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죽이기 ㅣ 죽이기 시리즈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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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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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리스 죽이기》는 캐럴의 미로를 지나 논리의 출구로 빠져나오는 기묘한 여행기입니다. 꿈이 현실을 손상시키고, 말장난이 증언 트릭이 되며, 잔혹이 정황 증거로 기능하는 이 구조는 장르 혼합의 모범답안에 가깝습니다.

캐럴의 세계는 배경이 아니라 증거의 지도이며, 두 세계의 경계는 트릭의 작동 무대입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 우리는 앨리스가 아니라 ‘나’의 이름을 되묻게 됩니다. ⁉️내가 믿어온 ‘현실’은 누구의 규칙으로 만들어졌는가?

동화의 비논리를 논리로 증명해 보이는, 무섭도록 정교한 꿈.
누명을 벗겨야 하는 이유가 곧 살아야 하는 이유인 세계에서,
“누가 누구인가”를 끝까지 따라가 보라.
마지막 장을 덮고도 한동안 현실의 질감이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고바야시 야스미는 호러·SF·본격 미스터리를 가로지르며
💭“장르의 경계에서 가장 논리적인 상상력”을 보여주는 작가입니다.
데뷔 초부터 《완구수리자》로 일본호러소설대상 단편상을 수상했고, 세이운 상(《천국과 지옥》), 《SF매거진》 독자상(〈바다를 보는 사람〉) 등 굵직한 상을 거머쥐었습니다.

퍼즐적 정밀함을 갖춘 미스터리에 호러의 육체감·잔혹성을 얹는, 일명 ‘고바야시 월드’가 그의 트레이드마크입니다.
그 집대성이 바로 《앨리스 죽이기》입니다.


이 소설은 루이스 캐럴의 고전을 ‘무대’로 삼아, 현실 세계와 “이상한 나라”라는 이중 평행 서사를 구축합니다. 현실에선 대학원생 아리와 동기 이모리가, 이상한 나라에선 앨리스와 도마뱀 빌이 각각 움직입니다.

두 세계의 사건은 아바타 대응(현실 인물 ↔ 이상한 나라 캐릭터)으로 치환되어 서로를 반영합니다. 캐럴 특유의 언어유희와 기괴한 상상력이 본격 미스터리의 규칙성과 인과율을 만나는 순간, 작품은 동화·호러·추리를 동시에 굴리는 하이브리드 장르가 됩니다.


🎈핵심 장치 두 가지를 기억하면 독서가 훨씬 선명해질 것입니다.

✔️ 등가성의 법칙 - “저쪽”의 죽음은 “이쪽”의 죽음으로 번집니다.
✔️ 정체성의 미러링 - 두 세계의 페어링을 맞춰갈수록 범인의 동선과 동기가 보입니다.

이 법칙 위에서 작품은 ‘누가 누구인가’라는 정체성 게임을 퍼즐처럼 펼쳐놓습니다. 이는 독자로 하여금 캐럴의 원전 지식(험프티 덤프티, 흰토끼, 모자장수 등)을 적극 호출하도록 만듭니다. 캐럴을 잘 모른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읽는 동안 “현실 인물 A = 이상한 나라의 B?”를 맞추는 도감형 추리의 쾌감이 생깁니다.


고바야시는 '환상=무규칙'이라는 편견을 배반합니다. 그는 ‘이상한 나라’라는 비이성적 공간 안에 엄격한 규칙과 인과를 심고, 그 규칙을 따라가면 현실의 살인이 해명되는 미스터리 코어로 독자를 이끕니다.

즉, 환상의 언어를 빌려 합리의 서사를 구축합니다. 더 나아가 캐럴의 세계를 통째로 차용하는 것이 아니라, 정체성의 전도(자기=타자, 꿈=현실)를 통해 “실체와 허상”의 경계를 정면으로 묻습니다.


고바야시 야스미의 《앨리스 죽이기》는 팬시한 패스티시가 아니라, 고전의 규칙을 차용해 ‘본격’의 규율로 재조립한 괴이한 퍼즐입니다. 루이스 캐럴의 언어 유희와 부조리를 단순 장식으로 소비하지 않고, 두 세계(현실/이상한 나라)를 정밀하게 접합해 원인–결과–대가의 라인을 끝까지 밀어붙입니다. 그 결과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기억하는 독자에겐 기묘한 데자뷔, 미스터리 팬에겐 논리의 만족, 호러 팬에겐 촉감적 불쾌를 동시에 던지는 혼종의 스릴입니다.


이 소설의 결정적 한 수는 ‘꿈’의 무책임함을 허락하지 않는 규칙 설정입니다. 이야기 초반, 아리는 이상한 나라에서의 사형이 “그저 게임 오버”일 뿐이라고 가볍게 생각하지만, 곧 두 세계의 죽음이 연동된다는 사실을 듣습니다.

📌“그래. 두 세계의 죽음은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어… 앨리스가 사형을 당하면 현실 세계의 너도 죽어.”

이 한 문장이 모든 장면의 긴장도를 갈아엎습니다. ‘꿈’의 안전망이 박탈되는 순간, 독자는 모든 추론을 현실 등가(等價)의 무게로 재계산하게 됩니다. 이 구조 덕분에 작품은 캐럴식 광휘(光輝) 위로, 타임어택 스릴러의 엔진을 얹습니다(누명 벗을 시간 7일).


현실의 인물과 이상한 나라의 아바타는 일대일로 ‘대응’합니다.
독자는 “누가 누구인가”를 맞히는 별도의 추리 게임을 병행합니다.
험프티 덤프티–오지, 그리핀–사토지와 교수, 흰토끼–리오… 이 대응 관계는
단순 팬서비스가 아닙니다. 동기도 행동 양식도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 되며,
각 장면에 숨은 실마리를 중첩합니다.

작가는 인과율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상한 나라라는 부조리의 무대에 세심한 규칙(정보 전달의 방식, 아바타의 일관성, 사후의 영향)을 심어, “설명할 수 없는 일”을 “설명해 낸 일”로 바꿉니다. 그래서 후반에 밀려드는 연속 반전도 허무맹랑한 전복이 아니라 논리의 귀결로 받아들여집니다.


고바야시는 호러 작가답게 신체 감각을 정확히 조절합니다. 예컨대 테이프로 식칼을 감은 남자가 다가오는 장면은 공포의 물리적 속도를 체감하게 합니다.

📌“남자는 손에 식칼을 쥐고 있었다. 손에서 놓치지 않도록 테이프로 둘둘 감기까지 했다.”

이런 디테일은 범행의 의지·준비성·패턴을 가시화하는 정황 증거로 작동합니다. 즉, 호러는 미스터리의 적이 아니라 논리의 보조선입니다.


작품은 캐럴의 인물군—여왕, 미치광이 모자 장수, 3월 토끼, 도마뱀 빌, 그리핀—을 단순 코스프레로 소환하지 않습니다. 언어유희와 규칙 뒤집기라는 캐럴의 도구를 그대로 증거의 변조·증언의 모순·기억의 탈락에 씌우며, ‘말장난=진술 트릭’으로 번역합니다. 그 덕에 캐럴의 세계와 본격 미스터리의 공정성 사이에 긴장이 생기고, 그 틈이 바로 독해의 재미가 됩니다.


이야기가 나아갈수록 독자는 실체/허상의 경계에 서게 됩니다.
⁉️현실의 ‘나’와 이상한 나라의 ‘나’가 크게 어긋날 때, 어느 쪽이 본체인가? 작품은 스스로 만든 아바타에 의해 재규정되는 자아라는 테마를 집요하게 밀어붙입니다. 그래서 대미의 전환(스포일러 금지)은 범인 색출을 넘어서 독자의 전제까지 흔듭니다.

잔혹 묘사에 민감한 독자라면 살짝 마음의 준비는 필요하지만,
그로테스크는 결코 목적이 아닙니다.
논리와 구조의 설득을 위해 적정선에서 쓰입니다.
반대로, ‘앨리스’ 원작을 모르면 어쩌나 걱정하는 분들께—문제 없습니다.
읽다 보면 자연스레 캐릭터 관계망이 자리 잡습니다.
(물론 원작을 알고 읽으면 언어유희의 레이어가 더 풍성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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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시의 마법사 - 그래픽 노블, 2026 휴고상 수상작
프레드 포드햄 지음, 이수현 옮김, 어슐러 K. 르 귄 원작 / 책콩(책과콩나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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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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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시의 마법사》 그래픽 노블은 원작이 지닌 철학적 서사를 시각 언어로 재탄생시킨 작품입니다. 글과 그림이 속삭이며 이어지고, 독자는 게드와 함께 그림자를 마주하고, 책임과 균형을 배워갑니다.

책을 덮으며 문득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 나는 내 그림자를 제대로 바라본 적이 있는가?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고 사료됩니다.


어슐러 K. 르 귄 (Ursula K. Le Guin, 1929~2018)은
20세기 판타지와 SF 문학의 위대한 거장입니다. 《어스시 연대기》 시리즈와 《어둠의 왼손》을 비롯해 인간과 권력, 언어와 자연, 성별과 사회 구조를 탐구한 작품들로 후대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판타지를 인간 내면과 철학적 주제를 탐구하는 장르로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프레드 포드햄 (Fred Fordham)은
《앵무새 죽이기》, 《멋진 신세계》 등의 그래픽 노블 각색으로 주목받은 영국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이번 《어스시의 마법사》에서는 르 귄의 서정적 문장을 압축해, 그림과 텍스트가 하나의 시처럼 호흡하는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만들어냈습니다.

이수현 번역가는
르 귄의 작품을 꾸준히 소개해 온 국내 대표 번역가입니다. 그는 이번 작업을 두고 “지금까지 나온 《어스시의 마법사》 시각화 중 가장 성공적이고 아름다운 결과물”이라 평가했습니다.


1968년 발표된 《어스시의 마법사》는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와 더불어 판타지 3대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입니다. 주인공 게드(본명 더니)는 마법적 재능을 타고났지만, 젊은 시절의 오만과 호기심으로 인해 세상에 끔찍한 그림자를 풀어놓습니다. 결국 그는 자신이 불러낸 그림자와 맞서야 하는 성장의 여정을 걷게 됩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모험담을 넘어,

✔️융의 그림자(Shadow) 개념 - 자기 안의 어두움과 직면해야 진정한 성장이 가능함.
✔️도교의 조화 사상 - 자연과 인간, 힘과 책임 사이의 균형.
✔️언어와 진명의 철학 - 진짜 이름을 아는 것이 곧 본질을 인식하고 책임지는 행위.

이러한 사유들이 얽히며 판타지 장르를 인간 존재에 대한 은유적 탐구로 확장시켰습니다.

르 귄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직시하고 그에 따르는 책임을 받아들이는 것이 성숙한 어른이 되는 길임을 말합니다. 게드의 여정은 결국 자신의 그림자와 화해하는 과정, 즉 인간이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통합해 나가는 심리적·영적 성장의 서사로 읽힙니다.


프레드 포드햄의 각색은 르 귄의 문장을 이미지 문법으로 번역한 작업입니다.
패널 간 여백과 색의 온도, 시점 전환으로 말해지지 않은 것을 들려줍니다. 폭풍과 돌장미, 바람이 스치는 수평선의 긴 프레임은 어스시 세계의 핵심인 “균형”을 시각적 리듬으로 체화시킵니다.

이 책이 좋은 이유는, 소년 게드의 서사를 서정과 절제로 밀어붙이기 때문입니다. 액션의 과장 대신 침묵의 칸을 남기고, 그 침묵에 죄책·오만·두려움이 서서히 가라앉습니다.

📌“곤트섬은 … 마법사들로 유명한 땅이다.”
📌“이것은 그가 유명해지기 전의 이야기다.”

첫 장의 이 짧은 도입은 그래픽 노블에서도 온전히 살아 있습니다.
거대한 신화가 아니라 ‘유명해지기 전’의 서툰 한 소년 이야기—이 초점이 끝까지 흔들리지 않습니다.


포드햄의 수채화풍은 밝음/어둠, 흐림/명료함의 대비가 명확합니다.
로크의 마법 학교 실내 장면은 먹색·남회색으로 지식을, 바다와 섬의 롱숏은 군청·옥색으로 자유와 위험을 환기합니다. 좁은 격자 패널로 몰아치는 주문 대결을 보여주다가도, 섬 밖으로 나서면 대담하게 패널을 풀어 랜드스케이프를 펼칩니다. 그때 독자는 게드의 숨과 같은 박자를 내쉽니다.

무엇보다 캐릭터 묘사가 인상적입니다. 르 귄의 원문 설정대로 구릿빛 피부의 젊은 게드가 화면을 이끕니다. 이는 판타지 장르가 오랫동안 관성처럼 소비해 온 백색의 영웅 이미지를 단호히 비켜간 선택이며, 원작의 정신을 복원합니다.


어스시의 마법은 “이름을 아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언어가 세계를 움직이고, 올바른 이름 부르기가 균형을 되돌립니다. 게드가 금기를 깨고 그림자를 풀어놓는 장면에서, 책은 “힘의 과시—오만—파국—대가”의 윤리를 시각적 인과로 묶습니다.
이후의 여정은 사실상 ‘괴물을 물리치기’가 아니라 ‘내 안의 그림자를 인식하고 통합하기’입니다.

융적 의미의 Shadow와 도가적 균형 감각이 교차하는 대목으로, 그래픽 노블은 이 정신분석학적 순간을 과잉 설명 없이 얼굴 클로즈업+무성(無聲) 칸으로 해결합니다. 독자가 해석의 주체가 되도록 남겨둔, 매우 품위 있는 연출입니다.


포드햄은 원작의 밀도 있는 문장을 도려내지 않고 ‘접어’ 넣습니다. 설명을 줄이되 장면의 메타포를 강화합니다. 예컨대 드래곤과의 대면은 대사보다 패널의 구획과 시선 이동으로 ‘언어의 힘’—이름 부르기의 권능—을 체감하게 합니다. 엔딩부(*스포일러는 피합니다*)에서 게드가 선택하는 제스처는, 텍스트였을 때보다 한층 잔혹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도망이 아닌 직면, 부정이 아닌 호명—그래픽 노블은 그 순간의 성숙을 단 한 장면으로 박제합니다.


이수현 번역은 투명하다는 말이 정확합니다. 문장을 과장해서 ‘대사체’로 밀지 않고, 장면이 말하게 두는 쪽에 섭니다. 원작의 시어가 가진 운율을 한국어의 호흡으로 옮겨, 이미지의 색감과 잘 맞물립니다. “원문에 충실한 인물 표상—특히 피부색—”이라는 제작 방향과도 어긋남이 없습니다.


《어스시의 마법사》는
‘힘을 얻는 법’이 아니라 ‘힘을 감당하는 법’을 가르치는 성장 서사입니다.
자기 이름을 안다는 것, 자신이 불러낸 것(실수·오만·상처)을 인정한다는 것, 그래서 타인과 세계 앞에 책임지는 어른이 된다는 것—이 메시지는 오늘에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기존 독자에게는 ‘그 장면’들이 과하지 않게, 그러나 정확히 돌아옵니다. 특히 로크의 일상 파트가 풍성해져 학교물의 진부함 없이 수행서사의 질감을 더합니다.
입문자에게는 서사의 핵심을 압축하되, 단선화하지 않았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필요한 문장만 남겨 철학의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이 한 권만으로도 어스시의 규범—이름, 균형, 책임—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선물용으로도, 판타지 입문용으로도 훌륭합니다.

이 판본은 ‘강력한 주문’이 아닌 멈춤의 기술을 기억하게 합니다.
더 크게 휘두르지 않고, 더 정확히 부르는 법.
성장의 반대말은 실패가 아니라 오만이라는 사실.
그리고 언젠가 우리 각자에게도 올 질문
⁉️—나는 내 그림자의 이름을 부를 용기가 있는가—을 조용히 되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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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ㅣ 오랫동안
조지 오웰 지음, 강미경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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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인디캣책곳간 으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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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있는책 에서 출간한 #오랫동안시리즈 《동물농장》은 단순히 러시아 혁명의 풍자가 아닙니다. 그것은 권력의 속성과 인간 본성의 취약함에 대한 보편적 고발이었습니다. 20대에 단순한 흥미로 읽었던 작품이, 지금은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든 전체주의적 사고와 권력 구조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더 평등하다.”
이 문장을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나는 지금, 속고 있지 않은가?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성인이자 풍자가로, 전체주의와 권력의 부패를 신랄하게 비판한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작 《동물농장》과 《1984》는 모두 자유와 권력,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통찰한 고전으로, 출간 이후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오늘날의 사회를 예리하게 비추는 거울이 되고 있습니다. 영국 더 타임즈는 그를 20세기 위대한 작가 2위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동물농장》은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 체제의 변질을 풍자합니다.

✔️존스 - 차르 니콜라스 2세
✔️메이저 영감 - 마르크스
✔️스노우볼 - 트로츠키
✔️나폴레옹 - 스탈린

혁명의 이상은 권력 집중 속에서 왜곡되고, 선동과 언론 조작, 역사 왜곡은 대중을 길들이는 도구가 됩니다. 이 구조는 특정 시대에만 국한되지 않고, 권력의 보편적 속성을 보여주기에 오늘날에도 여전히 강렬한 울림을 줍니다.


오웰은 작품의 말미에서 직접 밝힙니다.
📌“동물농장은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철저히 인식하는 가운데 정치와 예술적 의미를 하나로 융화시키고자 최선을 다한 최초의 책입니다.”

즉 그는 이 작품을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전체주의에 반대하는 정치적 선언문이자, 예술적 완성도를 지닌 경고문으로 집필했습니다.


《동물농장》은 분량으로 보면 얇은 중편소설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그 속에 담긴 메시지는 두꺼운 정치학 서적 못지않게 묵직합니다.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 체제를 풍자한 이 작품은 1945년에 처음 출간되었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낯설지 않은 풍경을 보여줍니다.

⁉️혁명의 이상은 어떻게 독재로 변질되는가?
⁉️권력은 어떻게 평등을 삼켜버리는가?
⁉️대중은 왜 침묵하는가?

이 질문들은 시대와 국경을 넘어 반복됩니다.


책의 첫머리에서 늙은 메이저 영감은 동물들에게 반란을 선동합니다.
📌“여러분, 반란을 일으킵시다!”
이 순간, 농장의 동물들은 새로운 사회를 꿈꿉니다.
그러나 그 꿈은 곧 권력의 탐욕에 의해 조작되고 파괴됩니다.


농장에는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라는 7계명이 세워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은 교묘하게 변형됩니다.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는 단순한 구호가
결국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더 좋다"로 변질되는 과정은,
이념이 권력자의 입맛에 맞게 조작되는 전형을 보여줍니다.


나폴레옹이 권력을 장악한 뒤 개들을 사병처럼 거느리는 장면은
특히 소름 끼쳤습니다.
📌“그들은 나폴레옹 곁에 계속 붙어 서서 그를 호위했다. … 개들은 나폴레옹을 향해 꼬리를 치는 것이었다.”
혁명 직후 인간 존스를 몰아내던 개들의 모습과 겹쳐지면서,
권력자가 단지 얼굴만 바뀌었을 뿐 본질은 동일하다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오웰이 가장 날카롭게 파고든 부분은 ‘기억의 조작’입니다.
동물들은 자신들이 기억한 과거와 벽에 적힌 계명이 달라지면, 📌“자신들이 잘못 알았을지 모른다”고 스스로를 의심합니다. 이 장면에서는 전율을 느꼈습니다.
진실이 사라지는 과정은 억압이 아니라 ‘자기 검열’을 통해 완성됩니다.

또한 스퀼러의 존재는 언론이 권력의 하수인이 될 때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낳는지를 보여줍니다. 그가 흘리는 말 몇 마디가 동물들의 기억과 인식을 지워버립니다. 이는 언론이 ‘사실’이 아닌 ‘권력의 진실’을 퍼뜨릴 때 사회 전체가 어떻게 길들여지는지를 압축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까웠던 인물은 말 복서였습니다.
그는 언제나 📌“더 열심히 일하자”라는 신념으로 농장을 위해 헌신합니다.
그러나 그 헌신은 구조적 모순을 바꾸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의 희생은 나폴레옹 체제를 유지하는 동력이 됩니다.
끝내 병든 복서가 도살장에 팔려가는 장면은,
순수한 노동이 권력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지를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대목에서 📌“노동과 성실만으로는 사회의 부패를 극복할 수 없다”는
냉혹한 진실이 마음에 깊이 새겨졌습니다.


🌿 동물들은 창밖을 바라봅니다.

📌“돼지로부터 인간에게, 인간으로부터 돼지에게, 다시 돼지로부터 인간들에게 시선을 옮겨 쳐다보았다. 그러나 이미 어떤 게 어떤 것인지, 돼지가 사람인지 사람이 돼지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이 장면은 소름 돋는 오웰의 필치입니다.
⁉️혁명의 결과가 결국 새로운 지배자의 등장이라면,
인간 사회는 영원히 반복되는 굴레 속에 있는 것일까?
우리는 이상을 꿈꾸지만,
동시에 권력을 왜곡시키는 본능도 함께 가지고 있는 존재입니다.


20대에 처음 읽었을 때는 단순히 풍자 소설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다시 읽으니, 그것은 더 이상 과거 소련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사상이 주의가 되고,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기 위해 끊임없이 외부의 위협을 조작하는 사회”는 오늘날에도 존재합니다.
우리는 매일같이 프로파간다, 선동, 가짜 뉴스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렇다면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나는 지금, 속고 있지 않은가?”
오웰이 던진 이 물음은 독자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을 것입니다.


《동물농장》은 권력의 메커니즘을 해부한 정치학 교과서이자,
인간 본성의 그림자를 직시하게 만드는 거울입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더 평등하다.”
이 한 문장은 혁명과 권력, 이상과 타락의 역사를 꿰뚫는
가장 압축적인 경고입니다.

지금의 우리 사회 역시,
‘돼지인지 인간인지 분간할 수 없는’ 장면을 어디선가 재현하고 있지 않은가. 오웰은 말합니다.
💭기록하라, 기억하라, 그리고 무엇보다 의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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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 - 충동에 사로잡힌 이들을 위한 처방전
저드슨 브루어 지음, 최호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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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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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는 “중독은 뇌의 잘못된 학습이고, 이는 새로운 학습으로 바꿀 수 있다”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억누르거나 강제하는 방식 대신 마음챙김이라는 지혜를 통해 우리 뇌를 다시 훈련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줍니다.

읽고 난 후, 저 역시 무심코 휴대폰을 드는 순간에 “왜 지금 이 행동을 하는가?”라고 스스로 묻고 멈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 책은 중독을 끊는 법을 넘어, 더 깨어 있는 삶을 사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저드슨 브루어(Judson Brewer)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중독 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입니다.
예일대, 매사추세츠대, 브라운대에서 연구와 임상을 이어가며 뇌-마음 관계를 심도 있게 탐구해왔습니다. 특히 중독이 단순히 ‘의지 부족’이나 ‘도덕적 결함’이 아니라, 뇌의 학습된 보상 회로 때문이라는 점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또한 존 카밧진의 ‘마음챙김 명상’에 깊은 영향을 받아, 이를 뇌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임상 현장에 적용해왔습니다. TED 강연과 다수의 논문을 통해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오늘날 ‘중독 심리학’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합니다.


우리는 흔히 중독을 ‘술, 담배, 마약’ 같은 물질적 의존에서만 찾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스마트폰, 소셜미디어, 생각, 심지어 사랑까지 뇌의 보상 회로에 갇히면 중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스키너의 ‘보상 기반 학습’ 이론을 토대로, 저자는 “촉발 요인 → 행동 → 보상”이라는 뇌의 자동 학습 경로가 어떻게 중독을 강화하는지 설명합니다. 결국 중독은 인간 본연의 학습 메커니즘이 ‘잘못 학습된 결과’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저자는 중독을 단순한 ‘자제심의 문제’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간의 뇌가 본능적으로 보상에 조건화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마음챙김을 통한 새로운 학습으로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말합니다.

📌“갈망은 억제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의 대상”이라는 그의 말처럼,
브루어는 독자들에게 자기 비난 대신 호기심 어린 관찰과 수용을 제안합니다.


《중독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는 우리가 흔히 ‘의지가 약해서 빠지는 것’이라고 치부하는 중독을 전혀 다른 시각에서 바라봅니다. 저자는 의지력이나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잘못 학습된 뇌의 보상 회로”가 문제라고 말합니다.
즉, 중독은 도덕적 결함이 아니라 신경과학적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책은 스키너의 ‘보상 기반 학습’을 바탕으로 설명을 시작합니다.

📌“보상기반 학습은 특정 상황을 피하거나 고통을 무디게 하거나 불쾌한 감정을 숨기거나 가장 흔하게는 자신의 갈망에 굴복하는 과정으로 이뤄졌다. 이것은 너무 가려워 긁는 행동과 같았다.”

이 짧은 비유만으로도, 중독이 얼마나 자동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인지,
우리가 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지 선명하게 이해됩니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다루는 중독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는 점입니다.
알코올, 담배 같은 전통적 중독을 넘어, 스마트폰, 소셜미디어, 심지어 ‘생각’과 ‘사랑’까지 다룹니다. 특히 사랑 중독에 관한 대목은 눈길을 끕니다.

연구 결과, 사랑에 빠진 사람의 뇌와 코카인을 투여한 뇌가 비슷한 부위를 활성화한다는 것입니다. 도파민이라는 화학 물질의 관점에서 보면, 연애의 도취와 마약의 쾌감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낭만적 사랑이 끝난 뒤 찾아오는 공허와 집착의 시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명상과 자애 훈련이 뇌의 활동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줍니다. 실질적인 치유의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큽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핵심 해법은 마음챙김입니다.
중요한 것은 갈망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환자가 경험한 환멸감이 매우 중요하다. 습관을 통해 실제로 얻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으면 … 오래된 습관을 내려놓고 새로운 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

이 구절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끊어야 한다, 참아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지만, 저자는 그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부른다고 말합니다. 대신 갈망이 일어나는 순간을 관찰하고, 그것이 실제로는 달콤하지 않다는 것을 뼛속 깊이 체험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억압이 아니라 이해를 통해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통찰입니다.


브루어는 불교 명상 전통에서 유래한 RAIN을 뇌과학적으로 재해석합니다.

1️⃣ Recognize ― 인식하기
2️⃣ Allow ― 수용하기
3️⃣ Investigate ― 탐색하기
4️⃣ Nurture / Non-identification ― 자애심 갖기 / 동일시하지 않기

RAIN은 중독적 갈망이 일어나는 순간을 다루는 실제적 도구입니다.
예를 들어 야식의 유혹이 찾아올 때, 그것을 억지로 밀어내기보다
‘지금 갈망이 올라오고 있구나’라고 인식하고, 호기심을 갖고 관찰하는 것.
그 과정에서 보상의 실체가 환상임을 깨닫게 됩니다.


저자는 갈망과 호기심의 차이를 분명히 합니다.

📌“흥분은 더 많은 것을 원하는 긴장된 충동으로 이어진다. 반면 호기심에서 비롯한 기쁨은 부드럽고 열린 느낌이 든다.”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자극에 흥분을 느낄 때마다 그것을 행복으로 착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곧 불안과 결핍으로 이어집니다.
반대로 호기심은 긴장되지 않고 오히려 마음을 열고 안정시킵니다.
결국 행복은 갈망의 충족이 아니라 호기심의 전환에서 비롯된다는 것입니다.


책은 마음챙김을 단순한 명상법이 아니라 삶의 길잡이로 제시합니다.

📌“마음챙김은 세상을 더 명료하게 보는 것이다. … 마음챙김은 삶의 지형을 탐색하기 위한 지도와도 같다.”

이 문장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입니다.
중독은 잘못된 길로 들어섰음을 깨닫지 못해 계속 맴도는 것입니다. 마음챙김은
이 잘못된 지도를 교정해주고, 다시 올바른 길을 찾아 나설 수 있게 돕습니다.


책을 읽으며 ‘나는 무엇에 중독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을 무심코 열고, 필요하지도 않은 음식을 집어드는 순간들.
그것은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내 뇌가 잘못 학습된 결과였습니다.
그렇다면 해법도 단순합니다.
억누르려 애쓰기보다, 관찰하고 이해하며 다시 학습하면 됩니다.

📌“마음 챙김은 우리의 나침반을 사용해 우리가 고통을 향해 가고 있는지, 아니면 거기서 멀어지고 있는지 분별하게 한다.”

이 말처럼, 나침반을 다시 조율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중독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는 단순한 뇌과학 책도, 단순한 자기계발서도 아닙니다. 이 책은 신경과학과 마음챙김이라는 두 세계를 잇는 다리입니다. 저자는 과학적 근거를 통해 중독을 해부하고, 명상의 실천을 통해 치유의 길을 제시합니다.

중독은 피할 수 없는 현대인의 짐입니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짐을 억누르지 않고 내려놓는 법, 도파민의 굴레를 이해하고 자유로워지는 길을 보여줍니다.

결국 메시지는 명료합니다.
📌“갈망은 억제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의 대상이다.”
이 한 문장만으로도, 도파민의 수레바퀴에서 조금은 내려올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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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의 기쁨 - 89세 현역 트레이더 시게루 할아버지의 흔들리지 않는 투자 철학
후지모토 시게루 지음, 오정화 옮김 / 다산북스 / 202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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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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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원칙을 70년간 지켜낸 사람의 이야기, 그래서 더 무겁다.”

《주식 투자의 기쁨》은 화려한 기법 대신 ‘단순함과 꾸준함’으로 시장을 이겨낸 89세 현역 투자자의 삶의 철학이자, 주식과 인생 모두에서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지키는 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가난한 시골 소년으로 시작해 마작장 운영, 전환사채 투자, 버블 붕괴, 리먼 사태, 동일본 대지진, 코로나19까지, 숱한 위기를 지나며 결국 6500만 원으로 시작한 자산을 180억 원으로 불려낸 이야기입니다.

책장을 열자마자 독자는 화려한 이론이 아니라,
한 노(老) 트레이더의 성실한 루틴과 버팀의 힘을 마주하게 됩니다.


저자 후지모토 시게루는 일본에서 “워런 버핏”에 비견되지만, 그와는 전혀 다른 투자 철학을 지녔습니다.

✔️19세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해, 89세 현역 데이 트레이더로 활동 중입니다.
✔️하루 평균 80개 종목을 거래하며, 여전히 새벽 2시에 일어나 시장을 분석합니다.
✔️대학도 나오지 않은 평범한 인물이지만, 시장의 거대한 물결 속에서 끈기와 루틴으로 생존해 왔습니다.

그의 별명은 “투자의 신”이지만,
그 신화의 기초는 화려한 이론이 아니라 단순함과 꾸준함입니다.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두 가지 배경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1️⃣ 1980년대 버블, 1990년대 잃어버린 10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까지의 일본 경제사의 굴곡.
후지모토는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역사의 격변을 몸으로 견딘 생존자입니다.



2️⃣ 데이트레이딩 문화
일본에서 고령 투자자가 데이트레이딩으로 성과를 내는 사례는 드물 것입니다.
그는 오히려 나이가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주식은 최고의 두뇌 트레이닝”이라고 강조합니다.


후지모토는 이 책을 통해 ‘돈 버는 법’을 가르치려는 것이 아니라, 다음의 세 가지를 전하려 합니다.

✔️투자란 삶을 즐기는 방법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 📌“투자가 즐겁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왔다.”
✔️버팀의 미학을 전합니다. → 📌“주식도 인생도 버티는 자가 승리한다.”
✔️기본의 힘을 강조합니다. → 📌“가격이 떨어진 주식을 사고, 가격이 오른 주식을 판다."


주식 투자라는 세계는 늘 화려한 성공담과 끔찍한 실패담으로 가득합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후지모토 시게루는 7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그 양극단을 모두 겪으며 끝내 살아남은 사람입니다.

6500만 원으로 시작해 180억 원까지 자산을 불린 89세 현역 트레이더.
그는 자신을 ‘천재’라 부르지 않습니다.
다만 꾸준히, 성실히, 원칙을 지킨 끝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합니다.
그의 책 《주식 투자의 기쁨》은 한 인간이 투자라는 렌즈로 바라본 인생의 기록입니다.


책의 첫머리에서 저자는 말합니다.

📌“가격이 떨어진 주식을 사고, 가격이 오른 주식을 판다. 제가 하고 있는 건 이것이 전부입니다. 이것이 70년 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100년이 지난 후에도 변하지 않을 투자의 진리니까요.”

이 얼마나 단순한 공식인가요. 그러나 이 단순함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탐욕과 두려움에 흔들려 이 원칙을 무너뜨립니다. 후지모토는 평생에 걸쳐 이 한 문장을 몸에 새겼고, 그것이 그를 버블 붕괴, 리먼 쇼크, 코로나19 같은 대위기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게 했습니다.


그는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버블 붕괴의 발소리를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투자자로서 뼈아픈 실패입니다. 실제로 그는 자산의 80%를 한순간에 날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놀라운 점은, 이 거대한 실패를 겪고도 다시 시장에 돌아왔다는 사실입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실패의 불가피성’이 아니라 ‘복귀의 가능성’입니다. 결국 투자도, 인생도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자가 승리한다는 교훈을 남깁니다.


후지모토의 하루는 새벽 2시에 시작됩니다. 미국 증시와 선물 시장을 확인하고, 아침마다 “오늘의 승부수”를 가늠하며, 거래가 끝난 뒤에는 반드시 복기를 합니다.

📌“거래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거래 후의 복습”이라는 말은,
투자뿐 아니라 성찰과 기록이 없는 성장은 없다는 교훈을 던집니다.

그는 주식을 단순한 ‘돈벌이’로 보지 않았습니다. 일기 쓰듯 매일 복기하며, 루틴을 삶에 녹여냈습니다. 결국 주식은 그의 두뇌 훈련이자 삶의 방식이 되었습니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대목 중 하나는 그의 투자 배분 원칙입니다.

✔️괜찮다 싶은 종목에는 10%
✔️더 괜찮다 싶으면 20%
✔️반드시 간다 싶을 때 60%

이른바 ‘1:2:6 법칙’입니다.
이는 무조건 분산과 신중을 강조하는 일반적 조언을 넘어, 실제 매매에 적용 가능한 실전적 원칙입니다. 더불어 그는 📌“차트를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숲 전체를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개별 종목만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국가 경제와 세계 경제까지 읽어내는 습관. 이는 오랜 경험에서 나온 통찰입니다.


많은 이들은 기관 투자자와의 격차를 절망적으로 느낍니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단언합니다.

📌“주가를 움직이는 건 ‘재료’가 아니라 사람들이 그 재료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다.”

기관이 정보를 앞서 갖더라도, 그 정보에 반응하는 주체는 결국 사람입니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도 흔들리지 않는 원칙과 유연한 대응으로 충분히 승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개인은 기관과 달리 언제든 ‘쉬기’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습니다. ‘매수-매도-휴식’의 균형, 이것이야말로 장기 생존의 비결입니다.


후지모토는 주식 투자에 필요한 세 가지 요소를 제시합니다.

✔️ 마음 ― 시장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냉정함
✔️ 기술 ― 적절한 시점에 매매할 수 있는 실전 능력
✔️ 몸 ― 건강한 신체와 자금 융통성

📌“이 요소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만족스러운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는 그의 말은, 주식만이 아니라 인생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태도입니다.
건강을 지키며, 배운 기술을 갈고닦으며,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키우는 것.
이것이 89세에도 현역 트레이더로 살아가는 원천입ㄴ다.


책을 덮으며 가장 깊이 남는 말은 이것입니다.
📌“투자가 즐겁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왔다.”

돈을 벌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주식 자체가 두뇌 훈련이고 삶의 활력소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매일 새벽 2시에 일어나 시장을 확인하고, 매매 후에는 반성 일기를 씁니다. 이 단순하고 꾸준한 루틴이 그에게 70년을 버틸 힘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막대한 자산으로 이어졌습ㄴ다.


《주식 투자의 기쁨》은 화려한 투자 기법서가 아니었으며, 차트의 비밀이나 단기 급등주의 공식을 알려주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이 책은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원칙과 버팀”이라는, 너무 단순해서 오히려 간과하기 쉬운 진리를 반복해서 일깨워줍니다.

책을 읽으며 나의 투자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혹시 “지금이 최고가다, 지금이 최저가다”라며 무리하게 시장을 예측하려 들지는 않았는가. 후지모토는 경고합니다. 📌“무리해서 고점이나 저점을 노리면 좋지 않은 결과로 끝난다. 차트가 반전되기 시작하는 순간을 노려야 한다.”

결국 주식도 인생도, 승패를 가르는 건 ‘재능’이 아니라 버팀과 성실함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기쁨’을 느낄 줄 아는 사람만이 끝까지 살아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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