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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맛있다
푸르메재단 엮음 / 이끌리오 / 2005년 11월
평점 :
나는 몇년 전..이지선이라는 여대생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접할 기회가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교통사고(사실..교통사고의 고통은 누구도 생각지 못한 일이겠지만)로 얼굴에 큰 화상을 입었다는..엄청 안타까운 이야기였는데..이 책의 소개글 속에 그녀의 이름이 있었다. 궁금했다. 그녀는 그 고통과 당황스러움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호기심과 궁금 속에 읽어내려가기 시작...
사는게 맛있다. 책 제목이 너무 희망적이어서 였을까..유독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마음이 착찹했다. 얇고 단순한 표지에, 생각보다 너무 짧게 짧게 씌여진 여러개의 글들이 서로 다른 초점에서 장애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다. 나도 비장애인으로 태어나서 어릴때부터 갖고 있었던 장애에 대한 편견이 있긴 있더랬다. 사회의 생각이 변하고 사람들은 장애인을 보는 시각들이 많이 벗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편견의 시선은 있다. 영화관이며 지하철의 리프트..그 이전에 비해 편의시설은 조금씩 늘어가고 있지만, 그러나 눈에띄게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은 갖기 힘들다. (점차 나아가고 있는 중이긴 한데, 좀..미흡하지 않나 싶다)
어느날 갑자기 사고로 얻은 고통과 장애라는 짊을 짊어진 사람들.. 그들이 갖었을 두려움과 분노에서 현실을 있는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는 적응과 수용의 단계에 이르기까지의 고통.. 비장애인들에 의해 장애인들의 권리마져 알게모르게 빼앗기고 있는 현실...에대해.. 알게되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잘못된 편견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좋은 계기도 되었다.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 ' 을 말했던 성은주님의 글을 보고난 후 비장애인들이 그것을 도움이란 미명아래 실행하고 있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그녀는 장애인도.인간으로서..그 장애인의 뜻을 존중해줘야 한다고..말하고 있다.) 당연한 얘기인데..왜 지켜지기가 어려울까. 장애인들만이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인 것이다. (함께 해결해 가야 할 문제이면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는 별로 없다. 그 때문일까? 장애인들의 문제가 장애인 그들만의 문제로 치부해버리고 잊어버리는 일만 남는것 같다. 학교도 달라야 하고..그들의 편의를 위해 또 비장애인들의 편의를 위해 서로 달라야 하는 현실 속에서 함께 풀어가야할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와는 조금은 동떨어진 이야기 같은 현실에. 놓여진 우리의 편견의 생각이 장애가 아닐런지.. )
장애인에 대한 생각을. 편견을 고쳐주려는 의도보다는..장애인들의 재활문제를 해결하고저 발간된 책인것 같아서 좀..뭐랄까..살짝 아쉬웠다.. (재활병원설립을 위한 기금마련..뭐 이런거 말이다) 책 한 권을 통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꾼다는 것은 뭐..엄청난 배팅이라고 까지 볼 수 있겠다만. 이 책 선택한 독자로서는..그런 아쉬움이 남는..그런 책이었다. 앞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들이.. 생각이 아닌 현실에서 나타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