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라 그런지 전체적으로 조용하네요. 이대로 흐지부지 되는 것도 내심 반겨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어떻게든 정리가 필요한 일인지라 일단 또 글을 올려봅니다. 저 원래 이런 글 쓰는거 안 좋아해요… 어쩌다 이리 총대를 매는 상황이 되었는지 ㅠ_ㅠ

현재 상황을 간략히 정리하자면, 조사장님의 글이 올라온 후에 몇 건의 반박글이 올라오고 분위기가 좀 싸해진 후에 아무도 글을 안 올리고 있다(볼빨간 님께서는 띄엄띄엄 올려주시긴 합니다만), 가 될 것 같군요. 개인 서재라는 사적인 방법을 통해 글을 남기신 조사장님이 그 후로 계속 침묵을 지키시는 것도 안타깝고(기왕 사적인 방법을 택하셨는데, 좀 더 사적으로 토론하셔도 될 것 같은데요), 당사자인 김종호님도 그 후로 반응이 전혀 없어서 제 3자들만 싸우다말고 뻘쭘하니 서 있는 형상이 되었습니다.

일단 조사장님의 사과글에 대한 반응부터 정리해 보도록 하죠. 조사장님 글의 요점은 1)단기채용 과정에서 발생한 관리미숙으로 인한 불상사였다. 2)내년 1월부터 도급을 중지하도록 하겠다. 하지만 성수기 단기채용을 위한 도급은 불가피하다. 3)알라디너들과 김종호님에게 사과한다. 하지만 원직복직은 불가능하다. 정도로 정리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에 대한 반응들은 제각각이긴 하지만 1)채용시 장기근속 가능여부를 물었는데 단기채용 이었다는건 거짓말이다. 2)모든 도급을 없애고 정규직으로 채용해라 3)김종호님에게 제대로 사과 안했다. 알라디너에게 사과하면서 곁가지로 넣었을 뿐이다. 4)원직복직 시켜라. 정도가 되겠네요.
 

1. 단기채용 여부에 대한 논란

저는 사실 이 부분은 서로 알면서 딴소리를 하고 있다고 봅니다. 알라딘 쪽에서는 인트잡과 단기인력채용 계약을 맺었다고 말합니다. 알라딘으로서는 개별노동자와 단기채용 계약을 맺은게 아니기 때문에 이 경우 단기채용임을 개별노동자에게 알리는 직접적인 책임은 인트잡에게 있다고 봐야겠죠.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좋게 말하면 관행이고, 사실 불법이죠) 채용면접에 알라딘 인사과장이 참석했었군요. 김종호님의 주장은 이 자리에서 장기근속 여부를 물었다고 하는데, 이게 단기채용이 거짓말이라는 핵심 증거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건 사실 단기채용이 아니었다고 주장할 결정적인 증거는 못 된다고 봅니다. 제가 읽기로는 면접은 개별면접이 아니라 단체면접(4~5명)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 알라딘으로는 상시적으로 결원을 보충하기 위해 추가 인력을 뽑는다고 했기 때문에 누가 장기고 누가 단기인지 구분하지 않고 면접을 봤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실 굳이 구분하려고 하지도 않았겠죠. 알라딘 입장에서야 그건 인트잡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판단했을 테니까요. 김종호님 입장에서는 장기근속 여부를 물었으니 당연히 장기근속을 기대했을 테지만, 그것만으로 단기채용이 거짓이다라고 말하기엔 근거가 부족해 보입니다.

어쨌든,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건 알라딘이 도급업체를 쓰면서 행해왔던 관행적(?) 불법행위들입니다. 사실 이건 인트잡과 같은 회사를 통해 인력을 공급받는 회사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도급의 형식을 띄고는 있지만 실제 업무가 도급 회사의 전문적인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 같진 않고.. 아마도 핵심은 인력 공급이 목적이겠죠. 인트잡은 서류작업만 하고, 실제 면접은 원청 회사로 사람 보냈을테구요. 현장 대리인 정도야 선임해 두었겠지만 실제 업무에 대한 지식은 없었을 테니 업무지시도 원청에서 직접 했겠지요. 알라딘이 이 문제를 더 파고들기를 회피하는 까닭도 그런 불법행위들을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나아가 조사장님의 도급 중단 선언도 지금까지의 불법행위들에 대한 문제제기와 앞으로의 불법행위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도급 중단 선언을 평가절하할 의도는 없습니다. 좀 모호한 면은 있지만, 최소한 개선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환영합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김종호님의 해고와 알라딘의 불법행위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잘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중요한 관계가 있다”는 선언은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중요한 관계인지 누가 잘 좀 설명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알라딘 입장에서는 불법행위가 알려지면 도덕적/법적 책임을 져야 할 테니 가능한 입을 막으려고 했을테고, 그게 김종호님 입장에서는 압력 행사의 수단이 되었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비정규직 사용 과정에서의 알라딘의 부당행위가 인정된다고 해서 김종호님의 해고가 “부당한” 해고가 되는 논리적 연결고리는 찾지 못하겠군요 -_-a


2. 모든 단기채용을 없애고 정규직으로 뽑아라

제 입장은 이건 무리한 요구다, 입니다. 그렇게 주장하시는 입장도 수긍은 갑니다만, 알라딘에 이걸 요구하는게 현재 불매운동의 요구사항이 되어야 한다는데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 부분은 평행선을 달리는 주장이 될 테니 적당한 시점에 불매운동 하시는 분들의 전체적인 의사를 물어 결정했으면 합니다.


3.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다

사과의 원칙은 피해자가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김종호님께서 답변을 주셔야지 제가 뭐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알라디너에 대한 사과는 저는 받아 들입니다. 아직 미진한 부분은 분명히 있지만, 다른 기업들처럼 무시로 일관하지 않고 대응을 보였다는 점은 높게 평가합니다. 제가 말할 수 있는건 딱 여기까지입니다.


4. 원직복직

이건 앞서의 “부당한” 해고 여부에 대한 판단이 먼저겠지요. 그리고 지금 분위기로는 법적인 판단에 기대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분은 법적인 판단 이전에 “통 큰 결단”을 말하기도 하십니다만, 기업활동을 경영자의 품성으로 환원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통 큰 분들을 별로 안 좋아합니다. 그런 분들은 정작 중요한 주변 사람에게는 민폐들을 많이 끼치더군요)

그리고, 궁금한게 하나 있는데, "부당한" 해고 여부를 떠나 원직복직이 김종호님의 “현재” 요구사항 맞나요? 해고 당시야 당연한 요구였겠지만, 이미 시간이 지나 다른 직장을 다니고 있는 상태에서 거길 그만두고 다시 알라딘으로 돌아오려는 하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몇 개월 일하셨다면 정규직 전환을 위한 근무기간 때문에라도 원직복직이 필요할테지만 그 정도는 아닌 것 같구요.. 어떤 분들은 불의를 바로잡는게 정의다고 말씀하시면서 원상태로 돌려놔야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알라딘이 도급을 중단하고 비정규직 사용을 최소화하기로 한 것도 나름의 정의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그런데 김종호님이 지금 다니는 직장을 또 그만두고 알라딘에서 다시 일하는 것이 정의인지는 잘 모르겠군요. 본인이 지금도 그걸 강력하게 원한다면 요구사항 중 하나가 될 수 있겠지만, 본인이 원하지 않는다면 괜히 엉뚱한 논점으로 헛심쓰는게 아닐까도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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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3 15: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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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3 11: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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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3 15: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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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4 11: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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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3 09: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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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3 11: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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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3 10: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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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3 11: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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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12-23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고생이 많으세요 라는 인사를 건네야할듯 --;;

turnleft 2009-12-23 11:53   좋아요 0 | URL
엉엉..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