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수천 수만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었을 풍경들 앞에 숙연해질 때가 있다. 밤하늘을 쳐다볼 때 느껴지는 그 아득함처럼,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이고 한 순간을 지킬 뿐인 존재인지 새삼 깨닫게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사물은 그저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었을 뿐이지만, 그들이 그 오랜 시간 무엇을 봐 왔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곧 다가올 밤을 하얗게 지새울 아주 길고 긴, 오래전 옛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