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나 - 지구상 가장 비싼 자산의 미래
마이크 버드 지음, 박세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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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 이 책은 토지의 역사를 다룬다. 인류 문명의 시작부터 현대 글로벌 경제까지 항상 토지는 그 문제의 중심에 있었다. 역사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인류의 이야기는 엄청나게 달라진다. 흔히 접할 수 있는 정치, 전쟁, 기술 발전이 아니라 '토지'가 어떻게 작동했느냐이다. 약 3200년 전 바빌로니아의 하인 문나비투의 토지 소유권 기록이 세겨진 석판 쿠두루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위세를 떨친 왕이나 장군이 아니다. 그저 하인의 기록이 지금까지 명확하게 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것이 그가 토지를 소유했기 때문이다. 토지는 권력을 부로 전환하는 최초의 수단이었다. 저자의 통찰력은 집요하다. 장대한 시간 사이에서 토지가 만들어낸 사건을 핀셋처럼 집어낸다. 광활한 토치를 담보로 신용을 창출하려 했었던 식민지 개척자들, 이러한 시선이 영국의 봉건 귀족과 충돌하여 독립혁명의 중요한 기폭제가 되었다고 해석한다. 이처럼 역사적 사실에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토지가 만들어낸 인류의 역사는 무엇인가? 그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날카로운 시선으로 역사의 단면을 해부한다.


2. 원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토지의 덫(The Land Trap)'이란 대체 무슨 말인가? 이것은 다음과 같은 딜레마를 뜻한다. 토지 가격의 상승은 자산 불평등이나 세대 갈등, 출산율 저하와 같은 사회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서문에서는 서울 아파트를 예시로 들기도 한다. 토지 가격의 하락은 담보 자산을 위험에 빠드려 장기 침체를 만들 수 있다. 올라도 문제, 내려도 문제라니. 진퇴양난의 상황이 아닌가. 이것이 저자가 바라보는 현대 자본주의의 맹점인 것이다. 독창적인 개념이지만 가볍게 넘어갈 수 없는 예리함이 있다. 이는 단순히 역사책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다. 저자는 현재 중국이 역사상 최대의 부동산 거품에 직면했다고 진단한다. 모든 투자처를 억제하면서 부동산으로만 자금이 쏠리게 만든 현 상황, 파멸적인 금융투기가 서구를 능가한다는 말이다. 비슷한 사건을 1980년대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에서도 발견할 수 있을까. 역사는 반복될 것인가, 뉴노멀로 나아갈 것인가? 앞으로 어떻게 미래가 펼쳐질지 궁금해지는 엄중한 경고다.


3. 저자는 이코노미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출신이다. 그래서인지 복잡하고 방대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전혀 지루하지가 않다. 소설이나 드라마 같이 인간은 원래 이야기에 쉽게 빠지지 않는가. 이 책도 독특한 이론만큼이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을만한 생생한 사례를 들려준다. 국내 독자를 위해 한국어판 서문을 준비한 것도 이와 맡닿아 있다. 서울의 살인적인 아파트 가격, 전세 제도, 낮은 출산율, 가계 부채 문제와 같이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문제들을 저자만의 이론으로 명쾌하게 풀어낸다. 혹여나 서양의 사례에 맞게 쓰여 읽기에 불편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이렇게 처음부터 공감할 수 있는 소재로 시작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맥아더 만큼이나 동아시아의 운명을 바꾼 인물이었다는 경제학자 울프 라데진스키의 이야기도 매우 흥미롭다. 그에게는 농민에게 토지를 분배하지 않으면 공산주의를 막을 수 없다는 신념이 있었다고 한다. 이것이 일본과 대만 그리고 한국까지 성공적인 토지 개혁을 이끌고 안정적인 자본주의 발전의 토대가 되었다니 얼마나 결정적인가. 토지 분배가 체제 안정에 얼마나 중요했는지 새로운 관점을 만날 수 있다.


3. 저자의 뛰어난 역량이 글로벌한 안목을 키울 수 있도록 한다. 홍콩과 싱가포르를 비교 분석하는 부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홍콩 정부는 재정 수입의 상당 부분을 토지 임대권 매각에 의존하면서, 인위적으로 토지 가격을 높게 유지하였다. 세계 최고 수준의 부동산 가격은 시민들의 삶을 짓누르는 숨겨진 세금과 다름 없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전혀 다른 정책으로 성공을 이끌었다. 리콴유는 공공 개발로 인한 토지 가치 상승의 이익은 공동체의 귀속되어야 한다는 확고한 철학이 있었다. 안정적인 주택 가격 덕분에 자본이 부동산 투기가 아닌 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가 홍콩을 압도하는 역동적인 경제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처럼 토지 문제는 한 국의 장기적인 명운을 결정할 수 있다. 이 책은 지금 뜨거운 이슈를 가볍게 훑고 가지 않는다. 부동산 문제로 깊은 사회적 고통을 겪고 있는 한국 사회 문제의 근원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 역사적으로 토지는 국가의 덫이었다.


#리앤프리 #부동산은어떻게권력이되었나 #마이크버드 #알에이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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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과 객관 - 과잉 정보의 시대, 본질을 보는 8가지 규칙
키코 야네라스 지음, 이소영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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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 저자의 이력이 신기하다. 그는 '데이터 저널리스트'다. 전자 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스페인의 대형 언론사 '엘 파이스'에서 데이터 저널리즘 및 비주얼 내러티브 팀을 이끌고 있다. 그에게는 과학자의 엄밀함과 기자의 날카로움이 있다. 우리에게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수학적인 개념이 있다. 바로 '지수적 현상'이다. 복리의 계산부터 펜데믹의 확진자 추이까지 상상도 못할 폭발적인 확산을 설명할 때 접하곤 한다. 그는 자신의 고국인 스페인에 코로나가 퍼지던 시절을 회고한다. 국가 봉쇄령이 발효된 3월 13일 바이러스에 따른 사망자는 132명이었지만, 2개월 후 사망자는 4만 6천명에 달했다는 충격적인 데이터를 들려준다. 추상적인 수학 개념은 우리의 현실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2. 이 책은 재밌다. 생생한 이야기가 통계와 만나 맛깔나게 어우러진다. 우리의 세상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유럽 뱀장어의 신비로운 생애 주기에서 이와 같은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사르가소해에서 태어나 수천 킬로를 이동하니 어느새인가 다시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 죽는 그들의 움직임을 예측하기란 매우 쉽지 않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공식과 같은 선형적인 현상은 현실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모든 건 비선형적으로 흐른다. 모든 사건을 단일 원인으로 파악하면 본질을 놓칠 수 있다. 이를 알려주기 위해 저자는 체르노빌 사고에는 휴먼 에러부터 운영진의 실수, 부실한 안전 문화까지 여러 요인이 연쇄적으로 맞물린 결과라는 것을 설명한다. 스포츠 선수를 설명할 때도 운과 실력이 엄청나게 작용한다.이처럼 흥미로운 예시와 사려깊은 해석이 있으니 지루할 틈이 없다.


3.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뭐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손쉬운 해결책으로 우리를 유혹할 때가 많다. 모든 것을 해결하는 단 하나의 아이디어는 이곳에 없다. 오히려 저자는 세상의 복잡성을 인정하며 상황에 맞게 질문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제공하고자 한다. 나는 우연에 속고 있는가? 나는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착각하고 있는가? 이 표본이 편향되지 않는가? 나에게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NBA를 보니 농구를 잘하면 키가 쑥쑥 자란다."고 주장해보자. 누구나 터무니 없는 얘기라고 할 것이다.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착각한 셈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이보다 더 교묘하고 자연스럽게 침투한 미신들이 많다. 우리가 세상을 완벽하게 이해하거나 예측할 수 있다는 오만함을 버려야한다. 겸손하고 또 겸손하라. 겸손함은 단순히 도덕적 미덕이 아니라 불확실한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는 유연한 전략이다.


4. 통계는 어떻게 우리를 속이는가?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지만, 숫자를 다루는 인간은 충분히 거짓말을 할 수 있다. 어떻게 숫자와 그래프를 읽어야 하는지 '데이터 리터러시'가 중요해지는 요즘이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여론조사에도 무응답 편향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성을 갖춘 표본을 구하기란 대단히도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직관은 쓸모 없는 것인가? 아니다. 저자는 직관을 완전히 버리라고 하지 않는다. 직관이 언제 우리를 배신하는지 깊이 이해하고, 객관적인 데이터와 숫자로 이를 보정하여 더 나은 판단을 하라는 조언이다. 책 제목을 다시 보면 이 책의 주제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직관과 객관을 균형있게 수용하라.


#리앤프리 #직관과객관 #키코야네라스 #오픈도어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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튠 인 - 판단을 흔드는 열 가지 함정
누알라 월시 지음, 이주영 옮김 / 이든서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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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 맹점(Blind spot)뿐만 아니라 '농점(Deaf spot)'을 파악하라. 이 책의 가장 혁신적인 주제, 농점이란 무엇인가? 맹점이 "무엇을 보지 못하는가"에 대한 문제라면, 농점은 "무엇을 듣지 못하는가"에 대한 문제다. 흘려듣기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버나드 메이도프의 폰지 사기 사건이 그 예시다. 회계사 해리 마코폴리스는 단 4시간도 안되는 시간으로 그의 사기를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와 증권거래위원회는 그의 목소리를 한귀로 흘려듣고 메이도프의 명성에만 집중했다. 농점이 수십억 달러의 피해와 수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한 것이다. 정보 과잉과 소음으로 가득찬 현대 사회에서는 그만큼 흘려듣기가 너무나도 쉽다. 우리는 수많은 것을 보고 살지만, 정작 중요한 목소리를 듣는 데에는 소홀한 것이 아닌가.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찰해보면, 가장 중요한 신호에 귀 기울여라. 우리는 충분히 비합리적이며, 편안함이라는 관성에서 벗어나야 함을 절실하게 느낀다.


2. 우리의 편향으로 이끄는 열 가지 무의식적 요인이 무엇일까? 저자는 'PERIMETERS'라는 프레임워크를 소개한다. 각자 앞 글자를 따서 Power 권력, Ego 자아, Risk 위험, Identity 정체성, Memory 기억, Ethics 윤리, Time 시간, Emotion 감정, Relationships 관계, Story 이야기라는 10가지 요소를 뜻한다. 우리의 상황을 대입해보면서 복잡한 심리적 편향들을 분석해보자. 전문가 의견에만 맹신하는 건 권력의 함정, 초기의 판단을 유지하려는 고집은 자아의 함정으로 볼 수 있다. 존스타운의 집단 자살 사건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파악할 수 있다. 신도들은 짐 존스의 카리스마에 넘어가는 '권력', 유토피아를 향한 그들의 믿음은 '자아', 이 사회의 일원이라는 '정체성'이라는 편향에 빠진 것이다. 이와 같은 함정을 극복하고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과학적 전략인 SONIC 또한 마지막 챕터에서 제시하기 때문에 해결책까지 명확하다. 빨리 빨리에 너무나도 익숙해진 시대, 우리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


3. 현대 사회를 바라보는 데도 사뭇 날카롭다. 저자는 현 사회를 '초고속 사회', '데이터 중심 사회', '시각적 사회', '양극화된 사회'로 규정한다. 요즘에는 숏폼이나 배속 같이 누구나 빠르고 즉각적인 도파민에 빠져있지 않는가? 이렇게 초고속 사회는 단기적 사고방식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주의력을 감소하고 분산시킨다. 야구 모자를 눌러 쓰고 지하철에서 연주를 한 조슈아 벨의 일화를 봐도 그렇다. 우리는 들리는 것의 가치보다 보이는 화려함에 현혹되는 '시각적 사회'에 살고 있다. 게다가 사람들은 무엇이든지 이분법적으로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세상은 단순히 1차원 혹은 2차원이 아니다. 중도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세상에는 많은 미묘한 차이가 존재한다. 흘려듣기는 순전히 개인의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건 우리에게 달렸다.


4. 흥미로운 일화와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쓰여진 책이다. 그래서 더욱 몰입하며 읽었던 것 같다. 외과 의사의 생일에 수술받은 환자의 사망률이 더 높다는 사실, 인간의 '주의 분산'은 전문가마저 무관하지 않고 생사를 가를 수 있는 거대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로큰롤의 제왕인 엘비스 프레슬리의 삶을 PERIMETERS으로 분석하는 부분도 기억에 남는다. 그의 매니저였던 톰 파커 대령과의 관계는 '권력'의 함정, 대중적 이미지에 갇혀버린 그의 고뇌는 '정체성'의 함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론적 설명과 함께 한 인간의 모습을 곁들어 설명해서 크게 와닿았다. 편견들은 이렇게 유기적으로 얽혀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수도 있다. 여기에서 대니얼 카너먼의 시스템 1, 2를 언급하듯이 그가 저술한 <생각에 관한 생각>과 같이 읽으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좋은 의사결정을 가르쳐준다는 점에서 <후회없음>이나 <결정력 수업>이 생각나기도 한다. 그만큼 단단하고 유용한 통찰을 가져다주는 지침서다. 마치 현대 사회의 생존 메뉴얼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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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모부신 운과 실력의 성공 방정식 - 주식 투자에서 메이저리그까지 승률을 극대화하는 전략
마이클 J. 모부신 지음, 이건.박성진.정채진 옮김, 신진오 감수 / 에프엔미디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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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을 이렇게 체계적으로 다루는 교양서는 드물다. 복잡한 세상에 맞설 수 있는 통계적 사고방식을 키울 수 있는 좋은 책. 나심 탈레브, 네이트 실버와 결이 비슷하다. 운이 개입하는 영역에서는 우위를 점해도 나쁜 결과를 만날 수 있다. 모르고 이기는 것보다, 알고 질 수 있는 삶을 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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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 지능 - 집단 두뇌가 만드는 사고 혁명 프린키피아 8
한나 크리츨로우 지음, 안은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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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집단 지능'이다. 사실 그동안 뇌과학 교양서에서는 개인의 두뇌 능력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지에 초점을 맞췄던 거 같다. 그것이 자기계발서로서 수요가 많으니까. 저자는 오히려 이것이 우리의 한계를 만들고 해롭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정말로 도발적이면서 흥미로운 아이디어지 않나. 이러한 시각으로 출발한 것이 제목으로 삼은 '초연결 사고'다. 그는 우리 인간은 생각보다 이성적이지 않고 편향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니 내가 아닌 '우리'로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 우리 종은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새로운 접근법을 찾으려는 타고난 욕구가 있다. 이것은 개인이 가진 지식과 관점의 한계를 우회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개인에서 집단으로, 우리의 다음 목표는 어디일까. 앞으로 더욱 거대한 사회적인 통합 집단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상상을 해본다.


2. 집단 지능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저자는 독자들이 직접 실천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방법론에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챕터 마지막에서 볼 수 있는 '실습하기' 섹션은 이러한 특징을 잘 보여준다. 각 챕터에서 논의된 과학적 원리를 실제 상황에서 적용해볼 수 있는 기회다. 가족과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경청의 시간을 나누기도 하며, 편안한 자세로 앉아 팀원에게 불안감을 느꼈던 기억을 가라앉히기도 한다. 오늘날 많은 기업들은 팀워크 훈련에 명상을 도입한다고 한다. 명상을 통해 우리가 존중을 받는다고 느끼고, 무의식적으로 정서 지능을 높이며 우리를 보호해준다고 하니 얼마나 실용적인가. 우리는 만성적 외로움의 시대를 살고 있다. 진정 우리가 회복해야 하는 건 주변과의 관계, 그것이 강력한 집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실마리다.


3. 신경세포부터 인류 문명까지 이 책의 스케일은 어마어마하다. 이 책은 신경과학이 지능과 IQ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미시적인 주제로 시작한다. 이것은 가족과 직장으로 확장되어, 대규모 집단지능과 인공지능까지 거시적인 주제로 도달한다.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류의 일원으로서 후손에게 무엇을 남겨줄 수 있는지 더 나은 상상력을 재고하기도 한다. 인간은 미래를 상상할 수 있기에 여기까지 도달했다. 우리가 인내심을 가져 조심스럽고 장기적으로 인류 전체를 생각하는 일도 우리의 책무인 것이다. 즉각적인 쾌락과 보상과 관련된 측좌핵 영역을 넘어 장기적인 안목을 관장하는 뇌 영역인 전대상피질을 활성화하는 것이라는 설명까지 덧붙인다. 전반적으로 신경과학적 근거가 탄탄하다. 게다가 집단 지능은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뇌 없는 식물조차도 어느 정도 집단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로 놀라웠다. 우리가 바쁜 일상 속에서 놓쳐온 세계를 이렇게 넓은 시야를 볼 수 있다는 건 큰 축복인 거 같다.


4. 이 책은 대담한 질문을 던진다. 다른 사람에 뇌에 있던 기억을 나에게 각인한다면? 뇌와 뇌를 연결해 직접 정보를 주고 받는다면? 이것은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공상이 아니다. 지금 신경과학의 최전선에서는 이러한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델가도 박사의 말처럼 인간의 본성은 정적이기보다 정말로 역동적인 거 같다. 우리의 강박적인 자기 탐구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게 아닐까. 지식을 외면할 수 있을까? 기술을 외면할 수 있을까?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저자도 우리가 벌집이나 개미 군체처럼 사회적으로 통합된 거대 집단으로 진화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그곳은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 우리의 뇌를 데이터화할 수 있는 브레인넷이 발달한다면 인류가 가지고 있는 개별적인 지식이 어마어마하게 응축되지 않을까. 그가 들려주는 상상력은 대단히 기대되는 동시에 두렵기도 하다.


#리앤프리 #초연결지능 #한나크리츨로우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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