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할머니 (작가가 읽어 주는 파일을 QR 코드에 수록) - 2010 문광부 우수교양도서 선정 작가가 읽어주는 그림책 1
김인자 지음, 이진희 그림 / 글로연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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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에서 한글자, 한글자에 정성을 쏟아 책을 읽어준다. 그 바람에 나는 눈으로 책 장을 넘겨간다. 이게 웬 호강~이야~
한 번을 듣고, 두번 세번 듣다보니, 자꾸만 흘러나오는 할머니의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귀기울이게 되었다. 

시골에 혼자 사시면서 조용히~집에 계시는 걸 좋아하시는 할머니.
글자를 읽을 줄 모르는 할머니에게 '세상의 빛'이 되어준 민정이와  할머니의 잔잔한 이야기가 내 가슴을 적셨다.
이 이야기가 실화를 바탕으로 씌여졌다고는 하지만 동화일 뿐인데
읽고 또 읽고 나니, 아이들의 동화라고 하기엔 뭔가 짠한~ 마음 한구석을 뎅~하고 울리고 지나가는 듯하다.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 세대들도 그렇게 배우셨던 때가 아니였던지라 글을 모르는정도는 아니지만, 글을 쓰고 읽을 줄 모르는 분들은 좀 있는것 같다. 가까운 예로, 작년쯤엔가 집으로 놀러오신 고모님께 휴대폰의 '문자보내기'를 가르쳐드릴려고 하다보니, 쑥스러운 낯빛으로 '난 글을 몰라'하시는걸 보고 깜짝놀랐다. 고모댁 언니오빠들 모두 4년재 대학에 다 나오고 해서 고모가 글을 모르실줄은 정말 생각도 못했었기 때문이다. 내가 가르쳐드릴까?하고 생각도 했었는데... 마음속으로 생각만 했지, 진짜 가르쳐드리지 못했던게 마음속에 아직 남아있었던 것이 떠올랐다. 

손녀딸이 그림책을 읽어드리면 깜깜하던 세상이 환해진것 같다'고 하시는 할머니. 이제 일흔이 넘으신 우리 고모께도 더 늦기 전에 글을 가르쳐드려야지...나도 못한 것을 민정이는 해냈다. 뿌듯하고 가슴벅차면서 알 수 없는 뭉클함이 가슴속을 파고 들었다. 

다섯살란 우리 아이는 자꾸 할머니의 구수한 사투리가 마음에 드는듯했다. 자꾸만 "엄마가, 할머니 자? 하고 물어봐봐"하면서 '할머니 자?'를 시키터니만, 본인은 할머니의 사투리를 맛갈지게 따라하고는 책을 읽어내려간다. ㅋㅋ   

"할머니 자?"  

"아녀~안 자. 어여 계속 혀~" 

그 부분이 제일 재미있다고 한다. 아마도 사투리를 재미있어하는것 같았다. 요즘은 엄마,아빠,아이들과 함께 사는집이 많아서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정을 느끼며 사는 아이들이 드물어 더 할머니,할아버지와 함께할 것이 없다고만 생각했지,이렇게 민정이처럼 멀리 시골에 계시는 할머니를 위해 전화 한 통화를 할 생각을 못해봤다니, 참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글을 모르시던 분은 아니시지만, 한번도 전화로나마 책 읽어드릴 생각도 못해봤다니... 이미 돌아가셔서 안 계신 내 할머니 이광자 할머니께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 =.=; 

잔잔한 그림과 꼭꼭 곱씹는 듯한 저자의 책읽어주는 소리가 너무 좋았다. 그에 비하면 평소 나의 책읽기는 너무 빠르게 읽어주는 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한 글자, 한 글자에 공을 들여 읽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책 읽어주다가 목이 너무 아프거나 할 때 음악처럼 책을 읽어줄 수 있어 좋은것 같다. 또 아침에 아이 깨울때 안 일어난다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것보다 요 CD를 넣으면 10분안에 후딱 깨어 걸어나오는 효과도 누릴 수 있었다. ㅎ 또 낮과 밤 버젼 별로 들을 수 있는 점도 좋은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할머니에게 글을 알려주고픈 손녀의 마음이 느껴지는것 같았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동화라 좋았다. 매일 읽어주기만 하다가 나에게 책을 읽어주는 듯한 이 책은 몇개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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