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부터 지하철로 출퇴근하기 시작했다. '왜 갑자기?'라고 묻는 동료들에게 '나라 경제를 생각해서'라고 답했지만, 사실은 저녁에 운전하기가 힘들어져서이다. 왠일인지 요즘 밤잠을 설치기 일쑤고, 퇴근할 때는 졸음으로 머리가 띵해져서 운전하기가 죽도록 싫다.
운전하는 것 자체를 그닥 좋아하지는 않지만, 한 가지, 음악을 크게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는 음악을, 주로 락을, 차에서 듣는 편이다. 락은, 크게, 쩌렁쩌렁 울리도록 듣는 게 좋은데, 집에서는 아무래도 크게 틀어놓을 수가 없다. (옆집 애들이 경기를 일으킬지도 모른다!) 전에 동생은, 내가 음악을 들을 때마다 방문을 열고 '시끄러워!!'라고 소리치곤 했다. 내 차에서는, 그런 말을 들을 필요도, 다른 사람 신경쓸 필요도 없다. 게다가 따라 부를 수도 있다. 퇴근 시간이면 항상 크게 음악을 틀어놓고 혼자 몸을 들썩이며 노래를 부른다. 그러면 아무리 차가 밀려도 전혀 지겹지 않고 오히려 그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어떤 날은, 도로 사정이 좋아 금방 집에 도착하는 게 싫어질 정도다.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음악을 듣지 못한다는 게 좀 아쉽기는 하다. (CDP가 없는 관계로) 하지만 그 시간을 책 읽는데 쓸 수 있다. 그동안 영 집중을 못하고 속도도 느려져 있었는데, 이제 좀 탄력을 붙여봐야겠다. 책상 위에서 먼지 뒤집어 쓰고 앉아 있는 책들아, 잠깐만 기다려라. 곧 예뻐해 줄테니까.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