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갈라진다. 유년의 빈 공백은 어디서 다시 찾을 것인가? 어두운 공간에 갇힌 일그러진 태양은? 허공에서 전복된 길은 어디서 되찾을 것인가? 계절들은 의미를 잃었다. 내일, 어제, 그런 단어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현재가 있을 뿐. 어떤 때는 눈이 온다. 또다른 때는 비가 온다. 그리고 나서 해가 나고, 바람이 분다. 이 모든 것은 현재이다. 그것은 과거가 아니었고, 미래가 아닐 것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다. 항상. 모든 것이 동시에. 왜냐하면 사물들은 내 안에서 살고 있지 시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서는, 모든 것이 현재이다.
어제, 나는 호숫가로 갔다. 지금 물은 너무 시커멓고, 너무 암담하다. 저녁마다, 잊혀진 나날이 물결에 실린다. 그것들은 마치 바로 항해를 떠나는 것처럼 지평선을 향해 멀어져갔다. 그러나 바다는 여기서 너무 멀다. 모든 것이 너무 멀다.
나는 곧 치료될 것이다. 무언가가 나의 내부나 공간 어딘가에서 부서질 것이다. 나는 미지의 깊은 곳을 향해 떠날 것이다. 대지 위에서는 수확과 참을 수 없는 기다림과 설명할 수 없는 침묵이 있을 뿐이다.
아고타 크리스토프, 이 사람은 독자를 못내 힘겨웁게 만든다. 그가 그저 덤덤히 던져주는 삶의 무게가 '희망 없음'으로 귀결될까 두려워질 정도다. 이 세계는 너무 시커멓고, 너무 암담한걸까?
오늘도 쉽게 잠들기는 글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