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ttle QueerFest 2007 행사 중 언니(?)들의 Dream Girls 공연.
예전에 꽤 인상깊게 봤던 영화 중 하나가 <타인의 취향>이라는 영화였는데(사실 다시 보려고 얼마 전에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대여기간 내에 보지 못하고 결국 그냥 돌려줬다. 흠흠;;), 영화 내용하고는 별개로 나는 이 <타인의 취향>이라는 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었다. 나랑 취향이 다르다고 해도 그걸 인정해줄 줄 알아야 한다.. 뭐랄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스스로가 대견하지 않은가 싶어 으쓱했었던 것 같다.
근데, 그냥 그런 사람들이 있다더라, 라는 지식과 실제 그런 사람들을 눈 앞에서 바라보며 이야기하는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더라. 솔직히, 난 그들에게 전혀 공감할 수 없었다. 여자가 되고 싶다는(이건 사실 취향이라기보다는 정체성의 문제지만) 것도, 화장을 해서 예뻐보이고 싶다는 것도 "그럴 수도 있다"고 인정해버리기는 쉬운데, 그게 도무지 어떤 느낌인지 와 닿지가 않는거다. 생각해보니 <타인의 취향>은 결국 그저 "타인"의 취향일 뿐 내 취향이 될 수는 없는게 당연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언제 "이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걸까 싶었다.
공연이 시작되고 언니들은 그동안 갈고 닦은 춤솜씨를 마음껏 뽐내기 시작했다. 환호하는 사람들. 그들의 환호에 얼굴 가득 웃음을 싣고 더욱 열정적으로 공연하는 사람들. 그들은... 그래, 참 행복해 하더라. 나 따위가 그들을 이해하든 말든, 그들은 자기들이 하고 싶은걸 하면서, 마음껏 자신을 표현하면서 행복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들의 행복을 내가 인정하고 말고가 어딨나. 그건 이해를 가장한 오만이었다. 나는 '다수'에 속한다는 안도감이 허락했던 배부른 관용.
공연이 끝나고, 당신들의 행복할 권리 앞에 나는 박수로 화답하는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