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해류 - 진화의 최전선 갈라파고스에서 발견한 생명의 경이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김소연 옮김, 최재천 감수 / 은행나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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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과 무생물 사이>를 통해 동적 평형에 대해 쉽게 잘 설명해줬던 후쿠오카 신이치 교수가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로망인 갈라파고스 군도를 

관광루트가 아니라 비글호의 탐사 방식으로 탐사한 이야기이다.

 

저자가 교수가 아니라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된 것, 자신의 생일 등 

TMI 정보가 중간 중간 있기는 하지만, 아무나 갈 수 없는 갈라파고스 군도가 아닌가.

게다가 생물학자가 단순 관광객이 아니라 박물학자 선언을 하고 간

갈라파고스이니 진화의 최전선에서 발견한 생명의 경이를 만끽할 수 있다.

 

섬에서 섬으로 이동할 때 신발 바닥에 붙은 모래까지 깔끔하게 털어내어

인간의 이동에 따른 생태계의 교란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데

똥을 바닷속으로 그대로 방출한다는 것은 좀 놀라웠다.

똥 속에 포함된 모든 장내미생물들이 다 죽어있지는 않을텐데

그런 미생물들이 생태계를 교란시키지는 않는지 걱정이 되었다.

피시스의 원리에 따라 가장 합리적인 처리법이며, 장내세균들이 우리 내부의 공생자로

기생체도 병원체도 아니어서 괜찮다며 설명을 해주었지만 걱정이 완전 사라지지는 않았다.

선박평형수도 정화하고 함부로 버리면 안 되는데

화장실 관련은 관리가 너무 소홀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갈라파고스 제도에 천적이 없는 땅거북은 대사의 속도를 저하시켜 오래 살면서

그만큼 더 크게 성장하며 200년 넘게 살 수 있고, 

길이는 1m 이상, 몸무게는 최대 300kg이라는데 

사진이 아니라 직접 조우하면 얼마나 경이로울까 싶었다.

땅거북, 이구아나, 도마뱀, 새, 한정된 포유류인 쥐와 박쥐라는 신기한 구성원들이

환경을 나누어 서식하면서 양보하면서 오랜 세월 평화롭게 살아온 모습이

정말 이국적이고 다른 세상처럼 느껴질 것 같다.

한정된 자원과 식량을 두고 쟁탈하는 게 아니라 각자의 생태적 지위를 누리며

서로 자유롭게 살아와서 그런지 인간이 근처에 가도 우유자적이라니

그 여유로운 모습을 상상만 해도 짜릿했다.

타자를 경계하거나 겁에 질려 도주하지도 않고 호기심 어리게 쳐다보다

자기 일을 하는 그 여유는 자발적인 이타성을 알려준다고 하니,

인간의 개입에 의해 그들의 선택의 자유를 앗아가지만 않으면 그 평화가 계속 된다니

정말 신세계라 할 수 있다.

 

생명의 본질인 자유로움을 눈에 담아 올 수 있는 곳, 

타 생명체와 서로 상호작용하며 상보적인 공존을 지향하는 자발적 이타성을 확인하며,

공존이나 생식을 위한 목적 없이 오로지 호기심과 흥미와 놀이가 있을 뿐이라는

생명 본래의 행동을 보여주는 극장을 직접 보고 온 교수님이 

한없이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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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기후 토론 - 우리는 서로의 지구니까
김추령 지음 / 우리학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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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지구인으로서 누구나 알아야 하고, 양쪽의 입장을 정리하여 지구와 공익을 위한 현명한 선택의 밑거름이 되게 해 줄 지구를 살리는데 기여할 좋은 토론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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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기후 토론 - 우리는 서로의 지구니까
김추령 지음 / 우리학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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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미래 세대 가장 가까이에서 기후변화를 이야기하며 

100년 후 지구를 위해 미래 세대와 함께 행동하는 과학 교사라서 그런지 

정말 이 책 한권으로 당장 대토론을 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기후 위기시대에 태어나 살다보니 이제는 너무나 식상하고 무감각해 하는 아이들에게

찬반 토론을 위한 자료조사활동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다.

물론 관심이 많은 아이들은 양질의 정보를 잘 수집하지만,

관심도 없고 독해력까지 부족하다면 시작하기도 전에 지치고 만다.

그런데 친절한 과학 교사인 저자가 

기후정의, 숲, 갯벌과 논 습지, 지구 공학, 우주, 원자력 

내일의 지구를 위한 여섯 가지 논쟁이 왜 필요하며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주니 큰 도움이 되었다.

 

기후 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나라들은 기후 위기에 가장 책임이 적은

국가들이기에 기후 위기를 이야기할 땐 반드시 공평과 정의를 생각해야만 한다.

기후 변화의 원인과 영향을 공정하게 살피고, 피해자들을 제대로 지원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옆집에서 불이 나서 우리 집이 함께 타 버렸는데 

옆집에서 돈을 빌려줄 테니 집을 수리하라는 건 말이 안 된다.

녹색기후기금이 원조 형태가 아니라 피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의 형태로 

지급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기업들의 그린 워싱에 속아넘어가지 않으려면 이런 기후 토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탄소 발자국 앱을 처음 홍보하고 성공적으로 대중화한 곳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이라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기후 위기의 책임을 기업에서 개인으로 돌리려 이 앱을 개발했다는 분석이 음모만은 아닐테다.

 

산림청에서 30억 그루 나무심기를 한다는데 왜 환경 단체들이 반발하는지

의아해하는 아이들에게 '숲=나무'라는 단순한 사고에서 벗어나게 안내할 필요가 있다.

나무를 잘 자라게 하려면 빛이 잘 들게 나무들을 솎아 내야 한다는 것이

여태까지의 산림 관리 방식이었지만, 식물들은 경쟁을 하긴 하지만 

상대를 공격하거나 제거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모두 함께 하기 위해 땅 밑에서

부지런히 서로를 챙긴다. 월드와이드웹으로 세상 곳곳이 연결되듯이 

WWW, Wood Wide Web을 통해 숲은 정교하게 연결되어 있다.

나무를 베어 내면 무조건 다시 나무를 심고 관리해야 하는데 그 비용을 국가가 지원한다는

산림법을 악용하여 국고를 챙기기에 급급해하지 말고,

우리가 살 지구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지금 돈을 챙긴 대가로 지구의 미래가 없어지는 걸

생각한다면 당장의 이익때문에 30년 된 나무들을 모조리 베어내는 무지한 결단은

감히 내릴 수 없을 것이다. 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1조 그루 나무 심으면 된다고 했을 때 이기적이고 철면피 같다고 비난했는데,

30억 그루 심기를 우리나라에서 한다니 내 얼굴에 침 뱉은 느낌이 들었다.

빨리 빨리 이윤을 극대화하는 경제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오래 걸리고 당장 이익이 없더라도 돈보다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는 느린 가치도 중요하다는

저자의 의견에 100% 찬성한다. 

 

기후 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지구인으로서 누구나 알아야 하고,

양쪽의 입장을 정리하여 지구와 공익을 위한 현명한 선택의 밑거름이 되게 해 줄

지구를 살리는데 기여할 좋은 토론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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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권리 이야기 - 인간에서 동물로, 로봇에서 바위로 다양한 존재를 껴안는 새로운 시대의 권리론
윌리엄 F. 슐츠.수시마 라만 지음, 김학영 옮김 / 시공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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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케네디 스쿨 카 인권 정책 센터 연구진이자 국제 앰네스티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현장을 책임져 온

저자들이 권리를 둘러싼 뜨거운 주요 쟁점과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질문들을 수록한 책인데,

예상보다 더 불편하지만 꼭 고민해야 할 권리 이야기였다.

권리는 고정된 것이 아니며, 좋은 사회의 개념이 달라지면 권리도 달라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지금은 다소 불편한 이야기들이 미래에는 당연한 이야기들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인륜적 범죄나 전쟁범죄처럼 심각한 사건과 관련이 되지 않은 

여성의 권리 따위는 진짜 권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과거를 생각해보면

처음은 힘들지만, 작은 변화와 저항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권리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새로운 권리의 등장을 예측하지 못한다면

권리가 사회의 중요한 구성 요건으로 자리잡지 못할 뿐 아니라 미래의 권리도

공익보다 사익을 추구하는 사람의 입맛에 맞게 설계될 것이 분명하다는 이야기에

정신이 바짝 차려지면서 불편해도 꼭 논의해봐야 할 문제라고 각성이 되는 책이었다.

 

뉴로 마케팅이 뇌과학과 경영학의 융합 사례라고만 생각했는데

게임, 엔터테인먼트, 웨어러블 의료 서비스, 각종 스마트 기기들과 호환되어

삶에 깊숙이 자리 잡게될 때의 개인 정보 보호권 문제를 생각해보니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였다. 최첨단 기술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누군가 나를 분석할 수 있으니

사생활과 자유의 제한 문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소비자에게 데이터 공유 거부권을 기본 선택지로 주어 "잊힐 권리", 

편견 없는 알고르즘에 대한 요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되었다.

 

자원의 저주에 걸린 나라들이 풍부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난한 나라인 이유는

부패한 공무원과 민간 기업들의 주머니로 풍부한 자원이 빨려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부패로부터 자유롭게 살 권리가 국제적 차원에서 확립되어

하루빨리 구제책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으면 무의식 중에 뿌리깊은 나 중심의, 인간 중심적 사고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부끄러울 때가 많았다. 조력자살, 죽음을 선택할 권리에 대해 논의하지만

불치병으로 고통을 겪는 반려동물의 안락사는 비윤리적 행동이 아니라 자비로운 행동으로

대부분 생각한다는 말에 동물의 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무의식 중에는

그렇지도 않았구나 반성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로봇, 무기, 그리고 전쟁 부분이 가장 충격적이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 이집트,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등 적어도 30여 개국에서

이미 반자율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인간의 개입 없이 통제하는 방법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킬러 로봇이라니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서 놀랐다. 인간에게는 살인을 기피하는 본능이 있기 때문에

병사들에게 적군에 대한 증오심을 심어 주어야 하지만 자율형 무기 시스템은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로봇 전사의 투입이 희생자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니 끔찍했다. 

 

편하게 읽을 수 없었지만 저자들이 왜 권리에 대해 인식하고 한계를 고민하고 논의해야 하는지

양쪽의 입장을 모두 설득력 있게 들려주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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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간직하고픈 필사 시
백석 외 지음 / 북카라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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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가슴에 평생 간직하고픈 시들을 필사할 수 있는 시집이라는 출판사의  

근거있는 자부심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필사 시집이었다.

백석, 박인환, 김영랑, 김소월, 정지용, 한용운, 윤동주

한국인이라면 호불호 없을 시인들의 주옥같은 시들을 곱씹어보며

짧은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가장 우아한 방법 중 하나였다.

 

천고마비의 계절, 말 대신 내가 살이 포동포동 찌는 계절에

마음의 양식을 쌓아야 하는데 필사 시집을 통해

먼가 제대로 수양하는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어린 시절에 비해 감수성이 메말라 서글프기도 했지만,

어릴 땐 그냥 스르륵 지나가 별로 인상깊지 않았거나

별로 눈길을 끌지 않았던 시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 하니 좋았다.

워낙 유명하고 주옥같은 시들이라 천천히 음미하며 읊어보고

한획 한획 정성을 다해 오래간만에 손글씨를 써보니

색다르게 느껴져 더 좋았던 것 같다.

 

시인들의 시인으로 사랑받는 백석 시인의 시집을 북한 사투리 주석을 열심히 찾아보며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 '아카시아들이 언제 흰 두레방석을 깔었나

어데서 물쿤 개비린내가 온다.'라는 '비'라는 짧은 시를 필사하니

개비린내가 개 특유의 비린내를 말하는지 다른 북한사투리인지 궁금증이 생겼다.

검색해보니 개의 비린내라는 사람도 갯가의 비린내라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출처가 불분명하여 다음에 더 찾아봐야겠다.

뭐 이렇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것이 백석 시의 묘미이지 않겠는가.

비 오는 날은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흥얼거리곤 했는데

당분간은 백석 시인의 시를 읊조리며 개비린내를 느낄 것 같다.

 

필사 시집이라서 그런지 긴 시는 길게 호흡하며 써내려가는데 집중을 더 해야해서 그런지

비교적 짧은 시들은 필 사 후 한참 내려다보게 되어서 그런지

시인이 표현하고자 했던 마음이 과연 이런 것일까 자꾸 되새김질하게 되어

그냥 시집보다 더 낭독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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