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evin Townsend Band

01 Depth charge

02 Storm

03 Random analysis

04 Deadhead

05 Suicide

06 Traveller

07 Away

08 Sunday afternoon

09 Slow me down

10 I really love Korea

 

Devin의 명성 때문에 기대를 갖고 듣기 시작한 앨범. 그렇지만 처음 며칠 간 별 느낌도 없었고, 무엇을 듣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폭포수 한 가운데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를 맞듯 그의 음악을 느끼기 시작했다. 멜로디를 흥얼거리고, 기타와 드럼에 귀를 기울이고, 곡의 분위기에 취하면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따라 몸이 움직인다. 마치 그 동안 그의 음악이 발 아래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이면서 조금씩 내 몸을 물들이고 있었다는 느낌을 준다. 그의 음악에 완전히 젖은 후에야 온 몸으로 듣게 된 것 같다.

 

Devin Townsend는 모든 곡을 만들고 기타 연주까지 했지만, 무엇보다 그의 능력은 보컬의 영역에서 나타난다. 변화무쌍한 그의 음색은 심지어 같은 사람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때론 부드럽게 속삭이고 때론 절규하는 그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별 다섯 개를 줄 수 있다.

 

음반에 실린 9곡은 저마다 다른 개성을 보여준다. 강력한 기타 사운드를 바탕으로 시원하게 내지르는 보컬이 멋진 Death Charge, 귀가 아니라 가슴으로 직접 파고들려는 듯 절규하는 Random Analysis, 몽환적인 분위기에 취하게 만드는 Deadhead와 Suicide외에 Traveller는 경쾌한 팝같고, Sunday Afternoon은 비오는 일요일 오후처럼 나른하다. 그런데 첫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의 흐름이 상당히 유연하다.    

 

반복해서 들을 때마다 계속 새로운 소리가 들리고 새로운 느낌이 난다.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아주 오랫동안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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