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디톡스 - 도파민 중독에서 주의력 저하, 불안까지 디지털 과부하로부터의 해방
폴 레오나르디 지음, 신솔잎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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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 저자는 디지털 피로감을 단순히 최근에 생겨난 근시안적인 현상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20년간 진행된 디지털 소진 평가 그래프를 제시한다. 놀랍게도 우리의 피로감은 2010년 스마트폰과 SNS의 등장, 2020년 펜데믹으로 급격하게 상승한다. 이것은 개인의 막연한 느낌이 아니다. 전 지구적인 사회 현상인 것이다. 도데체 왜 우리는 쉽게 피로해지는가? 주의력을 전환할 때마다 귀중한 대사 에너지가 소비되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가 앱을 선택하고 알림을 확인할 때마다 뇌가 단거리 달리기를 반복하는 것과 같다는 비유를 한다. 스마트폰은 우리의 건강에 관심이 없다. 사람들의 주의력을 사로잡기 위해 뇌의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전략을 택하고 있지 않는가. 우리는 거대 기업을 위해 맥락 전환(context switching)이라는 보이지 않는 노동을 하고 있다.


2. 디지털 소진에도 단계가 있다고 한다. 저자는 1단계와 2단계 소진을 구분한다. 1단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소진과 재충전을 반복한다. 이것이 몇 주에 걸쳐 빠르게 누적되면 만성적 피로와 같은 2단계 상태에 도달한다. 이때는 초조함과 짜증, 의욕이 떨어지는 기분을 자주 느끼게 된다. 이러한 저자만의 체계적인 틀 덕분에 과학적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피로를 만드는 근본 원인도 3가지로 정의한다. 혼란스러운 주의력, 끊임없는 추론, 감정적인 반응, 이 3가지가 우리의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핵심 요소다. 우리는 소셜미디어를 하며 알림에 주의력을 빼앗기고, 수많은 정보를 스크롤하며 맥락을 끊임 없이 추측해야 하며, 타인과 비교하는 질투나 소외감이 감정적 에너지를 고갈시킨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엄청난 인지적 부담을 지고 있었던 것이다. 인지과학자만의 진단 키트를 건네 받은 느낌이다. 이것으로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되돌아 보자. 다들 얼마나 피로감을 부담하고 있었는지 놀라게 되지 않을까.


3. 이 책은 명확하고 단호하다. 우리가 디지털 디톡스를 할 수 있는 구체적인 8가지 규칙을 제안한다.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간단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이어야 할 테다.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얘기해보자면 그는 사용 중인 도구를 절반으로 줄이라고 조언한다. 우리가 흔히 아는 미니멀리즘과는 목적이 다르다. 중복되는 기능을 가진 앱을 제거해서 인지적 부담을 주는 양식 전환을 줄이려는 전략이다. 사실 사용해보면 정말로 쓸모있는 앱은 많지 않다. 오히려 많은 기능을 가진 앱보다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고 목적이 뚜렷한 앱이 더욱 강력하지 않을까 싶다. 뭐든지 응답하기 전 일단 기다리라는 규칙도 알려준다. 이메일 긴급성 편향에 따르면 수신자가 생각하는 것도 발신자는 긴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를 이해한다면 불필요한 즉각적인 반응을 줄이고 더 깊이 있는 답변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실용적인 지침에 탄탄한 이론이 곁들여져서 매우 유용하게 읽을 수 있다.


4. 인공지능은 우리를 해방시킬 수도 있지만, 동시에 엄청난 수준으로 우리를 소진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 그는 생성형 AI가 만들어낼 획일화와 다양성 상실을 우려하고 있다. 이질적인 것들을 수용하고자 하는 자세는 간접적으로 배우자는 규칙 7번과 큰 연관이 있기도 하다. 디지털 기술은 우리를 계속해서 참여하고 반응하도록 요구해서 지치게 만든다. 저자가 표현한 디지털 엿듣기에 그 해답이 있다. 그저 디지털 세상에서 벌어지는 작업과 대화를 관조하는 것이다. 혹여나 거기서 생각치도 못한 패턴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이처럼 이 책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대인의 피로를 다룬다. 그러면서도 직관적이고 명료한 솔루션을 제시한다. 다들 읽기에 막힘이 없을 것이다. 그는 우리의 일상적인 고민과 뇌과학적 지식을 아름답게 연결시킨다. 내 정신을 내가 지키지 않는다면, 누가 지켜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디지털 피로에 시달리는 모든 이들에게 강력한 해독제가 될 것이다.


#디지털디톡스 #폴레오나르디 #더퀘스트 #도파민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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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생존 - 지구상 가장 혹독한 환경에서 피어난 생명의 경이로움
알렉스 라일리 지음, 엄성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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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 경이로우면서 가슴이 따뜻해진다. 극한의 환경에서 존재하는 생물들, 그들은 절망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희망을 얘기하는 듯하다. 다들 이 책을 읽는다면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난 경험을 하지 않을까. 인간 세상에는 아무 관심이 없는 생명체들을 관찰하면서 언뜻 희한한 위안을 얻는다. 영하의 온도에서 살아가는 아이스피시와 흡사 화려한 펑크락 밴드의 모습을 한 비늘발달팽이와 같이 그들의 강인함은 결코 사소하지 않다. 저자도 이러한 감정을 따라 이 책을 썼다고 하니 재미있지 않는가.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생명체를 보며 우울한 시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받아 집필까지 했다고 한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것이 정녕 인간이 아니더라도, 서로의 존재에 무심하더라도 말이다.


2. 우리는 저자를 따라가며 과학자들을 만나고 직접 현장을 탐험하게 된다. 이 책은 흡사 다큐멘터리와 같이 구성했다. 생명체 하나하나를 건조하게 나열했다면 지루했겠지만, 그는 과학자가 들려주는 신비로운 모험담을 준비했다. 저자가 대학교에서 완보동물을 처음 마주한 감정은 정말로 개인적이면서 생생하다. 완보동물의 움직임은 비치볼이 가득한 수영장 안에서 수영하려 애쓰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한다. 정말 유머러스한 표현이지 않은가. 친한 동료 과학자들 유쾌하게 표현하는 부분도 피식한다. 그래서 과학 서적이지만 어렵다는 인상은 없었다. 단지 내 옆에 있는 유쾌한 과학자와 수다를 떠는 듯한 즐거운 시간이었다.


3. 이 책의 핵심 포인트는 상상할 수 없는 놀라움에 있다. 일상 속에서 우리가 극한 환경에 살아남는 생명체를 접할 기회는 없지 않는가. 소재 자체가 압도적이고 경이롭다. 완보동물의 일생은 슈퍼히어로와 같다. 그들은 절대 영도에 가까운 혹한이나 섭씨 151도의 고온, 진공 상태의 우주에서도 살아남는다. 이 뿐만이 아니다. 몸 전체가 얼어붙었다가 봄에 다시 살아나는 북미의 나무개구리, 체르노빌 원자로의 방사선을 먹고 자라는 곰팡이까지 이 책이 담은 사례는 평범하지 않다. 이미 알고 있는 생물에 대해서도 그것이 왜 특별한지 흥미롭게 서술하는 재주도 있다. 장소가 아닌 시간을 서식지도 삼는 사막 개미의 관점은 다들 신기해할 것이다. 과학 지식에도 종류가 있다면 이 책은 호기심이란 카테고리를 다룬다. 다들 생명의 강인함에서 오는 충격에 감탄해보시라.


4. 이 책의 장점은 밸런스다. 과학을 자극적으로 다루지 않으면서도 대중적으로 풀어내는 섬세함이 있다. 저자는 과학자들의 가설을 소개할 때, 이것을 신중하게 볼 필요성과 학계의 비판적 시각까지 입체적으로 다룬다. 체르노빌에 살던 야생 말이 방사선으로 인해 유전적 이득을 얻었을 수 있다는 가설을 추측에 근거했다고 정확하게 명시하는 식이다. 이런 점이 오히려 이 책의 신뢰감을 높여준다. 반대로 감각적이고 창의적인 비유를 이용하여 일반적인 독자들에게 쉽게 읽히도록 한다. 벌거숭이두더지쥐의 여왕은 인자한 군주보다는 중세 시대에 철권 통치를 하던 군주에 가깝다고 이해시키는 방법이다. 긴 호흡의 과학 서적이라도 개인적인 일화와 묘사가 짧은 호흡으로 들어오니까 지루할 틈이 없다. 신선한 과학 교양서를 찾는 이들에게 극구 추천하고 싶은 저서.


#리뷰어스클럽 #극한생존 #알렉스라일리 #알에이치코리아 #생명의경이로움 #희망의신호 #생명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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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망상 - 잘못된 믿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조 피에르 지음, 엄성수 옮김, 김경일 감수 / 21세기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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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 그는 오랫동안 망상을 연구하고 치료해온 전문가다. 저자 소개부터 눈길이 가지 않는가.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믿음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데 독보적이다. 우리의 잘못된 믿음을 질병이라는 경계를 넘어서까지 얘기한다. 예로부터 우리는 비정상을 이해하면서 정상을 이해하곤 했다. 유전자 돌연변이 연구가 현대 유전학의 발전을 이끌었듯이 말이다. 죽은 친구가 자기 몸에 들어와 행동을 조종한다고 믿었던 참전 용사 버논 로버츠. 그는 고가도로에서 뛰어내리며 극단적으로 삶을 마감한다. 이처럼 망상의 파괴력은 세다. 그는 '망상의 연속성'이란 개념을 제시한다. 병적인 망상과 정상이라 볼 수 있는 잘못된 믿음은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연속선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라는 저자의 강점이 십분 발휘되는 듯 하다. DSM-5를 이용해 망상의 정도가 어떻게 질적으로 다른지 설명한다. 다들 망상을 의학적으로 대하는 그 깊이가 남다르다고 느끼지 않을까.


2. 의사가 제안하는 개인의 해법은 무엇일까? 일단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지적인 겸손함'을 가지자. 그리고 다른 관점에 귀를 기울이고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인지적 유연성'을 단련하자. 침착하게 이것이 사실일지 회의적으로 질문하는 습관, 즉 '분석적 사고'까지 필요하다. 요즘 SNS에 등지에서 다들 제목만 읽고 댓글을 다는 게 흔하지 않나. 글을 리트윗하기 전에 내용을 읽어보는 습관 같은 것으로 실천할 수 있다. 우리는 과거의 기억에 영향을 받는 존재다. 그렇기에 가짜 뉴스에 노출된 후 반박하기 보다, 사전에 면역력을 키우는 게 더욱 효과적일 테다. 이처럼 사회 비평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저자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혼란스러운 사회의 일원으로서 대비해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다.


3. 현대 사회의 잘못된 믿음이 어떻게 형성되고 확산되는 걸까? 저자의 3M 모델에 귀 기울여보자. 첫번째, 불신(Mistrust)은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다. 전통적인 권위가 신뢰를 잃을 때 가짜 정보가 창궐한다. 이는 어리석거나 세뇌당해서 그런 게 아니라, 서로가 신뢰하는 정보 소스가 어긋나기 때문이다. 두번째, 불신으로 인해 생긴 그 틈을 허위 정보(Misinformation)가 파고든다. 그것은 결코 사소한 틈이 아니다. 알고리즘에 의해 강화되는 에코챔버가 이를 극대화시킨다. 세번쨰, 이것으로 동기화된 추론(Motivated Reasoning)으로 만연하게 된다. 우리는 객관적 진실보다는 우리의 사회적 정체성과 소속감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정보를 받아들이지 않는가. 내 잘못에는 다 이유가 있고, 남의 잘못은 그냥 그 사람의 성격이라고 치부하는 법. 다들 그렇지 않은가. 사람은 진실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기 편과 나의 모습을 지키려는 존재다. 그렇기에 이 책은 우리 내면에 얼어붙은 편견을 깨는 도끼여야 한다.


4. 이 책의 과학적으로 매우 탄탄하면서도 독자들이 흥미로워 할 포인트를 놓치지 않는다. 일단 교과서 같은 꼼꼼한 디테일과 카테고리가 맘에 들었다. 그동안 행동경제학에 대해 많은 교양서를 읽었지만 이 책으로 더욱 업그레이드 된 기분이다. 게다가 '인식적 나태함'이나 '동기화된 정확성' 같은 표현도 절묘하다. 이런 유쾌한 단어로 실험실 밖의 현실 세계에서 어떤 일이 펼쳐지는지 탁월하게 그려낸다. 그럼에도 잘못된 믿음을 가진 사람을 비난하거나 조롱하지 않으려는 세심함까지. 이것들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다. 타인을 손가락질 하기보다는 먼저 나 자신을 돌아보기를 촉구한다. 최근 급격히 심각해지고 있는 사회 양극화 속에서 정말로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정신적 게으름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잘못된 믿음을 방치하게 되면 이는 민주주의를 짓밝고 독재 정권의 길을 열어줄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혼돈의 시대를 견뎌낼 수 있는 진실의 처방전과 같다.


#리앤프리 #집단망상 #조피에르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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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미의 과학 - 다섯 가지 풍미 법칙으로 풀어낸 맛의 비밀
아리엘 존슨 지음, 제효영 옮김 / 푸른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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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 요리의 과학을 알려주겠다는 책이 정작 "요리에 정답은 없다,"고 하니 이 얼마나 역설적인가. 저자는 과학을 엄격한 규칙이나 정답지가 아닌 직관을 기르는 도구로 제시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왜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는지 현상만을 이해하는 게 아니라, 과학적 지식으로 레시피에 없는 재료로도 어떻게 원하는 맛을 만들어낼 수 있는 지 응용하는 식이다. 어찌보면 이것은 창의성에 관한 책이다. 그는 완벽한 예측법을 알려주기 보다는, 재료가 떨어지거나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대처하는 스킬을 알려준다. 예를 들면 파슬리의 기여하는 산뜻한 풍미를 분석하여 왜 실란트로, 바질이 대신할 수 있는지 우리의 창의성을 열어주는 것이다. 멕시코의 유명 쉐프 산티아고 라스트라는 이러한 방법론을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영국 음식을 멕시코 재료로 표현하기 위해 재료들 사이의 유사한 풍미 패턴을 찾는다고 한다. 한 마디로 풍미적 관점이라고 해야 할까. 지금까지 만난 요리 책 중에서 매우 신선하고 독특하다.


2. 풍미란 단어가 우리가 느끼기에는 다소 추상적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풍미를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핵심 아이디어는 "풍미는 분자이며, 4가지 법칙으로 구성된다."이다. 4가지 법칙은 책 목차에서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요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한 현상을 몇 가지 단순하고 보편적인 원리로 이해한다면 우리는 무서울 게 없지 않을까. 버터에 마늘을 넣고 가열하는 행위, 찻잎을 뜨거운 물에 우리는 행위, 보드카에 과일을 담그는 행위는 모두 겉보기에는 다르다. 하지만 모두 '비슷한 것끼리 녹는다'는 제 3법칙에서 이루어지는 현상이다. 우리는 한 가지 기술을 배워도 열 가지 상황에 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의 강점은 과학책임에도 바로 이러한 풍부한 실용성에 있다.


3. 당연히 요리책이니 각 챕터마다 배운 점을 바로 실습해볼 수 있는 레시피를 제공한다. 냄새 챕터에 있는 '감귤류 껍질로 향을 낸 다시' 레시피를 읽어보자. 다시 국물에는 이미 감칠맛이 풍부하지만 여기에 유자 껍질을 짜내 향기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국물의 맛을 변하지 않았지만 향이 추가 되니 전체적인 풍미가 살아난다. 우리가 알 수 있는 법칙, 향기가 풍미에 주는 영향은 엄청나다. 이 같은 극적인 변화를 직접 요리하면서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맛있고 간단한 양상추 샐러드용 드레싱과 기본 규칙'도 흥미롭다. 그는 특정 재료를 얼마나 사용해야하는지 세세한 양을 알려주지 않는다. '산미 + 지방 + 염분'이라는 드레싱의 기본 패턴을 제시하여, 우리가 가진 어떤 재료로도 이 알고리즘에 맞춰 자신만의 드레싱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4. 다채로운 시각 자료가 과학적 지식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나트륨이 어떻게 혀 표면으로 침투하여 짠맛 수용체가 반응하는지, 당의 분자 구조에 따라 단맛이 얼마나 강하고 약한지 복잡한 설명 없이 한눈에 이해할 수 있다. 게다가 직접 그린 듯한 아기자기한 이미지가 정감이 가기도 한다. 글쓰기 톤에서도 이러한 경쾌함을 발견할 수 있다. 초록색 상자로 되어 있는 '시도해보기' 파트에서는 본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감없이 풀어낸다. 요리를 좋아한다면 정말로 맘에 들어하실 거 같다. 8가지 색다른 풍미의 소금을 만드는 방법 같이 도전 정신을 자극하는 예시들이 정말로 많다. 저자는 화학 박사 학위를 가진 전문가이자,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인 덴마크 노마에서 수년간 과학 자문을 맡았던 실무 전문가이다. 이렇게 이론과 현장을 깊이 이해하고 풀어낼 수 있는 인물은 몇이 있을까. 세계 최정상 셰프도 그에게 극찬을 아끼지 않으니 말이다. 나도 풍미를 창조할 수 있을까. 그만큼 이 책은 대중적이면서도 진부하지 않은 구성으로 나를 이끈다. 단연 돋보이는 요리 책이다.


#리뷰어스클럽 #풍미의과학 #아리엘존슨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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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이해하는 챗GPT 구조와 기술 - 챗GPT, 쉽고 재미있게 시작하자! 그림으로 이해하는 시리즈
나카타니 슈요 지음, 박광수 옮김 / 길벗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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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 최근 생성형 AI 관련 교양서를 보면 어떻게 잘 쓸 수 있는지에 집중한다. 하지만 단단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깊숙히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강력하다. 챗지피티라는 제목을 달고 유니코드까지 설명하는 책은 흔치 않을 것이다. 컴퓨터 과학의 원리까지 확장하여 현재의 트렌드를 읽어낼 수 있다. 인공지능은 초자연적 마법이 아니다. GPU라는 물리적 기반 위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하드웨어의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이 책은 인공지능의 역사부터 하드웨어까지 방대한 지식을 다루기 때문에 이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얼마나 수많은 기술이 집약되어 챗지피티라는 결과물이 탄생할 수 있었는지 거대한 지식의 바다로 떠나보시라. 여기서 배운 핵심 원리는 앞으로 새로운 인공지능이 등장해도 이용할 수 있는 탄탄한 힘이 될 것이다.


2. '그림으로 이해하는' 시리즈는 기술 서적 중에서 특히 선호하는 편이다. 새로운 기술을 접할 때는 따분하고 어렵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림으로 배울 수 있어 압도적인 친절함과 직관성을 자랑한다. 게다가 구성도 영리하다고 해야하나. 대중적인 챗지피티 챕터로 흥미를 끌고 점점 머신러닝이나 트랜스포머와 같이 기술의 핵심부로 들어가면서 차근차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학창 시절 배웠던 머신러닝은 매우 난해한 수업이었다. 시그모이드니 경사 하강법이니 어려운 용어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 책은 이렇게 복잡한 개념을 시각 자료로 쉽게 풀어낸다. 우리가 이미지로 먼저 이해하고 개념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니 난해하다는 느낌이 없다. 기술 서적이지만 이렇게 매끄럽게 읽을 수 있는 구성은 많은 분들에게 장점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3. 저자의 경험이나 노하우도 적절하게 녹아있다. 프롬포트 엔지니어링을 설명하기 위해 단순히 개념을 소개하는 것 뿐만 아니라 본인이 가지고 있는 테크닉까지 곁들어 알려준다. 인공지능이 생각하는 순서를 유도하는 생각의 경로(Chain of Thought)와 같은 기법은 매우 신선했던 거 같다. 결국 인공지능도 인간과 같이 명시적이고 구체적인 지시를 해야 더욱 효과적이고, 모호한 질문에는 모호한 대답이 나올 뿐이다. 7장에서눈 인공지능 API를 이용하는 방법을 예상보다 자세하게 다룬다. 구체적인 서비스 구현에 관심이 없더라도 어떻게 우리가 인공지능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는지 그 과정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설명해야 할 부분은 명확하게 설명한다는 점이 매우 맘에 든다.


4. 이 책의 주제는 철학적 질문으로 향한다. 저자는 '중국어의 방'이라는 고전적인 사고 실험을 소개한다. 이 방 안에는 중국어를 전혀 모르지만 질문을 보고 어떤 대답을 전달해야 하는지 적힌 영어 매뉴얼먼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밖에서 중국어로 질문하는 사람은 방 안에 있는 사람이 중국어를 잘 한다고 착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상황은 챗지피티와 일견 다르지 않다. 인공지능은 언어를 이해하고 있는가?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가? 이 차이를 구별하는 명확한 방법은 아직까지 없다고 한다. 전혀 엉뚱한 대답을 하는 환각 문제와 같이 현 기술의 한계를 다루기도 한다. 이처럼 인공지능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명과 암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이 책은 달콤하지 않다. 그렇기에 앞으로 인공지능을 대비하기 위해 영양 만점인 든든한 필독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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