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영화 <다섯 개의 시선>을 보려고 씨네큐브를 찾았는데, 매진이었다. 몇십석밖에 되지 않는 소규모 관이지만 매진은 처음 보는 듯. 무슨 일이래.
그냥 집에 갈까 어쩔까 고민하다 이왕 나온 김에 인사동 김영섭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빌 브란트 사진전>을 보기로 결정.
인사동에 있는 갤러리들은 작다고 하더니, 정말 작구나. 빌 브란트의 사진이 '겨우' 30점 전시되고 있는데 꽉 찰 정도다. 관람료 5,000원. 이래서야, 조금 아깝다. 인터넷에서 쿠폰을 출력해가면 50% 할인이 된다고 하던데 그걸 몰랐네.
전시 작품은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나누어진다. (그래봐야 30점 뿐이다!) 1930년대의 초기작품, 40~50년대의 초현실주의적인 누드, 80년대의 일반 누드. 40~50년대 작품들이 흥미로운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적다. 30년대 작품들은 그 사람만의 특징이랄까 하는 것들을 거의 느끼지 못하겠고, 80년대의 적나라한 누드는, 지나치게 적나라해서 재미없다.
한쪽 구석에 빌 브란트의 사진집이 놓여 있는데, 정식 사진집도 아니고 그냥 복사, 제본해 놓은 것이다. 당연히 인쇄 상태는 엉망이다. 그 정도라면 인터넷으로 보는 편이 훨씬 낫다.
나오면서 사진전이라면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전>이나 최소한 <살가도 전> 정도(전시 작품 숫자로)는 되어야 보는 재미가 있다고 궁시렁거렸다.
빌 브란트의 사진 몇 점.

Parlourmaids ready to serve dinner 1933

Housewife 1937

Belgravia 1951

London 1952

Portrait of young girl 1955

East Sussex Coast 1957

Rene Magritte 1963
사진은 www.billbrandt.com 에서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