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라이팅 - 첫 문장의 부담을 내려놓고 누구나 막힘없이 쓰는 법
바버라 베이그 지음, 박병화 옮김 / 부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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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부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초등학생 무렵에 독후감 F를 받았던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 어떻게 글을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게 된 건 대략 3년 전 서평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였는데, 그때 시작한 책읽고 글쓰기는 예전과는 달리 평가매기는 사람도 강제성도 없으니 지금은 즐거운 취미생활 중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내 글쓰기에 한계를 종종 느끼곤 한다. 그리고 그 고민은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쓰기 어려워하다보니 딱히 할 말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쓴다는 것이었다. 이걸 나는 '굳이?병'이라고 하겠다. 굳이 싶은 글은 단 한 톨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고민탓에 '이만하면 됐다'는 타협도 없이 글쓰기 책을 계속 파고들고, 그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답을 구하지 못했을 때 운명처럼 한 권의 책을 받게 되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글쓰기 책을 읽어도, 여전히 첫 문장조차 쓰기가 힘들다면. 그냥 시작이 어려운 것 뿐이라면. 바버라 베이그의 『프리라이팅』을 한 번 읽어보자. 문체나 구조에 대한 정답을 알려주는 딱딱한 글쓰기책과 달리 바버라 베이그의 글쓰기 책은 자유롭게 쓰기를 목표로 감각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글쓰기를 위한 작은 활동같은 것들부터 길러준다. 책 출간이나 발행이나 투고를 위한 원고 그 이전의 글쓰기로, 읽다보면 성과의 압박보다 글쓰기의 즐거움을 오롯이 느끼는 방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무작정 쓴다는 점에서 모닝페이지랑 약간 비슷하다. 모닝페이지 역시 좋아하지만, 위즈덤하우스에서 진행한 모닝페이지 챌린지에 참가했을 때 내가 썼던 모닝페이지를 떠올려보면 프리라이팅이 좀 더 읽을만한 글을 쓰는데에 가깝겠다. 아무말을 쓰더라도 남에게 보여줄 수 있을 정도의 유의미한 기록을 하고싶다면 바버라 베이그의 『프리라이팅』을 권하고 싶다.


『그해 봄의 불확실성』이라는 시그리드 누네즈의 소설에서 이런 문장이 나온다. "내가 아는 글쓰기 선생님의 말에 따르면, 작가가 슬럼프에서 벗어나는 극히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이 하나 있으니, 나는 기억한다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것이다." 어쩌면 이 때 언급되는 글쓰기 선생님이 바버라 베이그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똑같은 글쓰기 연습활동이 책에 있다. 그 뒤로 뭔가 소설 속의 글쓰기 선생님에게 직접 배우는 듯한 묘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기억한다라는 문구로 글도 써보고, 또 '것'과 '의'를 빼라는 어떤 정언명령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써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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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앙의 책
오다 마사쿠니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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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시공사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해마다 그 해에 유독 회자되는 책이 있다. 작년 공포소설 부문에서는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를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찾지 않았나 싶다. 읽은 지 오래라 기억은 잘 안 나지만 파운드푸티지 형식의 소설로 뒷장의 삽화 부록이 별미였기에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일본에서 영화로 제작될 정도였으니 당시 『긴키 지방』의 엄청난 파급력은 여전히 눈에 선명하다.


그런데, 그 『긴키 지방』과 함께 '2024 이 호러가 대단하다!' 공동 1위를 받은 작품이 있다면.


공포문학이 서점의 메이저 반열에 오르기 시작했다. 나도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무섭다고 입소문 난 작품을 꽤 찾아읽었다. 읽을 거 다 읽은 것 같다고 생각한 순간 눈에 들어온 강렬한 표지의 책이 있었으니 바로 오다 마사쿠니의 『화: 재앙의 책』이다.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신인상☓일본SF대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탁월한 필력과 상상력을 세상에 알린 바 있는 작가의 이 책은 더운 여름 신체 부위와 연결 지어 7편의 소름 돋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공포라는 장르에는 늘 생각이 많은 편이다. 왜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무섭기는커녕 웃겨지는지, 왜 텍스트는 영상만큼의 무서움을 주지 못하는지, 작품을 수용하는 인간의 상상력이나 속도나 감각의 문제인 건지. 그런 생각들을 공포 콘텐츠를 소비하며 이따금씩 했다. 어쩌면 이 책도 표지만큼의 박력을 주지 못한다면 어쩌나 그런 고민 역시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따라왔다. 하지만 오다 마사쿠니의 『화: 재앙의 책』은 익숙하고 당연한 공포의 문법에서 비껴난 기이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이야기들은 다른 관점의 공포를 느끼게 한다.

단편들은 인류 전체나 한 개인이 어디에서도 마주하지 못했던 새로운 광경을 비춘다. 글리치처럼 현실에서 살짝 어긋나있는 장면을 언뜻언뜻 보여주는 단편소설집이라고 하고 싶다. 저마다의 행동은 상식선에서 비껴가며 불쾌감을 안겨주고, 색다른 설정과 전개에 이토 준지의 추천사처럼 마치 만화경을 눈을 떼지도 못한 채 이리저리 돌려가며 구경하는 기분을 안겨준다.


【식서】 책을 먹으면 보이는 환상과 돌이킬 수 없이 중독되어버리는 인간을 보여주기도 하고, 【미미모구리】 귓속으로 들어가 기억을 읽고 생각을 조종하는 기이한 술법으로 한 남자의 고백을 들려주기도 하는. 【머리카락 재앙】 '머리카락'을 믿는 신흥 사이비 종교의 행사장에서 목격한 경악스러운 광경을 펼치거나, 【나부와 나부】 문명화 되어가며 비상식적 행동이 되어버린 전라 행위가 전염성을 띠며 다시 상식이 되고야 만 세계를 보여주는.


독자는 오다 마사쿠니를 뒤따르며 그가 그려내는 뒤틀린 세계선을 경악에 질린 채로 어찌할 바 모르며 읽게 된다.


SF 관련된 상을 수상한 전적이 있는 작가라서 그런지 SF에 살짝 발을 걸친듯한 느낌도 받았다. SF라는 키워드로 생각하니 최근 읽은 몇 국내 SF 작품들은 대개 희망적인 흐름으로 흘러갔던 사실이 떠오른다. 그 배경이 아무리 암울한 디스토피아나 아포칼립스라 하더라도, 그 속에서 아주 작고 소중한 인류애 하나를 발견하며. 하지만 이 책은 부제처럼 당신을 확실하게 재앙으로 끌고 갈 것이다. 무더운 올여름 오다 마사쿠니의 지독한 상상력에 한 번 당해보시는 건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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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문명 - 숲이 물러난 자리에 새겨진 5,000년의 기록
존 펄린 지음, 안진이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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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더퀘스트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1989년 처음 세상에 나온 이후, 30여 년의 시간을 거쳐 개정판이 출간된 책이 있다. 파타고니아가 선택한 유일한 역사서, 시카고지리학회 올해의 도서, 하버드가 선정한 100대 명저, 시카고 지리학회 올해의 도서 등 내로라한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존 펄린의 『숲과 문명』이다. 더퀘스트 출판사를 통해 이번에 한국에서 소개되는 책은 간단히 표현하자면 인류와 문명의 방대한 흥망성쇠를 숲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풀어내는 역사서라고 할 수 있다.


사주팔자에서 우리를 표현하는 중요한 다섯 원소 중 하나가 나무라고, 나무가 인류 역사에서 매우 중요했음을 책에서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집을 짓고, 선박을 건조하고, 도구를 만들기 위해 인류는 오래전부터 나무를 써왔다. 이어 목생화, 나무로 불을 키우고, 화극금, 그렇게 만들어진 불로 금속 제련을 하며 청동기, 철기 시대 문명을 열었다. 이런 오행의 상생·상극 구조처럼 번영하는 과정이 어느 나라나 미묘하게 다른 듯 비슷한 양상을 띤다.


/
존 노든은

"나무를 아낌없이 써버리고 (…) 나무를 심는 데는 무관심한 것"이

"뭔가를 허물어버리려는 보편적인 충동"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P.327


하지만 먼 훗날 존 노든이라는 영국의 지리학자가 인류가 나무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하듯, 모든 역사 속에서 인류는 욕망과 목적을 위해 나무를 다 써버리고 숲은 늘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인간은 항상 저질러놓고 후회하는 생물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부분이 어느 나라에서나 결국 숲을 위해 법이나 규칙을 만든다는 패턴이 익숙해지기 시작하면서였다. 다들 펑펑 쓸 땐 몰랐지, 숲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
18세기의 한 신학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참나무가 말끔히 없어진 것은 (…) 왕국의 발전이고,

목재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은 (…) 나라가 발전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다."

─ P.383


하지만 웃다 보니 웃을 때가 아니라는 유명한 밈이 있듯 우리도 계속해서 자원을 소진하다가 되풀이되는 역사와 같은 전철을 밟고 있는 게 아닐까. 449쪽에서 인용된 어느 독실한 시인의 말을 다시 인용하자면 "황금의 시대는 / 황금을 얻기 위해 빠르게 흘러갔다"고, 이 시구처럼 우리가 전례 없는 엄청난 풍요를 누리며 더 많은 황금을 욕망하는 순간 가혹한 미래는 우리의 예상보다 빠르게, 더 빠르게 올지도 모른다.


특정 키워드 하나에 초점 맞췄다고 또 다른 서사가 펼쳐지니 그래서 역사가 그렇게 어려웠나 싶기도 했던 도전적인 책이었지만, 전혀 몰랐던 인류사의 또 다른 변주곡을 들은 듯해 색다르고 흥미로웠다. 여기에 더해 존 펄린의 서술과 함께 눈으로 확인하는 풍부한 삽화 자료는 텍스트만으로는 부족한 것들을 채워준다. 600페이지에 육박하는 거대하고 반복되는 서사를 다 읽고 다시 서문으로 돌아가면 저자는 이 책이 인류에게 닥친 긴요한 과제를 명확하게 알려주는 책이 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오랜 세월 잠들었다 다시 깨어난 책이 영향력을 다시 끼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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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주가 가치투자 법칙 - 모든 주식에 통하는 가장 확실하고 지속가능한 반교수의 투자 시스템
이주택 지음 / 길벗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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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길벗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부끄러운 포트폴리오라 자세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내놓기가 어렵지만, 최근 연속적으로 터진 국장의 호재에 눈치만 보다가 주식시장에 발가락 좀 담가봤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잘 알지도 못하는데 뛰어든 결과, 천만다행 큰 손실은 피할 수 있었지만 다소 아쉬움은 있었다고 해두는 게 좋겠다. 그리고 그 아쉬움은 대체로 '어느 가격에 사야 좋고, 어느 가격에 팔아야 좋다'는 줏대나 철학의 부재에서 왔다. FOMO로 삼전하닉이 무조건 좋다고만 들었지, 언제 사야 좋고 언제 팔아야 좋은 '적정 주가'까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더라.


이런 고민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제목에 있는 단어만 보더라도 '이거다' 싶은 주식 책을 찾았다. 『적정 주가 가치투자 법칙』, IMF 때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해 '가격이 아닌 가치에 투자'라는 철학만으로 꾸준히 투자한 결과 40대에 비로소 경제적 자유를 이룬 반교수, 이주택 교수의 신간이다.


/

적절한 회사를 높은 가격에 사는 것보다는,

훌륭한 회사를 좋고 적절한 가격에 사는 것이 훨씬 좋다.


─ 워런 버핏


'가치투자'에 대한 가치를 아르켜줄게


저자 역시 지난 상반기 혼란스러운 주식시장의 목격자였다. 주식 고인물의 시선으로 바라본 상반기 주식시장은 이 책을 쓸 동기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었을까. 그 시선에서 비롯된 해석을 따라가다 보면 부화뇌동[附和雷同]이 아닌 확고부동[確固不動]한 가치투자의 기초가 서서히 다져지게 된다.


사람들은 왜 비싸게 사고 싸게 팔까? 같은 뼈 때리는 의문을 해소시켜주기도, 주식에 대한 그릇된 판단을 바로잡아주기도, 또 주식의 차트 외적인 요소마저 체크해 보라고도 하는 기초적인 주식에 대한 조언들은 내가 지난 상반기에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었는지 크고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이래서 상반기에 그토록 혼란스러웠었나. 내가 산 주식에 어떤 성향의 투자자들이 몰려 있는지 파악했어야 했는데, 미디어와 군중 심리에 이도 저도 못했네 하며 저자의 설명에 한치의 의심 없이 공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 앞으로는 내가 직접 공부해서 투자해 보겠다고.


주식투자 노베이스가 읽어도 좋을까?

YES


노베라는 사람, 그게 바로 나예요. 본격적인 가치투자 전략과 적정 주가 계산으로 넘어가면 EPS니 PER이니 듣도 보도 못한 단어와 공식에 정신이 다소 혼미해질 수는 있다. 주식투자 범부들에게 주식 관련으로 아는 알파벳 세 글자란 ETF밖에 더 있겠나. 하지만 저자는 우리 노베들을 위해 생소한 용어나 기업의 가치 분석 방법을 제로부터 차곡차곡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바로 실천으로 옮기는 건 아직은 어렵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책을 몇 번 더 진지하게 읽고 공부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려운 책은 전혀 읽지 않는 것보다 한 번이라도 읽어 보는 게 도움이 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당신도 나와 같은 노베이스 처지라도 만약 가치투자의 필요를 느꼈다면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주식장이 아닌 도박장이라는 평가가 생길 정도로 지난 상반기에 얼마나 많은 속보가 올라왔던가. 만약 당신도 나처럼 무지성 매수로 인한 주식시장의 매운맛을 보았다면 이제는 잠시 숨을 고르고 이 책으로 지성을 쌓아 올릴 시간이다. 이주택 교수의 줏대와 철학을 배워 호재와 악재의 풍랑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가치투자자가 된다면 당신도 나도 경제적 자유에 크게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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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루의 습관 다이어트 - 속세 맛으로 입 터짐을 막는
요리하루(김민지) 지음 / 서사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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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서사원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나도 가끔은 요리를 하고 SNS에 요리를 한 사진을 올리기는 하지만, 요리에 자신이 있다고 하기엔 아쉬운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내가 밥을 먹을 때에는 정말 손이 많이 안 가는 요리를 한다. 아니, 그마저도 귀찮고 방법을 몰라서 원물 그대로 우적우적 씹어 먹을 때도 많다. 나름 겸사겸사 다이어트한답시고 그렇게 먹지만 가끔은 건강한 느낌을 주면서 또 쉽고 맛있는 다이어트 레시피가 없을까 생각할 때도 있었다.

이런 고민은 누구나 한 번쯤 하지 않았을까? 더 이상 부족함이 없다 못해 풍족한 현대인에게 다이어트란 영원한 숙제 아닌가. 식품영양학과 석박사들이 기를 쓰고 저당이니 제로칼로리니 만드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하지만 사 먹는 것엔 한계가 있으니, 결국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의 답은 '집밥'과 '습관'에 있다고.


맛있고 살 안 찌는 집밥을 찾는 14만 팔로워와 함께하는 요리 인플루언서 요리하루(김민지)의 레시피북이 서사원 출판사를 통해 출간되었다. 『요리하루의 습관 다이어트』는 과채소, 단백질, 반찬, 한 그릇 네 가지 큰 카테고리를 바탕으로 110가지 입 터짐 방지용 레시피를 한 권에 선보인다. 레시피가 이렇게나 많은데도 저마다 다 다른 느낌이라 물릴 걱정도 없어 보이고, 모든 레시피에 붙어있는 식욕을 돋우는 사진과 부연 설명을 보다 보면 '맛있게 다이어트하기'라는 목표가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오리라. 이 글을 열며 내 요리 실력에 대해 솔직히 털어놓았었는데, 이런 수준의 독자라도 할 수 있는 레시피가 많았다. 이렇게까지 쉬운데도 시작하지 않는다면, 어째 이제부터는 내 책임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레시피뿐만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다이어트와 요리, 기본 재료 레시피, 장보기에 대한 허니버터팁이 각 장마다 수록되어 있다. 얼마 전 매우 불친절한 레시피북을 만나 요리를 대차게 실패했던 경험이 있었던 나였기에, 친절한 설명 외에도 소소한 팁들마저 소중하다. 다이어터이면서 요알못인 나에게 너무 반가웠던 책. 지난번 실패로 한동안 셀러리만 씹어 먹었는데, 조만간 요리하루의 레시피를 실현해 보기 위해 다시 칼을 들어보려 한다.


이름만 들어도 비싸 보이고 고급 진 재료가 책에 종종 등장한다. 비정제 사탕수수당, 히말라야 핑크 솔트,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화이트 와인 식초 등…. 레시피를 한 치의 오차 없이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저자의 의도를 표현하는 데에 가장 좋겠지만, 슬프게도 다이어트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 모두가 이런 재료를 가벼운 마음으로 구매할 수는 있는 상황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불쑥불쑥 올라온다. 빈곤층이 비만율이 더 높다는 통계도 있지 않은가. 책 서두에서 저자는 그 브랜드만의 맛과 간의 특징이 있다거나, 대체 재료를 쓰는 경우 맛이 레시피와 달라진다고 안내하는데 당연한 이야기겠지 싶다가도 못내 아쉬워진다.

만약 이 책을 다이어트에 방점을 찍고 읽는 독자라면 책에서 구하기 어렵거나 생소한 재료를 마주했다고 다이어트 자체를 포기하지 말기를. 나는 요리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탓에, 레시피북을 읽으며 ChatGPT를 끼고 왜 이 재료를 사용했는지 어떤 재료로 대체 가능한 지 물어보며 내 상황에 맞게끔 수정을 거쳤다.  나처럼 AI를 끼고 당신의 사정에 맞게 이 레시피북을 활용하는 것도 조심스레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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