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점 아빠 백점 엄마 -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 동시집, 6학년 2학기 읽기 수록도서 동심원 14
이장근 외 지음, 성영란 외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시집을 받아들고 한 2주가량 거의 매일 이 동시들과 함께 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것같다. 손바닥만한 크기에 굵기도 얇고 부담은 없었지만, 매일 같은 내용을 읽어준다면 아이가 재미없어 하겠지? 그래서 하루에 아이가 고르는것 3~5개, 내가 마음에 드는것 3~5개씩 골라 거의 매일 읽어주고 나도 간만에 동시에 (그리고 시 라는 것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는 시간이었다.

초등학생들을 위한 책이겠거니~생각했는데, 다섯살짜리 우리 꼬맹이의 감수성을 잘 만져주었던 것 같다. 우리는 삼십년이라는 짧지 않은 긴 시간적 공간을 깨고 서로의 감성을 공감하고 함께 나눌 수 있었으리라 . ㅎ 읽으면서 어쩌면 그렇게 하나같이 재미있게 썼는지.. '왜 상을 받았는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했다. 

다섯명의 작가의 동시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나는 이정인님과 이장근님의 시들에 많은 공감을 느꼈다.. 그렇다고 다른 이들의 시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것은 아니다. 글마다 자기의 감성이 녹아있는거니까 ~ 다름을 존중하며..몇가지 재미있는 동시들을 소개할까 한다. 

이장근 님의 <귓속 동굴 탐사>

귓속에서 소리가 난다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저벅저벅 발자국 소리가 난다
누가 내 귓속 동굴을 탐사하나 보다 - 중략- 
 

<힘센층>이라는 제목의 동시에서는 무거운 다른 층(우리아파트는 19층까지 있던데..)들을 다 업고 있는 1층이 제일 힘센층이라 말하고 있었다. 아..난 그런 생각 한번도 못해봤는데, 읽고 보니, 진짜 그러네~ (감탄~) .<뽀뽀하는 장면> 이란 동시속에는 가족들 사이에서 정말 한번쯤은 있었던 일을 소재로 하고 있다. 그 속에서의 아이들의 심리(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를 솔직하게 다뤄주고 있어 그들의 동시가 빛나보인다. 타이틀 제목인 <빵점 아빠 백점 엄마>는 다른 사람들이 많이 소개할테니까.. 나는 좀 더 다른 재미를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그것말고도 재미있는 거 많아요~ 
 
우리딸이 재미있어하는 이정인님의 <10분 친구>와<뽀뽀하는 장면>과 이장근님의 <방에 갇힌 날>은 나도 정말 마음에 들고 심히 공감되는 동시다. 너무 많은 시들이 공감가는지라 다 소개하긴 어렵고.. 그 중 몇개를 조금 소개해도 될까 모르겠다.

<방에 갇힌날>이장근

숙제 다 할 때까지
방에서 나오지 마라
쾅!
방문이 닫혔다
방에 갇혔다

형아, 다 했어?
아니.
형아, 얼마나 남았어?
다 해 가.
방문 앞에서 조르는 동생

동생이 거실에 갇혀 있다
-----------------------------
<10분 친구>이정인

학교에서 쉬는 시간 10분씩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동안 10분
학원 차 타고 학원 가는 동안 10분
학원 차 타고 집으로 오는 동안 10분

엄마, 10분만 놀다 올게요!

나는
친구들하고 놀 시간
10분밖에 없다.

내 친구는 모두
10분 친구들이다.
------------------------
아이는 이 동시들의 내용을 이해했을까? 아마도 재미있는 친구들이라 여기며 이걸 좋아하는것 같기도 하고 그 속내는 알 수 없지만, 서글프기도 하고 그와 동시에 지금 우리 아이들이 모습이 이런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좀 안쓰러워지기도 한다. 아이들이 공부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이런 동시와 책들로 마음의 위안을 삼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어느날 한번 쯤은 생각해보았던 것들이었다. 한 번도 생각지 못했던 것들도 많이 있었긴 한데, 글로 옮겨보지 못했는데.. 해봤어야 했다. ㅎ 시도는..우리는 이 동시들을 만난 이후로 여러가지가 닮아가고 있는듯하다.

은행잎이 수두룩하게 깔린 낙엽을 밟으며 걸어갈 땐, 아이도 나도 시인이 되었다. 말을 하고 있지만, 동시처럼 운율있는 노랫말로 서로의 운을 띄우며, <빵점 아빠 백점 엄마>동시집에서 봤던 것처럼 우리도 우리만의 동시를 3개째 만들어놓았다. ㅎㅎㅎ 이렇게 뿌듯할 수가.. 별것 아닌것 같지만, 우리만의 동시를 만들었다는 게 너무 좋다~

이 동시집에서 안 읽은 동시가 하나도 없어지던 날.. 우리 꼬맹이 하는말..
(책표시 뒷쪽에서 다른 책을 소개하는 글을 보고는) "엄마, 우리 이것도 읽어보자", "난..요게 재미있겠는데..?"하며 동시에 대한 무한사랑을 뿜어냈다. 아무래도 조만간 그 중 한권을 입수해 꼭 읽어봐야할것 같다.
너무 재미있었다. 다른 동화나 소설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상콤한~엑기스를 만난것 같다.   그림도 너무 잘 어울리고~동시 내용을 떠올리기에 적합하다고 느꼈다. 또 무겁지도 않고 작아서 휴대하기도 좋아 아이랑 외출할때에도 챙겨가 본다. 어렵지않고 재미있게 동시에 접근할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 

나~동시 읽는 여자야~ ㅎ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