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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공간, 없는 공간
유정수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6월
평점 :
퇴직해서 경치 좋은 곳에 아담한 카페 하나 차려 단골 손님들과 소소하게 대화도 나누며
소일거리를 하면 좋겠다는 막연한 로망을 마음 한 켠에 품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사라지는 카페들을 보면서
카페 경영이 보통 일이 아니겠구나 싶었다.
퇴직금을 투자해서 노후자금처로서 기능해야 할 카페 경영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일이 결코 아니다.
어딜 가나 100m 반경 내에도 커피점은 2~3군데나 있는 커피공화국에서
손님이 끊이지 않는 가게과 바로 옆에 있는 데도 자꾸 바뀌는 가게를 비교해보며
단순히 운만은 아니구나 싶었다. 그래서 SBS #손대면핫플 동네멋집
죽은 상권도 살리는 공간의 신 #유정수 대표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었다.
#글로우서울 대표인 저자는 익선동, 창신동, 경리단길, 대전 동구 소제동, 전주 팔복동 등
노후화된 도심이나 상권이 형성되지 않았지만 잠재력 있는 지역을 재탄생시킨
연매출 300억, 최고의 공간 전략가이다.
유정수 대표가 말하는 대한민국 1등 핫플레이스의 성공 법칙은 다음과 같다.
트렌드를 쫓는 공간은 실패하고, 트렌드는 만드는 공간만이 성공한다는 말이 특히나 공감이 되었다.
온라인 시장이 확대되면서 오프라인 시장의 전체 매출 규모는 감소하고 있고,
오프라인 공간을 만드는 비용은 더 상승하고 있다.
오프라인 공간이 낼 수 있는 수익률이 예전에 비해 크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공간만이 줄 수 있는 고유한 체험을 극대화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찾아오게 만들 수 있는 공간의 퀄리티가 아주 중요하게 작용하다.
온라인과 대비되는 확실한 경험과 다른 오프라인 공간과의 차별성을
고객들에게 선사해야 하므로 실외 공간이 있는 매장은 커다란 강점을 가지게 된다.
집순이들조차도 야외 공간에서 바람도 쐬고 예쁜 정원에서 차 마시는 건 좋아한다.
답답한 실내보다 시야가 확 트이고 뷰 맛집을 선호하는 건 대자연을 좋아하는 인간의 본능인 것 같다.
자연 친화적인 공간에 대한 욕구가 변영되어 최근 주목받는 것이 플랜테리어이다.
누구나 넓은 정원을 갖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한 경우가 많으니,
마치 자연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실내에서 구현하는 플랜테리어는 한철 유행이 아니라
돌이키기 어려운 시대의 흐름이라고 느껴진다.
기후위기 속에서 팬데믹을 겪으며 바이오필리아 본능이 확인되었으며,
시대의 변화가 종종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는 비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공간들의 유행이 아니라 공간들의 법칙을 자신이 성공시킨 사례를 중심으로 알려주고 있어서
더 신뢰되었다.
미켈란젤로와 같은 천재성이 있다면 건축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두 과장하면 되지만,
대부분은 공간의 콘셉트 설계와 기획 단계부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해야만
자연스러운 공간이 탄생할 수 있다. 건축 설계와 시공 과정의 각 경계들이 허물어져서
완성도가 훨씬 높은 공간들이 주변에 많아져서 안목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
진짜 핫플들의 성공 법칙을 전문가가 조목조목 알려줘서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