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알드 달의 발칙하고 유쾌한 학교
로알드 달 지음, 퀀틴 블레이크 그림, 정회성 옮김 / 살림Friends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로알드달의 자전적 성장소설이다. 로알드달의 말을 인용하자면 
 ' 자서전은 어떤 사람이 자신의 인생에 대해 쓴 책을 말한다. 대개는 시시콜콜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라고 한다.
이 책속의 이야기들은 모두 사실이란다. 

큼직하게 볼만한 내용들도 있지만, 시시콜콜한 어린시절의(나같으면 기억도 나지않을..그런.) 에피소드까지도 로알드달의 입담으로 아주 맛갈나게 풀어나가고 있다. 그래서 그런가 아직 로알드달은 할아버지임에도 매력적이다. ㅎㅎㅎ

어쩜 그렇게 재치있는지... (그래서 작가가 되었겠지만) 또 어쩜 그렇게 그때의 일들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해낼 수 있는건지.. 부럽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 아마도 작은 추억의 사진과 물건들이, 그가 그동안 엄마에게 보내졌던 필담들이 모여 이뤄낸 소중한 물건들이 있어 더 가능하게 했던것이리라. 

이 이야기들은 사실을 말하고 있지만, 하나도 지루하지 않고 온갖것이 흥미진진하며 어떤내용은 통쾌하기까지 했다. 아이들의 책이라고는 믿을수 없을만큼 너무 뽕~빠져서 읽게만들었고, 서른중반을 넘어선 내게 '이제 나도 슬슬 자서전을 준비해야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다른 책들보다 좀 오래 읽었던 것 같다. 다 읽고나서도 또 앞을 뒤적여가며 재미있는 부분을 골라 또 읽게 했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몽창~다 읽어버리고 싶게하는 '무서운 식탐(?)'에 시달리게도 하고. 

역시, 어린시절의 대부분은 학교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것 같다. 내 경우에도 그렇고...로알드 달의 경우에도 특히나 채벌과 선생님들 그리고 친구들이 그의 어린시절의 대부분을 장식했던 모양이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사탕가게 할머니의 복수에 얽힌 이야기와 쪼잔한 하드캐슬 대위(라틴어 샘) , 그리고 변기 데웠던 이야기 등이었다.  더럽고 지저분한 할머니의 만행(?)에 맞서 싸웠던 용감한 친구들의 행동에 읽는 나도 함께 그곳에 있었고, 그들이 복수의 희생량이 되었을때에는 나의 엉덩이도 같이 부어오르고 있었다.  하지않은일을 했다고 말해야하는 순간에는 살짝이 짜증을 넘어 증오에 가까운 감정을 함께 공유할 수 있었다. 혹시 이 책을 읽으면서 '이건 순~말짱 거짓말이야. 이런 선생님이 어딨어?"하며 이 책의 내용을 부정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을지 모르겠다만..있다. 내 학창시절에도 있었다 .. 서울 광진구에 산에 위치하고 있는 D학교에 그런 선생님 깔렸다고 꼭~말해주고 싶다. (신변의 위협을 받을지도 모르겠다만..ㅋㅋ 사실이다)  자신의 궁뎅이를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왜 그리 어린 후배의 궁디는 사랑할 수 없었을까..안쓰럽기까지. 

어찌 보면 너무 우울하고 암울하고 재미도 느낄수 없었던 학교의 규칙(좋은말만 써야하는건..예전 군대와도 비슷하다는 생각이~)들 속에 저자는 어떻게 행복하고 유쾌한 생각들을 해내며 그 시절들을 보낼수 있었을까. 그건 본인 나름의 긍정적인 천성과도 연관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아들을 믿고 지지해주는 엄마'와 '불편한 몸에도 모든걸 다 해낼 수 있었던 맥가이버 아빠'의 영향도 있었을것이다.  무조건 학교에만 교육을 맡기고 무관심한 엄마들도 많은데.. 학교를 옮겨서까지 자식의 사랑을 아끼지 않는 엄마의 믿음에도 박수를 보낸다. (이건 치맛바람과는 조금 다른 내용이므로 이 책을 꼭 읽어보고 판단하길~! )

그런 따뜻한 지지와 사랑이 있었기에  그가 이런 이야기들조차 재미있게 엮어낼 수 있는 입담좋은 이야기꾼이 된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글을 쓰는사람들은 콤플렉스가 많은 사람으로 알고 있었다. 약간 성격도 소심하고.. 그런데, 로알드달은 운동도 잘하고 무엇보다 괜찮은 직장도 다녔었던 인.재.였.다. 팔방미인이었네..? 몰랐던 새로운 사실~ 멀리 여행하듯 파견근무를 하면서 즐기면서 했던 그의 생활.. 여러다양한 경험들이 그의 이야기를 일구고 만들어져 뼈대를 만들고 그의 입담으로 살을 붙여 우리에게 좋은 작품으로 툭툭~던져 나와질때마다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것 같다.

이번 작품을 통해 로알드달의 세세한 이야기들까지 알아버렸다. 그래서 더 가까워지고 친해진것 같은 느낌이 든다.  초콜릿과 사탕을 좋아하는 평범하고 지극히 아이다운 소년이었다. 나랑 입맛도 비슷하고..ㅋ 긍정적인 생각도 마음에 들었다.
"우린 당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사이가 되었어요. 달씨! 앞으로도 더 친하게 지내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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