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댄 애리얼리 미스빌리프 - 이성적인 사람들이 비이성적인 것을 믿게 되는 이유
댄 애리얼리 지음,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24년 10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댄 애리얼리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과 함께 행동경제학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가 쓴 <상식 밖의 경제학>은 행동경제학을 전세계적으로 대중화시킨 베스트셀러로 유명하죠. 그 책에서 저자는 개인의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으로 우리들의 사소하고 일상적인 경제활동을 설명했다면 이번 신작 <미스빌리프>는 인간의 비이성적인 믿음이 모여 어떻게 잘못된 사회가 탄생하는지 진단하고 있습니다. 좀 더 심각한 주제를 다루고 있죠. 그가 왜 이런 책을 쓰게 되었을까요? 저자는 2020년 백신 음모론자들에게 인류를 위협하는 악당으로 몰립니다. 자기와 가까이 알고 있는 사이마저 음모론에 빠져 자신을 의심하고 교수형을 당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에 적잖이 충격을 받지 않았다고 해요. 잘못된 믿음이 만들어낸 증오는 그의 가족까지 비방하며 살해 위협까지 했다고 합니다. 인간의 비합리성이 단순한 소비 생활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으로 심각한 갈등과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피부로 느꼈을 것입니다. 그가 직접 겪은 좌절과 고민들이 담긴 덕분에 단순한 비판을 넘어 음모론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이해하려는 그의 진심이 느껴집니다. 사회과학자답게 그 원인이 무엇이었을지 과학적으로 파고 들어가며, 이 책은 반지성주의를 무찌르려는 한 편의 비법서로 읽힙니다.
사람들이 음모론에 빠지게 되는 과정을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매력적인 책입니다. 저자는 감정, 인지, 성격, 사회적 압력이라는 네 가지 요소로 나눠서 이야기해요. 단순히 "비합리적이니까 음모론을 믿는다"라는 뻔한 설명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이런 잘못된 믿음에 빠질 수 있음을 진지하게 일깨워줍니다. 특히 사람들의 사소한 불안과 불확실성이 감정을 자극해 음모론에 더 쉽게 빠지게 만든다는 부분에서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부분이 많죠. 이런 요소들을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음모론이 어떻게 사람들의 삶 속에서 자리 잡게 되는지 체계적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다양한 연구 자료와 사례들이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어줍니다. 저자는 여러 연구와 논문을 인용해 잘못된 믿음의 배경을 설명하면서도 지루하지 않도록 사례와 연결해 풀어내죠. 베스트셀러를 여럿 만들었던 그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음모론자들과의 인터뷰 내용은 아주 생생하게 다가와요. 그들이 왜 그토록 강하게 믿음을 고수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단순히 비이성적으로 보이는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연구와 사례들은 독자가 책을 읽으면서 주제에 대해 입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제가 놀라웠던 것은 그의 포용의 자세였습니다. 그는 잘못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을 무조건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대신, 그들과 어떻게 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요. 음모론을 비판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더라고요. 덕분에 음모론적 사고가 단순히 반대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그들 나름의 이유와 과정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저 이상적인 말이 아니라, 우리가 진짜로 실천해야 할 과제처럼 다가오죠. 잘못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을 단순히 배척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는 것. 그게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미스빌리프>는 심리학과 사회학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에서 점점 심각해지는 잘못된 믿음과 정보의 문제를 탐구하는 책입니다. 음모론자들이 단순히 이상한 사람들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감정과 사고방식 속에서 어떤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챕터 중간마다 유용한 팁을 첨부하여 실용성을 더합니다. 이 문제는 소비자 뿐만 아니라 반대편에 있는 생산자의 관점으로도 봐야한다고 생각해요. 취사 선택을 유도하는 알고리즘이 사람들을 편향에 빠지게 한다는 "필터 버블" 문제가 대두된 적이 있죠. 따라서 인간의 심리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IT 서비스들이 어떻게 설계되고 작동하는지지 다각적으로 이해한다면 이렇게 우리 사회에 직면한 문제들을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관련 도서로 이 분야에서는 저명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을 추천드려요. 최근 음모론과 가짜 뉴스가 넘쳐나는 요즘, 우리 모두에게 의미있는 통찰력을 주는 독서가 될 것입니다.
3줄 요약
1. 이 책은 왜 사람들이 음모론에 빠지는지를 감정, 인지, 성격, 사회적 압력이라는 네 가지 요소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단순한 비합리성에서 벗어나, 우리가 누구나 불안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잘못된 믿음에 빠질 수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2. 팬데믹 동안 저자가 직접 겪은 음모론적 비난과 위협은, 잘못된 믿음이 사람들의 삶과 관계에 끼치는 심각한 영향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저자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음모론자들을 단순히 비난하기보다는, 그들과 소통하며 이해하고자 하는 포용의 자세를 강조합니다.
3. 다양한 연구 자료와 음모론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음모론의 배경을 풍부하게 풀어냅니다. 또한 챕터 중간마다 실용적인 팁을 포함해 독자들이 이 문제를 현실적이고 다각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컬처블룸서평단 #컬처블룸 #미스빌리프 #댄애리얼리 #청림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