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 시대의 사랑>과 <신탁의 밤>을 아쉬운 마음으로 끝내고, 유홍준의 시집을 보다가 내던지고,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을 시작하다.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처음에는 지겨웠지만, 점점 흥미를 돋우는 무언가가 있다. 그러나 상권을 다 읽고, 결말이 다가올 때까지도 도대체 무엇을 얘기하려는지 헷갈리고 있었다. 페르미나 다사에 대한 플로렌티노 아리사의 병적인 집착을 사랑이라고 말하려는 걸까, 그래서 제목이 콜레라 시대의 사랑인가, 갸우뚱거렸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마지막이 기다리고 있다. 이 작품이 국내에서 어째서 이슈가 되지 않았을까?
유홍준의 시집 <喪家에 모인 구두들>을 꼼꼼하게 읽은 건 아니다. 다만 그의 글에서 묻어나는, 콤플렉스랄까 스트레스랄까, 하는 짓눌린 감정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신탁의 밤>, 역시 재미있다. 얼마 전 읽은 <환상의 책>을 폴 오스터의 최고작 중 하나라고 꼽고 싶은데, <신탁의 밤>은 그보다 무게감은 좀 덜하지만 재미만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너무 빨리 읽어버려 서운할 지경이다.
아직 출간되지 않은 <다빈치 코드>를 예약 주문하다. 선착순 300명에게 5,000원 적립금을 준다는 메일을 보고는 얼른 주문해버렸다. 출간되지 않은 작품을 주문한 것은 <도스토예프스키 전집>에 이어 두번째다. 주문해 놓고 기다리는 것도 싫어하고, 이벤트니 뭐니 하는 것에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라 웬만하면 예약 주문은 안하는데, 그냥 마음이 동했다. 얼마 전 서점에 갔다가 명화를 조그만 판넬로 만들어 파는 것을 보았다. 가로 세로 15cm 정도의 작은 사이즈인데, 너무 예뻐서 집에 걸어두었으면, 싶었지만, 걸 데가 없으므로 그냥 돌아섰다. 그 때, 여러 그림들 가운데서 유독 클림트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클림트, 황금빛 유혹>도 같이 주문.


리뷰 쓰는 걸 상당히 귀찮아하고 있다. 읽으면서, 리뷰를 쓰고 싶다, 생각한 책이 몇 권 있는데, 집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기 싫어 미루다 보니, 머리 속에 남아 있던 내용과 느낌과 생각이 점점 옅어진다. 책 읽는데 다시 재미를 붙였으니, 이제 리뷰도 남기도록 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