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영 ㄱㄴㄷ 비룡소 창작그림책 8
박은영 글.그림 / 비룡소 / 1997년 4월
평점 :
품절


같은 저자의 <기차ㄱㄴㄷ>은 도서관에서 읽어본적이 있었는데...그닥 흥미를 못 느껴했었다. 어떤 분들은 그것보다는 재미가 못하다고 하신 분들도 있었지만, 이제 막 한글에 관심을 갖고 흥미를 느끼는 아이에게는 꽤 적절하게 들어맞는 책이 아닐까싶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보다는 조금 세밀하진 않지만, 준영이로 보이는 아이가 ㄱㄴㄷㄹ에 맞춰 편안하게 아이를 맞이한다. 적절한 단어와 그 단어에 맞게 한 두줄 정도의 이야기가 연이어 숨어있다.

이렇게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니 재미있기도 하다. 어떤 다른 책에서는 좀 억지스럽단 생각이 들기까지도 했었는데, 준영ㄱㄴㄷ은 왠지 친근하기까지하다. 
  
냉장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냉장고 문을 여는 거예요.
냉장고 안에는 항상 맛있는 것이 가득 차 있거든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냉장고 안에는 간장종지같은 작은 그릇과 아이스크림통 딱 세 개의 음식물만이 보인다.
"에게~ 뭐야 조금밖에 안들어있잖아~? "
내가 먼저 발견하지 못한걸 아이는 꼭 나보다 먼저 찾아낸다.
그래도 냉장고에 머리가 들어있는 모습은 이 책을 한결 재미있게 보여주었다.
"어머..이 오빠 좀 봐~ 냉장고에 머리! "
아이는 저보다 키가 더 크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의 준영이를 오빠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어....그러네? "   


로봇
나는 내 방 청소하는 것을 제일 귀찮아하지요
이다음에 나는 과학자가 되어서 내 방을 청소해 주는 로봇을 꼭 만들 거예요. 

단순히 귀찮아하는것에 그치지 않고 커서 과학자가 되면, 방을 청소해주는 로봇을 만들꺼라는 준영이의 포부가 내 포부인양... 가슴이 괜히 뿌듯~ 뻑적해져 마음이 부자가 된다. 우리아이도 그런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두 날개가 되어주어야지.. ^^; 

ㅎ 마지막 ㅎ을 읽을때면 아이는 쪼르륵 이불 속으로 들어가 부끄러워한다. ㅋㅋ
그도 그럴것이 준영이가 하는 짓중 자기와 닮은 점이 꼭 하나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였을까.
 

휴지
배가 아파 울고 있는 친구들을 치료해 주었어요.
약을 바르고 아주 넓은 휴지 붕대로 감고......
 

엄마에게 이런일로 혼난 적이 생각이 난단다. ㅎ  "친구들이 아픈데 어떻게 해? "
한글에 관심이 있답보니, 스스로 읽을 줄 아는 자는 떠뜸떠뜸 읽어내고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한다.

엄마도 옆에서  "우아~ 잘 읽네?? "
그쯤 에서 그만 뒀어야하는건데..
"이거는..? " ,
"이거는..? "
아이는 모르는지 천장만 쳐다보고. 슬슬 짜증이 나는지.. "그거는 몰라~" 한다. 

아이의 흥미를 공부로 바꿔버리는 이상한 능력이 있는 엄마. 난 참..이상한 능력이 있다. ㅋㅋ
아이의 생각주머니가 커진 것 만으로는 만족이 안되니? 엄마야?  ㅋㄷㅋㄷ  

책을 읽으면 아이도 자라고 엄마도 자라는것 같다.  오늘 한층 더 키가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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