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5도씨) ISSUE No.5 : CARBON VILLAIN, SEOUL? 1.5℃(1.5도씨) 5
소울에너지 편집부.걷는사람 지음 / 소울에너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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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하고 싶지만 외면해서는 결코 안 되는,

탄소 배출 관점에서 본 서울의 모습은 많은 생각에 잠기게 만들었다.

기후 변화에서 기후 위기가 생존을 위협함을 몸소 느끼고 있지만,

당면한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안이하게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잡지였다.

온실가스 감축 진행 정도가 코펜하겐 60%, 베를린 41.1%, 마드리드 39.6%,

암스테르담 19.4%, 도쿄 11.5%, 심지어 베이징 16%를 달성했는데 서울은 8.2%이다.

해외 주요 도시 대부분 두 자릿수 감축률을 보였고, 한 자릿수를 기록한 도시는 서울뿐이다.

온실가스 기여도가 미국과 중국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새 발의 피라는 핑계만 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에는 문제가 심각하다.


1000만 서울 시민이 하루에 한 가지씩만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한다면

기후 위기 극복은 쉬워진다는 코너가 가장 충격적으로 와닿았다.

만약 서울 시민이 한 달에 3일만 자동차를 타지 않으면,

500MW급 화력발전소 1기만큼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단다.

매일 운전하는 사람이 열흘에 하루만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되고,

자전거를 탈 만한 거리가 아니라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된다.

한 달에 6일 대중교통을 타면 삼척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만큼의 온실가스를 막을 수 있다니

놀라웠다.


물티슈 한 장에 5.2g의 탄소를 배출하고, 분해되는 데만 60년이 꼬박 걸린단다.

우리나라 성인 기준 물티슈 사용량이 인당 하루에 5.1장 정도인데 한 장으로 줄이면

연간 10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막을 수 있다.

570억 원을 들여 군산에 이산화탄소 포집 설비를 짓는 것보다 물티슈를 줄이는 쪽이 훨씬 효율적이다.


서울에서만 하루 평균 3200톤의 쓰레기가 나오는데

여수에서 1년간 배출되는 해양 폐기물보다도 많은 양이라고 한다.

서울 시민이 하루에 배출하는 980g의 쓰레기를 100g씩만 줄여

880g 이상의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다면 마포구 광역자원회수시설 소각장을 지을 필요가 없다.

서울 시민이 하루에 사용하는 1776GWh의 전력은 부산 시민이 한 달 동안 사용하는 수준의 에너지다.


서울 시민이 하루에 1kWh씩만 전기 사용량을 줄여도

화력발전소에서 2.4만 톤의 석유 또는 4만 톤의 석탄을 태우지 않아도 된다.

2등급 가전제품 대신 1등급 가전제품을 사용하면 1kWh를 줄일 수 있다.

형광등을 LED 조명으로 교체하면 0.54kWh를, 에어컨 설정 온도를 1도 올리면 0.41kWh를,

냉동실을 50% 비우면 0.3kWh를 절약할 수 있다.


서울 시민이 일주일에 한 끼만 고기 없는 식사를 하면 온실가스 45만 톤을 막을 수 있는데,

여의도 49배 면적에 30년생 소나무를 심는 효과와 같다.

스트리밍으로 고해상도 영상을 한 시간 동안 보면 441g의 탄소를 배출한다.

드라마 한 편과 영화 한 편을 매일 본다면, 휘발유 차를 타고

서울에서 대구까지 237km를 운전할 때 나오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넷플릭스를 일반 화질로 보는 것만으로도 매달 50kg 이상의 탄소 배출을 막을 수 있다.

서울 시민이 모두 참여한다면 1년에 1만 5000km를 주행하는 소형 자동차 16만 5000대만큼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청바지 한 장을 새로 만들려면 최대 1만 1000L의 물이 필요한데,

화장실 변기 물을 약 1000번 내릴 수 있는 양이다.

서울 시민이 청바지를 한 장씩만 사도 30만 톤의 탄소가 배출되는데,

우리나라 갯벌 전체가 흡수하는 탄소량보다 많은 양이다.

우리나라 갯벌이 연간 26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

청바지 한 장씩만 덜 사도 갯벌이 1년 동안 헛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거창하거나 아주 불편하지도 않다. 지금 당장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파리처럼 공공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차량 통행금지된 지역이 확장되어 자동차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도시가 될 수 있는

제도도 갖추어진다면, 서울도 탄소 빌런 도시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서울의 풍요와 편리가 다른 지역의 희생을 발판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시민들이 모여 보다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1.5도씨 #기후위기 #기후정의 #탄소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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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이리 재미날 줄이야 - 아프리카 종단여행 260일
안정훈 지음 / 에이블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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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꿈꾸지만 누구나 갈 수 없는 힙한 아프리카 배낭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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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이리 재미날 줄이야 - 아프리카 종단여행 260일
안정훈 지음 / 에이블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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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20일부터 10월 6일까지 260일간 아프리카 여행을 하고

6개월 반 동안 15개 나라를 더 여행한 후 2023년 몽골 울란바트로의 카페에서

힙프리카(HIP-FRICA)를 추억하며 여행기를 쓰는 70대라니, 그야말로 힙하고 멋있다.

가슴 한 켠에 아프리카에 대한 꿈은 있으나,

시간과 돈과 치안과 풍토병 등 여러 요인들로 인해 실행해 옮기기는 쉽지 않다.

65세 때 인생의 마지막 여행이라 생각하고 2년 동안 49개 나라를 유랑했던

경험을 <철부지 시니어 729일간 내 맘대로 지구 한 바퀴>를 통해 보고

그 모험심과 용기에 감명했었는데, 그 도전 정신이 더 업그레이드되고

마음이 탄탄해져 더 배울 점이 많아졌다.

오대양 육대주를 두루두루 다녔지만 아프리카는 모로코 한 나라밖에 가지 않아

꼭 다시 오리라 다짐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물거품이 되어버려 전국 방방곡곡을 여행하며 보냈다.

코로나의 끝이 보이지 않아 2021년 12월 떠나기로 마음먹고 있던 중,

아내분이 코로나19 백신 후유증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버리셨다.

허망함에 죽겠구나 싶을 때 지인들과 딸들의 지지로 야밤에 피난 떠나듯

아프리카 여행을 시작하며 젊은 여친(여행친구)들을 많이 만나

청춘과 어울리며 더 젊어지고 성장했다.

'가자! 보자! 놀자!'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즐겁게 살다 때가 되면 미련 없이 소풍을 마치는 게 웰다잉이라는

저자의 마지막 위시리스트의 땅 아프리카 유랑기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춤추며 살아가는 삶의 표본이라 참 보기 좋았다.

난초는 물보다 바람의 기운으로 산다.

사람은 돈보다 정으로 산다.

내 여행의 포커스는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이다.

좋은 만남은 내가 바란다고 되는 게 아니다.

행운이 이끌어주고 여행복이 따라주어야 한다.

행운과 복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

선택이 선행되어야 한다.

p.30

아프리카 국가 중 맨 처음으로 각종 규제를 풀고 여행객을 받아들인 나라가

이집트라서 출발이 이집트여서 반가웠다.

아프리카 대륙에 있지만 중동에 더 가까워 우리가 로망하는 아프리카는 아니지만,

내가 유일하게 가본 아프리카 나라라서 그런지 더 반가웠다.

어쩌다 진짜 아무 생각 없이 동료들 틈에 끼여 무계획으로 비행기표만 달랑 들고

배낭여행으로 갔다 와 제대로 기억에 남는 것이 없어 가장 후회스러운 여행지이건만,

그래도 다합 거리를 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무개념으로 떠난 여행이라 길바닥에 버려진 시간이 너무 많은 이집트 여행이라

장기 배낭여행자들의 블랙홀이라는 다합에 너무 짧게 머무를 수밖에 없어

아쉬움이 컸는데 저자를 통해 간접 경험할 수 있어 좋았다.

모든 인연에는 오고 가는 시기가 있어, 굳이 애쓰지 않아도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고,

아무리 애를 쓰고 노력해도 인연이 닿지 않으면 만나지 못한다고 하니

2011년 다합에서 아무런 인연을 만나지 못했던 것도 나의 운명인가 보다.

액티브 여행자들과 장기 배낭여행자들의 성지에서 다이빙 강사 샘 말고는

그 흔한 한국인을 만나지 못했던 여행도 신기하긴 하다.

나이바샤에서의 생생한 아프리카 여행기는 부러움의 연속이었다.

동물의 왕국 마사이마라, 초식동물의 천국 나쿠루 호수 국립 공원,

<라이언 킹>의 첫 장면 헬스 게이트,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무대인 크레센트 섬까지,

장기간의 여행으로 감흥이나 감동이 많이 사그라진 저자에게 호기심과 설렘을 되살려주고

엔도르핀을 솟게 했다니 이야기만 들어도 에너지가 충전되는데 직접 경험하면 얼마나 좋을까.

삶이 무료하고 권태로울 때 시장이나 선창에 가서 활기찬 모습을 보면

저절로 의욕과 용기가 솟는 것처럼, 아프리카는 이방인에게 분명 치유와 회복의 땅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오랜 기간 공군으로 복무하고 은퇴 후 누구나 꿈꿔왔던 여행을 실행에 옮기는 삶을

감사하게 살아가는 저자를 보니, 아직 늦지 않았다는 용기가 생겨나서

더 흥미로운 여행 에세이였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아프리카이리재미날줄이야 #아프리카여행 #여행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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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충분히 잘하고 있어 - 조안쌤과 함께 하는 긍정확언 필사 100일 챌린지
김정미(조안쌤) 지음, 김훈 사진, 백영미 영작문 / 다온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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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사랑하도록 하는 습관 형성을 위한

긍정확언 필사 100일 챌린지 책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비법이지만 일상에 지쳐서, 바쁘다는 핑계로 놓치고 있었던 것들을

돌이켜보며 내면근력, 마음근력, 감정근력을 키울 수 있게 도와준다.

긍정확언 필사 챌린지를 통해 매일매일 나 자신과 대화하며

꾸준하게 자기애를 키워나가며 진정한 나를 인정하며 아껴주게 된다.



자기 확신, 실행력, 셀프 브랜딩, 긍정 마인드, 나 사랑법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루하루 따라가다 보면 나 자신을 믿고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서

의식적으로 긍정 에너지를 동원하다 보면 습관이 되어

어느 순간 삶에 변화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감나무 밑에 앉아 입을 벌리고 있다고 해서 잘 익은 홍시가 내 입속으로 쏘옥

떨어질 확률이 얼마나 있겠는가. 내게 올 행운을 기다리기만 하는 소극적인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나에게 끌어당기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운을 만들어 갈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인간을 바꾸는 방법은 3가지뿐이다.

'시간을 달리 쓰는 것,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

이 3가지 방법이 아니면 인간은 바뀌지 않는다.

-오마에 겐이치-

p.61

필사를 할 때 나에게 또박또박 말하면서 천천히 곱씹어 보며 쓰다 보니

그 효과가 정말 배가 되는 것 같다. 양자물리학에 의하면 언어의 파동이

내가 처한 환경의 에너지를 동원해 나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게끔 도와준다고 하니,

저자의 조언처럼 자신의 상황에 맞는 문장으로 바꿔 적어도 좋을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파괴적인 단어는 '나중'이고,

인생에서 가장 생산적인 단어는 '지금'이다.

힘들고 불행하게 사는 사람은 '내일'하겠다고 말하는 반면,

성공하고 행복한 사람들은 '지금'한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내일과 나중은 패자들의 단어이고, 오늘과 지금은 승자들의 단어이다.

-이민규(아주대 교수)-

p.63

필사를 한 후 거울을 한 번 쳐다보았다.

내 얼굴의 주름과 표정근들은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반영한다.

부모님께 물려받은 이쁜 얼굴은 내적인 아름다움이 기반이 되었을 때

나이가 들어도 빛날 수 있음을 나이가 들수록 더욱 실감하기 때문이다.

내 얼굴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긍정확언을 통해 내 마음의 비타민 충전을 해야겠다.

자신을 아는 일이 가장 어렵고 다른 사람에게 충고하는 일이 가장 쉽다.

-탈레스-

p.217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괜찮아충분히잘하고있어 #긍정확언 #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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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오페라 - 아름다운 사랑과 전율의 배신, 운명적 서사 25편 방구석 시리즈 2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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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를 직관한 적은 없어서 그런지 확실히 <방구석 뮤지컬>에 비해 낯설었다.

그만큼 오페라에 대한 기초 상식부터 줄거리까지 세세하게 알게 되어 배움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오페라는 일반적으로 서곡에서 시작해 3 막으로 구성되어 피날레로 마무리되지만,

작품의 성격과 작곡가의 스타일에 따라 구성요소와 작품의 흐름은 종종 달라진다.

오페라 기초 용어부터 차근차근,

아름다운 사랑과 전율의 배신에 관한 25편의 오페라가 소개되어 있다.

오페라는 고상하다는 편견이 있어서 그런지 사랑 이야기들이

너무나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막장 드라마 같아 놀랐다.

25편이나 소개되어 있는데 제목만 보고는 전혀 감이 안 왔는데,

방구석 시리즈답게 제시된 QR 코드로 들어가 감상하니 들어본 곡들도 꽤 많아서 반가웠다.

한국어 자막이 제공되지 않아 모르고 보면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무척 답답했겠지만,

방구석 오페라와 함께 하니 한국어 가사 해석을 참고하여 저런 장면이구나,

저런 감상이겠구나 유추하면서 보게 되니 한결 좋았다.

오페라의 시초로 알려진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를 보며

사랑을 의심하지 말고 서로 끝까지 믿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느꼈다.

죽은 아내가 다시 자신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사랑의 신에게 기도하며

죽음의 공포와 괴로움으로 가득한 지하세계의 문을 열고 찾아간

남편 오르페오를 에우리디체가 자신의 얼굴을 한 번도 보지 않았다고

자신의 얼굴이 흉하게 변해버려 보지 않는다고 생각해

사랑이 식었다고 오해하는 장면은 안타까웠다.

죽을 각오로 지하세계로 자신을 찾아온 남편이 고작 얼굴 때문에 사랑이 식을까?

그리고 험난한 여정 끝에 아내가 오해하자 아모르의 당부를 어기고 뒤를 돌아보자,

얼굴을 마주 보게 된 순간 다시 아내를 잃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남자.

그런 남자와 살았던 아내가 어떻게 사랑을 의심할 수 있었을까 의아할 정도로

이 세상에 현존할까 의심이 들 정도로 사랑에 진심인 남자가 있다니,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진정한 사랑으로 맺어진 부부가 참 부러웠다.

극락에서 행복한 영혼으로 살아갈 기회, 아내의 의심과 반복된 죽음까지,

끝없이 펼쳐지는 고난을 극복하는 불멸의 사랑의 힘이 오페라만의 다채로움으로

더욱 극적으로 다가와 가슴이 뭉클하였다.

오페라 입문으로 많이 추천하는 <리날도>는 마법의 성에 갇힌 공주를 구하러 가는 왕자

동화 같은 이야기라 쉽게 몰입해서 관람할 수 있는데, 처음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는

게 신기했다. 헨델이 런던 무대를 위해 특별히 작곡한 첫 번째 이탈리아어 오페라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영국에서 극 전체가 노래로 구성된 오페라는 익숙하지 않은 장르여서

200년간 외면받았다고 하니 낯섬에 대한 인간의 편견은 참 대단한 것 같다.

1970년대를 시작으로 다시 공연이 시작되면서 '나를 울게 하소서'가 큰 명성을 얻으며

오페라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리날도>에 대해 전혀 몰라도 '나를 울게 하소서'는 누구나 들어봤을 정도이니,

멀게 만 느껴지는 오페라가 실제론 그렇게 멀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하고 느껴졌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된 오페라 중 하나로 역사상 최고의 오페라로 평가받는

<피가로의 결혼>은 파리 초연 당시 루이 16세가 불같이 화를 내며 상연 전면 금지령을

내렸다. 남장 여자, 여장 남자, 매력적인 하녀, 난봉꾼 주인 나리, 친자 확인 소동이

펼쳐지는 떠들썩한 익살극 속에 기존의 신분제도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듯한

정치성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사랑의 줄다리기와 함께 신분사회의 뿌리를 뒤흔드는

새로운 시민계급의 분노가 집약된 작품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몇 년 후 프랑스 대혁명으로 실현되었다고 하니 오페라를 통해 역사도 돌이켜보며

상식을 넓힐 수 있어 유익하였다.

오페라의 거인이라 불리는 베르디는 리얼리즘 오페라를 탄생시켰다.

신화나 영웅담 같은 비현실적인 내용을 소재로 한 낭만주의 오페라와 달리

인간의 생활과 밀접한 사건을 통해 인간의 추악함과 잔학성, 연약함 등을

솔직하게 표현했기 때문에 대중의 사랑을 더 받았다.

<나부코>는 테너의 비중을 줄이고 바리톤 주인공을 부각시키고,

벨칸토 시대의 전통을 거스르는 대담하고 거친 음악을 사용해

리얼리즘 오페라로의 첫 도약을 훌륭하게 이루어낸 작품이다.

스토리를 제대로 알고 베르디의 장례식에 연주되었다는

'히브리 포로들의 합창'을 감상하니 감회가 더 새로웠다.

푸치니 스스로 창의적이고 독특한 작품이라고 칭했을 만큼

<투란도트>는 중국 멜로디를 사용하는 등 기존 오페라들과 다른 개성이 돋보인다.

푸치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미완성으로 남을 뻔하다가 그의 제자 알파노에 의해

완성되었는데, 푸치니가 죽지 않았더라면 그는 중국을 배경으로

어떤 상상과 환상을 펼쳤을까 궁금해졌다.

푸치니의 작품 중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아온 중요한 작품이지만

높은 음역대와 드라마틱한 표현을 구사해야 하는 공주의 고난도 연기를 소화할 수 있는

가수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아 최근에 자주 공연되지 않는다니 안타까웠다.

25편의 오페라를 QR코드를 통해 방구석에서 해석과 함께 편안하게 감상하다 보니

멀게만 느껴졌던 오페라가 한결 친숙하게 다가오면서

메말랐던 감성이 촉촉하게 올라오는 것 같아 행복했다.

"리텍 콘텐츠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방구석오페라 #리텍콘텐츠 #오페라 #사랑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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