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 디젤 미스터리 - 전쟁 전야, 천재 엔지니어이자 사업가의 운명 속으로
더글러스 브런트 지음, 이승훈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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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참 독특합니다. 루돌프 디젤의 이름에서 딴 '디젤 엔진'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유명한 발명품입니다. 하지만 그의 일생을 다루는 책은 많이 생소하죠. 더글러스 브런트의 <루돌프 디젤 미스터리>는 그가 살고 있던 20세기 초 격동의 시대 속으로 이끕니다. 소설가로 알려진 저자는 왜 디젤이라는 인물에 주목했을까요. 이러한 궁금증이 책을 읽을 수록 점점 해소되는 거 같더라고요. 그의 삶에는 미스터리 소설보다 예측 불가능한 서스펜스와 그 시대적 의미가 숨어 있었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전기나 역사책을 넘어 그가 만들어낸 기술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어떻게 엇갈리는 운명을 맞이하는지 드라마틱하게 그려내고 있어요.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잊혀진 인물을 역사 속 무대로 불러냈다는 점입니다. '디젤' 하면 당연히 엔진이나 연료를 떠올리겠지만, 정작 그 이름을 새긴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 거에요. 가난한 파리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천재적인 재능으로 만인의 엔진을 꿈꿨던 루돌프 디젤. 그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증기 엔진 시대의 비효율성과 석탄 연료의 환경 파괴에 맞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발명품은 곧 전쟁이라는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 그 의미가 변질되기 시작합니다. 전함과 잠수함에 디젤 엔진이 탑재되면서 그의 기술은 인류의 발전이 아닌 파괴의 도구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것이죠. 이처럼 그의 딜레마적인 삶은 기술의 양면성과 시대적 상황의 중요성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읽을 수록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기술, 경제, 정치 그리고 인간의 욕망이 복잡하게 얽힌 20세기 초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어요. 군사력 확장의 야망을 가진 카이저 빌헬름 2세와 석유왕 존 록펠러의 독점 전략, 윈스턴 처칠의 개혁적인 노력 등은 디젤 엔진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책은 디젤의 발명이 끼친 다양한 영향력을 제시하며 권력의 하수인이 된 자본주의의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음모론들은 계속해서 몰입감을 불어넣고요. 무엇보다 저자는 디젤의 실종 미스터리를 단순히 흥미 위주의 소재로 다루지 않습니다. 다양한 정황 증거와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디젤의 죽음이 정치적 음모의 결과일 가능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요. 우리는 개인의 죽음을 시작으로 사회 정의에 대한 질문에 도달하게 됩니다.


<루돌프 디젤 미스터리>는 뛰어난 스토리텔링으로 긴장감과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그러면서도 기술 발전이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어요. 이러한 고민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단순히 경제적 이익이나 권력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우리는 항상 그 윤리적인 측면에 질문해야 하죠.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기술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키우고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하도록 도와줍니다. 재미있는 미스터리 논픽션을 원하는 분들 뿐만 아니라 기술에 대해 깊이있는 성찰을 얻고 싶은 모든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그의 역사를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닌 현재를 비추는 거울로 살아숨쉬고 있습니다. 더글러스 브런트와 함께 잊혀진 천재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미스터리한 여정은 정말로 손에 땀을 쥐도록 재밌었습니다.



3줄 요약

1. '디젤 엔진'의 발명가 루돌프 디젤의 드라마틱한 일생을 조명하며, 가난한 이민자 출신에서 만인의 엔진을 꿈꿨던 그의 이상과,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의 도구로 변질될 위기에 놓인 기술의 양면성을 깊이 있게 다룹니다.

2. 디젤의 삶에 드리워진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과 실종 미스터리를 중심으로, 20세기 초 기술, 경제, 정치적 현실을 생생하게 재현하며, 권력과 자본에 의해 엇갈리는 인간의 운명을 조명합니다.

3. 기술 발전의 양면성과 윤리적 문제에 대한 고민을 제기하며, 기술이 단순한 경제적 이익이나 권력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비판적 시각을 키우고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해야 함을 역설합니다.


#루돌프디젤미스터리 #더글러스브런트 #세종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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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의 심리학 - 예술 작품을 볼 때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오성주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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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미술관 문턱은 여전히 높습니다. 작품 해설을 읽어도 속 시원한 답을 얻기가 힘들고, 이름 있는 작품 앞에서 "이게 정말 좋은 그림일까?"라는 의문이 맴돌기도 하죠. 저도 그렇더라고요. 많은 사람들에게 미술은 동경의 대상이면서도 쉽게 거리감을 좁히지 못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오성주 교수의 <감상의 심리학>은 이런 간극을 좁히기 위해 심리학과 미술을 결합한 독특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저자는 강단에서 예술심리학을 가르친 적이 있는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입니다. 그가 미술 전문가는 아니지만 미술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풀어낸다는 참신한 시도를 가능케하는 이력을 가지고 있죠. 이 책은 미술관이라는 낯선 공간을 위해 필요한 마음의 지도를 그려냅니다.


앞서 말했다 싶이 이 책은 기존의 미술 교양서와는 확연히 다른 길을 걷습니다. 대부분의 책들이 화가의 생애나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는 데 집중하는 반면 이 책은 '감상자'에게 초점을 맞춥니다. "왜 우리는 특정한 그림을 좋아하는지", "미술관에서 사람들은 그림을 어떻게 지켜보는지"와 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미술의 감상을 하나의 심리적 경험으로 접근해요. 예술심리학이라는 다소 생소한 학문을 통해 우리의 인지와 감정이 미술 작품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과학적으로 분석합니다. 내 마음속 어딘가에 존재했던 생각을 콕 집어주는 느낌이더라고요. 특히 제목과 설명이 감상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는 점과 미술관 환경이 관람객의 행동을 위해 치밀하게 설계되었다는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작품 뿐만이 아닌 감상에 영향을 주는 외부적인 요소들까지 메타적으로 다뤄서 유익하더고요. 그냥 무심코 지나쳤던 요소들이 감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게 됩니다.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미술을 지식에서 경험의 영역으로 이끌어낸다는 점이에요. 미술 작품은 더 이상 외워야 할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나의 감정을 자극하고 나의 경험을 풍요롭게 만드는 존재가 됩니다. 저자는 딱딱한 이론 대신 쉽고 친근한 어조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해요. 특히 수많은 삽화가 첨부되어 있어서 작품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최대한 전문 용어를 최소화하고, 일상적인 언어로 설명하고자 노력했다는 인상이에요. 그러면서도 내용의 깊이를 잃지 않는 균형 감각을 보여줍니다. 미술과 심리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한 사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구성이에요. 덕분에 저도 재미있는 교수님의 강의를 수강한 느낌이었습니다.


<감상의 심리학>은 단순한 미술 교양서가 아닙니다. 미술과 인간의 내면을 동시에 탐구하는 복합적인 인문 서적과 같아요. 미술 작품 앞에서 막막함을 느끼거나 미술 지식 이상의 폭 넓은 관점으로 작품을 이해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미술관에 간다면 이전과는 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더 이상 정해진 답을 찾기 위해 애쓰지 않고, 제 감정에 솔직하게 마주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예술을 향한 문턱을 낮춰주면서도 삶의 깊이를 더해주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3줄 요약

1. 이 책은 기존 미술 서적과 달리 감상자의 심리적 경험에 초점을 맞추어 해석합니다. 예술심리학을 통해 작품과 감상자의 상호작용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독자 스스로 미술 작품을 경험하고 의미를 부여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2.  딱딱한 이론 대신, 쉽고 친근한 어조와 풍부한 삽화를 통해 독자가 미술을 지식의 영역에서 경험의 영역으로 확장하도록 돕습니다. 미술 작품은 감정을 자극하고 생각을 확장시키는 존재가 되며, 독자는 작품과의 교감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발견합니다.

3. 단순한 미술 정보를 넘어, 미술과 인간 내면을 동시에 탐구하는 교양서로서의 가치를 지닙니다. 예술 작품 감상을 통해 자신을 탐구하고 삶의 깊이를 더할 수 있도록 돕는 여정을 제시합니다.


#리앤프리 #감상의심리학 #오성주 #북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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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핑 포인트의 설계자들 - 빅 트렌드의 법칙과 소셜 엔지니어링의 비밀
말콤 글래드웰 지음, 김태훈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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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유명한 베스트셀러의 후속작이 나왔습니다. 그동안 사회는 역동적으로 변한 만큼 <티핑 포인트의 설계자>는 더욱 세련된 시선으로 사회적 전염력을 바라봅니다. 말콤 글래드웰의 이름 앞에는 늘 베스트셀러 작가와 같은 수식어가 따라붙습니다. <티핑 포인트>, <블링크>, <아웃라이어>를 통해 사회 현상을 꿰뚫는 통찰력과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았죠. 저 역시도 그의 책들을 읽으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곤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신작에 대한 기대감도 엄청났는데요. 과연 이번에는 어떤 새로운 이야기로 우리를 놀라게 할까. 저자는 '티핑 포인트' 이후에 25년이 지났는데 세상은 어떻게 변했고, 그의 시선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 속으로 초대합니다.


제가 이 저자를 좋아하는 이유인데요. 책을 펼치자마자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들을 쏟아냅니다. 그는 '오버스토리', '슈퍼전파자', '매직 서드'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며 사회적 흐름을 분석하는 독창적인 프리즘을 구축합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오버스토리'라는 개념이에요. 사회 구성원들의 사고와 행동에 깊숙이 영향을 미치는 지배적인 서사를 의미하는 '오버스토리'는 미디어, 정치,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우리의 인식을 형성하고 행동을 유도합니다. 1970년대 NBC의 인기 미니시리즈 '홀로코스트'가 홀로코스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극적으로 변화시킨 사례는 오버스토리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줘요. 하지만 동시에 누가 어떠한 의도로 오버스토리를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사회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혹은 왜곡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책임감 있는 미디어의 역할, 비판적 사고를 잃지 않는 소비자의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죠.


'슈퍼전파자'와 '매직 서드' 역시 매우 흥미로운 개념입니다. 소수의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사회적 흐름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슈퍼전파자'는, 정보의 확산과 여론 형성에 있어 개인의 책임감을 강조합니다. 점점 네트워크가 발달하면서 역사상 가장 빠르게 정보가 전파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해도 무방하죠. 또한, 소수 집단이 3분의 1의 일정 비율 이상을 차지할 때 사회적 역학 관계에 큰 변화가 일어난다는 '매직 서드'는 다양성과 포용성이 사회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설명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개념들을 맹목적으로 수용하기보다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도 있을 거 같아요. '슈퍼전파자'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자유를 과도하게 억압하거나, '매직 서드'라는 단순한 기준으로 사회적 다양성을 획일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는 경계해야 할 사고방식입니다. 독특한 개념을 개방적으로 수용하되 균형 잡힌 시각으로 사회 현상을 바라보고, 맥락에 맞는 해석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할 거에요.


<티핑 포인트의 설계자>는 단순한 사회 현상 분석을 넘어,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숨겨진 이면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책입니다. 사회적 흐름을 설계하는 자들은 과연 누구이며, 그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합니다. 우리는 어떤 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할지 저자는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는 않아요. 대신, 끊임없이 질문하고 고민하며 사회 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합니다. 저자의 책이 무릇 다 그렇지만 사회적 흐름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 싶은 분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복잡한 현실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반짝이는 영감을 선사할 것입니다. 사회를 종횡무진하는 말콤 글래드웰의 아이디어 덕분에 푹 빠져서 읽을 수 있는 비즈니스 서적이었습니다.


3줄 요약

1. 이 책은 '오버스토리', '슈퍼전파자', '매직 서드'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여, 미디어, 정치, 문화 등의 사회 현상을 독창적으로 분석합니다.

2. 말콤 글래드웰이 제시하는 독특한 개념은 정보 확산과 사회적 다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나, 맹목적인 수용을 경계할 필요도 있습니다. 정보가 빠르게 전파되는 시대에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고 사회 현상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합니다.

3. 사회 현상의 이면을 파헤쳐 독자에게 질문합니다. "사회를 설계하는 자는 누구이며, 그 의도는 무엇인가?" 답을 제시하기보다 끊임없는 고민과 비판적 시각을 통해 사회를 바라볼 것을 제시하며 반짝이는 영감을 선사합니다.


#리앤프리 #티핑포인트의설계자들 #말콤글래드웰 #비즈니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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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알토, 자본주의 그림자 - 미국경제 욕망의 역사
말콤 해리스 지음, 이정민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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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을 마주했을 때, 정말로 압도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만큼 내용도 인상적이었고요. <팔로알토, 자본주의 그림자>는 한 지역의 역사를 따라 자본주의의 그림자를 따라가는 논픽션입니다. 저자인 말콤 해리스는 월가 점령 시위의 한복판에서 트위터로 사람들을 모으고 법정 다툼까지 벌였던 논쟁적인 인물입니다. 그저 흥미로운 가십거리가 아니라 세상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행동하는 지식인의 면모를 짐작하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성공 방정식을 다루는 기존의 비즈니스 서적과는 궤를 달리합니다. 사회 문제와 기술 발전의 어두운 면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죠. '팔로알토'라는 제목은 그저 한 지역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자본주의 그림자'라는 부제에서 보듯이 지역사를 넘어선 더욱 거대한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었습니다. 저자는 팔로알토라는 작은 도시를 현미경 삼아 탐욕의 자본주의를 해부하는 야심찬 시도를 보여주죠. 읽는 내내 불편한 진실들을 마주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책의 가장 두드러지는 장점은 '유령'이라는 비유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독창적인 시각입니다. 저자는 팔로알토를 유령에 씌인 곳으로 묘사하며, 과거의 사건들이 현재의 불평등과 사회 문제에 깊숙한 관련이 있음을 강조해요. 골드러시 시대의 원주민 학살, 인종차별적인 주택 정책, 실리콘밸리의 눈부신 성공 뒤에 감춰진 노동 착취 등, 잊혀질 수 없는 역사의 비극들을 끊임없이 상기시키죠. 단순히 과거를 고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과거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지적합니다. 특히, 1964년 캘리포니아부동산협회가 주택 내 인종 차별을 허용하려 했던 '발의안14' 캠페인을 예로 들며, 부동산 권력과 투자 논리가 어떻게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지를 낱낱이 파헤칩니다. 읽으면서도 팔로알토라는 지역적 특성을 넘어서, 우리 주변의 자본주의 시스템이 어떻게 욕망에 잠식되는지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저자는 또한 거대한 역사 흐름과 미시적인 삶의 디테일을 능수능란하게 연결해냅니다. 팔로알토 동부 지역 갱단의 기원, 고속도로 옆 막다른 골목길의 도시 계획적 의미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이 어떻게 지역 주민들의 삶과 긴밀하게 연결되는지를 날카롭게 분석합니다. 도시 계획, 사회 문제, 경제 논리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현실을 생생하는 표현하는 저자의 집요함에 감탄이 나오더라고요.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등 팔로알토를 건설한 주요 인물들의 성공 뒤에 숨겨진 어두운 그림자를 드러내는 데도 주저하지 않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냉혹한 사업 수완, 빌 게이츠의 '소프트웨어 제국' 건설 과정에서 벌어진 불법 복제 논란 등에서 우리는 자본주의적 성공에 감춰진 이면의 윤리적 문제들을 목도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무거운 주제를 다룸에 있어서도 딱딱한 이론 대신 위트 있는 비유와 냉소적인 어조를 사용하여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해요. 덕분에 두꺼운 쪽수에도 술술 넘기며 읽었던 거 같습니다.


<팔로 알토, 자본주의 그림자>는 쉽지는 않은 책입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던지는 불편한 질문들은 우리가 외면해서는 안 될 중요한 문제들을 담고 있어요. 팔로알토라는 특정한 장소를 통해 자본주의의 심장을 해부하고, 그 작동 원리와 윤리적 딜레마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역사서가 아닌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요구하는 문제적 텍스트입니다. 자본주의에 대해 깊이 이해를 하고 싶거나 현대 사회의 불평등에 대해 비판적인 분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역사 속에서 현재를 되짚어보고 미래를 고민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테고요. 말콤 해리스의 과감하고 예리한 시선에 흠뻑 빠져든 시간이었습니다.



3줄 요약

1. 말콤 해리스는 <팔로알토, 자본주의 그림자>를 통해 실리콘밸리의 성공 뒤에 감춰진 착취, 불평등 등 어두운 역사를 파헤치며, 단순한 지역사를 넘어 자본주의 작동 원리를 날카롭게 분석합니다.

2. 과거의 사건들이 현재의 사회 문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유령'이라는 독창적인 은유로 제시하며, 1964년 캘리포니아 '발의안 14'를 예시로 사회 불평등 심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3. 팔로알토 동부 갱단, 도시 계획의 문제점 등 미시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며, 사회 문제와 경제 논리가 어떻게 지역 주민들의 삶과 긴밀하게 얽혀있는지 보여주며 거시와 미시적 요소를 탁월하게 연결합니다.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팔로알토자본주의그림자 #말콤해리스 #매일경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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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공식 - 금수저도 인플루언서도 아닌 보통의 사람들을 위한
스콧 갤러웨이 지음, 김현정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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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부의 '공식'이라는 대담한 제목.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는 교양서는 시중에도 수없이 많지만 마케팅 교수라면 무슨 이야기를 할지 정말로 궁금했습니다. 스콧 갤러웨이의 <부의 공식>은 보통 사람들의 부를 위해 최고의 성공 방정식을 제시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보여줍니다. 저자는 뉴욕대 경영대 교수, 연쇄 창업가, 팟캐스트 진행자, 베스트셀러 작가까지 화려한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미국의 자기계발 시장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라고 하네요. 그가 운영하는 'No Mercy / No Malice' 뉴스레터는 구독자 40만 명을 거느리며, 날카로운 인사이트로 거대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소재는 휘황찬란한 표지와 달리, 뻔한 클리셰로 끝나는 책이 많았던 인상 때문에요. 하지만 그가 보여준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예리한 비판은 이 책의 가치를 더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기존 재테크 서적의 틀을 깨는 솔직함과 현실성에 있습니다. "열정을 따르라"는 이상적인 문구 대신에,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고 숙달되면 열정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현실적인 조언이 정말로 와닿더라고요. 이상만 좇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는 젊은 세대에게 던지는 충고로 들렸습니다. 동시에 냉혹한 현실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해주고요. 제가 최근 스토아 철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저자는 이것을 재테크에 접목시킨 시도 또한 신선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욕망에 흔들리지 않는 내 안의 굳건함을 키워나가는 것이 부의 초석이라는 메시지는 깊은 울림을 줍니다. 생각보다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되새기게 해주는 책이에요.


'부 = 집중력 + (금욕 x 시간 x 분산)'이라는 간결한 공식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입니다. 각 요소마다 독립적인 챕터로 구성되어 있어, 저자의 경험과 통찰력이 녹아있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읽으며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집중'은 어떻게 커리어를 설계하고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며, '금욕'은 소비 습관을 점검하고 재정적인 자기 통제력을 키우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시간'은 복리 효과를 통해 자산을 증식시키는 마법을 설명하고, '분산'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투자 전략을 소개하고 있어요. 다만, 책의 내용이 미국 경제 환경에 맞춰져 있다는 점은 유의하셔야 할 거 같아요. 하지만 돈의 본질적인 가치와 원칙은 변하지 않기에, 각자의 현실에 맞게끔 알아서 받아들이면 충분히 유용하리라 생각합니다.


<부의 공식>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비법서와도 같습니다. 어쩌면 미국 자기계발 시장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거울이기도 하고요. 그의 책은 날카로운 통찰력과 직설적인 화법으로 우리에게 자극을 주고,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도록 돕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에 맞춰진 책이라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이 읽으면 가장 좋을 거 같아요. 하지만 그의 주장을 맹신해서도 안 될테지요. 저자의 미국 중심적인 시각이나 인간 관계에 대해 지나치게 계산적인 관점은 비판적으로 검토해볼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성공이라는 것은 주관적인 가치이며, 각자의 상황과 목표에 따라 다르게 정의될 수 있으니까요. 이 책은 단순히 부를 얻는 법이 아니라, 인생의 의미와 가치가 무엇인지 묻고 있습니다. 그러니 꼼꼼하게 읽으면서도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자신만의 공식을 만드는 것이 저자가 던지는 진정한 메시지일지도 모르겠네요. 스콧 갤러웨이의 독특하고 깊이있는 통찰력이 인상깊은 책이었습니다.


3줄 요약

1. 저자는 이상적인 조언 대신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하며 기존 재테크 서적과 차별화합니다. 스토아 철학을 접목시켜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면의 굳건함을 키우는 것이 부의 초석임을 강조합니다.

2. '부 = 집중력 + (금욕 x 시간 x 분산)'이라는 간결한 공식으로 책 전체 내용을 관통하며, 커리어 설계, 소비 습관, 투자 전략 등 각 요소별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합니다.

3. 저자의 날카로운 통찰력과 직설적인 화법은 자극과 영감을 주지만, 맹신은 경계해야 합니다. 부에 대한 주관적인 가치와 인생의 의미를 스스로 묻고 답을 찾는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공식이 필요합니다.


#부의공식 #스콧갤러웨이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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