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브레인 욕망을 설계하라 - 소비자의 심리를 움직이는 17가지 행동과학 법칙
낸시 하허트 지음, 송보라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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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길벗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 책은 다소 개인적인 이유로 꼭 읽고 싶었다.

'마케팅'이라는 한정되고 전문적인 분야의 책을 선택한 계기는,

바로 엊그제 출판 마케터가 되고 싶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물건을 파는 마케팅의 역사는 꽤 오래되었다. 시장과 교역이 생기며 고대 폼페이에서는 벽마다 홍보 광고가 그려져 있었고, 상행위가 꾸준히 이어지며 20세기 초에 대학에서 마케팅 강좌가 개설되며 학문 분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세상을 바라보면 정석적인 커리큘럼을 따라가는 게 의미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흐름은 거세고 종잡을 수 없다. '두쫀쿠'가 가고 '버터떡'이 오는 것처럼 까닭 없이 무언가가 유행하는 시대에 마케팅이란, 그저 운 좋게 유행의 기류에 탑승하기를 바라는 것만이 정답일까? 마치 기우제를 매일 지내는 제사장처럼 말이다.


3년간 서평단을 하며 책 읽고 책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하는 건 좋아하게 되었지만, 마케팅 자체는 문외한인 탓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걱정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데 선택지는 너무 많고, 여러 가지 고민이 있던 차에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마케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겠다면,

고개를 들어 낸시 하허트를 보라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사과를 드리고 싶다. 살면서 처음 읽은 마케팅 책이라 비교 군이 없다. 하지만 장담컨대, 시작은 무조건 이 책으로 해도 좋다. 200개가 넘는 마케팅 관련 상을 수상하고 주요 마케팅 콘퍼런스의 단골 연사로 활동해 온 낸시 하허트의 『마케팅 브레인 욕망을 설계하라』가 지난 3월 13일 더퀘스트를 통해 출간되었다.


낸시 하허트는 이 책에서 오랜 역사 동안 축적되어온 심리학과 행동과학, 그리고 무수히 많은 구체적인 사례들을 바탕으로 17가지 마케팅 법칙을 정립한다.


/

마케터는 사람들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접할 때

구매의 감정적, 이성적 이유를 모두 수용한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 P.35


결국 결정은 사람이 한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심리와 행동을 자극하게 만드는 건 중요하다. 낸시 하허트는 그녀만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한다. 속된 표현으로 '홍대병'이라고도 하는 비주류 취향을 갖고 있는 나조차도 마케팅에 걸려 지갑을 열 때가 종종 있었음을 책으로 확인하면서 신뢰도가 더 깊어진다.


책 속에서 언급된 구체적인 사례들은 내가 하고 싶은 출판 마케팅과는 관련이 없는 경우가 다소 있기는 했지만, 사례를 훑으며 책이라는 분야에서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상상하게 만든다. 또 이론적인 부분을 살펴보는 동안 북스타그램을 하며 보았던 출판사의 마케팅적 활동이 종종 떠오르기도 했다.

「3장, 희소성」에서는 '사람들은 가질 수 없는 것을 원한다'라고 한다. 「9장, 정보 격차 이론」에서는 사람들이 새로운 것에 끌려 하는 점을 주목한다. 새롭고 가질 수 없는 것, 출판업에서는 한정판 리커버가 사례라고 본다. 「5장, 사회적 증거」에서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하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따라 한다'라고 설명하는데, 곧바로 인플루언서가 떠오르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개인적인 목표 탓에 출판과 연결 지어 책을 읽게 되었지만, 이 책은 그 어떤 분야라도 적용 가능한 행동과학 기반의 마케팅 법칙을 알려주고 있다. 실제 트렌드·광고 사례들을 보다 보면, 저마다 속한 분야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아이디어가 샘솟지 않을까. '뭐든' 잘 팔고 싶은 초보 마케터라면 반드시 집에 구비해 두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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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인문학 - 투자를 잘하고 싶은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돈의 심리학, 부의 물리학
오형규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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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글담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

역대급 불장…, 이었다.


화끈하게 치솟는 코스피 지수를 보며 이럴 줄 알았으면 공부 좀 할 걸 후회하다가도, 나같이 옹졸한 가슴을 가진 사람이 감히 뛰어들어도 될까 걱정도 하면서 말이다. 불안정한 판에 뛰어드는 걸 싫어해서 사행성 요소가 있는 게임도 접었다. 그런데 주식은 나만 안 하는 것 같아 또 불안해진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오락가락하는 내 마음.

이런 사람은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답을 찾으면 좋을지.


이 경우 주식 자체를 공부하거나 무턱대고 시작하기 전에 이 책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35년간 경제지 기자, 논설위원, 증권방송 진행자로 일하며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혀온 오형규 기자가 불장 앞에 속수무책인 개미들을 위해 펜을 들었다. 그간 목격해온 수많은 실패 사례를 바탕으로 쓴 『투자 인문학』은 스스로를 객관화하고,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주식시장에서 작지만 잦은 실패를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되는 인문학적 통찰력이 담겨있다.


책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세계정세 흐름이나 주식 차트를 읽는 법, 투자를 하는 법을 직접적으로 알려주지는 않는다. 확신에 차서 종목을 찍어 주지도 않는다. 하지만 사람 나고 투자 났지, 투자 나고 사람이 나는 건 아니지 않는가. 어차피 사람뿐인 이 판에서 나를 포함한 사람들의 심리를 어느 정도는 파악해야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는 것이다. 오형규 기자의 책은 이러한 특성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개미들이 투자에 앞서 깊이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

이제 돈과 부富 그리고 주식시장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각자 생각이 다른 무수한 개인들이 모여 이룬 집단과

사회의 작동원리를 파악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주식투자 역시 사회(시장)에서 이뤄지는 행위이기에

다른 차원의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 P.194, 제4부 부와 시장의 물리학


주식의 'ㅈ'도 모르던 사람이었다. 그랬던 내가 오형규 기자의 책을 읽고 나니 그래도 판단이나 기준이 조금씩 세워진 것만 같다. 심리학 지식으로 우리가 폭락하는 주식을 계속 붙드는 이유도, 우리들의 형편없는 예측 능력도 거침없이 지적당했다. 그렇기에 읽고 나니 적어도 투자라는 분야에서만큼은 마음 한구석이 단단해진다.

솔직히 말해 너무 좋아서 나만 알고 싶은 책이었다. 투자의 믿을 구석이 되어주는 것을 넘어 교양마저 챙겨주는 책. 지금 버스를 놓친 개미라면, 언젠가 올지 모르는 또 한 번의 불장을 위해 이제라도 투자 관점의 인문학 서적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사실 나 혼자 몰래 읽고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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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소국의 제2차 세계 대전사
권성욱 지음 / 열린책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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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열린책들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나는 유독 역사를 어려워하는 학생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양차 세계 대전이라 하면, 모두가 자주 이야기하는 굵직한 사건밖에 모른다. 우리나라와 역사적으로 깊게 연관된 일본이 독일과 이탈리아와 함께 추축국이었다던가, 추축국이 패배했고, 미국과 소련이 강대국으로 떠오르며, 전쟁 이후에는 국제 연합이 만들어졌다던가. 유리병에 커다란 돌만 넣은 꼴이라 여전히 역사라 하면 '음…그렇군요.' 하는 반응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최근 잠깐 읽은 유유 출판사의 『어린이책 읽는 법』에서 역사책을 다루는 짧은 장의 한 구절이 인상 깊었다.

'역사는 연대의 흐름을 알고 맥락에 따라 사건과 유물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맥락 잡기가 어려운 어린이로서는 역사에 대한 단편적인 정보를 얻어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라고.(어른도 포함시켜 주세요.)


첫인상은 벽돌을 넘어 마치 군용 탄약상자 같다. 군더더기 없이 960쪽가량 되는 한 권의 전쟁사 책, 나는 이 책을 읽고 자갈만 들어있던 유리병의 빈틈이 메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전쟁사 연구가 권성욱의 『약소국의 제2차 세계 대전사』다.

제목을 보니 세계대전에서 '세계'란 몇 개의 나라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긴 하겠다고 이제야 깨닫는다. 저자는 서문에서 '우리가 아는 제2차 세계 대전은 강대국을 위한 역사'라고 지적한다. 또, 역사는 힘 있는 자들을 위한 기록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미국 이외의 세상에 꽤 무관심하다는 사실 역시 지적하며 많은 <마이너> 국가들의 전쟁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에티오피아, 핀란드와 발트 3국,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을 포함해 20개 국의 제2차 세계 대전을 말이다.


전선[戰線]에서 정세[政勢]까지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영토 전쟁이 일어나고 있지만, 제2차 세계 대전에는 강대국의 그 야심이 더욱 거셌던 모양이다. 책에 등장하는 20개의 국가는 강대국 사이에 위치해있거나, 전략적 통로에 있던 탓에 호시탐탐 노려져야 했다. 이 시기 국제 연맹이나 중립법은 꽤 제 기능을 하지조차 못했기에, 약소국들은 강대국과 맞서 싸워야 하는 운명에 놓여 있었고, 무솔리니나 히틀러가 끊임없이 등장하며 약소국들은 항복하기도, 무너지기도, 때론 뛰어난 지휘관의 등장으로 대등하게 싸우기도 한다. 언제나 견고했을 거라는 편견이 있었던 철의 동맹이 약소국을 상대로 고전하는 모습은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 수 있었다.
평소라면 이름조차 들을 수 없었을 에티오피아나 그리스의 명장을 알아가기도 하고, 정치뿐만 아니라 군사적, 지정학적 조건까지 더불어 배울 수 있었다. 그야말로 전선에서 정세까지 담겨있는 책. 이 지난한 약소국의 전쟁 끝에 유럽 연합이 탄생했음을 알리며 거대한 한 권의 책은 끝이 난다.

두께로 보나 꽤 난이도 있는 책이지만, 역사를 어느 정도 잘 아는 독자라면 더 많이 빈틈을 메울 수 있는 귀한 자료가 되어 주지 않을까. 사실 권성욱 저자의 재치 있는 필력이 이 방대한 역사를 흥미롭게 이끌어가니 누구라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 제2차 세계 대전을 공부하고 있다면, 이 책만큼은 반드시 읽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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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브레인 욕망을 설계하라 - 소비자의 심리를 움직이는 17가지 행동과학 법칙
낸시 하허트 지음, 송보라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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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적 힘을 기르고 싶어서 선택한 책, 훑어만 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강렬한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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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 우리가 외면한 또하나의 문화사 교유서가 어제의책
로저 에커치 지음, 조한욱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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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교유당 서포터즈로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지금, 우리는 어떻게 밤을 지내고 있을까. 누군가는 집에서 스탠드 불빛 아래에서 책을 읽을 것이고, 누군가는 밤공기를 마시며 산책을 나올 것이며, 또 누군가는 리모컨을 잡고 OTT를 뒤적거리며 오늘 밤에는 어떤 영화나 드라마를 볼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현재 보내고 있는 밤이 어떤 형태이든, 그 모습은 인류가 태동했을 적부터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 산업혁명 이전의 밤에 대하여 ​밤에는 "잠자고 먹고 방귀 뀌는 것밖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제임스 1세 시대 시인이었던 토머스 미들턴은 밤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렇다고 하니 그럼 그런 것으로 해야만 할까?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 역사학 명예교수인 로저 에커치는 이 오래된 가설에 도전하고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중세 말부터 산업혁명까지의 밤을 들여다 보기 위해 온갖 18세기의 텍스트 자료를 참고한 흥미로운 저작물이 아닐 수 없다. ​책은 우리가 평소에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오래된 밤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만든다. 인간은 언제부터 어둠을 두려워했을까. 어둠 속에서 발현되고 마는 인간의 상상력이 사탄이나 유령 같은 괴물을 만들어 낼 때도 있지만, 때론 인간에 의한 범죄가 어둠에 대한 두려움을 빚는다. 그런 일을 겪으며 사람들은 지금의 경찰이나 경비의 전신이 되는 자경단이 탄생한다. 낯선 이의 범죄에 대항하기 위해 가정은 요새가 되고, 이런 과정에서 가부장제의 질서가 더욱 단단해졌으리라. 로저 에커치의 연구에 따르면 과거의 밤에는 늘 이런 부정적인 일만 벌어진 것은 아니었다. 이에 맞서기 위해 사람들은 밤에 불을 밝혀 빛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으니. 빛은 이미 종교적 상징성을 가지고 있었으니, 촛불 하나에 사람들이 심리적으로라도 많이 의지했음을 책을 통해서라면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사람들은 밤에도 일을 하기 시작하거나, 술을 마시고 도박을 즐기며 밤을 즐기기도 했다. 성적인 만남도 이루어지고, 카드 게임을 즐기며 또 인간에 의한 범죄─이 경우엔 강도가 아닌 폭력의 형태지만─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아까 인용되었던 토머스 미들턴의 말과는 전혀 다른 다채로운 밤의 모습. 그런 문구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과거의 밤에 천착하여 많은 텍스트를 바탕으로 490쪽가량의 책을 새로 펴낼만한 모습이 확실히 있었다. 그리고 로저 에커치의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는 오늘날 우리의 밤과 겹쳐보며, 어제의 밤의 모습을 더듬어보게 한다. ​─ 교유서가 어제의 책을 아시는지요 ​작년, 교유서가 서포터즈를 하기 전에 새해가 밝고 처음으로 읽었던 책이 교유서가 어제의 책 중 하나인 오카 마리의 『기억·서사』다. 교유서가의 '어제의 책'은 절판되거나 잊힌 책을 발굴해 다시 펴내는 일을 하는 교유서가 만의 시리즈인데, 그 책을 읽고부터는 '어제의 책'이라 하면 다소 콩깍지 낀 눈(P)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책 역시 돌베개 출판사를 통해 한 번 출간되었지만 절판되었던 책이다. 교유서가의 안목과 노고가 있어 오랜 인류의 역사 속 한 조각가량 되는 밤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독서력이 짧아 어쩌면 밤뿐만 아니라 잃어버렸을 수도 있었을 귀한 저작물. 다시 출간될 수 있었음에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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