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
우치다테 마키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서교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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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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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난 뒤, 저도 결심 하나를 덧붙였습니다.
“나이의 무게보다 태도의 선명함으로 기억되는 사람.”


‘죽을 때까지 외모를 가꾸겠다’고 선언한 78세 패셔니스타 오시 하나가, 남편의 죽음과 유서로 드러난 42년간의 비밀 앞에서 자신의 신념과 존엄을 지키며 ‘나답게 늙는 법’을 갱신해 가는 이야기입니다.

‘자연스럽게 늙음’이라는 상투어에 반기를 들고, 외모와 태도, 선택의 축적이야말로 노년의 품격임을 드라마틱하게 증명합니다. 분노와 상실을 ‘연출’이 아닌 ‘태도’로 다스리며, 끝내 노년의 출발선에서 다시 서는 한 인간의 자립과 화해의 서사입니다.


우치다테 마키코(内館牧子)는
일본의 드라마 각본가이자 소설가로, 생활감각이 살아 있는 대사와 또렷한 여성 주체를 그려내는 데 강점을 지닌 작가입니다. TV·영화·소설을 가로지르며 ‘나이 듦’과 ‘자립’을 유머와 통찰로 엮어내며, 사회 통념을 뒤집는 캐릭터 구축으로 사랑받아 왔습니다. 《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에서도 그는 ‘노년=수동’이라는 도식을 부수고, 스타일과 의지, 그리고 선택의 윤리를 끝까지 밀어붙입니다.

또한 ‘백 세 시대’라는 현실을 전제할 때, 노화는 회피가 아니라 관리·연출·태도의 문제가 됩니다. 책은 이를 정면 돌파합니다. 불륜·유서·숨겨진 아들 등 흔한 재료를 쓰지만, 피해자/가해자 이분법을 넘어 노년의 존엄과 선택을 중심에 놓는 태도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우치다테는 “노년을 소거(消去)의 시간이 아닌 연출의 시간으로 재정의”합니다. 즉, ‘그 나이면 이래야 한다’는 규범을 깨뜨리고, 욕망과 취향을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를 옹호합니다. 또한 상실과 배신 앞에서 소란이 아닌 절도로 대응하는 태도(사후이혼·선 긋기·품위 유지)를 통해, 존엄이란 타인의 평가가 아니라 자기 연출의 완성도라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이 소설의 첫 장을 덮고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이 한 줄이었습니다.
📌“노인이 가장 피해야 할 것이 ‘자연스러움’이다.”
오시 하나는 ‘나답게 늙는 법’을 묻는 시대에 정반대로 답합니다.
📌“나이는 본인이 잊는 게 아니라 남들이 잊게 만들어야” 한다고.
이것은 스타일의 문제나 ‘젊어 보이기’ 경쟁이 아닙니다.
하나에게 외모는 ‘존엄의 갑옷’이고, 자기 결정권에 대한 집요한 훈련입니다.

그런 그녀에게 닥친 사건—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40년 넘는 은밀한 이중생활의 폭로—은 이 작품을 단숨에 가족 성장극이자, 노년 여성의 주체성을 다루는 강력한 심리 드라마로 끌어올립니다.


남편을 잃은 하나는 흔한 슬픔의 문법을 따르지 않습니다.
📌“겉모습이 중요하다”라는 자신의 신조를 지키며 재빨리 전열을 정비하죠.
유언장으로 드러난 불륜과 혼외자. 분노와 모멸이 쏟구쳐 올라오지만 하나의 반격은 감정 과잉이 아니라 품위 있는 공격입니다. 첩을 찾아가 머리채를 잡는 대신, 사후 이혼을 선언하고, 물러설 때를 아는 사람처럼 📌“분노에는 그만둘 때가 있다.”고 스스로에게 선을 긋습니다. 그 태도는 잔혹한 카타르시스 대신, 독자로 하여금 ‘존엄의 감정’을 체험하게 합니다.


하나는 ‘꾸밈’을 끊임없이 윤리의 차원으로 끌어올립니다.
📌“위장을 계속 하다 죽으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은 위장한 모습이다.”라는 날 선 문장은, 게으름을 ‘자연스러움’으로 포장하는 담론에 정면으로 칼을 겨눕니다.
여기서 ‘꾸밈’은 허세가 아니라 자기 돌봄의 서약이에요.
그럼에도 텍스트는 노화의 현실을 회피하지 않습니다.
하나는 고백하죠. 📌“노화는 소리도 없이 다가오고 있다.”

이 이중선(현실 인식과 미학적 저항) 위에서 소설은 ‘외면=허영’이라는 안이한 선입견을 분해합니다. 하나에게 외면은 삶을 ‘예의 바르게’ 마주하기 위한 규율이고, 각오입니다.


가게 직원은 아들만 보고 설명합니다. 하나는 속으로 쓴웃음을 짓죠.
📌“설명해줘도 모를 거라고 생각하겠지.” 이 짧은 장면은 노년 여성에게 사회가 자동으로 씌우는 ‘무능’의 프레임을 정확히 포착합니다.
하나의 패션은 그래서 더 ‘사회적’입니다.
나이주의(에이지즘)에 맞선, 시선 정치의 재·배치.

하나는 노인을 향한 동정 섞인 관습어도 거침없이 부숩니다.
📌“나이를 먹으면 누구나 퇴화한다.”라고 단정한 뒤, 바로 그 진실을 핑계로 삼지 않는 법을 보여주죠. 노년의 강함은 내면이 아니라 외면에서 드러난다는 선언은 논쟁적이지만, 작품 내부에서는 놀랄 만큼 설득력 있게 작동합니다.


이야기의 윤리적 쟁점은 당연히 ‘불륜’입니다. 하나는 말합니다.
📌“세상이 ‘불륜’이라 부르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피해와 가해의 양분법을 넘어서, ‘알고도 이어온 관계’와 ‘끝까지 몰랐던 삶’을 분리해서 보려는 시선이죠. 하나가 택한 복수는 상대의 존엄을 절멸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자기 존엄을 바로 세우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이 복수는 원한의 잔향보다 ‘자기 회복’의 여운을 남깁니다.


우치다테 마키코는 문장으로 인물을 ‘차려 입힙니다’.
직설은 도발적이지만, 과장되지 않습니다. 하나의 입을 통해 건네지는 사이다 멘트들은 대개 2단 논법으로 마침표를 찍습니다. 예컨대 “자연스러움”=게으름의 포장 같은 도발은, 이어지는 행동 장면에서 실제로 실행되며 인물의 일관된 캐릭터 윤리로 굳어집니다.
덕분에 소설은 신파로 미끄러지지 않고, 애도·분노·격을 담백하게 교차 편집합니다. 가끔은 한 줄의 위악이 웃음을 터뜨리게도 하죠.


작품은 하나의 ‘꾸밈 철학’이 주변 여성들과 어떻게 긴장하거나 감염되는지도 보여줍니다. 수직(할머니–어머니–손녀)·수평(며느리) 관계 속에서 여성의 삶과 선택의 다양한 속도가 교차합니다. 누군가에겐 하나의 태도가 허영처럼 보이고, 다른 이에겐 생존의 기술처럼 읽힙니다. 작가는 어느 쪽에도 도덕적 판정을 서두르지 않습니다. 대신, 각자의 ‘몸으로 사는 가치’를 보여 줍니다.


소설은 닫히면서도 열린 문장을 남깁니다.
📌“할배, 할매의 인생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애도와 배신, 분노와 수치를 통과하고 난 자리에 남는 단 한 줄의 태도.
‘끝’이 아니라 재개입니다. 그래서 제목의 “내 멋대로”는 방종이 아니라 규율, 허세가 아니라 품격에 더 가깝습니다.

하나는 ‘노년’이라는 시간의 구속을 ‘태도의 미학’으로 바꿔치기합니다. 그가 택한 길은 큰소리가 아니라 디테일—구두 광, 등허리 각, 네일의 색, 말끝의 높낮이. 이 작은 것들의 축적이 ‘나이를 잊게 하는 사람’을 만들더군요.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책 속의 고백처럼 속은 무너져도 겉을 무너뜨리지 않는 이중의 기개였습니다.
그건 감정의 억압이 아니라, 나를 지켜내기 위한 기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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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수요일 토요일
페트라 펠리니 지음, 전은경 옮김 / 북파머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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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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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수요일 토요일》은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출간과 동시에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입니다. 🎈“올해 단 한 권만 읽어야 한다면 이 책”이라는 아마존 리뷰의 찬사처럼, 이 소설은 독자의 마음을 찌르듯 파고들어 오래도록 여운을 남깁니다.

죽음을 꿈꾸는 15세 소녀 린다와 기억을 잃어가는 86세 노인 후베르트.
서로 다른 끝에 서 있는 두 존재가 일주일에 세 번, 서로의 곁에서 조금씩 변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처음 린다는 삶을 끝내고 싶어 하는 소녀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후베르트를 돌보는 과정에서, 그녀는 오히려 자기 자신이 위로받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후베르트 역시 기억은 점점 사라지지만, 린다와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여전히 존엄과 의미를 누립니다.

이 소설이 특별한 건, 돌봄이 일방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보살피는 자와 보살핌 받는 자의 경계가 무너지고, 두 사람은 서로를 구원합니다. 이 과정은 “삶이 주는 가장 조용한 축복”처럼 다가옵니다.

책을 덮으며, 저는 제 곁에 있는 사람들과
‘서로의 우주를 존중하는 관계’를 맺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은 삶과 죽음, 기억과 망각, 돌봄과 구원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섬세하고 따뜻한 문장으로 독자를 감싼 소설입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우리는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서로에게 신비로운 의미가 된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여전히 삶을 견디고,
서로에게 기대며 살아갈 이유가 충분합니다.


페트라 펠리니는 오랫동안 간호사로 일하며, 병원에서 마주한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존엄에 대한 질문들을 마음속에 쌓아왔습니다.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은 그런 경험에서 태어난 그녀의 첫 장편소설입니다. 불과 22페이지 원고로 오스트리아 문학상을 수상하고, 독일 13개 출판사가 판권 경쟁을 벌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작품의 힘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약한 존재를 보호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책은 죽음을 꿈꾸는 15세 소녀 린다,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노인 후베르트, 그리고 세상에 절망한 친구 케빈이라는 약하고 여린 존재들이 서로에게 어떻게 ‘곁’이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페트라 펠리니는 이 소설을 통해 ⁉️“돌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돌봄은 상대를 교정하거나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며 함께 머무는 것입니다. 린다는 후베르트를 억누르거나 교정하려 들지 않고, 그가 안전요원으로 활약했던 순간을 함께 기억하게 해줍니다. 그 태도 속에 ‘존엄을 지키는 돌봄’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또한 이 작품은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된다는 것”의 힘을 보여줍니다.
린다는 후베르트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스스로 삶을 붙잡습니다. 약한 존재들이 서로를 살려냅니다.


🌿“기억은 지워져도, 마음은 남는다”


올해 단 한 권만 고르라면 왜 이 책일까.
읽는 내내 롱테이크로 이어지는 세 장면—월요일, 수요일, 토요일—이 조용히 반복됩니다. 15살 소녀 린다, 치매를 앓는 86세 후베르트, 24시간 간병인 에바를 따라 작은 실내를 돌고, 때로는 수영장 소리의 녹음을 따라 바깥의 햇빛으로 나갑니다. 거창한 사건 대신 ‘곁에 머무는 시간’ 자체가 서사의 동력이 됩니다.


이 소설이 다른 돌봄 서사와 다른 지점은, 알려야 할 것과 지켜줘야 할 것의 경계선을 뚜렷하게 긋는 태도입니다. 에바가 📌“그래도 알아야지”라고 말할 때, 린다는 📌“그냥 편히 지내게 내버려둬요”라고 단호히 말합니다. 돌봄을 ‘진실 고지’의 영역으로 한정하지 않고, 상대의 존엄과 평안을 우선순위에 올려놓는 윤리. 이 한 줄에 소설의 방향이 응축돼 있습니다.


린다는 에바와 후베르트의 딸이 자기 기준의 선의로 후베르트를 판단한다고 지적합니다. 📌“모든 사람은 각각 하나의 우주다.” 그래서 린다는 가르치지 않고 ‘맞춰줍니다’. 후베르트가 과거의 시간 속에서 배회하면, 그 시간을 함께 살도록 돕습니다. 아이를 ‘현재로 끌어오라’고 다그치는 어른과 달리, 린다는 상대의 우주로 들어가는 법을 알고 있습니다.


후베르트가 안마당과 하늘을 잃자 린다는 수영장의 소리를 녹음해 들려줍니다. “5월 20일 토요일 스포츠 풀장, 21일 아동용 풀장, 28일 수영 대회”를 고르는 장면은 다큐멘터리의 현장음처럼 생생합니다. 시각 대신 청각으로 불러오는 기억. 후베르트의 전성기가 소리의 몽타주로 귀환할 때, 읽는 이는 ‘기억의 소유’보다 기억의 감각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린다의 첫 독백. “열여덟 전에 작별하겠다”는 계획, 자신의 죽음이 누군가에게 선한 변화를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냉소적 상상. 그런데 일주일에 세 번의 돌봄이 린다를 세상에 붙잡아 두는 중력이 됩니다. 후베르트의 녹음에 귀를 기울이고, 등 뒤를 쓸어주고, ‘그냥 맞다고 해주면 된다’는 가장 현실적인 조언을 건네는 사이, 린다는 살아 있는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됩니다. 그 변화의 정점에서 울리는 문장—📌“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는 서로에게 신비로운 의미를 지닌 존재다.” 이 소설의 테제입니다.


📌“인생은 보통 너무 시끄럽다.” 린다의 말처럼 소설에는 고함, 엔진, 개 짖음이 배경음처럼 흐릅니다. 그럼에도 린다는 작은 침묵의 방을 만들 줄 압니다. 후베르트의 양팔이 무릎에 놓이고, 햇빛이 스며들고, 린다의 손이 그의 등에 올려지는 장면은 감정의 과잉 없이 최대의 다정을 완성합니다. 이 절제된 다정이 작품의 미학입니다.


후반부의 상실은 남용된 눈물 대신 관계가 남긴 손의 감각을 보여줍니다. 린다는
📌“죽음은 힘들지 않아야 해요. 사는 게 이미 충분히 힘드니까요”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책은 ‘슬픔의 크기’를 키우지 않고, 슬픔을 견디는 방식을 가르쳐줍니다.
그 방식은 놀랍도록 단순합니다—함께 같은 시간을 산다.


간호사로 일한 작가의 경력이 문장에 배어 있습니다. 임상적이되, 냉정하지 않습니다. 짧은 단위의 시퀀스가 월·수·토의 리듬으로 겹쳐져 돌봄의 루틴을 체감하게 합니다. 곳곳의 유머(“후베르트의 눈썹 위에 담배를 올려놓자”는 상상)는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가 아니라 ‘가볍게 할 수 있게’ 만듭니다.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은 한 편의 잔잔하고도 눈부신 영화 같았습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을 향하는 노인과, 삶의 시작점에서 좌절한 소녀가 만나 서로를 살려냅니다. 특별한 사건 없이도, 돌봄의 반복 속에서 서로의 세계가 조금씩 달라지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책을 덮고 나면 독자는 묻게 됩니다.
⁉️“나는 누구의 곁이 되어주고 있는가? 그리고 내 곁을 지켜주는 이는 누구인가?”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은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는 서로에게 신비로운 의미가 된다”는 문장을 삶 속에서 보여주는 소설이었습니다. 인간이란 결국 서로의 곁을 내어주며 살아가는 존재임을, 소녀와 노인의 만남을 통해 우리 모두에게 일깨워줍니다.

기억이 사라져도, 함께 산 시간은 몸의 기억으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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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유전자 ㅣ 라임 어린이 문학 48
김혜정 지음, 인디고 그림 / 라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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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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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유전자》는 겉으로는 사이언스 판타지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속살은 매우 현실적입니다. 공부, 성공, 경제적 불평등, 부모의 과도한 기대 속에서 청소년이 겪는 압박을 ‘시간’이라는 새로운 화폐로 형상화했습니다.

지후가 엄마의 치밀한 계획표대로 살아가며 숨 막혀 하다가, 결국 자기만의 선택으로 예나를 지켜내는 과정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는 삶은 결국 아무것도 아닌 삶”임을 일깨웁니다. 특히, 영생을 얻고도 삶의 의미를 잃은 미스터 유의 모습은, 시간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읽는 내내, ⁉️“만약 나에게도 시간을 사고팔 수 있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을 떠올렸습니다. 아마도 당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팔아버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순간 내 삶의 일부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작가는 독자에게 그 무거운 질문을 던집니다.


《시간 유전자》는 현재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은 성장소설입니다. 시간을 무한히 살 수 있는 기술이 등장했지만, 결국 삶을 빛나게 하는 건 ‘지금 여기,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는 순간’임을 작가는 끊임없이 강조합니다.

만약 정말로 ‘시간 유전자’를 사고팔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과연 내 시간을 내어줄 수 있을까?
아니면 지금 이 순간을 더 뜨겁게 살아갈 것인가?
책을 덮고 난 후에도 이 질문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습니다.


김혜정 작가의 《시간 유전자》는 “시간을 사고파는 시대”라는 기발한 발상에서 출발합니다. 인간의 노화를 조절할 수 있는 유전자 기술이 개발되면서, 부자는 시간을 사서 영생을 누리고 가난한 사람은 시간을 팔아 삶을 유지하는 사회가 열립니다. 이 소설은 첨단 과학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지만, 결국 ⁉️“시간과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던집니다.


김혜정 작가는 청소년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대표적인 작가 중 한 명입니다. 《헌터걸》에서는 어린이를 지키는 히어로의 모습을,
《오백 년째 열다섯》에서는 단군 신화와 여우 전설을 결합한 독창적 판타지를, 《열세 살의 걷기 클럽》에서는 또래와 함께 성장하는 아이들의 우정과 용기를 다루었습니다.

장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청소년들의 고민을 현실적이면서도 판타지적으로 풀어내는 능력으로 이미 큰 신뢰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신작 《시간 유전자》에서는 ‘시간을 사고파는 미래 사회’라는 기발한 상상력을 선보이며, 과학적 상상과 윤리적 질문을 동시에 제기합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우리는 흔히 “시간은 돈이다”라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이 말이 현실로 구현된 사회라면 어떨까요? 인간의 노화 속도를 결정하는 ‘시간 유전자’를 발견하고, 그것을 이식·거래하는 기술이 상용화된 사회.
이 설정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섬뜩하게 다가옵니다.


작가는 ‘시간을 사고파는 기술’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선택을 탐구합니다.
부유층은 젊음을 사들여 영생을 누리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내어놓아야 합니다.
이 불평등은 삶의 가치와 직결됩니다.
이를 통해 작가는 독자들에게 묻습니다.
⁉️“만약 시간을 사고팔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시간이 돈이 되고, 생명이 상품이 되는 사회.
그 속에서 아이들은 과연 무엇을 지킬 수 있을까?


이야기의 무대는 ‘타임 스토어’.
시간 유전자 이동 기술을 통해 인간은 시간을 잘라 팔거나 사면서 노화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부자는 시간을 사서 영원히 젊고, 가난한 사람은 시간을 팔아 잠시의 풍요를 삽니다. 작가는 이 기발한 상상력으로, 우리가 외면하고 있던 현실의 부조리를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지후의 가족은 이미 시간 유전자의 수혜자입니다. 부모가 시간을 팔아 지후의 병을 고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후는 시간 유전자가 📌“인간이 만든 최고의 과학 기술”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곧 그 화려한 빛 뒤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를 마주하게 됩니다.


지후는 스무 살이 되면 시간을 팔아 돈을 벌겠다고 다짐합니다.
📌“나는 스무 살이 되면 사 년치의 시간 유전자를 팔 거다.” 라는 문장은, 아이답지 않은 결연함 속에 사회가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조숙한 선택을 보여 줍니다.

시간을 팔아 얻는 것은 물질적 풍요지만, 동시에 자기 삶의 일부를 내어주는 일입니다. 결국 이 선택은 경제적 거래가 아니라 삶의 가치와 존엄을 저울질하는 문제입니다.


작품 속 사회에서 📌“늙어 보인다는 건 가난을 뜻했다.”라는 설정은 가장 충격적이었습니다. 젊음을 유지하는 것은 돈으로 살 수 있는 특권이고, 늙음은 사회적 낙인이 되어 버립니다. 이는 오늘날 외모 지상주의, 노인 차별 문제를 극적으로 확대해 보여 줍니다.

작가는 미스터 유라는 타임 스토어 창립자를 통해, 영원히 사는 것이 결코 축복만은 아님을 드러냅니다. 그는 백 년 넘게 살아왔지만 오히려 삶을 권태롭게 느낍니다. 오래 산다고 해서 삶이 빛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국 작품은 아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결론을 내립니다.
📌“내일은 그냥 내일일 수 없을까."
📌“지금 이 순간이 나에게 최고의 시간이다.”

어른들이 말하는 ‘미래의 성공’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삶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지후는 계획표대로 움직이는 ‘시간의 노예’에서 벗어나, 예나와 함께 놀이공원에서 뛰어놀며 처음으로 시간을 스스로 선택하는 주인이 됩니다.


《시간 유전자》는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는 순간, 인간의 존엄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부모는 아이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팔 수 있는가?
✔️아이들은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삶을 잘라내야 하는가?
✔️그리고 ‘영원한 시간’이 과연 행복을 보장할 수 있는가?

작가는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결국 독자에게 ‘진짜로 소중한 시간은 지금 이 순간’이라고 말합니다.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일침을 가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시간 유전자》는 오히려 어른들이 더 깊이 읽어야 할 책입니다.
아이들의 삶을 효율과 성과로만 재단하는 사회,
지금의 현실이 ‘타임 스토어’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는 ‘현재를 누리는 용기’를,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의 시간을 빼앗지 말라’는 경고를 던지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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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위의 아이들 ㅣ 라임 청소년 문학 64
남예은 지음 / 라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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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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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위의 아이들》 네 편의 단편은 모두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고, 청소년 문제를 ‘아이들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음을 깨닫게 했습니다. 오히려 이 작품집은 청소년을 둘러싼 어른들의 책임, 사회의 무관심, 제도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낸 책입니다.

그러면서도 끝내 작가는 절망으로 마무리하지 않습니다. 로운, 연수, 인우, 민지는 모두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선택을 합니다. 위태로운 선 위에서 흔들리더라도, 그 선은 곧 성장의 경계임을 말해 주는 것입니다.

《선 위의 아이들》은 지금 이 순간 위태롭게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초상’입니다. 로운, 연수, 인우, 상희와 민지는 소설 속 인물이지만, 동시에 교실에서, 거리에서, 지하철에서 마주칠 수 있는 ‘보통의 아이들’입니다.

작품은 묻습니다.
⁉️우리는 그 아이들의 손을 뿌리치고 있지 않은가?
그들이 선 위에서 버티는 동안, 어른인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읽고 난 뒤, 마음이 오래도록 아릿했습니다.
하지만 그 아픔 속에서 작가가 건네는 따뜻한 응원은 분명히 남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있다.”


남예은 작가의 첫 소설집 《선 위의 아이들》은 청소년들이 처한 위태로운 현실을 날카롭고도 따뜻하게 그려낸 네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나쁜 사랑], [코르셋], [선 위의 아이들], [지하철 1호선] 속 아이들은 모두
‘선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존재들’입니다. 사랑과 가족, 학폭, 원치 않은 임신, 잘못된 선택 등 흔히 뉴스에서 스쳐 지나가던 사건들이 소설 속에서는 실제 누군가의 삶이자 성장의 고통으로 생생히 드러납니다.

이 책은 고통의 순간에도 아이들이 어떻게 자기만의 선택을 하고 또 다른 길을 열어 가는지 보여줌으로써 독자에게 뜨거운 울림과 희망을 동시에 안겨 줍니다.


남예은 작가는 단편 《로봇과 함께 춤을》로
제4회 한낙원 과학소설상 우수 응모작에 선정되며 등단했습니다.
이후 《코르셋》으로 제12회 창비 어린이·청소년문학상 신인상을,
《선 위의 아이들》로 제8회 어린이와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청소년들이 겪는 불안과 상처,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려는 희망을 세밀한 감각과 리얼리즘적 시선으로 포착하는 데 탁월하다는 평을 받습니다.
《선 위의 아이들》은 그녀의 첫 소설집이자, 서울문화재단 발간지원사업 선정작입니다.


오늘날 한국 청소년들이 마주한 현실은 복잡하고 가혹합니다.
가족 해체, 원치 않는 임신, 학교폭력, 방관과 외면, 잘못된 선택,
그리고 그 선택 이후의 삶. 이 모든 것은 뉴스 속 사건일 뿐만 아니라,
바로 지금 학교와 가정, 골목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문제들입니다.

《선 위의 아이들》은 이런 문제들을 ‘특수한 아이들’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평범한 청소년들을 통해 그려냅니다. 그래서 작품을 읽는 동안 ‘이건 소설이 아니라 현실일지도 모른다’는 아찔한 감각을 경험하게 됩니다.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은 분명합니다.
아이들은 선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흔들리며 살아가지만, 그 위태로움은 곧 성장통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입니다. 당장은 버겁고 쓰라리지만, 그 고통을 통해 스스로 선택하고 깨닫는 순간, 또 다른 길이 열립니다.

작가는 “아프지만 결국 희망은 있다”라는 메시지를
네 편의 작품 속에 담아냈습니다.


《선 위의 아이들》은 오늘을 살아가는 보통 청소년들의 불안과 방황을 담아낸 네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무겁고도 현실적인 주제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아이들”이란 존재가 결코 보호의 대상에만 머물지 않고 스스로 삶을 선택하고 감당해야 하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첫 번째 이야기 ]나쁜 사랑]은 가족의 해체와 첫사랑의 실패를 겪는 로운의 시선을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이 주는 불안과 상처를 드러냅니다. 로운은 부모의 이혼과 아빠의 무심함, 첫사랑 설연의 이별까지 동시에 맞닥뜨립니다.

그는 결국 📌“결국 나에게 사랑은 나빴다”라고 단정합니다. 하지만 엄마의 말처럼 ‘나는 나로 살아갈 거라는’ 선언은 로운이 앞으로 삶을 어떻게 바라볼지를 바꾸는 순간이 됩니다. 여기서 작가는 “사랑이 나쁘다”는 청소년의 절망이 사실은 자아를 찾는 성장통임을 보여줍니다.


가장 가슴이 조여드는 작품은 [코르셋]입니다.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된 연수는 불볕더위 속에서
📌“자글자글 타들어 가는 나와 내 아기"라며 자신의 삶을 고등어에 빗댑니다. ‘코르셋’은 배를 감추는 옷만이 아니라, 사회가 청소년 여성에게 씌운 억압과 책임의 무게를 상징합니다.

연수는 아픈 엄마에게 짐을 지우기 싫어하지만, 동시에 홀로 감당하기엔 벅찬 현실 앞에서 무너집니다. 📌“세상엔 필요 없는 게 하나도 없다”라는 엄마의 말은 아이의 존재뿐 아니라, 연수 자신이 무가치하지 않음을 깨닫게 합다.
남예은 작가는 자칫 진부해질 수 있는 소재를 연수의 내적 독백과 주변 인물들의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 독자에게 연민과 연대의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표제작 [선 위의 아이들]은 학교폭력의 ‘방관자’ 문제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인우는 친구 영수가 괴롭힘을 당할 때 외면했고, 결국 영수가 극단적 선택을 하자 모두의 비난을 받습니다.

📌“서인우, 저 자식이 제일 나쁘네. 자긴 괴롭힌 적 없다고 딱 잡아뗐다며?"라는 말은, 가해자보다 방관자의 책임을 더 무겁게 여기는 사회적 시선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우는 우연히 아동학대를 겪는 정운을 만나면서 다시 한번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그는 과거와 달리 정운을 지키기 위해 행동을 결심합니다.
작가는 인우의 변화 과정을 통해, “연결된 존재로서 서로를 구원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줍니다.


[지하철 1호선]은 상희와 민지라는 두 친구의 다른 삶을 보여줍니다. 상희에게 민지는 여전히 📌“빛, 천사, 벚꽃이었다”. 그러나 민지는 이미 현실에 깊이 뿌리내린 삶을 살고 있습니다.

민지가 건넨 📌“인자 오지 마라. 내, 니보다 잘 살게”라는 말은 행복이란 남과의 비교가 아니라 자기 선택에서 비롯된다는 선언처럼 들립니다.
이 작품은 “추억은 동일하지 않다. 누군가에겐 빛나는 기억이, 누군가에겐 상처로 남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청소년기 관계의 양면성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이 소설집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합니다.
⁉️“우리는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하지만 답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지금 이 순간, 선 위에서 위태롭게 균형을 잡고 서 있는 존재입니다.

아이들은 보호받아야 할 존재이지만 동시에 이미 자기 삶의 주체입니다.
책을 덮고 나면 떠오릅니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우리는 얼마나 들어주고 있는가?
아이들이 선 위에서 무너지지 않도록 손 내밀어 주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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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경고 : 6도의 멸종 - 기후변화의 종료, 기후붕괴의 시작, 2022 우수환경도서
마크 라이너스 지음, 김아림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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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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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경고 : 6도의 멸종》은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라는 최후 통첩입니다. 1℃ 상승에서 이미 경험한 재앙은 시작일 뿐이며, 2℃, 3℃ 세계는 훨씬 더 가혹합니다.

책을 읽으며 “2050 탄소중립”이라는 말이 결코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우리 세대의 생존선임을 절감했습니다. 지금의 선택이 100년, 200년 뒤 후손들의 삶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윤리적 선언문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아직 늦지 않았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변화가 너무 더디다”는 뼈아픈 현실도 지적합니다. 기후 위기는 멀리 있는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일상과 직결된 생존의 문제입니다.

책을 덮으며 생각했습니다. 우리 세대가 선택을 미룰수록, 다음 세대가 감당해야 할 고통은 더 커질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마크 라이너스의 《최종 경고: 6도의 멸종》은 15년 전 출간된 《6도의 멸종》의 후속작입니다. 저자는 당시 “1℃ 상승은 미래의 가능성”이라고 썼지만, 지금은 그 미래가 이미 현실이 되었습니다. 기온 상승 1℃ 세계에서 벌어지는 허리케인, 산불, 홍수는 더 이상 과장이 아니라 우리가 매년 체감하는 뉴스입니다. 이번 책은 지구의 온도가 1℃씩 올라갈 때 어떤 재앙이 찾아올지, 영화처럼 시나리오를 단계별로 보여주는 최종 경고서입니다.


마크 라이너스(Mark Lynas) 는
영국 출신의 환경운동가이자 저널리스트로, 기후 위기 문제를 대중에게 알리는 데 앞장서 온 대표적인 과학 저술가입니다. 그의 전작 《6도의 멸종》은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이 불러올 재앙을 단계별로 구체적으로 예측하여 국제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는 과학 논문과 기후 모델을 집요하게 추적하며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내는 데 탁월합니다. 이번 책은 그가 15년 만에 내놓은 새로운 ‘최종 경고’입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의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이미 약 1℃ 상승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히 온도가 조금 오른 차원이 아니라, 허리케인·산불·홍수·해수면 상승 등 복합적인 기후 재앙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마크 라이너스는 15년 전 책에서 “3℃ 상승 시나리오”로 예상했던 재앙들이 이미 1℃ 상승한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즉, 기후 붕괴의 시계는 당겨졌고, 인류의 대응 시간은 급격히 줄어든 것입니다.


저자의 목표는 종말론적 공포를 조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아무도 기후변화 현상을 부인할 핑계를 대지 못하도록 과학적 사실을 명료하게 제시”하려 합니다. 즉, 기후 위기 부정론을 잠재우고, 정책 결정자와 일반 독자 모두가 현실을 직시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아직 늦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마크 라이너스는 15년 전 《6도의 멸종》에서 기온이 1℃ 오를 때마다 일어날 변화를 시뮬레이션한 바 있습니다. 당시에는 가정된 시나리오였지만, 지금은 그중 상당수가 이미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는 이번 개정판 서문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한때 미래의 가능성이었던 것이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제때 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못한다면, 2℃, 3℃, 4℃, 또는 그 이상 높아진 세계의 무서운 영향 또한 언젠가 우리의 현재가 될지 모른다. 이 뉴스는 정말 마지막 경고다.”

저는 이 대목에서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과학적 예측은 더 이상 ‘가능성’이 아니라 ‘시간표’였던 겁니다.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 높아진 지금,
우리는 이미 산불, 해수면 상승, 폭염, 기후 난민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라이너스는 러시아 대형 산불 사례를 들며 경고합니다.

📌“이 산불은 사상 최고 기록인 1억 20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는데, 이는 벨기에의 연간 총배출량보다 많았다. 이 모든 탄소는 대기에 축적되어 더 많은 온난화를 일으켰다. 이것은 단순한 산불이 아니라 북극 온난화가 통제 불가능한 상황까지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양의 되먹임 역할을 했다.”

이 구절을 읽으며, 우리가 TV 속 뉴스에서 보던 산불과 폭우가 ‘각각의 사건’이 아니라 거대한 지구 시스템 붕괴의 징후라는 사실을 절감했습니다.


기온이 2℃ 오르면 북극해 여름 얼음이 사라지고, 아마존 열대우림은 대규모 가뭄으로 무너집니다. 이는 단순한 생태계 파괴를 넘어 탄소 저장고 자체가 사라지는 되먹임 현상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라이너스가 말한 이 구절이었습니다.

📌“2℃가 오르면 북극의 영구 동토층에서 발생하는 탄소 방출 되먹임은 3℃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 일단 시작되면 악순환이 되는 시스템이다.”

즉, 우리가 2℃를 허용하는 순간, 3℃는 피할 수 없는 ‘다음 단계’가 되어버린다는 겁니다. 이걸 읽으며 1.5℃ 목표를 고수해야 하는 이유가 생존의 분기점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3℃ 상승의 세계는 더 참혹합니다. 저자는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기온과 습도에 노출될 것”이라고 썼습니다. 이는 생존을 위협하는 조건입니다. 또한 세계 주요 곡창지대의 옥수수와 콩 생산량이 급감해 “전 세계적인 식량 부족과 문명 붕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나는 기후위기를 단지 환경문제로만 바라본 건 아니었을까?”라는 반성이 밀려왔습니다. 사실 이것은 인류의 생존과 문명의 존속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미래의 후손들은 더 이상 안정된 해안선이 존재하지 않고, 내륙 안쪽으로 도시들을 계속해서 다시 세워야 한다는 사실에 우리를 원망할지도 모른다.”

여기에 폭염, 식량 위기, 난민 발생이 겹치면서 문명 붕괴는 현실이 됩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특히 2014년 연구가 떠올랐습니다. 3℃ 상승 시 세계유산 136곳이 침수될 위험에 처한다는 연구였는데, 자유의 여신상조차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은 충격적이었습니다.



4℃ 상승은 생물학적으로 인간이 살 수 없는 지구를 의미합니다.
라이너스는 이렇게 묘사합니다.

📌“4℃ 상승한 세계에서 우리는 사실상 모든 생명체에 적대적인 죽음의 한증막을 맞이한다.”

5℃ 세계에서는 지구 거주 가능 면적의 10분의 1만 남게 되며,
6℃ 세계는 그야말로 지옥의 묘사입니다.

📌“북극에서 적도까지 숲이 동시에 타오른다. 불길은 밤에도 낮처럼 환하다. 생태계나 먹이사슬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구절에서, 우리가 ‘지구를 파괴하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무덤을 파는 존재’라는 사실이 가장 두려웠습니다. 읽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혔습니다. 기후학자들조차 이 단계는 언급을 꺼립니다. 종말론자로 낙인찍힐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라이너스는 그 불편한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합니다.


라이너스는 책 마지막에서 희망의 불씨를 놓지 않습니다.

📌“1.5℃가 2℃보다 좋고, 2℃가 3℃보다 좋다. 우리는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며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리고 주저앉아서도 안 된다.”

저는 이 메시지가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끝”이라는 절박한 명령처럼 들렸습니다. 책을 덮으며 개인적인 삶에서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실천뿐 아니라, 사회적 요구와 정치적 행동에도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기후위기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전체의 공동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최종 경고: 6도의 멸종》은 과학서이자, 역사서이자, 동시에 종교적 묵시록처럼 읽혔습니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묵시록은 인간이 개입할 수 없는 운명을 이야기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미래를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2050 탄소중립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생존을 위한 마지노선입니다. 그리고 지금 10년 안에 탄소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지 못한다면, 인류는 ‘살아남을 수 있었던 종’에서 ‘멸종된 종’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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