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끔찍한 장면.

이라크에서 사람들에게 총을 쏘고 거리에 불을 지르던 군인들의 철모에서는, 탱크에서 틀어놓은 경쾌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군인들은 그 노래를 흥얼거리며 생각없이, 신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그들은 그런 사실에 대해 들떠서 얘기한다.

한 손은 의자의 팔걸이를 꽉 움켜쥐고, 다른 한 손은 뺨 위에서 떨린다. 어느새 나는 눈물을 떨구고 있다.

군인들의 인터뷰에 이어지는 장면은, 폭탄으로 찢긴 여자와 아이들의 시신, 이들에게 무슨 죄가 있냐고 묻는 이라크인, 고통에 울부짖는 상처입은 어린이들이다.

아, 기억을 되짚는 것만으로도 목구멍이 뜨겁고 눈앞이 부얘진다. 겨우 스무살 즈음의 청년들을 그렇게 만든 건 무엇일까. 그들은 앞으로도 계속 흥겨운 멜로디로 전쟁과 살상을 떠올릴까. 아프다. 너무...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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