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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글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아이들에게 얻을 수도 있고,
내가 전혀 엉뚱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부분을 역으로 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홍은화 어린이(제주 동초등학교 5학년)의 글을 보면 많은 것들이 떠오릅니다.
"리아와 지아 자매를 괴롭히는 항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이라는 질문에 대해서 <리아와 지아에게 역사 탐험을 하게 (해주어서) 고맙긴 해도(...)"라며 여운을 남기는가 하면,
도깨비두건이나 요술신발을 신으면 무엇을 해보고 싶나 하는 질문에서는 잠시 숙연해집니다.
"친구들이랑 동산에 가서 노는 것"
"하늘에 가서 그냥...놀고 싶다"
놀이가 많이 부족한 시대를 잘못 타고나서 매일같이 공부나 해야 하는 처지가 사뭇 가슴을 시리게 합니다.
어른들이 사회에 나가서 돈 버는 것이 중대한 일이라면
어린이는 두 다리로 그저 신나게 뛰어노는 것이 중요한 일인데 말이죠.
어린이의 '놀이'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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