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水巖 > 30주기展 제 2부
김환기 30주기展 제 2부 막 올라
치열했던 예술魂, 작품속에 영원히
'뉴욕시대' 130여점 등장 먹스케치등 60점 첫공개
입력 : 2004.11.24 18:14 58' / 수정 : 2004.11.24 19:01 30'
▲ 환기미술관 중앙 홀에 전시된 김환기 화백의 점화 '유니버스'(1971). / 황정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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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
수화 김환기(1913~1974) 화백 30주기전 제목이다.
부인이자 예술적 동반자였던 김향안 여사(올 2월 타계)가 15년 전 수화와 자신의 글을 함께 묶어 펴냈던 책에서 따왔다.
30년 전 세상을 떠난 거장 김환기 화백이 남기고 간 걸작을 돌아보는 전시가 서울 부암동 환기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1950~60년대 작품과 함께 수화가 어루만지며 사랑했던 조선백자 달 항아리가 나왔던 1부(10월 12일~11월 14일)에 이어 수화 예술의 절정이랄 수 있는 뉴욕시대(1963~1974) 그림이 130여점 등장하는 2부 전시가 23일 막을 올렸다.
수화를 만나러 가는 길은 특별한 경험이다. 1992년 문을 연 환기미술관은 서울 어디보다 옛날 분위기가 그대로 고여 있는 동네, 종로구 부암동 산자락에 있다. 성곽·쌀집·벽돌집·방앗간을 지나 좁은 비탈길을 내려가다 보면 갑자기 오른편으로 새하얀 건물이 드라마틱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시와 서정의 모더니스트’ 김환기의 작품과 잘 어울리는 미술관은 건축가 우규승씨가 설계했다. 두 개의 반원형 지붕이 독특하다. 천장에 둥근 창을 낸 전시실은 ‘빛의 우물’이다.
새하얀 미술관에서 눈부시게 푸른 수화의 작품을 만난다. 들어가자마자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 중앙 홀에 걸린 ‘유니버스’(1971)부터 보자. 별들이 소용돌이치는 광활한 우주를 액자에 담아놓은 듯한 대작이다. 전시는 2~3층으로 이어진다. 다른 미술관에 비해 다소 복잡한 동선이 관객을 실내로 깊숙이 끌어들인다.

▲ 김환기 '무제' (19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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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 나온 구상화는 달·새·꽃·백자 항아리 등 우리 미감이 녹아 있어 누구나 즉시 공감할 그림이었죠. 관객이 하루 200여명씩 찾아 개관 이후 최대 인파를 기록했습니다.” 환기미술관 박미정 관장의 설명이다. 이번 2부는 수화가 세계무대로 진출하면서 펼친 순수 추상, 점화(點畵)가 하이라이트다. 가슴을 흔드는 제목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김광섭의 시 ‘저녁에’에서 따왔다)가 붙은 대작 앞에서는 애틋함과 벅차오름을 느낄지 모른다. 무수한 점, 그 점이 찍히면서 만들어내는 무수한 번짐이 공간을 부드럽게 흔드는 운율을 끊임없이 풀어내고 있다. 평론가 이경성씨는 수화의 추상을 ‘위대한 단순과 고귀한 정밀’이라고 설명한다. 전시 개막일인 23일, 미술관을 돌아보던 정기용 전 원화랑 사장은 “인간과 자연을 담은 수화의 추상은 굉장히 동양적”이라면서 “말년에는 점화의 색감이 어둡게 쑥 가라앉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먹 스케치와 드로잉 60점은 수화가 추상을 펼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연구하고 실험했는지 보여준다. 생전에 김향안 여사는 “수화는 무심코 찍은 점 하나 선 하나 헛된 것이 없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02)391-7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