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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 지혜 개념어 사전 - 바람과 흙의 소리를 듣는 법, 그리고 흩어진 생명을 묶는 언어의 그물
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 지음 / 알렙 / 202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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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알렙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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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生態]
1. 생물이 살아가는 모양이나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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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생태적지혜연구소의 신승철 소장님이 갑작스레 작고하셨다. 동국대학교에서 펠릭스 가타리 연구로 철학 박사 학위를 받고, 생태철학 연구와 활동에 매진했던 故 신승철 소장님은 생전 특이하게 즐겨 썼던 개념어들이 있었다고 한다. 펠릭스 가타리나 생태주의자들이 자주 쓰는 개념어들, 이런 분야에 평소 깊은 관심을 두지 않으면 모를, 번잡한 도시에 살며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상품 소개 릴스만 들여다본다면 알 수 없는 단어들, 생태적 지혜에 관한 개념어들이다. 신 소장님 사후에 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이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한 권의 사전을 냈다. 알렙 출판사를 통해 지난 7월 출간된 『생태적 지혜 개념어 사전』이라는 책이다. (본디 <신승철 개념어 사전>이라는 제목이 될 뻔했으나 그렇게 출판한다면 고인이 강하게 반대했을 것이라는 상상으로 지금의 제목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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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 지혜란 무엇인가?
생태적 지혜란 무엇을 하는가?
생태적 지혜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지혜를 사랑하는 길 걷기
충만한 자들의 관계 맺기
관계를 맺으면 맺을수록 이전보다 더 나은 삶을 만들어내는 활동,
그리고 계속해서 욕망을 생산하는 활동하기
사랑을 존재의 기쁨으로 충만한 자들
더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타자를 향하는 행위로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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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란 무엇인가? '생태계'라는 단어로 자주 접하는 탓에 뭔가 자연적인 이미지만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생태의 사전적 정의를 들여다보면 '생물이 살아가는 모양이나 상태'로 이 의미다. 이 정의를 바탕으로 우리 삶을 다시 돌아본다면 당신이 어디에서 어떤 삶을 살든 생태적 침해를 한 번이라도 겪어봤을 것이다. 나 역시 왼손잡이로 살아와 꽤 많이 생태로 있음을 공격받은 적 있으니….
그런 의미에서 생태적 지혜란 다른 생명체를 있는 그대로 여기고 돌본다는 점에서 기후 위기의 여러 답을 주기도 하면서도, 우리들 역시 있는 그대로 여기고 돌볼 수 있게 돕는 지혜가 아닐까. 책은 기후 위기에서 실천적 행위로 이어질 수 있는 여러 방향을 제시해 주기도 하고, 커다란 흐름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탑승하라는 자본주의적 압박에서 숨통을 틔워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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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관물[以物觀物]
1. 인간 중심의 시각 '이아관물以我觀物'을 벗어나,
사물이나 타자의 자리에서 세계를 바라보려는 관점의 전환.
2. 소강절邵康節의 『어초문대漁樵問對』에서 유래.
책 속 많은 개념에 깊이 공감하며 읽었고, 과장 보태서 온 페이지에 형광펜을 칠하고 싶었을 정도로 내게 필요했던 지혜들이었지만,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을 꼽자면 '이물관물'이라는 개념을 다루는 김용휘 선생님의 글을 꼽고 싶다. 이 장에서는 자기중심적 사고의 벽을 허물고, 모든 존재가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를 마주하는 평등한 관계로의 열린 감각을 요청하는 북송 시대 철학자 소강절의 개념은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왼손잡이로 나고 자라 오른손잡이는 들을 필요 없었던 말들을 들어왔기 때문일까. 또 자연과 사물, 인간마저 관리, 이용, 소비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먼지, 돌멩이, 이끼 한 점 조차 쓸모, 자원, 효율이라는 기준으로 재단되는 시대라는 표현이 세상 모든 인공물들을 관통하는 말이라고도 생각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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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수십억 들여 강원도 평창군의 숲을 산 심정진 대표의 기사를 접했다. 큰돈을 주고 산 땅을 개발하지 않고 생태 그래도 두자 잃어버린 생태계가 다시 살아났고, 대표 본인이 직접 보호구역 지정을 제안했다고. 이런 게 바로 생태적 지혜의 실천이 아닐까? 이제는 오감으로 기후 위기가 와닿고 있다. 이런 와중에 뜬 기사에 마음이 움직였고, 이미 읽고 있던 이 책으로 언젠가 나도 앎과 삶의 실천 행위를 하게 되는 미래를 그려보았다. 모두가 공익을 위해 심정진 대표처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신이 하나 실천하겠노라 마음먹는다면 나는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