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의 시간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83
베르나데트 제르베 지음, 신유진 옮김 / 웅진주니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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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벨기에 그림책 작가인 저자는 자연과 생명의 변화, 시간의 흐름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그림책으로

주목받아왔다. 자연관찰 논픽션 시리즈로 유명하고, <네번의 시간>으로는

2021년 벨기에 아동문학상인 리비릿상 그림책 부문 수상을 했다고 한다.

​

1, 2, 3, 4 한 바닥 속 네 컷의 그림을 통해 무심코 지나치는 자연의 일부와

시간의 흐름을 포착해내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팽이가 움직이는 장면을 유심히 살펴본지가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달팽이 그림을 보고 피식 웃음이 났다.

왼쪽에 있는 글을 읽고 상상한 다음 오른쪽 그림을 보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었다.

1. 달팽이가

2. 오오오...

3. 오오오...

4. 오오오온다.

최선을 다해서 지나가고 있는 달팽이 지나가는 모습은 네 컷에 다 담기지 못한다.

네 번째 장면에서 달팽이의 전체 모습은 볼 수가 없다.

더 재미 있는 것은 달팽이1 이란 제목을 가진 이 그림 뒤쪽에 달팽이4까지 있다는 것이다.

1. 달팽이가

2. 떠나아아...

3. 아아아아...

4. 가아아안다.

달팽이4에서는 달팽이가 떠나가고 있으니, 역시 네 번째 장면에서 온전히 보이지 않는다.

작가의 재치와 함께 내가 놓치고 살아가는 많은 순간들을 떠올려보게 되었다.




역시 그림책 작가는 어른들은 잃어버린 동심을 간직하고 있어서 그런지

구름이 지나가고, 꽃봉오리가 열리고 오므라든 꽃이 피어나는 장면을,

나뭇가지를 물고 온 어미 새가 마침내 둥지를 완성해내는 장면을,

달팽이가 버섯을 배불리 먹고 떠나는 장면을, 고양이가 지나가는 장면도

사랑스럽게 포착해낸다. 사소하고 하찮아 보이는 장면 뿐만 아니라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나는 것도 놓치고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에

머릿 속이 갑자기 멍~한 느낌이 들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그림책이었다.


#그림책 #베르나데트제르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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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을 꽃이라 부르고 싶다
인향만리 지음 / 하늘아래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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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꽃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의 감정과 심리, 삶의 흔들림을 섬세하게 담아낸 책이다.

단순한 꽃말이 아니라 꽃 한 송이에 담긴 사랑의 시작, 설렘, 열정, 기다림, 그리움,

이별, 회복, 용기와 같은 마음의 결이 담겨 있어 정말 힐링이 되었다.

지금 내 마음이, 내 감정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조용히 들여다보게 되는 책이었다.

반가운 꽃도 있고 처음 보는 꽃도 있고 추억의 꽃도 있고,

꽃은 언제 보아도 기분이 좋아짐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 꽃 이름이 이거였구나 알게 되기도 하고, 꽃 세밀화가 흑백으로 수록되어 있어

이 꽃은 무슨 색이었는지 가물가물할 때는 검색해서 찾아도 보고 하면서

그야말로 읽는 내내 힐링의 시간이었다.

오래간만에 꽃차를 꺼내 음미하면서 꽃의 언어로 마음을 읽고,

채색으로 감정의 온도를 물들여보는 시간을 가지니 정말 마음이 정화되었다.



메리골드는 떠난 계절 뒤에도 마음에는 향기가 남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꽃이다.

겹겹이 둥글게 맺힌 황금빛 꽃송이들이 노을을 한줌씩 빚어놓은 듯 풍성하고

짙게 번지는 향기는 지나간 날의 웃음이 문득 되살아나는 기억처럼 따뜻하단

저자의 말이 와닿았다. 시들어가는 계절 속에서도 끝내 사라지지 않는 정열의 잔광을 머금고 있는

메리골드를 보면서 끝난 감정은 모두 사라져야 하는 건 아님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별과 끝맺음이란 모든 것이 사라지는 일이 아니라 한때의 사랑이 여운이 되어

오래 마음을 밝혀주기도 한다. 어떤 마음은 사라지지 않고 우리 안에서 또 다른 기억으로 남는다.

문득 떠오르는 미소 하나, 오래 전 말 한마디에 다시 따뜻해지는 일,

끝났어도 여전히 삶을 환히 비추는 기억들, 감정은 그렇게 흔적이 되어 우리를 지탱한다.

​

안스리움이 참 멋없게 생긴 꽃이라고 생각했는데 광택이 흐르는 붉은 꽃잎은

심장이 그대로 형상을 얻어 피어난 듯 선명하고, 중심에서 곧게 솟은 꽃대는 주저없는 고백이

하늘을 향해 뻗는 창끝처럼 당당하다는 표현을 들으니 다르게 보였다.

머뭇거림 없이 자신의 존재를 선언하는 멋진 꽃으로 말이다.

매끈하고 강렬한 자태에서 감춤보다 표현을 택한 생의 기세를 발견한 저자의 감성이 놀라웠다.

우리는 진심을 숨기는 편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며 좋아하는 마음도,

하고 싶은 말도 상처받지 않기 위해 접어두곤 하는데,

지나치게 감춘 감정은 스스로의 존재마저 흐리게 만든다.

기쁘다는 말을 솔직히 전하고 사랑한다는 마음을 늦지 않게 건네고

원하는 삶을 분명히 말하는 것은 중요하다.

안스리움은 진심이란 숨겨둘수록 안전한 비밀이 아니라 세상 앞에 드러낼 때

비로소 제 온기로 타오르는 심장의 언어임을 보여준다는 저자의 말을 들으니,

활기차고 단단하며 그늘 속에서도 결코 광택을 잃지 않는 안스리움의 대담함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

자잘한 꽃송이들이 둥글게 모여 피어난 수국은 수많은 생각들이 원을 이루며 서로를 감싸는 풍경처럼

풍성하고 푸름과 자줏빛 연분홍이 스미는 색채는 하늘과 노을이 한순간 만나 빚어 낸 장면처럼

오묘하다는 표현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하나의 꽃처럼 보이지만 수많은 조각이 모여 하나의 아름다움을 이루는 수국을 보면서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깊고 다면적인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는 종종 사람의 마음을 쉽게 단정하려 한다.

좋으면 웃고 슬프면 울고 사랑하면 망설임이 없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사람의 감정은 늘 한가지 얼굴만 하고 있지는 않다.

기뻐하면서도 두려워하고 웃는 얼굴로 외로움을 숨기고 사랑하면서도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

마음은 그렇게 복잡하기에 더 진실하다.

수국은 진심이란 한 가지 색으로 고정된 감정이 아니라 수많은 빛깔이 겹쳐져

한 사람의 마음이 되는 일임을 보여준다. 홀로 피지 않고 서로를 지탱하는 꽃잎들이 교향곡을 이루어

하나의 걸작을 만들어내는 수국을 보면 앞으론 복합적인 사람의 마음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될 것 같다.

​

해가 저문 뒤 노란 꽃잎이 밤하늘에 작은 등불 하나가 켜지는 것처럼 경이로운 장면이

너무나 아름다웠던 기억이 있다. 고독한 시간을 이해하는 다정한 기품이 서려있는 달맞이 꽃을 보며

좋은 순간은 밝은 때에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어두운 밤에서도 더 깊어짐을 말하는

저자가 시인처럼 느껴졌다. 실패 뒤에 자신을 다시 믿고 외로운 밤에도 내일을 준비하고

눈물 끝에서 다시 미소를 배우고 삶은 그런 시간 속에서 더 깊어지고,

성장은 어두운 시간에 지나며 찾아온다는 말에 위안이 되었다.

희망이란 환한 낮에만 피는 것이 아니라 가장 어두운 밤에도 자신의 빛을 여는 마음임을

달맞이꽃을 통해서 깨달을 수 있다. 달맞이꽃은 아침 햇살을 결코 부러워하지 않는다.

자신의 진정한 영광은 은빛 달빛 아래 머물러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한 권의 책이 누군가의 하루를 위로하고, 삶의 방향을 바꾸며,

마음 속에 오래 남는 문장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글을 쓰는 저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힐링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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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뇌과학 : 불안과 잘 지내고 싶은 당신에게 - 무기력과 번아웃에서 벗어나는 뇌과학 처방전
조용한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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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무기력은 나약함이 아니라고 살아남기 위한 뇌의 신호라고,

불안한 나에게 무기력해도 괜찮다고 다시 일어서면 된다고

다정하게 토닥토닥여주는 뇌과학적 처방전이었다.

노력이라는 단어가 갈 길을 잃은 채 허망한 메아리가 되어 자꾸만 돌아오는

거대한 절벽 앞에 계속 서 있다 보면, 초라한 나의 모습에 한없이 작아짐을 느낀다.

점점 더 고립되어 가고 침묵하게 되는 것이 도태되어 가는 것이 아니라

파멸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선포한 최후의 비상상태이자

외부의 공격과 내부의 자책으로부터 생명을 지켜내기 위한 뇌의 생존 파업이라는 말을 들으니

안도의 한숨이 쉬어졌다. 다시 일어서기 위한 시간을 벌려는 처절하고도 본능적인

신경학적 저항이라며, 왜 지금 이 자리에 멈춰 서 있는지, 왜 자꾸만 세상으로부터 뒷걸음질 치는지를

해석해 주니까 무너지지 말라고 꼭 껴안아 주는 것 같아 위안이 되었다.

그야말로 따뜻한 뇌과학적 처방이라 힘을 낼 수 있어 좋았다.

내가 나약해서가 아니라 나의 뇌가 에너지를 모두 소진해버려서

사소한 일상도 초고난도 과업처럼 느껴지는 것이라고,

번아웃된 뇌가 싸구려 도파민에 의지해 어떻게든 버티려고 하는 것을 너무 자책하지 말라고,

나의 뇌는 결함 덩어리가 아니라 척박한 환경 속에서 나를 살려내려고

고군분투해온 가장 충실한 파트너라는 것을 깨닫고 나니

마음의 짐이 정말 한결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나를 살리기 위해 애써 온 나의 뇌와 다정하게 마주하니 마음이 평온해졌다.

​

인간의 뇌는 진화론적으로 타인과 자신을 끊임없이 대조하고 저울질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문명화되지 않았던 시절, 우리 조상에게 무리 내에서의 위치는 곧 생사의 갈림길이었다.

서열이 높으면 사냥해온 고기의 가장 좋은 부위를 먼저 배분받고

적이 침입할 때 동굴 안쪽에 가장 안전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의 뇌는 남들보다 뒤처지는 신호를 감지하며 마치 맹수를 만난 것처럼

비상벨이 울리도록 진화했다. 우리가 남의 성공 소식에 가슴이 철렁하고 잠을 설치는 이유다.

타인보다 조금 더 나은 성과를 내거나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느낄 때 복측 선조체에서 도파민이라는

강력한 행복물질을 뿜어낸다. 문제는 이 엔진이 거꾸로 작동할 때다.

내가 타인보다 뒤쳐진다는 정보가 입력되면 엔진은 보상 신호를 뚝 끊고 강력한 스트레스 신호를 올린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은 뇌과학적으로 맞는 말이다.

단순히 부럽다는 감정만 느끼는 게 아니라 타인의 행복 앞에서 신체적 고통을 느끼게 된다.

전대상 피질이 유독 민감하게 활성화되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다.

뇌는 심리적 상처와 물리적 상처를 구분하지 않는다.

질투는 감정을 넘어 몸이 부서지는 아픔과 동일한 사건이다.

뇌는 영리하고 잔인한 부위라서 해결되지 않는 고통이 장기화되면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감각을 저하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결국 무기력증과 열등감은 신경학적 차단의 결과이다.

나태해서가 아니라 추가적인 심리적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뇌가 스스로 반응 스위치를 내린 생존전략인 것이다.

​

이타주의는 심혈관 건강을 지키고 생명의 시계를 천천히 흐르기 흐르게 한다는 점에서

남을 위한 희생이 아니라 나를 살리기 위한 영리한 본능으로 볼 수가 있다.

옥시토신은 타인을 구원함과 동시에 우리 자신의 존엄을 되찾게 한다.

이타주의는 숭고한 성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고립의 늪에 빠진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영리하고 지혜로운 생존전략이다.

사회적 기여는 마비되었던 전전두엽을 깨우는 훌륭한 마중물이다.ㄴ

나의 뇌 용량이 가득 찬 하드 디스크처럼 한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인간의 뇌는 평생 진화한다. 성인이 되어도 새로운 경험과 학습에 따라

뇌가 성장하는 사실은 입증되었다. 반복의 경험이 특정한 뉴런과 뉴런 사이의 연결을

굵고 튼튼한 고속도로로 만들고 시냅스를 강화한다.

신경회로가 재구성되고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영역에선 새로운 신경세포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인간은 배울수록 그리고 낯선 환경에 부딪힐수록 실제로 뇌의 지형이 달라진다.

인간의 뇌는 고장 난 하드디스크가 아니라 시대에 맞춰 스스로 창조하는 역동적인 유기체이다.

​

인간의 뇌는 진화적으로 타인과 끊임없이 교류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다정한 미소를 지어도 우리 뇌는 속지 않는다.

거울뉴런은 나와 같은 체온을 지닌 진짜 인간과 눈을 맞출 때만 강렬하게 불타오른다.

가짜 위로를 건네는 차가운 알고리즘 앞에서는 활성화되지 않는 것이다.

기계적인 노동은 AI에게 넘겨주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진짜 공감을 향해 도약해야 한다.

한 사람의 위기를 감지하고 즉각 반응하는 사회적 전두엽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함을,

뇌과학적으로 알려주는 책이었다.

단절된 신경망을 복구할 옥시토신, 성취감을 일깨울 도파민, 평온을 되찾을 세로토닌이

서로를 잇는 마음이라는 이름으로 제조되어야 함을,

우리 사회가 더 촘촘한 공명의 시냅스로 연결되어야 함을 알려주는 다정한 책이었다.

약함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 넘어져도 괜찮다고 뇌친화적으로 위로해 주는 책이라

위안이 많이 되었다.



#다정한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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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지브리 - 지브리를 통해 만나는 불교의 지혜
스즈키 도시오 지음, 민경욱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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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에 집중하되 집착하지 않는 삶의 방식을 점검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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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지브리 - 지브리를 통해 만나는 불교의 지혜
스즈키 도시오 지음, 민경욱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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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스즈키 도시오 프로듀서가 승려들과 나눈 대담집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과의 영화 제작 경험을 토대로

지브리의 명작 속 명장면과 대사들을 곱씹어 보며,

인생철학을 불교적인 시각으로 생각해 보며,

불교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지브리를 통해 애니메이션을 넘어 삶의 태도를 이야기하는 책이라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명상에 잠기게 되었다.

​

목표로 해야 하는 깨달음은 '갓난아기'라는 스님의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갓난아기는 '내일 뭐 하지?'라는 건 생각하지 않는다.

어제 일도 생각하지 않고 울고 싶을 때는 울고 웃고 싶을 때는 웃는다.

모든 사람이 진짜 그렇게 살아가면 세상이 엉망이 될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마음가짐만은 소중한 것이다.

과거와 미래에 집착할 때 생기는 가장 큰 문제는 이 순간에 집중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조금 더 지금의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지금 사람들이 사는 게 힘든 이유가 건네받은 바통을 들고 골인하려고 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누군가에게 받은 바통을 누군가에게 건네겠다고 생각하면

혼자 달려야 하는 거리를 훨씬 단축할 수 있는데 혼자 기필코 결승전까지 골인하려

애쓰면 삶이 고달파진다. 욕심을 내려놓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내는 용기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한 노스님께서 어린 시절 할아버지의 죽음을 처음 마주했을 때는 나와 아직 먼 일이라고 생각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가까이 지냈던 동급생이 백혈병으로 죽자

죽음이 당장이라도 내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되었다는 고백도 와닿았다.

예전에는 남의 일이라 생각했던 죽음이 내 주변에서 빈번해지자 막연히 불안하고,

덜컥 겁이 났는데 스님은 어린 나이에도 죽음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아무리 물어도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서 매일매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고, 닥치는 대로 책도 읽고,

여기저기 종교 시설에도 가보다 선종절에서 자선모임에 참여하면서 스님의 길을 걷게 되셨단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겁을 낼 것이 아니라, 지금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현재, 과거, 미래 가운데 바꿀 수 있는 건 지금뿐이다.

과거도 미래도 바꿀 수 없다. 지금의 축적이 미래가 된다.

대신 죽음을 묻더라도 그에 대한 대답은 부족하게 살아야 함을 명심해야겠다.

삶은 죽음과 붙어 있다. 죽음을 찾아가다 보면 지금을 살자는 것으로 집약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지브리 스튜디오가 사랑받는 것도, <이웃집 야마다군>의 주제가 샹송 '케세라세라(내일 일은 난 몰라)',

비틀스의 'Let it be(있는 그대로)' 가 사랑받는 이유도 모두 선의 사상을 관통하고 있기 때문일 거다.

오늘에 집중하되 집착하지 않는 삶의 방식을 점검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었다.



#불교의지혜 #애니메이션 #지브리 #삶의태도 #불교의질문 #선과지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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