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의 영화를 불편해하는 ,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서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홍상수의 페르소나라 만한 위선적인 지식인상 같은 말하는 아니다. 홍상수 영화 속의 인물들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어를 구사하고, 가운데 상당부분은 내가 비슷한 상황에서 혹은 번씩 읊었을 만한 대사들이다. 물론 약간은 과장되어 있긴 하지만 그런 대사를 내뱉는 인물들이 어찌나 속물스러워 보이는지, 남들도 내게서 저런 모습을 보는 아닐까 싶어져서 혼자 얼굴을 붉히곤 한다.

 

영화 영화인 <극장전(劇場傳)>( 영화의 제목은 극장전(劇場前)이다.)에서 영실(엄지원) 상원(이기우) 만나던 장면을 보자. 1년인가 2년만의 해후. 영실은 손을 모아 입을 가리고 어머하면서 반갑게, 약간은 부끄러운 척하며, 다시 만날 전혀 상상도 못했다는 듯이 웃는다. 모습이 내게는 그야말로 으로 보인다. 그런 장면들이 곳곳에 있다. <생활의 발견>에서 선영(추상미) 앞에서 경수(김상경) 대하던 선영의 태도도 그랬다. 저리 낯간지러운 짓을 잘도 하고 있구나라고, 영화 인물이 아닌 내게 말하게 된다.

 

 



영화는 여러모로 <생활의 발견> 연상케 한다. 무엇보다 동수(김상경) 캐릭터가, 같은 배우라는 이유도 있지만, <생활의 발견> 경수와 여러 지점에서 맞닿아 있다. 유행가 가사에 등장하는 밥달라 사랑달라 조르는철없는 남자다.

 

반면 영실은 진일보한 것처럼 보인다. 남자에게 사랑한다 매달리는 명숙(예지원)이나 그저 바람을 피우면서 뭔가 있는 하는 선영에 비해 영실은 보다 현실적인 인물이다. ‘당신이 사랑하긴 사랑합니까!’, ‘자긴 이제 재미봤으니까 됐죠? 이제 그만! !’ 이라고 호통치는 모습이 경쾌하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발랄하다. 한참을 킥킥거리게 만든다. 그런데 그게, 전작들에서처럼 불편하다기보다 가벼운 웃음을 선사한다. 동수가 영화를 보고 나와 일상에서 잠깐 발을 떼고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처럼 이건 영화니까 그냥 즐기라고 말하는 하다.

 

 



확실히 홍상수는 배우에게서 다른 면모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있는 모양이다. <생활의 발견>에서의 김상경은 이전의 샤프하고 도시적인 이미지를 모두 버렸었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서 유지태와 김태우도 그랬다. 이번엔 엄지원이다. 전에 무슨 드라마를 보면서 전혀 매력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다르다. 연약하지만 내면에 숨기고있다는 식의 드라마의 이미지말고 이렇게 발랄한 역이 어울린다.

 

전반부 <극장전>에서의 엄지원을 보면서는 어느 순간 <! 수정> 이은주가 떠올랐다. 괜찮은 배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떠오르니 안타깝더라.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sudan 2005-05-30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다.
전 홍상수감독 영화가 처음부터 싫었어요.
극장전 재미있다는 소리를 하도 들어서 깜박 잊고 있었군요.
홍상수감독 영화 불편해요 정말.
그나저나, '겨우' 2,800원짜리 할인쿠폰으로 좀 거하게 주문하신 거 같던데? ^^;

로드무비 2005-05-30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이 보셨다니 왜 제 속이 다 후련한지......
수단님, 이영화는 꽤 재밌어요.^^

urblue 2005-05-31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속까지 후련하시다니...ㅎㅎ 홍상수 영화 보면서 이렇게 웃기도 처음인 것 같아요.

수단님, 많이 불편하지 않아요. 전보다는 가벼워졌달까. 볼만할텐데? ^^
그러니까요, 겨우 2,800원짜리 할인 쿠폰을 써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다 그렇게 질러버리다니...뭐, 그런거지, 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

마냐 2005-05-31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머. 제가 하고픈 얘길 다 해놓으셨군여. ^^

로드무비 2005-05-31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co.kr 뒤에 roadmovie만 넣으면 된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