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퇴선언 -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죽을 만큼 매달린 사람들의 이야기
박은몽 지음 / 살림Friends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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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의 제목을 봤을때, 좀 끌렸다고 해야하나? 몇 달전에 읽었던 『나 대안학교 졸업생이야!』를 읽었을때처럼 공고육의 잘못된 이면을 보여주는 책인가? 자퇴를 종용하는 책은 아닐까. 잘못된 우리네의 공교육을 꼬집는 책은 아닐까 하고.
차차 읽으면서 그 모든 생각들이 다 틀렸음을 느낄수 있었다.  
 
어떤 청소년들은 이제 학벌은 중요치 않다고들 말한다. 서태지도 고등학교 중퇴고 김창렬도 중퇴고 재즈 피아니스트 진보라도 자퇴라고 알고 있다. 그래서 학교쯤은 아무것도 아닌것 같고 가출도 한때의 추억으로 하고 막살다가 '내가 좋아하는 일을 위해 그랬다'고 말할 수 있을 그런걸까.  정말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모든것을 다 내 버려두고 다니던 학교도 접고 그 일에만 매달려야 옳은걸까.  이책의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수집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모두 자신의 꿈을 위해 자퇴를 결정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들의 일면을 들여다 보면, 꿈때문에 자퇴했다는 사람들은 지극히 일부이고, 집안 살림이 어려워 학교를 다닐수 없을 만큼의 형편으로 인해 공부를 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다. 그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학벌쯤은 문제되지 않았더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천재라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꿈으로 삼은 사람들은 다 자퇴를 해야하는건 아니니 오해하지 말았으면 한다.
 
이청용은 한눈팔지 않고 축구에 올인했고, 너무 가난해 아파도 치료조차 할 수 없었던 폴포츠는 끝까지 가수가 되고 싶었던 꿈을 포기할수 없었다. 너무 말라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아야 했던 그래서 더더욱 한번도 모델이 되겠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던 지젤 번천은 1%의 가능성을 잡기로 한다. 미혼모의 아이였어도 왕따였어도 그 속에 꿈이 있었던 잡스, 혼자놀기의 진수를 보여줬던 그에겐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열정이 있었다. 머리속의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학벌도 배경도 가난같은 재정문제도 그들에겐 문제가 될 수 없었다. 

영국의 달동네 브릭스톤 빈민가의 존 메이저(전 영국총리)는 가난과 교통사고로 절름발이가 되는 고통속에서 정치에 대한 꿈을 꾸고 있었기에 훗날 영국총리가 될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호되게 매질을 당해야 했던 월트 디즈니, 불우하게 자랐지만, 늘 재미있고 따뜻한 이야기와 미래의 꿈을 상상했다. 그는 가슴속에 꿈을 창조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불행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힘이었다. 그들은 정말 셀수 없이 많은 실패를 거듭한 후 마지막 순간에 찾아온 성공이었다.
어떤이들은 그것이 행운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행운도 노력의 결과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겐 행운의 기회도 잡기가 어렵기 때문일것이다. 
 

이 책속의 그들은... 말한다. 익숙한 세계는 편안하다고. 뭔가를 이루고 싶어도 익숙한 자리에 머물러 있다면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제대로 꿈을 꾸지도 않으면서 뭔가가 현실 속에서 이뤄지기를 기다리고만 있다고. 혼자서 꾸는 꿈은 그저 꿈에 불과하단다. 하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무조건 남보다 더 앞서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보다 나 자신에게 주목해야 한다.  끊임없이 자신의 낡은 세계를 깨고 새로운 세계를 추구하면서 창조해야 한다고 말한다. (제임스 카메론)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일이 다 직업이 되고 내 꿈이 될 수 있는것일까? 나는 아직 내가 좋아하는 일이 뭔지 잘 모르겠는데.. 혹은 내가 잘 할수 있고, 내 열정을 불사를만한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는데..아직 발견하지 못했는데..하는 젊은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쯤에서 저자의 말을 살짝 인용해볼란다.

그러나 자기가 좋아하고, 가슴 뛰는 일을 찾으라는 말에는 함정이 있다. 꿈도 마찬가지이다. 재미를 느낀다고 모두 꿈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재미를 느끼는 일이 무조건 내 꿈이 된다면 요즘 젊은이들은 모두 프로게이머가 되어야 할 것이다. 즐기기 위한 일이냐, 정말 가슴 깊은 곳에서 원해서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이냐를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 판단이 정확해야 내 꿈을 정확하게 찾을 수 있다. 163p

여전히 어려운 말로 들리긴 매 한가지인것 같다만. 그냥 스쳐 지나가는 열정인지, 나와 함께 오래도록 머무를 수 있는 열정인지를 판단해야 내 꿈을 정확하게 찾을 수 있단다.    

 어떤 이들은 항상 새로운 것이 세상에 나오면 이렇게 말한다. "저 아이디어 별 거 아니야. 나도 저런 생각 했었는데..."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상상한 아이디어를 밀어붙이는 힘이다. 남의 꿈만 기웃거리고 남의 방법만 분석한다면 내 꿈에 대한 방관자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은 두려워말고 내 마음이 이끄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라는 책이다. 뜨거운 열정에 부르르 떨어보기도 하고. 아무도 간 전 없는 새로운 길에 과감히 첫발을 내 딛을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라고  권면해주는. 행운도 준비된 자만의 얻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해주는 책이다. 단순한 성공을 꿈꾸지 말고 마음이 오래도록 행복한 열정으로 가득찰 수 있는 그런 꿈을 꾸도록 지지해주는..반복된 실패와 좌절속에 있는 나에게 누군가 따뜻한 손으로 내 어깨를 두드려주는 것 같은 느낌의 그런 책이었다.  

 그래서 꿈을 꾸고자 또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책이되었으면 한다. 절망하고 좌절해서 자살까지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읽혀져서 나보다 더 건강하지 못하고 어렵고 힘들어서 좌절되고 실망할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이야기를 발판 삼아 그들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밑거름이 되면 어떨까. 우선은,단순한 성공이든 뭐든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에 한발짝 발을 떼는 연습을 두루두루 많이 했으면 좋겠다. 이 책속의 위대한 인물들이 되어보라고 허황된 기대를 심어주는 게 아니다.  스펙을 키우기보다는 스토리에 살을 찌울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꿈에 애태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책은 <자퇴 선언>이라는 제목보다는 그에 걸맞는 '뜨거운 열정을 품어라'나 '꿈을 키우는 사람들의 이야기' 같은 이야기에 걸맞는 책 제목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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