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네, 올랭피아 (1865)
<올랭피아>는 전시되자마자 예술계를 흥분의 도가니에 빠뜨렸고 즉시 외설적이고 비도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색채 중심 화풍의 전통적 조화로움을 저속한 모델의 포즈로 패러디하고 희화했다는 비난이 그에게 쏟아졌다. 그러나 정말로 비평가들을 불안하게 만든 것은 그림의 형식적 반란이라기 보다는 모델인 빅토린 모렝의 기묘한 얼굴 표정이었다. 여자 누드 예술의─남성적인─역사는 그때까지 거의 항상 고혹적이고 순종적인 자세만을 고집해왔다. 내실에서 혹은 고전적인 정원에서 여자는 벌거벗은 채 남성이 성희를 시작하기를 기다리면서 순진한 15세 처녀의, 천진스럽고 안온하면서도 매혹적인 표정을 짓고 있었다. 외관상 감상자는 단지 위대한 예술 앞에서 사색에 몰두하는 듯 보이지만, 프로이트 이전 시대에 그런 활동과 결부시켰던 갖가지 순수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감상자는 아름다운 님프 앞에서 침을 흘리기 마련이었다. 전통적 회화의 전형이었으며 마네도 젊은 시절에 스케치하기도 했었던 이탈리아 화가 티티안의 <우비노의 비너스>는, 부드럽고 순결하지만 보는 사람이 느끼기에 따라 분명 성교의 준비가 되어 있는 여자의 그림이었다. 감상자는 시선으로 그녀의 옷을 벗기고 언제든 한가할 때 그녀를 범할 수 있고 그녀의 욕구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올랭피아는 전혀 다른 경우의 그림이었다. 여기에 묘사된 것은 분명 다소곳하게 움츠린 제비꽃같은 여자가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알고 떳떳해하는 여자였다. 행여 어떤 일이 시작된다면 그것은 감상하는 남자가 아니라 바로 그녀에 의해서일 것만 같았다. 그녀의 눈과 입가에 비친 표정은 그녀가 크기와 행위에 대해 한두 가지─그녀에겐 재미있고 남자에겐 아찔한─농담을 던지는 듯한 분위기였다.
이따금씩 에릭의 눈에 감지되는 앨리스의 힘도 빅토린 모렝의 표정에 담긴 위협적 분위기와 흡사했다. 그러나 이 경우에 그것은 성적 위협이 아니라 정서적 위협이었다. 그가 두려워한 것은 '우리 관계가 어떻게 될까요?'나 '왜 당신은 사랑하는 동안 나를 바라보지 않는 거죠?'와 같은 질문을 퍼부으면서 그의 보호막인 핑곗거리를 벗겨 내려는 그녀의 욕망이었다.
─ 알렝 드 보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