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체를 찾아주세요
호시즈키 와타루 지음, 최수영 옮김 / 반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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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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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체를 찾아주세요》는
제목 그대로 ‘죽음을 예고한 작가의 마지막 미스터리’입니다. 하지만 이 책이 진정으로 말하고자 하는 건 시체를 찾는 사건의 진상이 아니라, 끝까지 잊히지 않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아사미의 선택은 섬뜩하면서도 매혹적이며, 독자는 그녀의 목소리에 끝까지 사로잡힙니다.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뿐 아니라,
인간 내면의 어둠을 탐구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당신은 저를 어디에서, 어떤 의미로 찾게 될 건가요?”

시체를 찾는 과정은 곧 진실을 찾는 과정, 나아가 인간 감정의 본질을 추적하는 여정이 됩니다. 강렬한 설정과 군더더기 없는 전개, 그리고 마지막까지 놓지 않는 서늘한 여운 덕분에, 저는 이 책을 “죽음 이후에도 잊히지 않으려는 인간의 집념”에 관한 작품으로 읽었습니다.


호시즈키 와타루(星月 舟)는
일본 콘텐츠 플랫폼 note가 주최한 최대 창작 콘테스트 창작대상2023에서 문예편집부상과 TV도쿄 영상화상을 동시에 수상한 신예 작가입니다.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서두와 빠른 전개,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완성도로 주목받으며, 일본 현지에서는 드라마로도 제작·방영되었습니다. 호시즈키는 전통적인 미스터리의 틀에 ‘블로그 갱신’이라는 디지털 시대적 장치를 결합해, 고전적 추리와 현대적 서스펜스를 교차시키는 새로운 방식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 작품은 한 유명 작가가 블로그에 남긴 “제 시체를 찾아주세요”라는 글로 시작해, 이후 계속해서 갱신되는 폭로 글과 미공개 원고를 통해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는 형식입니다. 현대의 익명성, 온라인 여론의 폭력성, 관계의 파괴, 가족의 모순 등을 담아내면서, 단순하게 범인을 찾는 소설을 넘어 ‘인간의 감정’이라는 가장 큰 미스터리를 파헤칩니다.


호시즈키는 독자에게 ⁉️“복수란 무엇인가”, “망각되지 않는 존재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주인공 아사미는 폭력이나 살인이 아닌, 블로그라는 기록을 통해 스스로의 이야기를 끝까지 지배합니다. 이는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복수하는 방식이자, 동시에 독자에게 남는 메시지읻니다. 즉, 작가는 독자에게 “진정으로 살아남는 이야기란 무엇인가”를 묻고 있습니다.


《내 시체를 찾아주세요》는 시작부터 독자를 압도합니다. 유명 미스터리 작가 모리바야시 아사미가 자신의 블로그에 “제 시체를 찾아주세요”라는 글을 남기고 실종된다는 설정은, 단순한 ‘실종사건’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미스터리 장치입니다. 독자는 글의 첫 문장을 읽는 순간부터 이미 작가가 짜놓은 거대한 ‘트릭’ 속으로 들어갑니다.

아사미는 작품 속에서 직접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블로그에 주기적으로 올라오는 글, 과거 사건을 다룬 미공개 원고, 그리고 남편 마사타카와 편집자 사오리의 시선을 통해 여전히 강력하게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부재함으로써 오히려 모든 것을 지배하는 ‘유령 같은 화자’로서 아사미는 이 소설을 이끌어갑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미스터리는 ‘인간의 감정’입니다.”

아사미가 제시하는 ‘인간 감정’에 대한 문제의식이배다.
추리소설은 흔히 범죄 동기와 사건 해결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호시즈키는 ‘감정’을 가장 큰 미스터리로 지목하며, 복수극조차도 인간 내면의 불안·집착·외로움에서 출발한다고 말합니다. 아사미의 분노, 사오리의 집착, 마사타카의 허영심은 결국 인간이 가진 가장 본능적인 감정의 변주입니다. 독자는 그 감정의 폭주가 얼마나 파괴적일 수 있는지를 목도합니다.


아사미의 시체는 끝내 쉽게 발견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남긴 기록,
즉 블로그는 살아 있는 어떤 증언보다 강력했습니다.

📌“제 시체는 쉽게 찾아내지 못합니다. 그렇게 되면 저는 행방불명으로 처리되어 현재 제 명의로 된 자산을 누구도 건드릴 수 없게 돼요.”

아사미의 글은 단순한 폭로가 아니라 치밀하게 계산된 복수극의 도구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죽음 이후에도 여전히 살아 있는 존재로 남아, 글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뒤흔듭니다. 이 지점에서 독자는 섬뜩한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죽음을 넘어서는 힘은 기억이며, 기록이며, 이야기’라는 사실입니다.


많은 복수극이 피와 폭력으로 채워지는 것과 달리, 《내 시체를 찾아주세요》의 복수는 차갑습니다. 아사미는 직접 나서서 칼을 휘두르지 않습니다. 대신 상대가 스스로 파멸에 이르도록, ‘진실’을 폭로할 뿐입니다.

📌“소설은 생각지도 못한 지점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어요.”

아이러니하게도, 이 폭로극 속에서 아사미는 ‘치유자’의 면모도 드러냅니다.
진실은 독이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누군가에겐 해독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작품의 또 다른 축은 14년 전 여고생 집단 자살 사건, 일명 ‘하얀 새장 사건’입니다. 이는 미스터리를 풍성하게 하는 과거 사건만이 아니라, 아사미라는 인물의 정체성과 선택을 규정짓는 핵심입니다.

📌“아마도 너 모르게 다른 아이들은 정말로 죽을 생각이었나 보구나.”

여기서 드러나는 것은 ‘가정과 사회가 만들어낸 보이지 않는 감옥’입니다. 청소년기의 억눌린 감정, 외부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의 비극이 결국 성인이 된 아사미의 생애를 결정합니다. 즉, 그녀의 복수극은 사회적 무관심과 부조리에 대한 통렬한 고발이기도 합니다.


아사미의 주변 인물들은 모두 왜곡된 관계 속에 놓여 있습니다. 남편 마사타카는 무능과 허영에 기생하며, 시어머니는 도덕의 탈을 쓴 폭력으로 아사미를 억눌렀습니다. 편집자 사오리는 존경이라는 이름으로 아사미를 소유하려 했습니다.

📌“내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너, 아사미가 되고 싶었던 거 아니니?”

이 질문은 소설 속 사오리에게만 던져진 것이 아닙니다. 독자에게도 동일하게 던져집니다. 우리는 타인의 삶을 동경하다가 어느 순간 그 사람의 일부가 되고 싶어 하며, 결국 자기 자신을 잃어버립니다. 복수극이라는 외피 안에, 현대인의 고질적 결핍과 공허가 숨어 있습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후 남는 것은 결말의 충격이 아니라, 기록으로 살아남는다는 것의 의미입니다. 죽음조차 하나의 이야기로 바꾸어버린 아사미는, 결국 자신의 의도대로 독자의 마음속에도 영원히 남습니다.


《내 시체를 찾아주세요》는 신선한 소재와 치밀한 구조, 그리고 차가운 문체로 빚어낸 보기 드문 심리 스릴러입니다. 복수극의 쾌감과 동시에 사회적 고발, 인간 내면의 어두운 심리를 동시에 담아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은 말합니다.
💭복수란 누군가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잊히지 않는 존재가 되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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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자개장
박주원 지음 / 그롱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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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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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되돌려 바꾼 건 사건이 아니라 ‘청취의 자세’였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시간여행물이면서 동시에, 가장 현실적인 가족소설입니다.

목적은 하나—혼수상태의 아버지에게서 “미안했다”는 말 한 번 듣는 것.
그러나 책이 보여주는 건
“누군가의 사과”보다 내가 들리지 않았던 말들을 마침내 듣는 법입니다.

《판타스틱 자개장》은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관계 안에서 발생하는 상처와 화해의 과정을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 속에 녹여낸 작품입니다.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자연이라면’ 하고 자신을 투영하게 되고,
관계 속에서 전하지 못한 말들, 듣지 못한 사과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결국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바꾸고 싶은 것은 사건이 아니라 말하지 못한 마음이라는 것을.


박주원 작가는 일상의 디테일 속에서 인간의 감정과 관계를 섬세하게 포착하는 능력을 가진 소설가입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오브제인 자개장을 소재로 삼아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적 장치와 가족 서사를 결합합니다. 작가는 SF적 상상력을 현실의 상처와 화해라는 인간적인 감정에 초점을 맞춥니다.


자개장은 한국 전통 가구 중 하나로, 그 자체가 세월과 기억을 담아내는 상징적 존재입니다. 작품 속 자개장은 과거로 이어지는 포털이자, 주인공이 아버지와의 관계 속에서 풀지 못한 감정과 기억을 직면하게 만드는 매개체입니다. 또한
이 소설은 《사랑의 블랙홀》, 《어바웃 타임》, 《시간을 달리는 소녀》 등 ‘시간여행’이라는 테마의 계보에 서 있으면서도, 거꾸로 더욱 먼 과거로 흘러가고, 여행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짧아진다는 설정으로 차별성을 확보합니다.


작가는 "시간여행"을 통해 과거의 상처와 마주하고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단순하게 시간을 되돌려 아버지의 죽음을 막으려는 시도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주인공 자연이 깨닫게 되는 관계의 본질, 사과의 의미,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화해가 핵심 주제입니다. 자개장은 현실에서 불가능한 ‘다시 돌아감’을 가능하게 하지만, 결국 그 안에서 바뀌는 것은 과거가 아니라 자연 자신의 시선과 마음이었습니다.

📌“오늘은, 어제였다.”

판타지의 문이 자개 무늬로 반짝일 줄은 몰랐습니다.
박자연(서른아홉, 공모전 발표를 기다리는 소설가 지망생)이 혼수상태의 아버지를 병실에서 마주한 날, 집에 돌아와 오래된 자개장 문을 열고 ‘한숨 푹’ 들어갔다 깨어나 보니 오늘은 어제가 되어 있었습니다.
📌“오늘은, 어제였다.”이 간결한 선언이 이 소설의 미학을 규정합니다.
시간여행이 스펙터클과 장치의 과시가 아니라, 말하지 못한 마음을 건져 올리기 위한 감정의 도구가 되는 순간입니다.


자연은 4년간 연을 끊었던 아버지가 췌장암 말기, 이미 코마라는 사실을 듣게 됩니다. 침대 옆에서 끝내 묻지 못했던 질문이 터집니다.
📌“저한테 왜 그러셨어요… 아프더라도 사과하고 아프세요.”
그러나 아버지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습니다.

절망의 방으로 돌아온 자연은 우연히 자개장 속으로 들어가고, 매번 문을 열 때마다 더 먼 과거로 밀려갑니다—하루 전, 이틀 전, 여드레 전, 보름 전… (심지어 자연의 108번째 시도라는 설정까지) 그 사이 ‘기억’도, ‘장면’도 미세하게 흔들립니다. 반복의 구조는 점차 집착에서 이해로 톤을 바꾸며, “아버지를 살려야 한다”는 목표가 “그 사람의 핵심을 이해하고, 나의 말을 건네는 일”로 이행합니다.


이 책이 《사랑의 블랙홀》, 《어바웃 타임》의 계보를 따르면서도 뚜렷이 다른 점은 규칙입니다. 통로는 점점 짧아지고, 도달하는 시간대는 점점 먼 과거로 물러납니다. 즉, 기회는 감소하고, 이해의 난도는 증가합니다. 이 장치 덕분에 소설은 “미래를 바꾸는 공학”이 아니라 “과거의 뿌리를 더 깊이 파고드는 인류학”으로 변주됩니다. 독자는 ‘결과를 바꾸는 해킹’이 아니라 ‘관계를 바라보는 시선’을 업데이트해야만 합니다. 이게 이 소설이 흔한 회귀물의 성취와 차별되는 대목입니다.


자개장은 한국 가정의 생활사 속에 놓인 오브제입니다. 표면의 빛나는 패턴은 읽을 때마다 다른 빛을 던지고, 그 밑에는 층층이 겹이 쌓입니다. 이게 곧 기억의 구조입니다. 작가는 자개장을 ‘나니아식 포털’로 쓰지 않습니다. 문턱을 넘는 순간, 독자가 보게 되는 건 판타지의 야경이 아니라 가족 앨범의 빈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판타지는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고, 더 한국적입니다.
자개장은 “시간의 빛을 반사하는 거울”이자 “미안함과 사랑이 입 다물고 눕는 장소”입니다.


이 소설의 고무찰흙 같은 감정은 ‘사과’의 언어에서 탄력을 얻습니다.
자연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회한이 아닙니다.

📌“그냥… 최소한 한번이라도, ‘그래, 네 마음이 그랬구나’라는… 평범한 말.”우리가 가족에게서 가장 듣기 어려운 바로 그 문장.

자꾸만 과거의 도화선을 되감는 자연의 집요함은 타인의 마음을 ‘정답’으로 고치는 일이 아니라, 내 마음의 서사를 ‘완성’하는 일로 변합니다. 그러니 바뀌는 것은 ‘사건’이 아니라 ‘의미’입니다.
(결말은 스포일러를 피해 적지 않겠습니다. 다만, “구원은 종종 사실의 변경이 아니라 감정의 정리에서 온다”는 사실만은 말해두고 싶습니다.)


시간여행이 이어질수록 ‘아버지’ 역시 한 사람의 생애로 서서히 윤곽을 드러냅니다. 📌“네가 해준 얘기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나한테 다, 나름의 의미가 있던 날들이더라고…”
그는 ‘엄격한 가부장’의 평면을 벗고, 결핍과 상황과 기질의 합으로 섭니다.
자연이 처음에는 사과를 ‘획득’하려는 욕망으로 뛰어들었다면, 후반으로 갈수록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일로, 다시 내 이야기를 말하는 일로 이동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며, 그 이야기를 듣는 것이 진정한 소통의 시작이다."


이야기는 길지만, 장면 전환과 대화의 리듬이 경쾌합니다.
에피소드마다 작은 반전과 유머가 툭툭 튀고, ‘규칙-실패-수정’의 루프가 독자에게 게임적 몰입감을 줍니다. 무엇보다 자연의 1인칭 화법은 때로 엉뚱하고, 때로 자조적이지만, 자기연민의 늪으로 빠지지 않습니다.
📌“유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는 문구가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책 말미의 통찰은 간명합니다.
📌“인간의 문제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하지만, 해결의 답은 나 스스로 찾을 수밖에… 나를 이해하는 게 타인을 이해하는 길.”
그래서 이 책의 시간여행은 결국 자기 이해의 여행입니다.

“운명”과 “순리”를 말하며 삶의 불가역성을 일깨우는 문장들도 오랫동안 남습니다. 📌“아무튼 인간은 언젠간 모두 죽게 돼 있어… 하늘이 준 운명대로 사는 게 인간의 숙명.” 시간여행은 운명을 정복하는 장치가 아니라, 남은 시간의 밀도를 바꾸는 장치로 쓰입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아빠를 구했는가’보다 ‘나를 구했는가’를 묻습니다.


이 작품, 오랜 시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마음을 가진 독자라면
자개장 문을 열 듯 조용히 들어가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반짝임 끝에, 정리되지 못한 말 한 줄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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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뜻을 품은 자여, 왜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가 - 정약용편 세계철학전집 3
정약용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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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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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양심과 원칙에 따라 살고 있는가?
아니면 여전히 타인의 눈에 휘둘리며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가?


이 책은 고전을 오늘의 언어로 풀어낸 자기 성찰서입니다. 다산 정약용의 언어는 지금의 삶에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천적 지혜입니다. 직장인에게는 자기관리와 인간관계의 지침서가 되고, 청년에게는 삶의 방향을 다시 세우는 나침반이 되며, 누구에게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거울이 됩니다.

특히, 인생의 전환점 앞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독자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다산이 유배지에서 보여준 삶의 태도는, 📌“조건이 아니라 태도가 삶을 바꾼다”는 진리를 우리에게 증명해주기 때문입니다.


정약용(1762~1836)은
조선 후기 실학자로, 정치·철학·과학·문학을 두루 아우른 당대의 지성인이었습니다. 천주교 신앙과 당파적 갈등으로 억울하게 18년 동안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했으나, 그 고난을 자양분 삼아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 500여 권에 달하는 방대한 저술을 남겼습니다. 그의 학문은 “실학”, 즉 현실 사회에 도움을 주는 실용적 학문에 초점이 있었습니다. 📌“학문은 실용에 쓰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라는 그의 말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빛을 발합니다.


다산은 유배지에서 신세를 한탄하기보다 삶을 기록하고 후세를 위해 지식을 정리하는 데 몰두했습니다. 하루하루가 단절된 외딴 삶이었지만, 그는 그것을 내적 성찰과 학문적 결실로 바꾸어냈습니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환경이나 조건 탓만 하는 태도를 돌아보게 합니다. 오히려 그가 보여준 집념은, 목표를 이루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능력이 아니라 끈기와 의지임을 일깨워줍니다.


이 책은 정약용이 직접 남긴 글과 사상을 오늘의 시선으로 재해석하여, 현대인이 어떻게 자기 자신을 세우고, 관계를 맺고, 목표를 이루며 살아가야 할지를 안내합니다. 독자에게 ⁉️“지금 내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저자가 전하려는 의도는 분명합니다.
🎈“큰 뜻을 품었는가, 그렇다면 더 이상 그 자리에 머무르지 말라”는
다산의 메시지를 오늘의 우리에게 전해주려는 것입니다.


다산 정약용은 40세에 억울한 정치적 이유로 강진으로 유배를 떠나야 했습니다. 18년 동안이나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야 했지만, 그는 좌절 대신 붓을 들었습니다. 수많은 저술을 남긴 그의 삶은 오늘날 우리에게 ⁉️위기 앞에서 어떻게 자신을 단련해야 하는가라는 실질적인 물음을 던집니다.

오늘의 우리는 종종 능력이 부족해서 꿈을 이루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약용을 보면, 의지와 끈기의 부족이야말로 더 큰 문제임을 깨닫게 됩니다.


책 속에서 가장 마음에 남은 구절 중 하나는
📌“양심은 단순히 윤리적인 개념이 아니라, 나를 나답게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기준이 된다. 남이 보지 않는다고 마음대로 행동하는 사람은 결국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게 된다.” 입니다.

현대 사회는 ‘외적 성취’를 강조하지만, 정약용은 인간의 근본은 여전히 내면의 양심이라고 말합니다. 남의 시선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눈을 속이지 않는 삶. 결국 자기 신뢰를 잃지 않는 것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성취와 평안을 가능하게 합니다.


정약용은 말과 행실에 대해 매우 엄격했습니다. 그는 “말은 곧 마음의 거울이니, 다정히 하라”고 하면서도, 동시에 말과 침묵의 균형을 강조했습니다.

오늘날 SNS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말은 더욱 절실합니다. 쉽고 빠른 말이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다정함과 절제가 동시에 필요합니다. 그리고 타인의 험담이나 순간적인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꾸준히 신뢰를 쌓아가는 사람이 결국 존경받습니다.


정약용은 ‘사람을 가까이 두는 법’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조언을 남겼습니다.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사람은 멀리하라”는 그의 충고는 인간관계의 본질을 꿰뚫습니다. 좋은 관계란 서로를 성장하게 하는 관계이지, 달콤한 말로만 위로하는 관계가 아닙니다.

또한 “관계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적인 것”이라는 통찰은, 건강한 ‘우리’를 위해서는 먼저 ‘나’를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는 공동체 속에서 자주 ‘나’를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우리에게 균형 잡힌 시각을 줍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정약용은 늘 큰 뜻을 품는 자의 태도를 말합니다.

📌“목표가 클수록 혼자일 각오를 하라.”
📌“절제하지 못하면 결국 막힌다.”

이러한 말들은 ‘위대한 뜻’이 그만한 고독과 절제, 그리고 스스로를 단련하는 고통을 반드시 동반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또한 꿈을 크게 꾸지만 실행 앞에서 쉽게 무너지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합니다.


책을 읽으며 정약용이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있는 ‘멘토’처럼 느껴졌습니다.
그의 말은 추상적 교훈이 아니라, 현실을 정직하게 마주하게 합니다.

✔️양심을 지켜야 자신을 신뢰할 수 있다.
✔️관계 속에서도 예의와 존중이 기본이다.
✔️목표가 크면 그만한 외로움도 감수해야 한다.

결국 다산의 메시지는 📌‘사람답게 살라’는 것입니다.
단순하지만 가장 어려운 과제.


정약용의 물음은 200년 전 유배지에서 태어났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합니다. 우리는 흔히 상황을 탓하며 제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말은 이렇게 되묻습니다.

📌“큰 뜻을 품은 자여, 왜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가?”

이 책은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고, 다시 앞으로 걸어가게 만드는 힘을 주는 길잡이입니다. 책을 덮으며, 내 삶에서 멈춰 선 지점들이 어디인지, 그리고 다시 걸음을 떼기 위해 어떤 ‘양심’과 ‘의지’를 세워야 할지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다산처럼 거창한 뜻을 품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흔들리지 않는 내 기준을 세워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것이야말로 다산이 오늘 우리에게 남긴 가장 값진 유산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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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과 폭발
이유소 지음 / 한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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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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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과 폭발]은
결국 “구멍은 어디에나 있다. 당신의 마음에도.”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숨고 싶은 마음과 나가고 싶은 마음을 동시에 품고 살아갑니다.
이 작품은 그 두 마음 사이의 어두운 틈을 들여다보게 하는 작은 블랙홀입니다.

이 작품은 현실을 피하려는 마음과 다시 현실을 찾으려는 의지 사이의 진자운동을 그립니다. 흥미로운 점은, 구멍 속 세계가 결코 안전하거나 달콤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그것은 불안정하고, 끊임없이 나를 시험하는 장소입니다.
이는 ‘도망친 자에게 천국은 없다’는 사실을 상징합니다.

유소는 처음에 죽음과 무관심 쪽으로 기울어 있었지만,
구멍 속 여정을 통해 역설적으로 ‘살아남고 싶다’는 마음을 되찾습니다.
이것이 이 소설의 핵심 메시지라 생각합니다.
도피가 나쁘다기보다,
도피 이후에 무엇을 붙잡을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유소 작가는 환상과 심리를 결합한 독특한 문체로 주목받아 온 미스터리·판타지 작가입니다. 미묘한 심리 묘사와 상징적 소재를 통해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며, 인간 내면의 불안과 갈망을 그려냅니다. [호흡과 폭발]은 ‘한끼 경장편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단편과 장편 사이의 응축된 형식 속에 독자를 몰입시키는 힘을 담았습니다.


이 소설은 박인성 평론가의 말처럼, 구멍 속 세계는 평행세계라기보다 인간 정신과 무의식이 반영된 내면세계에 가깝습니다. 주인공 유소가 뇌혈관 질환 진단을 받고 삶의 의미를 잃은 상태에서 ‘구멍’을 발견하고 뛰어드는 설정은, 현대인이 현실의 압박과 무력감 속에서 선택하는 ‘내적 도피’를 은유합니다.


작가는 직접 병원 진단을 받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도피와 귀환이라는 상반된 욕망을 한 인물의 여정에 담았습니다.
구멍은 숨고 싶은 곳이자, 동시에 다시 삶을 껴안을 수 있는 입구입니다.
즉, 도망친 자리에서 끝나지 않고,
돌아오려는 의지까지 포함한 ‘양방향의 문’입니다.


[호흡과 폭발]은 ‘구멍’이라는 단일한 이미지로부터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유소가 고유상의 집에서 발견한 그것은 📌“아주, 아주, 아주 시커먼 구멍이었다.” - 구멍은 보는 순간 이끌림과 두려움을 동시에 일으키는 상징입니다.
주인공뿐 아니라 독자도 ‘저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라는 질문 앞에서 서게 됩니다.

유상은 유소에게
📌“저 세계에서 진짜 내 존재가 뭔지 확인해 보고 싶어.
너도 꼭 자신을 되찾길 바라.”라고 말하고, 주저 없이 구멍 속으로 사라집니다.
이 장면에서 구멍은 ‘자기를 찾는 행위’의 문이 됩니다.


유소는 구멍을 피자 박스에 담아 집으로 가져오고, 결국 그 안으로 뛰어듭니다.
📌“그것은 입구이자 출구다.”라는 메시지가 말하듯,
구멍은 방향을 단정할 수 없는 경계선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도망이고, 밖으로 나오면 귀환이지만, 그 과정 자체가 ‘자기 탐험’이라는 점에서 도피와 회귀는 모순이 아니라 순환으로 연결됩니다.


구멍 속 세계는 현실과 거의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미세한 차이, 이질적인 공기와 풍경이 그것이 ‘다른 세계’임을 암시합니다. 이 부분에서 구멍은 판타지 속 ‘이세계’라기보다, 주인공 내면의 심리 공간으로 읽힙니다.


유소가 만나는 인물들은 모두 상징적입니다.
선으로 된 소녀, 사막의 여자, 뒤로 걷는 소년… 이들은 해설에서 언급된 대로
“또 다른 나”의 파편이며, 유소 내면의 결핍과 트라우마의 형상화입니다.

특히 ‘릴’과의 만남은 인상 깊습니다. 릴이 찾는 ‘자신의 무덤’은 스스로의 종착지와도 같습니다. 릴의 여정이 끝나자 유소 역시 자신의 방을 찾아 떠납니다. 하지만 그것이 원래 세계가 아님을 깨닫는 순간, 이 소설의 진짜 주제가 드러납니다.

환상은 안전한 피난처 같지만, 그 안에서도 치열하게 출구를 찾아야 합니다.
구멍 속에서의 경험은 유소를 달콤하게 유혹하지만,
동시에 거기서 벗어나려는 의지도 키웁니다.


구멍은 두 얼굴을 가집니다.
하나는 상처 입은 자에게 제공되는 은밀한 숨구멍이고,
다른 하나는 그곳에서조차 안주하지 못하게 하는 시험대입니다.
작가는 구멍을 통해 도망친 자의 현실,
그리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려는 자의 변화를 대비시킵니다.


초반의 유소는 삶의 의지를 잃은 채 병마와 무기력에 갇혀 있습니다.
그러나 구멍 속 세계에서 반복된 탐험은 그에게 ‘다시 나가고 싶다’는 욕망을 줍니다. 현실이 고통스럽더라도, 그곳이야말로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라는 자각입니다. 이때 📌“어디에 있든 그 사실을 잊지 마. 네가 진짜 있어야 할 세계는 언제나 네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어.”라는 메시지는 작품의 핵심을 응축합니다.


유소가 발견한 것은 ‘완벽한 도피처’가 아니라, ‘불안정한 중간 세계’였습니다. 해설에서 지적했듯, 그곳은 📌“꿈과 현실 세계 사이에 애매하게 걸쳐져 있는” 공간이며, 움직이지 않으면 영원히 갇힐 수 있는 위험한 장소입니다.

이 설정은 강력한 역설을 만듭니다. 주인공이 구멍 속으로 들어간 것은 현실에서 도망치기 위해서였지만, 그 안에서도 살아남으려면 치열하게 발버둥 쳐야 합니다. 이 경험은 곧 ‘삶을 피하는 것이 삶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깨달음으로 이어집니다.


작가는 자신의 병원 진단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 도피 충동과 귀환 욕구가 공존하는 심리를 그려냈다고 밝힙니다. 이 고백은 소설의 환상적 설정을 단단히 지탱합니다. 📌“나는 계속해서 나의 세계에서 안정적으로 호흡했고, 그사이 내 속에서 창조되는 희망과 염원이 크고 작은 별처럼 수축하고 폭발했다.”는 문장은 제목의 의미를 정확히 담아냅니다.

독자로서 이 작품을 ‘현대적 성장담’으로 읽었습니다.
주인공의 선택은 퇴행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과정을 거쳐야만 그는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는 📌“세계가 알이라면 우리는 이 알을 부수고 나옴으로써만 비로소 자신을 태어나게 할 것이다.”라는 해설 속 문장과 맞닿습니다.


[호흡과 폭발]은 미스터리와 판타지가 결합된 경장편이지만,
단순한 장르적 재미를 넘어 ‘도피와 귀환’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품습니다.
구멍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것은 피하고 싶은 현실에서 숨게 해주지만, 동시에 다시 세상으로 나가게 하는 문입니다.

책을 덮으며 이런 생각이 남았습니다.
도망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돌아오지 않으면, 그곳은 구원이 아니라 감옥이 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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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팝니다
미시마 유키오 지음, 최혜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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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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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목숨을 어떻게 쓰고 있는가?’

이 소설은 장르적 재미와 문학적 깊이를 동시에 품고 있습니다. 흡혈귀, 범죄조직, 생체실험 같은 황당한 사건들이 연이어 펼쳐지지만, 그 사이사이에서 던져지는 문장은 가볍게 넘기기 어렵습니다.

읽고 나면 📌“나는 삶을 진짜로 사랑한 적이 있었을까?”라는 질문이
오래 남습니다.


미시마 유키오(1925~1970)는
일본 근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금각사], [가면의 고백], [봄눈] 등에서 독창적 문체와 철저한 미학관을 보여주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노벨문학상 후보에 수차례 올랐으나, 1970년 자신이 창설한 민병대를 이끌고 반자위대 쿠데타를 시도한 뒤 할복자살로 생을 마감해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습니다. [목숨을 팝니다]는 그가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인 1968년에 발표한 대중소설로, 기존 순문학의 무게에서 벗어나 엔터테인먼트적 매력을 발휘한 작품입니다.


1960년대 일본은 경제 성장으로 물질적 풍요를 누렸지만, 개인의 고독과 허무감은 더욱 깊어지던 시기였습니다. 미시마는 이 시대적 공기를 기괴하고 유머러스한 설정 속에 녹였습니다. 주인공 하니오가 자살 실패 후 ‘목숨을 판다’는 광고를 내고, 의뢰인들의 황당한 부탁을 수행하는 과정은 블랙코미디이자 현대인의 실존적 공허를 비트는 풍자입니다.


미시마는 이 작품에서 삶과 죽음, 의미와 무의미 사이의 경계선을 장르소설의 형식을 빌려 실험합니다. 그는 무거운 철학적 논의 대신, 비현실적인 상황과 냉소적인 대사를 통해 독자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언제, 무엇 때문에 살아갈 의지를 느끼는가?”


[목숨을 팝니다]는 “목숨을 팝니다”라는 간결하고 충격적인 광고로 시작해, 독자를 기묘한 소동 속으로 밀어 넣습니다. 주인공 하니오는 자살에 실패한 뒤, 목숨을 상품처럼 내놓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죽음을 원하는 이유가 거창하거나 비극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모든 것이 비현실적이고 거짓말처럼 느껴지는… ‘무의미’가 낮이고 밤이고 인생을 비춘다.”라는 묘사처럼, 그의 세계는 무기력과 무의미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하니오의 태도는 전통적인 ‘죽음에의 의지’를 가진 문학 속 주인공과 다릅니다. 그는 자신의 목숨을 판다는 행위에서조차 어떤 드라마틱함을 거부합니다.
📌“자살은 귀찮고, 애당초 너무 드라마틱하니 취향에 맞지 않았다… 목숨을 판다는 것은 무책임하면서도 멋진 방법이었다.” 라는 대목은, 죽음조차 실용적으로 거래하는 현대인의 냉소를 닮았습니다.


하니오를 찾아오는 의뢰인들의 이야기는 블랙코미디에 가깝습니다. 범죄 조직 보스의 첩과 관계를 맺고 죽어 달라는 노인, 흡혈귀 어머니의 연인이 되어 달라는 소년 등,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매혹적인 사건들이 이어집니다. 이 기괴한 사건들은 넷플릭스 시리즈처럼 각 편마다 완결된 미니 드라마 같지만, 그 안에서 하니오는 죽음의 경계와 삶의 해방감을 동시에 경험합니다.

특히 미시마는 ‘죽음을 향한 무심함’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면서, 오히려 그 무심함이 점차 깨지고 삶에 대한 미묘한 집착이 생겨나는 과정을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살고 싶다는 욕심이 매사를 복잡하고 기괴하게 만드는 거예요.” 라는 문장은, 죽음을 거래하던 인물이 점차 생존 본능에 눈뜨는 과정을 압축합니다.


번역가 다네무라 스에히로가 지적했듯, 이 소설의 하니오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라 작가 미시마의 내면이 투영된 인물로 읽힙니다. 실제로 후반부의 하니오는 죽음을 장난처럼 다루던 초반과 달리, 죽음 앞에서 미묘한 불안과 공포를 느낍니다. 📌“따뜻한 털북숭이 공포가 그의 가슴에 들러붙어 발톱을 단단히 곤두세우고 있었다." 는 표현은, 미시마 자신이 느낀 ‘죽음을 향한 초연함과 불안을 동시에 품은 심정’을 드러내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작가가 생의 말미에 품었던 ‘죽음에 대한 양가적 감정’을 유머와 기괴함 속에 녹여낸 문학적 고백처럼 읽힙니다.


이 작품은 ‘삶의 가치’에 대해 직접 설교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터무니없는 사건 속에서 독자가 스스로 물음을 던지게 만듭니다.
하니오는 처음엔 모든 것을 무의미하게 보지만, 점차 주변 사건 속에서 작은 의미를 발견합니다.

📌“‘내가 삶을 진짜로 사랑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을까?’… 지금 왠지 그것을 사랑하기 시작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라는 대목은, 의미 없는 삶 속에서도 순간적인 ‘사랑’과 ‘집착’이 깃드는 인간의 본성을 보여줍니다.

⁉️이 과정은 현대 독자들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매달리는 삶의 의미란,
애초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상황 속에서 변하고 재발견되는 것은 아닐까? 하니오처럼 극단을 경험한 뒤에야 비로소 ‘살아 있음’을 자각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1968년에 발표된 작품임에도, 하니오의 무기력과 사회적 통념에 대한 냉소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직장·결혼·소유 같은 사회적 계획표 속에서 허무를 느끼는 사람들에게, 하니오는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의 자유’와 ‘그 자유 속에서 되살아나는 생존 욕망’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이쯤에서 당분간 느긋하게 호화로운 생활을 해보고, 그대로 끈덕지게 살고 싶어지면 살아도 되고, 또 죽고 싶어지면 장사를 다시 시작하면 된다.” 라는 문장은, 세상 모든 규범에서 벗어난 ‘선택의 자유’를 압축한 선언처럼 들립니다.


[목숨을 팝니다]는 대중소설의 흡인력과 순문학의 심리 묘사가 절묘하게 결합된 작품입니다. 가볍게 읽히지만, 읽고 나면 ‘죽음과 삶의 경계’에 대한 묵직한 여운이 남습니다. 미시마 유키오의 다른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장중한 문체나 비극적 자기고백 대신, 기괴한 유머와 장르적 재미를 통해 같은 주제를 변주하는 점이 신선합니다.

하니오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죽음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역설적으로 가르친다”는 사실을 체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독자는 책을 덮으며, 묻게 됩니다.
⁉️나는 지금, 나의 목숨을 어떻게 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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