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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권리 이야기 - 인간에서 동물로, 로봇에서 바위로 다양한 존재를 껴안는 새로운 시대의 권리론
윌리엄 F. 슐츠.수시마 라만 지음, 김학영 옮김 / 시공사 / 2022년 8월
평점 :
하버드 케네디 스쿨 카 인권 정책 센터 연구진이자 국제 앰네스티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현장을 책임져 온
저자들이 권리를 둘러싼 뜨거운 주요 쟁점과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질문들을 수록한 책인데,
예상보다 더 불편하지만 꼭 고민해야 할 권리 이야기였다.
권리는 고정된 것이 아니며, 좋은 사회의 개념이 달라지면 권리도 달라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지금은 다소 불편한 이야기들이 미래에는 당연한 이야기들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인륜적 범죄나 전쟁범죄처럼 심각한 사건과 관련이 되지 않은
여성의 권리 따위는 진짜 권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과거를 생각해보면
처음은 힘들지만, 작은 변화와 저항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권리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새로운 권리의 등장을 예측하지 못한다면
권리가 사회의 중요한 구성 요건으로 자리잡지 못할 뿐 아니라 미래의 권리도
공익보다 사익을 추구하는 사람의 입맛에 맞게 설계될 것이 분명하다는 이야기에
정신이 바짝 차려지면서 불편해도 꼭 논의해봐야 할 문제라고 각성이 되는 책이었다.
뉴로 마케팅이 뇌과학과 경영학의 융합 사례라고만 생각했는데
게임, 엔터테인먼트, 웨어러블 의료 서비스, 각종 스마트 기기들과 호환되어
삶에 깊숙이 자리 잡게될 때의 개인 정보 보호권 문제를 생각해보니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였다. 최첨단 기술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누군가 나를 분석할 수 있으니
사생활과 자유의 제한 문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소비자에게 데이터 공유 거부권을 기본 선택지로 주어 "잊힐 권리",
편견 없는 알고르즘에 대한 요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되었다.
자원의 저주에 걸린 나라들이 풍부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난한 나라인 이유는
부패한 공무원과 민간 기업들의 주머니로 풍부한 자원이 빨려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부패로부터 자유롭게 살 권리가 국제적 차원에서 확립되어
하루빨리 구제책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으면 무의식 중에 뿌리깊은 나 중심의, 인간 중심적 사고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부끄러울 때가 많았다. 조력자살, 죽음을 선택할 권리에 대해 논의하지만
불치병으로 고통을 겪는 반려동물의 안락사는 비윤리적 행동이 아니라 자비로운 행동으로
대부분 생각한다는 말에 동물의 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무의식 중에는
그렇지도 않았구나 반성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로봇, 무기, 그리고 전쟁 부분이 가장 충격적이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 이집트,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등 적어도 30여 개국에서
이미 반자율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인간의 개입 없이 통제하는 방법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킬러 로봇이라니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서 놀랐다. 인간에게는 살인을 기피하는 본능이 있기 때문에
병사들에게 적군에 대한 증오심을 심어 주어야 하지만 자율형 무기 시스템은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로봇 전사의 투입이 희생자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니 끔찍했다.
편하게 읽을 수 없었지만 저자들이 왜 권리에 대해 인식하고 한계를 고민하고 논의해야 하는지
양쪽의 입장을 모두 설득력 있게 들려주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