미래를 본의 아니게 예약한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돈이 없으면 성질도 없고 꿈도 없어야 하는데 돈 없는 주제에 꿈은 있는 이 앞날 깝깝한 젊은이들은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어떻게든 될 거라는 희망을 놓지 못하고 꿈에 매달린다. 그들 앞에 희망은 있는가? 분식점에서 일하는 엄마가 후회하지 않기 위해 학원을 보내주는 원빈과 혼자 집을 나와 아르바이트를 하며 惡衣惡食으로 버티는 어떻게든은 열심히 또 부지런히 살지만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그러나 돈 많은 부모를 둔 지현이는 결국 원빈이를 비롯한 친구들의 그림으로 만든 포트폴리오를 들고 대학에 수시 합격한다. 여긴 미술학원이다. 체육학원 영어학원 학원을 넘어 학교, 직장, 무대를 어디로 옮기든 비슷한 이야기 똑같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게 여기고 지금이다.

꿈이 없는 것, 노력하지 않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꿈꾸고 노력하는 게 문제가 되어버렸다. 가진 거 없으면 승질이라도 없어야 된다던 태섭 쌤의 말이나, 형 보면 나한테 꿈이 없는 게 참 다행스럽다던 어떻게든 동생의 말은 무자비한 우리 현실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찝찝한 장면들로 지금도 잊히지가 않는다. 가난한 학생 그림으로 있는 집 자슥 포트폴리오 만들어 대학 합격 시킨 선생은 차를 사고, 공모전에 낼 학생 작품을 거들라는 원장 말에 공모전은 자기 실력으로 해야지 안 그럼 학원 안 다니는 애들이 너무 불리하다는 얘길 하는 선생은 결국 학원을 떠나게 되는 우리의 현실.

작품은 찌질한 인생에 치이면서도, 그렇다고 울기도 좀 그렇잖아? 울기에는 뭔가 애매해, 라는 우리의 찐따들처럼 시종일관 애매한 분위기다. 그게 하잘 것 없는 우리를 더 적나라하게 보여줘 책을 들고 있는 내내 입맛이 썼다. 마지막 장면에서 대학 합격 여부를 묻는 학원 친구들에게 보이는 원빈의 답은 애매한 슬픔의 화룡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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