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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들과 친구 되는 법 - 호기심이라는 배를 타고 ‘우리’라는 섬에서 ‘그들’의 세계로
스콧 시게오카 지음, 이윤정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이 글은 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호기심을 종종 어린아이의 전유물 정도로 여기곤 하는 거 같아요. 스콧 시게오카의 <별에서 온 그들과 친구 되는 법>은 이러한 통념에 정면으로 도전하며, 호기심이 가진 놀라운 깊이와 가능성을 탐구하는 도서입니다. 저자는 자신을 "도시에 거주하는 진보적 동양계 미국인이자 정신적 퀴어인 하와이 출신 교수 겸 연구자"로 소개하는데요, 그의 다층적인 정체성만큼이나 이 책이 다루는 호기심의 세계는 복잡하고도 매혹적입니다. 호기심이 세상을 바꾼다는 문장은 처음에는 이상하다 느낄 수도 있을 거에요.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호기심은 단순한 지적 유희를 넘어, 우리 삶의 태도와 사회를 변화시키는 근본적인 힘으로서 조명하고 있어 깊이 빠져들게 됩니다.
이 책은 '깊은 호기심'이라는 개념을 명확히 제시하고, 이를 실천할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DIVE 모델'을 제안합니다. DIVE 모델은 벗어나기(Detach), 의도하기(Intend), 가치 있게 여기기(Value), 수용하기(Embrace)라는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되는데요. 이는 잊고 지냈던 나의 지적 근육을 다시 단련하는 훈련법처럼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벗어나기'는 우리가 가진 고정관념, 편견, 그리고 섣부른 확신에서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는 연습을 의미해요. 저자가 트럼프 지지 집회에 참여해 자신과 정치적 견해가 극단적으로 다른 이들과 대화를 시도하며, 스스로의 선입견을 마주하고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하려 애쓰는 과정은 특히 인상적입니다. 이러한 접근은 그의 솔루션이 실제 삶에서 부딪히는 갈등을 해결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합니다. 저자 자신이 '깊은 호기심'을 직접 실천하고 그 변화를 온몸으로 증명해 보였다는 사실 덕분인지, 저도 할 수 있겠다는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요.
단순히 개인의 성장을 넘어, 현대 사회가 겪는 무관심의 시대와 그로 인한 분열, 고립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룹니다. 저자는 호기심의 부재가 어떻게 우리 사회의 소통 단절과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시키는지, 그리고 이것이 개인에까지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설득력 있게 제시해요. 특히 저자는 '깊은 호기심'을 위해 직접 미국 전역을 45,000마일이나 여행합니다. 자신과 전혀 다른 배경과 신념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려 했던 경험은 책의 주장에 강력한 진정성을 더합니다. 그의 여정은 이 책이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혐오와 불신이 팽배한 세상에서 어떻게든 연결의 끈을 찾으려는 간절함으로 다가왔어요. 어쩌면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갈등 역시, 서로에 대한 호기심' 잃어버린 데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별에서 온 그들과 친구 되는 법>은 우리가 잊고 지냈거나 혹은 가볍게 여겼던 '호기심'이라는 감정의 놀라운 가능성을 발견합니다. 단순히 세상을 이해하는 도구를 넘어, 타인과 진정으로 연결되고, 나아가 더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필요한 근본적인 태도를 제시하고 있어요. 혹시 현대 사회의 극단적인 대립에 피로감을 느끼거나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과의 공존을 모색하는 분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중간마다 호기심을 갖도록 직접적으로 도와주는 '연습문제' 페이지도 흥미로웠고요. 명쾌한 해답도 해답이지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 용기를 주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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