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드 : 어느 위대한 콜리 이야기
앨버트 페이슨 테르훈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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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키멜리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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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살 가득한 ‘그곳’의 넓은 들판을 누비던 래드의 당당한 발걸음은, 사랑하는 존재를 어떻게 대하고 지켜내야 하는지에 대한 가르침이었다."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다룬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앨버트 페이슨 테르훈의 《래드》는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숭고한 가치를 던져준다. 100인간과 동물이 맺을 수 있는 영적 교감의 최상급 형태를 보여주며, 한 생명체가 지닐 수 있는 존엄함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준다.

​1919년에 출간되어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대를 이어 읽혀온 이 작품이 여전히 매력적인 이유는 작가 앨버트 페이슨 테르훈이 자신의 삶을 함께했던 실제 콜리 래드를 직접 관찰하며 쓴 실화에 기반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 수많은 반려동물 관련 도서가 인간 중심의 시선에서 ‘길들이기’나 ‘귀여움’을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면, 《래드》는 동물의 독립된 주체성과 그들이 지닌 깊은 내면세계를 지극히 존중한다.

​본능에 솔직하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고,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면서도 절대 비굴해지지 않는 래드의 삶은 ‘동물보다 못한 인간’이라는 씁쓸한 비유를 떠올리게 할 만큼 진정 숭고하다. 특히 래드가 도그 쇼라는 인간들의 허영과 욕망이 몰린 무대에서 겪는 수난이나, 약한 존재들을 향한 끝없는 사랑을 베풀 때 보여주는 모습은 인간인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레이디는 래드에게 하루하루 행복을 주는 햇살 같았다... 이 레이디 없는 삶도 래드는 상상할 수가 없었다. 레이디가 자기처럼 온 마음을 다 바치지 않을 수 있다고는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네이브가 '그곳'에 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야기의 문을 여는 이 첫 문장은 래드가 가진 사랑의 깊이를 단번에 느끼게 한다. 래드의 사랑은 온전하고 헌신적이었기에, 짝인 레이디가 새로 온 개에게 시선을 돌릴 때 느꼈을 아픔은 인간의 실연만큼이나 짙게 다가왔다. 삶을 지탱하던 햇살이 흔들리는 시련 속에서도 래드는 붕괴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지켜낸다. 사랑하되 구걸하지 않는 고귀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 책을 읽으며 깊게 몰입하게 되었던 지점은 ‘인간 중심적 사고’와 ‘동물의 고귀한 본성’ 사이의 대비이다. 사람들은 돈을 주고 동물을 입양하면 그 동물의 주인이 되었다고 착각하곤 한다. 하지만 작가는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과 허영을 꼬집으며, 돈으로 생명의 소유권을 살 수는 있지만, 영혼의 지지와 신뢰는 결코 재화로 거래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진정한 주인이 되는 것은 권력이 아니라 개라는 생명체에게 선택받는 구원의 과정임을 깨닫게 한다.

🔖"돈만 있다면 누구라도 개를 사서 소유주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돈이 있어도 음식을 주며 공을 들인다고 해도 개가 허락하지 않으면 절대로 개의 진정한 주인은 될 수 없다. 그리고 일단 주인으로 받아들여지면 개에게 그는 영원히 '신'으로 존재한다."

래드가 인간에게 바치는 헌신의 깊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개에게 주인은 밥을 주는 존재만이 아니라 생사와 옳고 그름을 좌우하는 절대적인 존재이자 법이다. 하지만 인간은 과연 그 신성한 신뢰에 답할 자격이 있을까?

책 속 에피소드 중 도그 쇼는 인간의 소유욕과 허영이 동물의 고통 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개들이 올가미 목걸이를 착용해 목이 졸려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들게 만드는 현장이나, 사진 원판에서 목줄을 지워버리는 가식, 그리고 아름다움을 외형적으로 단장하기 위해 테리어의 털을 손으로 직접 뽑는 행위 등은 인간이 동물을 ‘사랑’한다는 명목하에 얼마나 가혹하게 통제하고 소유하려 하는지를 특히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강아지를 훈련하는 데는 시간, 인내, 단호함, 지혜, 감정 조절, 그리고 부드러움이 꼭 필요하다. 이 가운데 세 개만이라도 갖춘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래드는 개에 불과했지만, 이 여섯 가지를 모두 넘치게 갖추고 있었다."

새끼를 키우고 약한 존재를 다루는 래드의 지혜는 어설픈 인간 어른보다 훨씬 깊고 담대했다. 인내와 부드러움을 두루 갖추고 다른 존재를 포용할 줄 아는 래드의 모습에서, 인간이 오히려 동물에게 참된 성숙을 배워야 한다는 숙연함을 느낀다.

하지만 이 구절은 비단 개를 키우는 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타인을 다루고 누군가를 이끌어야 하는 모든 인간에게 필요한 덕목이다. 정작 사람조차 갖추기 힘든 여섯 가지 덕목(시간, 인내, 단호함, 지혜, 감정 조절, 부드러움)을 품고 어린 새끼와 약자들을 대하는 래드의 면모는, 성숙한 인격체로서의 귀감을 선사한다.

🔖"그 슬픔 속에 단 하나의 기쁨이 있었다. 자기가 뭔가를 해서 주인과 안주인이 자기를 아주, 아주 자랑스러워하는 듯했던 것이다. 그들이 왜 그렇게 기뻐하는지 알 수 없었다."

자신이 왜 고통스러운 도그 쇼 무대에 서야 하는지도 모른 채, 그저 주인이 기뻐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슬픔을 견디며 자랑스러워하는 래드의 모습은 가슴을 릿하게 만든다.

주인을 절대적인 '신'이자 삶의 법으로 섬기는 래드의 헌신은, 동물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고 착각하는 수많은 인간들에게 깊은 자성(自省)을 요구한다. 또한 인간의 무지와 이기심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충직한 래드의 존엄성은, 도리어 '인간이란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를 숙연하게 되묻게 만든다.

🔖"시인이라면 눈으로 하얗게 뒤덮인 이 고요한 야생을 고독과 엄숙한 평화가 깃든 성스러운 신전이라 단언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래드는 그보다 훨씬 많은 것을 말해줄 수 있었다. 표면 아래 감춰진 대자연은 절대로 고독하지 않으며, 절대로 평화롭지 않다는 사실을 말이다."

인간은 자연을 보며 낭만적인 감상에 젖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야생의 생명체는 매 순간 생존을 위한 치열한 도전을 이어간다. 인간의 관념적 시선을 뛰어넘어 대자연의 날것 그대로의 치열함을 본능으로 간파해 내는 래드의 영리함과 야성미가 돋보여 오래 기억에 남았다.


책을 모두 읽고 나면, 1918년 열여섯의 나이로 숲과 호수가 있던 ‘그곳’에서 삶을 마감한 짙은 갈색의 슬픈 눈망울을 한 래드의 모습이 아련하게 잔상으로 남는다. 폭력적인 개들의 전투나 시대적 한계가 드러나는 고전적인 훈육 방식이 일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시대를 뛰어넘어 아직도 눈시울을 적시는 까닭은 상처받고 배신당하면서도 끝까지 잃지 않았던 래드의 ‘흔들림 없는 존엄’ 때문일 것이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하얀 눈송이 아래 대자연이 살아 숨 쉬듯, 래드의 짙은 갈색 눈동자 속에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영혼의 깊이가 들어 있었다. 세상을 살아가며 사람에게 상처받고 관계에 지친 이들에게, 한결같은 온기와 충직함으로 곁을 지켜주는 래드의 이야기는 마음 가장 깊은 곳을 울리는 따뜻하고도 경건한 위로로 남을 것이다.

🐕🐾반려견이 있는 사람으로서 개가 허락해야만 비로소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그 사실을 마음 깊이 새겨본다. 강아지가 주인 곁을 영영 떠나게 되면 그 영혼의 무게는 '1그램'이라고 했다. 영혼의 무게만큼이나 여린 생명에게 '신'과 같은 존재가 된다는 것은 그 순수한 영혼과 헌신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무거운 약속임을 '래드'는 나지막이 전해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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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투자 5일 완성 - 누구나 평생 현금흐름 만드는 최고민수의 일주일 투자 과외
최고민수(박민수) 지음 / 다산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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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는 싸움"

빨간불과 파란불이 번갈아 스쳐 지나가는 차트 화면을 바라보며 밤잠을 설치던 날들이 있었다. 세상의 모든 뉴스에 일희일비하고, 정작 내 삶의 소중한 일상은 뒤로 미룬 채 불안 속을 헤매던 시간들. 주식 시장이라는 거친 바다에서 개별 종목이라는 불안정한 뗏목을 타고 파도에 쓸려 다녀본 투자자라면 누구나 가슴 한구석에 묵직한 조바심을 안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자산 3000만 원으로 시작해 50억 원을 일궈낸 '오히려 좋아' 밈의 주인공, 최고민수(박민수) 작가의 책 《ETF 투자 5일 완성》은 이처럼 시장의 노이즈 속에서 길을 잃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조용히 닻을 내릴 수 있는 평온한 포구를 내어준다.

주식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FOMO(소외 공포)'와 '변동성 및 상장폐지의 위험'이다. 개별 기업의 재무제표를 뜯어보고 공시를 분석해도 예상치 못한 실적 악화나 유가 변동, 경영진 리스크 하나에 계좌가 반토막 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작가는 이 책에서 개별 주식 대신 주식형 ETF를 사야 하는 이유를 매우 현실적이고 명확하게 짚어낸다.

🔖​"주식을 사지 않아서 생기는 FOMO(Fear of Missing Out: 소외 공포)가 없다.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이끄는 강세장에서 두 종목이 없으면 우울하다. (중략) 하지만 대표지수나 반도체 ETF를 사면 모든 게 해결된다."

​이 문장에 깊이 공감하게 되는 이유는, 수많은 개별 주식 투자자들이 "내가 산 주식만 안 오르는" 고통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ETF는 시장의 주도주를 알아서 담아주기 때문에 시장의 상승 궤도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어 준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상장폐지와 종목 교체(리밸런싱)에 대한 부분이다. 개별 기업은 실적 악화나 경영 리스크로 인해 한순간에 '휴지 조각'이 될 수 있지만, ETF는 운용사가 주기적으로 "가장 우량 종목만 모아 놓고 더 우량한 종목으로 종목 교체"(1일차)를 해준다.

🔖​"투자자가 가만히 있어도 알아서 종목 교체, 비중 축소 등으로 적극 대응한다. (중략) 개별 종목 실적이 악화되거나 주가 상승률이 떨어지면 해당 ETF에서 퇴출되거나 비중이 현격히 줄어든다. 최고의 개별 종목만이 해당 ETF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독한 세상이다."

우리는 흔히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을 들으며 위험 관리의 중요성을 배운다. 하지만 개인이 직접 10개 이상의 우량 종목을 분석하고 사서 관리하는 것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요한다.

​10년 전 미국 나스닥 100 ETF를 사서 묻어두기만 했어도, 당시엔 없었던 AI 거인 ‘엔비디아’가 알아서 지수에 편입되어 내 계좌를 효자로 만들어주었듯 말이다. 내가 일일이 공부해서 최고의 종목을 골라내지 않아도, ETF라는 시스템이 '스타 종목의 등용문' 역할을 해준다는 사실은 투자자에게 커다란 심리적 안도감을 선물한다.


주식 시장에서 가장 괴로운 순간 중 하나는 내가 가진 종목은 제자리인데 다른 종목만 급등할 때 느끼는 'FOMO(소외 공포)'다. 저자는 대표지수 ETF와 섹터 ETF를 결합하는 것만으로도 이 마음의 병을 치유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더불어 책에서 제시하는 '4.4.2 투자전법(대표지수 40%, 섹터 40%, 월배당 20%)'과 하락장에 대응하는 '2-4-6 전법(최초 매수가 기준 -20% 하락 시점마다 추가 매수)'은 투자자에게 명확한 행동 규범(Rules)을 제공한다. 시장이 폭락할 때 공포에 질려 던지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매수 단가를 낮추는 기회로 삼는 프레임의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

'4-4-2 투자전법'은 축구 포메이션처럼 공격과 수비의 균형을 완벽히 맞춰준다.
​여기에 하락장이 올 때마다 공포에 떨며 던지는 것이 아니라 분할 매수로 대응하는 '2-4-6 전법'은 장기투자를 완성하는 핵심 무기다.

🔖"미국 대표지수 ETF 투자는 매도란 없다. 오직 저점 추가 매수뿐이다. 장기간 투자하면서 2-4-6 전법대로 추가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면 된다. 최초 매수 가격 기준 -20% 하락 시점마다 추가 매수한다."

지정학적 리스크나 악재로 시장 전체가 내리꽂히는 '블랙스완'은 길어야 1년 안에 회복되었던 역사가 있다. 최고민수 작가는 고점을 맞춰 팔고 저점을 다시 잡으려는 욕심(마켓 타이밍)을 버리고, "떨어지면 더 산다"는 단순 명료한 룰로 시장을 버텨내라고 조언한다. 내가 사는 타이밍이 언제나 최저점일 수 없다는 사실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하락을 악재가 아닌 '단가 인하의 기회'로 바 꾸는 실전적인 배짱을 키워준다.


🔖"순자산총액 200억 원 미만 투자는 주의하자"와 같이
ETF가 상장폐지되어도 순자산가치(NAV)만큼은 돌려받지만, 원치 않는 시점에 손실이 확정될 수 있으므로 최소 순자산총액 200억 원 미만 투자는 주의하고, 보수적이라면 300억 원 이상을 고르라"는 조언은 계좌를 지키는 아주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이다.

또한, 연금계좌와 ISA 계좌를 활용한 절세 매커니즘을 🔖"장기투자의 시작은 절세계좌에서부터"라는 명제로 강하게 피력한다. 아무리 투자 수익률이 높아도 금융소득종합과세나 매매차익 세금으로 빠져나간다면 장기 복리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기타형 및 해외 ETF 투자 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49.5%의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하기 위해 연금계좌와 ISA라는 '강제 장기투자' 장치를 1순위로 채우라는 점도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금리와 채권의 관계, 듀레이션(Duration)의 개념, 그리고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과 미국 국채 금리의 상관관계 등 다소 어려울 수 있는 Macro(거시경제) 지식도 지수와 채권 ETF의 맥락에서 쉽게 풀어내어 시장을 바라보는 안목을 한층 넓혀준다.

🔖​"미국 국채가격 하락(국채 금리 상승)은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채가격(국채금리)에 민감했던 이유다. 미국 국채가격이 하락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관세 정책에서 한발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거시 경제의 복잡한 톱니바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리고 이것이 왜 국채와 주식 시장으로 연결되는지를 매끄럽게 풀어내는 저자의 혜안이 돋보였다. 매일 차트를 보며 1~2% 상승과 하락에 밤잠을 설치고, 한 대형주에 올인했다가 적자가 날까 전전반측하는 투자는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우리는 흔히 주식 시장에서 매일매일의 시세 판을 쳐다보며 빠르게 돈을 버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그러나 개별 종목의 거친 파도 속에서 매일 밤 잠을 설친다면 그것은 참된 부(富)의 길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최고민수 저자가 제시하는 ETF 투자법은 투자자에게 '시간'과 '마음의 평정'을 돌려준다.

시장의 유행을 좇기보다 지수와 우량 섹터라는 단단한 뗏목에 올라타고,
절세계좌라는 그릇에 매월 꾸준히 자산을 담아가는 삶.
그것이 바로 3000만 원이라는 씨앗을 50억 원이라는 거목으로 키워낸 저자의 진짜 비결이 아니었을까.

"평생 가져갈 반려 ETF를 찾는 것"은 개별 주식이라는 거친 바다에서 파도에 쓸려 다니기보다, 튼튼한 '대표지수와 반려 ETF'라는 배에 올라타 시세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장기 투자의 닻을 내리는 것.

나의 노후와 미래를 시장의 거대한 성장에 의탁하고, 일상의 평화를 지키면서도 꾸준히 부를 일궈내겠다는 가장 지혜롭고 정직한 투자 서약이다.
ETF 투자를 망설이거나 주식 시장의 변동성에 지친 모든 이들에게 이 글 속 노하우들은 '마음 편한 노후 준비'를 향해 나아가는 든든한 등대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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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거미 상점가 속마음 과자점
구리스 히요코 지음, 마미영 옮김 / 모모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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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장의 결과가 보이지 않아도 노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 '나에게도 이런 과자점이 나타난다면 어떤 과자를 집어 들게 될까?'
- '어쩌면 과자가 없어도 이미 답은 내 마음속에 있을지 모른다는 것을.'



오렌지빛 노을과 제등이 비추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 이름만으로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땅거미 상점가 속마음 과자점》은 신비한 과자가 고민을 해결해 주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따뜻하게 그려낸 힐링 판타지였다. 읽는 내내 과자의 신비한 힘보다도 그 과자를 먹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조금씩 성장하는 과정이 더욱 인상 깊게 다가왔다.

이야기의 배경인 '땅거미 상점가'는 누구나 인생에서 한 번쯤 길을 잃었을 때 닿고 싶은 마음속 쉼터처럼 느껴졌다. 고민이 깊어진 사람만이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설정은 현실에서도 마음이 가장 힘들 때 비로소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순간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인간의 심리를 섬세하게 바라보는 소설이라는 느낌이 더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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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삶에서 수많은 가면을 쓴다. 남에게 착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본심을 숨기거나, 스스로의 결점을 과도하게 의식해 자격지심에 빠지곤 한다.
첫 번째 에피소드의 카나가 느꼈던 자격지심이나, 유이가 친구들에게 진심을 털어놓지 못했던 모습은 사실 모두가 매일 겪는 고뇌이기도 하다.

​책이 지닌 가장 큰 매력은 과자점의 신비로운 마법이 결코 전지전능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과자는 그저 계기일 뿐, 진실한 대화와 스스로에 대한 인정이야말로 문제를 해결하는 진짜 열쇠임을 일깨워 준다.

​카나의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사실 이 별사탕은 그런 마음으로 먹어야 했다. 정말 좋은 일이 생길까, 하는 기대만으로도 신이 나서 그 자체를 '소소하게 좋은 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 말이다.” 라는 대목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카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까 두려워 더 큰 행운을 욕심내지만, 오히려 그 욕심 때문에 현재의 행복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 그러다 별사탕을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다른 사람의 행복이 자신의 행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행복은 독차지할수록 커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눌 때 더욱 커진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보여 준다.

또한 유이가 깨달았듯, 상대를 향해 먼저 진심을 보여줄 때 비로소 타인의 진심도 마주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깊은 울림을 준다.

🔖​“손님은 이 과자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먼저 진심을 보여주면 상대도 진심을 보여주기 마련이죠.” 라는 고게쓰 씨의 말처럼, 결국 관계를 바꾸고 마음을 트게 만드는 것은 신비한 효능이 아닌 본인의 용기였다.

실제 '숨길 수 없는 밤모나카' 에피소드에서 친구 유이가 나눠준 모나카에는 아무런 효력이 들어있지 않았음에도, 친구들이 솔직한 마음을 터놓을 수 있었던 이유는 유이가 먼저 다가가 진심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외모 콤플렉스를 다룬 이야기 역시 현실적이었다.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볼지 걱정하지만, 정작 가장 엄격하게 자신을 평가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인 경우가 많다.


🔖“내 외모를 가장 신경 쓰고 있었던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었다.”
🔖“적어도 난 자네 외모가 별로라고 생각한 적 없어.”
🔖“어느 것 하나 자연스럽지 못한 내 모습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게 나다. 나를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내게서 좋은 점을 발견하면 되지 않을까.”

이 문장들처럼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우면서도 중요한지를 담담하게 전한다. 스스로를 인정하는 작은 변화가 더 큰 용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붉은 제등이 켜진 땅거미 상점가의 고즈넉한 풍경과 함께, 🔖“용법과 용량에 주의해 드시길 바랍니다”라던 점장의 다정한 경고가 마음에 맴돈다. 과자의 마법은 삶을 단번에 바꾸어 주는 만능열쇠가 아니라, 내 안에 감춰두었던 용기와 진짜 소원을 꺼내 주는 자그마한 불씨에 불과했다.

하루하루 타인의 눈치를 보며 정작 자신의 목소리를 잊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정답은 이미 네 안에 있다”고 나지막이 일깨워 주는 달콤쌉싸름하고 포근한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도 고게쓰 씨의 금빛 눈동자와 오렌지빛 노을에 잠긴 거리의 풍경이 오래도록 마음에 아지랑이처럼 피어 오른다. 특히 🔖“사람의 마음도 이렇게 투명하게 보이면 좋을 텐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니까?”라는 고게쓰 씨의 질문은 책장을 덮은 후에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어 안달 났던 주인공들이 깨달은 것은, 과자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어쩐지 처음으로 나 자신이 좋아질 것만 같은 예감”을 품는 순간 삶의 모든 기적이 비로소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이 작품을 읽으며 느낀 점은 기적은 문제를 해결해 주는 힘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계기라는 것이다. 등장하는 과자들은 모두 신비로운 힘을 지녔지만, 인물들의 삶을 완전히 바꾸지는 않는다. 대신 자신의 욕심을 돌아보게 하고, 용기를 내게 하고, 진심을 말하게 만들 뿐이다. 이 소설은 과자의 마법보다 사람의 마음이 만들어 내는 기적을 이야기하는 작품으로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말하지 못한 고민 하나쯤은 품고 살아간다. 만약 내 앞에도 '고하쿠 기묘한 과자점'이 나타난다면 어떤 과자를 고를까 잠시 상상해 보게 된다. ​세상의 소음과 타인의 시선에 치여 마음에 과부하가 걸린 날, 이 책은 잃어버렸던 나의 속마음과 대면하게 만드는 달콤하고도 쌉싸름한 고백의 공간이 되어줄 것이다.

어쩌면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하루 끝에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줄 수 있는 작은 여유와 따뜻한 과자 한 입 같은 위로일지도 모른다. 오늘 밤,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두었던 나만의 ‘진심’을 가만히 꺼내어 다정하게 안아주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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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거미 상점가 거꾸로 우체국
구리스 히요코 지음, 마미영 옮김 / 모모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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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면 누구에게 편지를 쓰고 싶을까'
- "전하지 못한 마음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닿을 길을 기다리고 있다."


누구나 가슴속에 전하지 못한 말 한마디쯤 품고 살아간다.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순식간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세상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마음 깊은 곳의 진심을 꺼내어 놓는 일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서툴러졌다. 구리스 히요코의 《땅거미 상점가 거꾸로 우체국》은 이 시대에 '편지를 쓰고 마음을 건넨다'는 행위의 진짜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금 일깨워주는 따뜻한 힐링 판타지다.


보통 우체국이라 하면 정확한 주소와 이름, 수신인이 명확해야 편지가 전달되는 매우 현실적이고 규격화된 공간이다. 하지만 이 작품 속 ‘해 질 녘 우체국’은 주소도, 이름도 필요 없다. 오직 보내는 이의 깊은 고민과 간절한 마음만이 유일한 발송 조건이 됩니다.

​이 소설은 현실과 이승의 경계인 '땅거미 상점가'라는 독특한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삶의 불안과 고민으로 존재가 흔들리는 이들에게만 문을 열어주는 이곳에서, 인물들은 거울을 보며 글자를 좌우 반전으로 거꾸로 적어야만 편지가 전해진다는 까다로운 규칙을 따른다. 처음에는 이 설정이 참 번거롭고 기묘하게 느껴졌다.

요즘처럼 클릭 한 번으로 메시지를 날려 보내는 속도의 시대에, 이 까다로운 절차는 역설적으로 자신의 깊은 속뜰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최적의 장치가 된다. 문장을 가다듬고 정성스레 잉크를 묻히는 동안, 인물들은 자신이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비로소 깨닫게 된다. 글자를 거꾸로 뒤집어 쓰며 들이는 그 고단한 시간이 바로 자기 자신의 내면을 정직하게 들여다보는 치유의 순간이라는 것을 말이다.

책에 등장하는 사연들은 우리네 삶과 닮아 있어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와중에도 아내를 향한 애틋함을 지키려는 노인의 이야기는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특히 괴물에 비유할 만큼 두려운 병마 앞에서도 🔖“내가 편지를 쓰다가 아내를 잊어버리더라도 이 편지를 도키에게 잘 전달해 줬으면 좋겠네" 라고 부탁하는 노인의 나지막한 목소리는 사랑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가를 묵직하게 던져준다.

🔖"현재의 아내에게 보내달라곤 안 했으니까. 글자 수가 적어서 과거로 가지고 갈 수 있었어."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할아버지가 아내를 위해 편지를 쓰는 대목에서는 울컥하는 감정이 밀려온다. 기억을 갉아먹는 괴물 앞에서도 끝내 놓지 않으려 했던 것은 다름 아닌 소중한 사람을 향한 미안함과 사랑이었다. 이미 지나버린 과거라 할지라도, 그때 전하지 못했던 진심은 시간을 넘어 현재의 우리 마음까지 따스하게 데워준다.

​또한 대학 생활과 현실에 적응하지 못해 초등학생 때의 눈부셨던 자신을 그리워하는 청년의 고민도 남 일 같지 않았다. 🔖“왜 이렇게 별 볼 일 없는 인간이 되어버렸을까”라며 자책하는 그의 솔직한 고백은, 성인이 된 후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작아지게 만드는 현대인들의 외로운 초상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단짝 친구를 향한 솔직한 질투와 미안함, 어린 나이에 시한부 삶을 받아들이며 미래의 동생을 위해 생령의 상태로 편지를 쓰는 소년의 이야기까지, 책에 담긴 6개 편지는 각기 다른 형태의 감정과 진심을 다룬다.

🔖"자존심이 센 내가 카오리 앞에서만큼은 진짜 나로 머물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에게 우월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일까? 무의식적으로 '우린 서로 닮았지만 내 인생이 더 잘 풀리고 있어'라고 생각하면서 안도하고 있었기 때문일까?"

사람이 가진 솔직하고도 약한 본성을 날카롭게 찌른다. 가장 가까운 친구를 진심으로 축하해주지 못하고 은근한 질투와 자존심 뒤에 숨었던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품어봤을 그늘이다. 소설은 이러한 열등감과 치부마저 외면하지 않고, 편지라는 매개체를 통해 스스로 고백하고 용서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평범한 어른은 병에 걸린 아이에게 굉장히 친절해서 뭘 해도 다 받아주는데 이토록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게 정말 기분 좋았다. 특별 대우가 당연해지면 조금 외로운 마음이 든다."

시한부 삶을 사는 소년 리쿠의 시선은 찌릿한 아픔을 준다. 동정과 지나친 배려가 때로는 당사자를 사회나 타인으로부터 분리시키고 외롭게 만든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은발에 보라색 눈을 한 우체국 직원 스이게쓰의 무심한 듯 평범한 태도가, 역설적으로 아픈 아이에게는 가장 인간다운 '대등함'을 선물했다는 점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가끔 들어올 수 있는 것은 고민이 있어서 존재가 불안정해진 인간뿐이다. 게다가 자신에게 필요한 가게 말고는 보이지 않는 구조라고 한다. 왜 그런지는 자신도 모른다면서 고게쓰는 “고민이 있는 인간은 시야가 좁아져 있으니까요.”하고 의미심장한 투로 중얼거렸다."

상점가가 '고민으로 시야가 좁아진 사람'에게만 보인다는 점은 참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야가 좁아졌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자신의 내면에 오롯이 갇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거꾸로 우체국은 그 좁아진 시야를 되돌려, 타인을 향한 진심과 스스로를 바라보는 여유를 되찾아주는 공간인 셈이다.

가장 깊은 여운을 남긴 문장은 바로 이 구절이었다.
🔖​“앞으로도 나는 우울해하고, 울고, 이리저리 고민하면서 조금씩 다시 일어서게 될 것이다. 언젠가 반드시 지금 이 순간을 추억으로 바꿔줄 미래는 온다.”

​인간은 살아가며 무수한 후회와 방황을 겪는다. 하지만 이 글귀처럼 후회스러운 과거나 불안한 현재 역시 언젠가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단단하게 뿌리내릴 것임을 믿게 해준다. 또한, 🔖"가족이라도, 아니, 부모이기에 오히려 알 수 없는 모습이 있는지도 모른다"라는 문장에서는 가까운 관계일수록 편안함에 속아 서로의 진짜 마음을 들어보려 하지 않았던 제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고백을 미래로 미루거나, 이미 지나간 과거를 향해 후회의 한숨을 내뱉곤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다. 거울 속 반전된 글자를 꾹꾹 눌러 쓰듯, 내 안의 솔직한 감정을 정면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꼬여있던 관계와 마음의 타임라인이 풀리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화면 위로 가볍게 스쳐 지나가는 무수한 문장들 속에서, 진심이 담긴 종이 한 장의 무게가 그리워지는 밤이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가슴 한구석에 묻어두었던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른다면 굳이 해 질 녘 상점가를 찾지 않더라도 작은 편지지를 꺼내 들어야겠다. 어쩌면 거꾸로 써 내려가야 할 것은 글자가 아니라, 타인을 향해 차마 열지 못했던 마음의 문일지도 모른다.

마음을 전하는 일만큼은 속도보다 '온도'와 '정성'이 먼저여야 한다는 점.
오늘 밤, 어두워지는 창밖을 바라보며 오랫동안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사람에게, 혹은 길을 잃고 헤매는 스스로에게 거꾸로 쓰는 편지 한 장을 띄워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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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달빛 아래서 시를 쓰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 한 게으른 산책자의 사랑과 삶에 관한 다정한 생각
제롬 K. 제롬 저자, 정혜엽 역자 / 우리네꿈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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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휴먼하우스 출판사(@humanhouse.book )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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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공기가 점차 차가워질 때, 문득 삶의 뒤안길을 돌아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슴속에 작은 달빛 하나쯤은 품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영국의 위트 있는 작가 제롬 K. 제롬의 산문집 《더 이상 달빛 아래서 시를 쓰지 않을지도 모르지만》은 바로 그 잊고 지낸 달빛을 다정하게 비춰주는 등불 같은 책이다.

누구나 한때 낭만에 눈멀어 달빛 아래를 서성이거나, 밤을 지새우며 서툰 문장으로 마음을 고백하던 시절을 지나온다. 저자는 사랑과 청춘이라는 지나간 열병을 쓸쓸하게 추억하기보다, 그 기억이 남긴 다정함에 주목한다. 세월이 흐르며 청춘의 불꽃은 사그라들고 우리는 더 이상 달빛 아래서 시를 쓰지 않는 다소 건조한 어른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눈부신 시절을 가슴 한구석에 품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을 향한 시선은 한층 깊어진다.

​특히 저자가 전하는 특유의 해학적 시선은 유쾌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을 뭉클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사랑을 홍역에 비유하며 "그러니 두 번 걸릴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능청스럽게 위로하거나, 삶의 거창한 성공보다 아기들의 천방지축 걸음마나 개와 고양이의 엉뚱함 같은 일상의 지극히 소소한 장면들에서 삶의 본질적인 온기를 찾아내는 태도가 참으로 매력적이다.

각박한 현실을 버텨내느라 마음에 가시가 돋친 이들에게, 저자의 낭만적 사유는 인생의 쓰라린 순간조차 따스한 풍경으로 바꿔 놓는다. 가난하고 고단했던 청춘의 한 자락도, 시간이 흘러 돌이켜보면 나름의 낭만과 의미를 품고 있었음을 담담하게 증명해 낸다.

인상 깊었던 문장들은 일상의 평범함 속에서 뜻밖의 철학적 감동을 선사한다.
🔖"그녀가 원하는 남자는 그저 심부름 하나를 시켜도 자기 판단력이나 그딴 실없는 소리를 덧붙이지 않고 깔끔하게 해내는 사람..."

허세와 미사여구로 가득 찬 연애의 환상 대신, 삶을 함께 살아가는 데 정말 필요한 것은 화려한 말재주가 아니라 서툴지만 진솔하고 믿음직한 '태도'라는 점을 짚어내 웃음과 함께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확실히 고양이는 부엌에 카펫이 깔린 집을 그렇지 않은 집보다 더 사랑하긴 합니다."

반려동물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 세상의 모습이 위트 있게 담겨 있어 미소를 짓게 만들면서도, 영리하고 능청스러운 고양이의 본성을 이렇게 감각적으로 포착해 낸 저자의 관찰력에 탄복하게 된다.

🔖"내가 다락방 안의 풍경을 마지막으로 본 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황금 잔으로 마시든 돌 잔으로 마시든 인생의 맛은 비슷하니까요."

가장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진한 여운을 남긴 구절이다. 더 좋은 환경, 더 높은 지위를 향해 끊임없이 달려가지만, 정작 삶이라는 본질적인 음료의 맛은 그릇의 화려함과 상관없이 결국 비슷하다는 진리를 나지막이 일깨워 줌다. 초라한 셋방 다락방에서 바라보던 하늘이나, 화려한 저택에서 바라보는 하늘이나 똑같이 푸르듯 말이다.

🔖​"때로는 그 어스름 속에서 더듬거리는 인간의 손이 신의 손등에 닿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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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어두운 터널이나 우울함의 어스름조차도 무가치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경외로운 표현이다. 절망의 순간에 우리가 내뻗는 포기하지 않는 손길이야말로 삶의 숭고한 구원과 맞닿아 있다는 희망을 전해준다.

🔖"가능한 한 햇볕 아래 머물고 비가 내릴 때 기꺼이 그 비를 맞을 마음가짐만 있다면 세상은 지금도 충분히 즐거운 곳이니까요."

삶을 대하는 저자의 태도가 가장 잘 드러난 문장이다. 맑은 날의 기쁨뿐만 아니라 갑작스러운 비(시련)까지도 삶의 풍경으로 수용하겠다는 태도야말로, 이 한 게으른 산책자가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삶을 사랑하는 진짜 방식이 아닐까 싶다.

책표지를 덮을 때쯤이면,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지면서 미소가 지어진다. 비록 청춘의 열병은 지나갔고 더 이상 달빛 아래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시를 적지는 않겠지만, 한때 누군가의 달빛 아래를 서성이며 시를 쓰던 그 서툰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고 열정이 시들어가는 것을 슬퍼하기보다, 지나온 모든 궤적을 다정하게 품어 안는 관조의 미학을 전해주는 뜻깊은 산문집이었다. 오늘 밤, 잊고 지냈던 당신만의 눈부신 은하수를 다시 한번 꺼내어 보는 따뜻한 시간이 되기를.
스쳐 지나간 시절을 그리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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