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크는 아이들 - 백화현의 가정독서모임 이야기
백화현 지음 / 우리교육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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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저껜가 TV프로에 백화현선생님과 학생하나가 출현한 것을 봤다. 드뎌 책의 중요성을 세상이 받아들이기로 한 게 아닐까? 흐흐흐..  '아버지는 보물이요,형제는 위안이며, 친구는 보물도 되고 위안도 된다'(벤자민 플랭클린)고 했다. 그들에게 책과 또 독서모임을 함께 했던 사람들이 바로 그런 친구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부모는 책으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어떻게보면 무모해보이기도 하겠지만, 그 대로만 커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겠다. ㅎ 책대로 아닌, 책을 읽으면 얻을 수 있는 모든 좋고 나쁜 영향(결과)들은 아이들에게 맡기고 그 길을 열어주는 선생님의 방법을 배워보고 싶었다. 두꺼운 책의 두께에 눌리기엔 그 속에 들은 내용이 너무 궁금했다. 그렇다고 이 책을 쭉쭉 읽어내려갔던 것은 아니었다. 웬지 그렇게 읽어버리기엔 그 여행의 부분부분들을 읽어내기 어려울것만 같았다. 그래서 어디에서든 들고 다니며 그 안의 그들의 느낌들을 생생하게 음미하면서 읽었다. 대부분의 글들이 학생들의 글이라고 느껴지지 않을만큼 논리정연하고 느낌을 적어내려간 것들조차 정돈된 표현들이라 놀라웠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나도 책을 좀 읽었다면 읽었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임에도 중.고등학생의 글쓰기의 표현의 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이 내내 머리속에 맴돌았다.

 

재미위주의 책을 읽는것에만 치우쳤던 나의 책읽기와는 달리, 백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고루분포된 책읽기를 가르쳐주고 싶으셨다. 그래서 월별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는 책읽기와 글쓰기(주로 책을 읽고, 조사를 하고 발표하는 독서모임이었다)를 하면서 주일저녁을 보냈다고 한다. 어찌보면 선생님이어서 가능했을거라는 (지도할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니까~ㅎ )생각이 들면서도 그 바쁜 와중에, 또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기를 더 바랄 것 같은 부모일수도 있었을텐데, 사고의 전환(?)으로 '급할 수록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신 선생님의 가르침을 다시금 새겨보는 소중한 시간 될 수 있었다.  


저자의 바람대로 글쓴 학생들이 느낌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읽었다. 어쩜 그렇게들 자신의 생각을 잘 썼는지..ㅋ 간혹 한솔군의 글이 미소를 머금게도 하고 공감가는 글로 종종 보여주었다. 여행을 하면서 역사를 배우고, 단순히 책을 읽어 암기하는 식의 공부가 아니라 자료를 준비하고 계획하고 발표를 하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낸 모든 독서모임참가자들의 이야기들이 너무 재미있었다. 다소 무겁고 어려운 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참..재미있게 읽었다. 그 곳의 생김새의 이유와 그곳에서 만난사람들과의 이야기와 또 그들에게서 느끼는 다른 감정과 모든 여정의 이야기들이 나도 그곳에서 함께 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전해졌다고나 할까. 책을 읽으면서 그들과 함께 걷지도 않았음에도 피곤함이 느껴지는것은 왜일까. ㅎㅎㅎ 

글은 쓰는 사람을 말해주고 또 글쓴이의 생각과 성격을 전달해 준다는데에 뜻을 같이 한다. 백선생님이 그러셨듯이 나도 그들의 글을 읽으면서 '사려깇은 은선이는 은선이같고 단순한 듯 명쾌하면서도 속이 깊은 재현군의 글은 그러했다.  또 감성적이며 따뜻한 벼리,여린듯하면서도 근성이 강한 한솔이는 한솔같았다.  지적이며 자유분방한 송요역시 그러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쓰는 글은 어떤 느낌일까..하는 생각에 잠시 빠져들어보기도 했다. (좀 횡설수설 한 듯...ㅋ) 각자의 기행문도 대단했지만, 찬반논술문에서도 그들의 강렬한 생각들을 읽고 나니, 책을 읽으면 정말 생각과 글쓰기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하는 게 놀라웠고 또 그런능력들을 키워주는 토론식의 발표도 많은 도움이 됨을 경험할수 있었던 것 같다. 별천지에 와서 새로운것을 무더기로 얻어가는 느낌이 이럴까.

독서모임을 통해 혼자책을 읽기보다 함께 나눌수 있어 행복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꾸 욕심이 앞서게 되었다.  아직 아이가 어려서 여행도 뭣도 어렵다고 머리속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문제는 아이에게 있는게 아니라 귀찮아하는 내게 있음도 알았고. 단순히 독서가 재미있고 좋아서 읽는것도 좋지만, 편독보다는 다양한 독서를 권장할만 하겠구나...하는 생각도 얻을 수 있었다. 또 그 책속의 내용을 찾아 여행과 결부시켜 책 속의 그림이 아닌 추억의 한 장면으로 만들어주신 독서모임 친구들에게 감사를 표하고싶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서른 중반이 넘도록 내가 생각해보지 못했던 책에 대한 진지한 태도와 여행이라는 다른 방향에서의 신선한 바람을 느끼고 싶었다고 말하고 싶다. 

아쉬운 한가지가 있다면 이런 활동들이 사회활동은 많이 인정되면서, 정말 이런 (돈주고도 얻지 못할) 경험들이 또 그들이 쓴 기행문들이 정상참작도 되지 못한다는 점이 좀 많이 아쉬웠다. 우리나라의 획일화된 공부열이, 보다 다양한 분야의 질좋은 교육문화로 바뀌어가야할것이 아닌가... 하는 한탄섞인 아쉬움도 드러내본다.  

이 책을 통해 읽는 나도 함께 좀 더 성장한 것 같다. 그리고 편독대신 다양한 책들과 만나고 싶은 내 안의 마음도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였다.

그리고 이 책 안에 소개해주신 여러종류의 책들중 꼭 읽고 싶은 책들이 많이 생겨서 괜시리 마음만 바쁘다. ㅎ 행복한 책읽기였음에 감사한다. ㅎ 또 아이들에게 그런 신뢰를 교감할 수 있는 선생님들이 더 많은 세상이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도 갖어본다.  그 같은 모임을 만들어 우리정신건강을 살찌워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린다.(고맙습니다. 좋은경험이었어요! ) 더 많은 모임들이 곳곳에 생겨났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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