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의 월든 - 길가에서 발견한 자연의 생존 전략
정주혜 지음, 김나연 그림 / 이케이북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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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생태 공동체 '초생달과곰'을 운영하며 전 세대에게 자연의 경이로움을 전하는

자연언어 통역사 겸 교육활동가인 저자가 20년 동안 활동하며,

식물의 위대함에 감탄하며 써 내려간 관찰기이다 보니 정말 매혹적인 풀 이야기가 펼쳐졌다.

풀은 연약해 보이지만 실은 연약하기로 작정한 것이지 결코 힘이 없는 것이 아니다.

발에 밟히지만 그것조차 삶의 방편으로 삼는 식물들의 작지만 위대한 삶의 이야기를 통해

정말이지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추위와 더위를 맨몸으로 견디는 풀들은 여리지만

단단하게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는 그들만의 전략으로 인간의 지혜를 넘어선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냥 지나쳤던 풀들이 달리 보이고 그들의 생존 전략에 감탄하게 된다.

​

잎에 나타나는 특이한 무늬나 얼룩은 독이 있거나 독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의 표시이다.

흔하게 만나는 토끼풀잎을 잘 살펴보면 선명한 흰 얼룩이 있는 개체가 있다.

토끼도 즐겨 먹는 풀인 것으로 보면 치명적은 독은 없겠지만, 흥미로운 방어 흔적으로

아주 작은 애벌레가 잎을 갉아 먹다가도 흰선을 넘어가지 않고 멈춘다니

정말 식물이 그어놓은 경계선인 셈이다.

그늘에서 편안하게 무리를 지어 사는 토끼풀에는 흰 무늬가 없거나 희미한 반면

땡볕 아래에서 사람들에게 밟히며 고단하게 살아가는 토끼 풀잎에서는

유난히 흰 무늬가 선명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연구에 따르면 토끼풀의 흰 무늬는 단순한 무늬가 아니라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치밀한 방어전략이다.

사실 잎에 흰 무늬는 식물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의 손해를 감수하는 일이다.

엽록소가 없는 부분만큼 광합성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성장을 조금 포기하는 대신 식물은 안전을 택했다.

잎의 무늬를 통해 마치 이미 다른 벌레가 갉아 먹은 것처럼 위장함으로써

곤충들의 추가 공격을 피하는 방패가 된다. 영양분이 부족하거나 천적이 많은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린

토끼풀일수록 방어막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제 몸을 지켜낸다고 한다.

무늬가 있는 잎이 곤충들에게는 이미 누군가 먹다 남긴 맛없는 잎,

시들어가는 잎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

같은 땅에서 자라면 조건이 다 같다고 생각하지만 식물이 체험하는 환경은

단 한뼘거리라도 완전히 다르다.

어울려 사는 풀이 다르고 머리 위 햇살의 각도가 다르고 땅속 미생물의 생태계조차 다르기 때문이다.

식물이 땅으로 돌려보내는 영양분이 제각각이다 보니 흙과 섞이는 과정에서

바로 옆자리라 해도 토양의 성분이 완전히 달라진다.

그 작은 차이에 따라 그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곤충과 동식물의 종류 또한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옆에 붙어 있더라도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는 미세한 환경의 차이가

각기 다른 무늬와 삶의 방식을 만들어낸다니 정말 신기했다.

토끼 풀 잎은 원래 세 장이 기본이지만 4장, 5장, 6장짜리 토끼풀도 있다.

4장 이상이 되는 것은 잎이 만들어지는 초기 단계에서 생장점이 자극을 받아 분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토끼풀 줄기 끝에서 잎눈을 만드는 생장점은 본래 세 개의 세포로 갈라져야 하는데,

어떤 이유로 생장점이 상처를 입게 되면 세포가 4개 혹은 그 이상으로 쪼개진다.

그래서 사람의 발길이 잦은 곳에서 네 잎 토끼풀이 자주 발견된다.

땅속에 특수한 화학물질이나 기온의 급격한 변화가 생산점에 영향을 주기도 하며

타고나기를 4잎을 잘 만드는 유전자를 가진 개체도 있지만,

풀밭에서 발견되는 네 잎 토끼풀은 대부분 성장 과정에서 겪은 시련이

생장점의 영향을 미친 결과물이라고 한다.

​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관찰할 수 있는 풀의 생존 전략을 알게 되어

너무나 유익하고 흥미로웠다. 거대한 숲을 거닐지 않더라도 일상의 산책 속에서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되는 풀의 월든을 통해 자연의 경이로움을 발견하게 해주는

안내서여서 큰 도움이 된다.



#풀의월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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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 있어 ㅣ 세많다 시리즈 2
이명제 지음, 윤민정 그림 / 위키드위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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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감수성을 키워줄 수 있는 아름답고 빛나는 그림 동화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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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 있어 ㅣ 세많다 시리즈 2
이명제 지음, 윤민정 그림 / 위키드위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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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조그마한 씨앗이 얼굴 빨개지도록 애쓰며 지금은 작아도 큰 나무가 될 거라는 씨앗과

아직은 작지만 앞으로 무럭무럭 자라날 아이가 까치발을 들고 하늘을 올려다보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참나무 육형제 중 잎과 도토리가 가장 작은 졸참나무는

다 자라면 20~25m에 달하는 키 큰 나무가 된다고 한다.

주변을 유심히 둘러보면 '나 여기 있어' 하며 생명을 싹 틔우고 있는 많은 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돋보이진 않아도 숲에 언제나 있는 나무들에 대해서 세밀하게 관찰하는 힘을 길러주는

생태 동화책이라 아이들에게 생태감수성을 길러줄 수 있을 것 같다.

​

오리나무는 습한 곳, 밝은 곳, 추운 곳, 먼지, 많은 곳 등 어디에서나 잘 자라기 때문에

메마른 땅에 먼저 뿌리를 내는 나무 중에 하나라고 한다.

너무 큰 나무에 가려도 향기를 잃지 않고 나 여기 있다고 독특한 향을 내는 산초나무는

그늘에서도 잘 자란다. 잎에서 독특한 향이 나서 해충이 싫어한다는 등의

나무별 특징에 대해서도 알게 되면, 주변의 나무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늘을 향해 뻗어 나가는 담쟁이 같은 덩굴식물은 기댈 수 있는 다른 나무나 벽이 있다면

어디든 타고 올라가며 자란다. 느려도 꾸준히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식물이 참 기특하다.

예쁜 꽃이 아이 눈에는 별로 보이고, 붉고 윤기나는 탐스러운 열매는 보석처럼 보인다.

화살나무의 줄기는 날개를 펼친 것처럼 보인다.

봄에 연두색 꽃이 피었다가 가을에는 붉고 길쭉한 열매가 벌어지면서 주황색 씨앗이 나오는

화살나무는 겨울이 되면 날개가 벌어지면서 화살처럼 보이는 줄기만 남기 때문에 알아보기가 쉽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변해가는 화살나무를 관찰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포근포근 흙이불 실바람 남실바람 센바람 와그르르 천둥이랑 감실감실 햇살까지

언제나 여기 함께 있음을 느끼는 아이가 자연을 바라보는 눈이 다를 것이다.



생태 감수성을 키워줄 수 있는 아름답고 빛나는 그림 동화책이다.

땅 위의 숲은 약 5억 년 전 작은 이끼에서 진화해 거대한 고사리 숲과 바늘잎나무숲을 거쳐

지금의 꽃과 넓은 잎나무숲으로 진화해왔다.

척박한 땅이던 비탈길이던 불평하지 않고 땅속으로 뿌리를 내리는 일에만 집중하는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자라나기 시작해서 숲을 이루는 인내와 성장의 과정을 생각을 해보면

정말 놀랍고 신비스럽다. 숲의 나무들은 햇빛과 물을 독차지하지 않고 가지 사이로 햇빛을 나누고

땅속 작은 뿌리털로 옆 나무에 물을 건네며 서로를 돕는 것처럼

우리도 더불어 살아가야 함을 생물 다양성을 생각하기에 좋은 생태동화였다.

​



#다양성 #세계시민성 #생태동화 #세많다시리즈 #나여기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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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이의 축복 코리아둘레길 2 : 해파랑길, 남파랑길 - 길 위의 이야기를 찾아 걷다 ㅣ 걷는 이의 축복 코리아둘레길 2
이화규 지음 / 나무발전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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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시안에서 로마에 이르는 실크로드 길을 대부분 답사했고,

4520km 코리아 둘레길 전 구간을 완성한 그랜드슬램의 소유자로

둘레길만 7000km 이상을 완보한 저자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그리워하며

카미노 블루를 앓을 일이 아니라 코리아 둘레길을 알리기로 했다.

284개 코스의 코리아 둘레길을 천천히 걸으며 기록하여

DMZ 평화의 길을 다룬 <걷는 이의 축복, 코리아 둘레길>에 이어

이번엔 해파랑길과 남파랑길을 다룬 <걷는 이의 축복, 코리아 둘레길2>을 내놓았다.

​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750km에 이르는 해파랑길과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전남 해남 땅끝탑까지 이어지는 1470km의 남파랑길을

천천히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코리아 둘레길이 걷기 길로서 자리를 잡았지만 구간에 따라

아직 숙식 인프라가 부족한 점이 있긴 하지만 걷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보완될 것이니

연대의식과 길 위의 이야기 발굴이라는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는 책인 것 같다.

알고 보면 땅덩이는 좁아도 우리나라도 너무나 아름다운 땅이기에

천천히 둘레길을 걸으면 산티아고 못지않게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서해랑길 출간 작업을 마치면 코리아 둘레길 작업이 종료된다고 하니

후속작도 기대가 되었다.

​

부산에 살면서도 범일동 부산진성에 가보지 않았는데 한번 가 봐야 되겠다.

현재 자성대공원 일대인 이곳은 임진왜란의 첫 포성이 올렸던 격전지라고 한다.

18000명의 왜군에 맞선 정발장군은 800여 명의 국민과 함께 결사항전했다고 한다.

승산 없는 싸움이고 예견된 죽음이었으나 그 앞에서 물러서지 않고

총탄을 맞고 전사한 정발장군의 충절을 기리는 전공단이 위치해 있단다.

근처에 이중섭 거리도 있다고 하니 한번 가보면 좋을 것 같다.

1950년 전쟁을 피해 원산에서 내려온 이중섭은 범일동 산비탈 판잣집에서 2년여를 보냈다고 한다.

생존 자체가 전쟁이 된 시대, 피난민에게 삶의 터전이었던 1.4 평 남짓한 단칸방에서

이중섭은 웅크린 채 붓을 잡았다. 지독한 가난과 절망의 시간 동안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들을 일본으로 떠나보낸 후 사무치는 그리움 속에서

<소>, <범일동 풍경>과 같은 걸작이 탄생했다.

담뱃갑 은박지에 송곳으로 눌러 그은 은지화에는 가족을 향한 그의 뜨거운 입김이 서려 있다.

캔버스가 없으면 종이에 그리고 종이가 없으면 담뱃갑 은종이에 그리고

물감이 없으면 몽당연필로 그리고 그마저 없으면 손톱으로 꾹꾹 눌러 그렸던

예술혼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가까운 부산 내의 둘레길부터 천천히 시작해서 해파랑길을 먼저 완보하고,

남파랑길도 도전해 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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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이의축복코리아둘레길2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남파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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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알면 잠 못 드는 위험한 인문학 2 - 우리는 모두 망가져 있다 ㅣ 알면 잠 못 드는 위험한 인문학 2
다크모드 지음 / 모티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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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잠든 채로 사람을 죽인 파크스 사건은 몸 안에 의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몸이 움직이면 마음도 그곳에 있고, 손이 무언가를 쥐면 의지도 함께 작동한다고 믿지만,

몽유병은 그 믿음에 작은 균열을 말해준다. 몸은 움직였지만 판단은 따라오지 못했을 수도 있고,

행동은 이어졌지만 기억은 남지 않았을 수 있다고 하니 정말 불편해졌다.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고, 명백한 악의를 품은 것도 아니고, 평소 폭력적이지도 않은 사람이

몽유병으로 그 순간 의식이 작동하지 않았고 저지를 살인은 단순히 기괴한 이야기가 아니라,

의식이 비어 있는 동안의 행동의 주인은 누구일까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다.

​

우리는 있지도 않았던 기억을 하기도 한다.

어떤 기억의 조건을 반복한 연구에서 없던 기억을 진짜로 받아들이는 비율이 높게 나왔다.

어릴 때 동물들에게 공격당했다는 식의 더 강렬한 기억,

심지어 실제로는 일어날 수 없는 장면조차 사람들은 그럴듯한 기억처럼 받아들일 수 있다.

어떤 음식을 먹고 어릴 때 크게 탈이 났다는 가짜 기억을 심으면

그 사람은 나중에 음식을 고를 때 예전보다 더 꺼리는 반응을 보인다.

없던 기억이 나중의 선택까지 바꾼 것이다.

상담자가 처음부터 무슨 일이 있었을 것이라고 믿고 질문을 반복하면

사람은 자기 기억에서 그에 맞는 장면을 찾으려 할 수 있다.

실제로 없던 장면까지 기억처럼 만들기도 한다.

암시하는 질문이 반복되면 사람은 일어나지 않는 일을 자기 기억처럼 받아들일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생긴 기억이 본인에게는 진짜 기억과 거의 똑같이 느껴지기 때문에

고통이 진짜라고 해서 그 기억 속 장면이 반대로 반드시 그대로 실제였다는 뜻이 아니다.

나의 또렷한 어린 시절이 정말 그 순간 직접 본 것인지 앨범 속 사진과

식구들이 수십 번 들려준 이야기가 합쳐져 만들어진 것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

그냥 내 기억에 또렷하니까 진짜라고 여길 뿐이다.

하지만 실험에서 사람들은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 없던 일을 디테일까지 붙여서 진심으로 기억해 냈다는 점이

무섭게 느껴졌다. 우리는 기억을 카메라에 저장된 사진처럼 여긴다.

시간이 지나 조금 흐려질 수도 있고 머릿속 어딘가에 있는 그날의 장면이 그대로 남아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기억은 사진처럼 보관되지 않고 기억을 꺼낼 때마다 조금씩 다시 만들어지기 때문에

기억의 선명함은 사실의 증거가 아니다.

다들 자기 기억이 맞다고 믿지만 불편한 건 모두가 조금씩 틀렸을 수도 있다는 점을 떠올리니,

늘 신중하게 한 번 더 생각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를 떠올릴 때마다 현재의 말과 감정과 상상으로 조금씩 다소 다시 맞추기 때문에

가장 확실하다고 믿는 내 과거조차도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한 내 것만은 아닐 수 있다니,

얼마나 많은 오류를 범하고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확신은 기억이 맞다는 신호가 아니다. 확신은 반복 속에서 자란다.

틀린 기억 위에서도 확신은 얼마든지 자랄 수 있음을 알고 경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인간의 심리와 역사, 범죄, 전쟁, 뇌과학, 철학을 넘나들며

우리가 믿어온 '정상'과 '합리성'의 허상을 날카롭게 해부하는 실험과 사례를 모아보니

인간이 얼마나 쉽게 자신을 속이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존재인지

새삼 깨닫게 되면서, 인간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함부로 단언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위험한인문학 #다크모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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