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아기돼지 삼형제>이야기는 10번도 넘게 읽어보았지만, 그 많고 많은 책들 속에 늑대가 화자가 되었던 책은 이 책이 처음인것 같다. 아기돼지삼형제를 다 잡아먹은 극악무도한 늑대라고 묘사되었던 책에 대한 늑대의 변명섞인 변명이 이 이야기를 만들어내었던 게 아닐까.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늑대의 재채기에 홀랑 짚으로 만든 집이 사라지고 돼지가 죽어버려서 하는수 없이 먹을 수밖에 없었다는 늑대의 말에 돼지들은 아마도 기가막히고~코가 막히다~고 말하고싶진 않을런지.. 늑대의 입으로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 꼭 이 책만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앉아서 '내가 늑대라면?'하는 가상의 주제로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보는것도 흥미로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딸은 늑대가 되어서도 돼지를 잡아먹진 않을꺼라고 말한다. 늑대가 돼지를 잡아먹는것이 우리가 소고기, 돼지고기를 먹는것과 같다고해도.. 여전히 아이들에겐 동화속의 돼지들은 그들의 친구일뿐이다. ㅎ 늑대의 타당성은 인정받지 못했지만, 아이와 여러 다른 길로 <아기돼지 삼형제>이야기에 접근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고 또 우리도 다른 화자가 되어 동화를 만들어보는것도 좋겠다는 생각에, 아이가 만든 색종이로 만든책속엔 돼지삼형제네 집에 놀러간 늑대가 나쁜 마음을 접고 착한 늑대가 되어 돼지형제와 친구가 되어 함께 줄넘기도 하고 오래도록 베.프가 되어 오래도록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이야기가 그림과 함께 보존되고 있다. ㅎ 그러고 보니, 아이들의 생각은 참 이쁜 구석이 많다. 어른이 미처 생각해내지 못한 새로운 착하고 귀여운 생각들을 자꾸 만들어낸다. 무궁무진한 녀석들.. 책을 읽으니, 정말 그들의 작은 머리속에 생각주머니가 점점점 더 자라고 있는 것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