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현대 사회 생존법

현대 사회 생존법 - 불안정한 시대를 이해하고 평온함을 찾는 법
알랭 드 보통.인생학교 지음, 최민우 옮김 / 오렌지디 / 2024년 9월

현대성이라는 질병에 알랭 드 보통이 권하는 철학적 치유법. 우리가 소외감을 느끼고 불안한 이유는 우리 때문이 아니다. 깊이가 있으면서 실용성을 놓치지 않은 오랜만에 만난 서늘하면서도 단단한 인문학 서적.

성인이 된 우리에게 필요한 두번째 미적분 수업.

미적분, 놀라운 일상의 공식
구라모토 다카후미 지음, 김소영 옮김 / 미디어숲 / 2024년 9월

이 리뷰는 북유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개인적인 의견을 담은 리뷰입니다.

 대학생 시절 필수교양이었던 미적분을 대충 넘겼던 게 아쉬움으로 느껴지더라고요. 지금 많은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이 되어가고 있는 지금 그 근간을 이루는 수학적 사고가 중요해지면서, 미적분을 다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이 책은 우리가 학창 시절 익숙하던 수학 교재 밖에 있는 실용적인 관점으로 미적분을 소개하려는 인상을 받았어요. 일본 비즈니스 서적들의 특징 같은데요. 교양으로 필요한 주제들을 쉽고 간결하게 풀어내는 책들이 많거든요. 이 책 또한 딱딱하지 않게 최대한 풀어내서 설명하여 오랫동안 수학을 멀리 했거나 하는 분들이 처음 접하기에 좋은 구성입니다. 저자는 우리가 수학을 어려워한 이유를 수학의 '추상성'에서 찾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최대한 걷어내고 구체적인 설명을 지향한 느낌이에요. 하나를 설명하는데 빙빙 돌아가는 느낌을 받으실 분들도 있겠지만 미적분을 처음 독학하는 사람들에게는 편안하게 읽혀 큰 도움이 되실 거에요. 그리고 2챕터까지는 수식을 최대한 배제하여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초심자도 미적분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미적분의 역할을 단순화하여 제시합니다. 미분은 '기울기를 구하는 것', 증감, 변화라는 키워드로, 적분은 '넓이를 구하는 것', 합, 누적이라는 키워드로 먼저 기억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신규 감염자 그래프를 보여주고 이것을 미분하면 감염자수의 증감, 적분하면 총 감염자수를 도출할 수 있음 보여줍니다. 결국 미적분을 할 줄 안다면 한가지 숫자를 봐도 세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찰이 생기는 것이죠. 그리고 자동 브레이크 시스템이나 터널 속 네비게이션의 위치 추론과 같이 일상 속의 예시로 이해를 돕습니다. 이런 사회 속의 예시들은 성인 독자층에게 맞춰진 거겠지만, 처음 미적분을 공식으로 배우는 고등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겠더라고요. 2챕터까지는 성인들을 위한 비즈니스 실용서처럼 느껴지고, 다음 챕터부터는 본격적으로 수식이 나오면서 수학 교양서처럼 접근합니다. 도함수나 극한 등 미적분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들 설명하는데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어 기본기를 다지기에 좋아요.

 미적분의 애피타이저를 먹은 기분이에요. 이제 남은 코스 요리처럼 미적분의 진가를 더욱 알아갈 기회는 무궁무긴 하겠죠. 수학책이지만 직접적으로 문제를 풀어보며 지적 도전을 할 기회는 적었습니다. 대학생 때 미적분 수업을 들어봤던 입장에서 더 깊은 내용으로 들어가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책 표지에서는 이 책을 "인생의 꼭 한 번은 이해해야 할 수학적 사고법"이라고 소개합니다. 단순히 이 책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여기서 생긴 호기심과 자신감으로 미적분에 대해 깊게 공부하게 된다면 더욱 의미있는 책일 거 같아요.

3줄 요약

- 이 책은 미적분을 실용적인 관점에서 쉽게 풀어 설명하며, 오랫동안 수학을 멀리했던 사람들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 미분은 '기울기', 적분은 '넓이'라는 키워드로 단순화하여 설명하고, 감염자 그래프 등 실생활 예시를 통해 미적분의 개념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돕습니다.

- 초심자에게는 좋은 입문서이며, 책을 통해 생긴 호기심이 더 깊이 있는 미적분 공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즐거운 역사 속으로 딥 다이브하기 위한 준비 운동.

지도로 읽는다 세계사 명장면 97 지식도감 ㅣ 지도로 읽는다
역사미스터리클럽 지음, 안혜은 옮김 / 이다미디어 / 2024년 8월

이 리뷰는 북뉴스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개인적인 의견을 담은 리뷰입니다.

 인류 역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역사 책을 읽을 때 모르는 지명이 나오면 번거롭게 찾아보게 하는데, 이 책은 관련된 지도와 사진을 함께 수록하여 이런 공간적 궁금증을 자연스럽게 해소시켜 줍니다. 예전에 삼국지에 입문할 때도 <지도로 읽는다 삼국지 100년 도감>이 큰 도움이 됐던 기억이 있어요. 소설에 나오는 중국의 옛 지명들을 쉽게 체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살라미스 해전에서 연합군이 어떠한 지형의 이점을 이용해서 승리할 수 있었는지 한눈에 이해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이렇게 이다미디어는 여러 역사설 사실들을 사진과 도표, 지도와 함께 서술하는 <지도로 읽는다> 시리즈를 꾸준히 발간하고 있어요. 비슷한 유형의 시리즈로는 사계절의 <아틀라스 시리즈>나 DK 편집위원회의 <DK 시리즈>를 찾을 수 있을텐데, 특히 이 시리즈는 도서의 크기가 작고 내용이 간결하게 나오는 편입니다.

 다시 역사에 재미붙이기에 최고라고 느낄 만큼 입문서로 제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건 하나에 2~3페이지 정도의 설명이 담겨 있어 난이도는 그렇게 높지 않아요. 깊은 지식을 원한다면 추가적인 독서가 더 필요할 겁니다. 만약 개인적으로 흥미를 느낀 사건이 있다면 다른 책을 통해 각론으로 더 깊게 탐구하여 하나의 지식의 나무를 완성할 수 있을 거에요. 이 책은 주로 전쟁 위주의 사건을 미시적으로 다룹니다. 전쟁이 역사적 명장면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가장 확실하고 흥미롭기 때문이겠죠. 더욱 다각적인 세계사적 지식을 원하면 이다미디어의 <지도로 읽는다 지리와 지명의 세계사 도감>으로 보완하는 것도 괜찮을 거 같아요.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과 이미지 자료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읽을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텍스트의 힘은 강하지 않은 편입니다. 역사적 해설의 깊이는 박물관에서 접할 수 있는 간략한 수준 정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위키나 인터넷 자료들이 대체할 수 있다기에는 이렇게 파편화된 사건들을 전문가들의 편집을 통해 하나의 흐름으로 읽을 수 있다는 메리트가 분명히 있어요. 또한 일본의 '역사미스터리클럽'이라는 기획 제작 그룹에서 제작한 책이어서 서양과 동양 자료가 균형 있게 다뤄집니다. 다만 일본에서 쓰여진 책이라 그런지 한산도 대첩이나 진주만 공습, 미드웨어 해전 같은 사건들은 빠진 흔적이 보입니다. 당연하게도 한국사의 내용은 전무하기 때문에 이 책의 편집이 맘에 들어서 다음에는 <지도로 읽는다 리스타트 한국사 도감>을 읽어볼까 생각하게 되네요.

 결론적으로, 역사에 관심이 많은 매니아들이라면 자신의 지식에 이미지를 심층적으로 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입문자라면 깊은 역사의 바다로 나아갈 수 있는 나침반이 될 수 있는 책입니다.

3줄 요약

 - 이 책은 역사적 사건들을 지도, 사진, 도표와 함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역사 입문서로 적합하며, 복잡한 지명이나 공간적 정보를 자연스럽게 해소해 준다.

 - 주로 전쟁과 같은 미시적 사건들을 다루며, 간결하고 쉽게 읽을 수 있지만 깊은 지식을 원한다면 추가적인 독서가 필요할 것이다.

 - 역사적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며, 입문자와 매니아 모두에게 유익한 도서로 이미지를 통해 지식을 심층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

[100자평] 중독의 설계

중독의 설계 - 슬롯머신은 도박 중독을 어떻게 디자인하는가
나타샤 다우 쉴 지음, 김세건.홍혜미 옮김 / 한국문화사 / 2024년 6월

기존의 욕망과 승리의 쾌감으로 비춰지던 도박의 이미지를 전복시켜 마치 무아지경의 존에 빠지는 무기력한 상태로 표현하는 카지노의 위험성. 마케팅 기술의 어두운 면을 목도할 수 있다. 번역은 다소 딱딱한 편. #밀리의서재

[100자평] 모든 것에 대한 모든 것

모든 것에 대한 모든 것 - 우리가 먹고 입고 쓰기까지의 오랜 이야기들
구수담 지음 / 카멜북스 / 2023년 9월

시시콜콜하지만 알지 못했던 세상만사 도처의 지식들. 넓고 얇은 지식을 다루고 있으면서 나름 유용했던 것들도 많아 자투리 시간에 부담없이 읽기 좋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