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메레르 1 - 왕의 용 판타 빌리지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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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으로 이루어진 공군,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인간과 드래곤의 유대.

 

드래곤으로 이루어진 공군에 대해서는

어떤 시대를 배경으로 하든 한번쯤 다루어졌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나폴레옹이 대륙을 석권한 뒤 영국을 겨냥하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 테메레르가 출간되었다.

 

자신이 지휘하는 함선에서 알을 깨고 나온 드래곤에게 파트너로 선택된 로렌스 대령은

드래곤에게 테메레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공군으로 거듭나 전쟁에 나서게 된다.

 

그렇지만 여기서 이야기의 기반은 전쟁과 전쟁의 도구로써의 드래곤이 아니라

드래곤과 그 파트너의 유대감이다.

애초에 드래곤은 도구로써 간주되기에는 너무 명민하고 강력하며

무엇보다 인간과 자신의 감정을 나눌 수 있다.

자신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보이는 테메레르이기에

로렌스 대령은 이전까지 모든 것을 바쳐온 해군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테메레르가 그런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에서는 보는 이도 같이 찡하다^^

이 유대감은 다른 조종사들도 마찬가지이고, 작품 전체에서 분위기가 잘 드러나고 있다.

 

드래곤과 인간의 유대감이라는 기반 위에

31살의 로렌스 대령이 해군에서 공군으로 옮기며 겪게 되는 신상의 변화는 현실감있게 다가오고,

나폴레옹의 침공 직전이라는 역사적 배경이 주는 긴장감이 더해진다. 

또한 품종에 따른 특성을 살려 가며 드래곤끼리 벌이는 전투 역시 박진감있게 묘사되어 있다.

 

대체역사물, 드래곤, 전쟁 등등.

끌리는 요소가 상당히 많아서 읽지 않을 수 없었는데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런 요소들에 끌리지 않는 분들이라 할지라도

깔려 있는 감정과 사건들이 단순치 않으니 즐겁게 볼 수 있을 듯 하다.

모든 이에게 권장 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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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더스트 판타 빌리지
닐 게이먼 지음, 나중길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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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모하는 아가씨에게서 결혼약속을 받기 위해

그녀가 내건 조건인 별똥별을 가져와야 한다.

그것을 위해 금지된 장소였던 문 너머로 나아간 청년의 이야기.

 

영화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소설은 일단 만족스럽다.

이야기의 시작이 그렇듯 동화같은 파스텔톤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주인공이 이야기 내내 식량을 걱정하는 등 세밀한 부분의 현실감이

단순한 동화 이상으로 와닿는다.

또한 곳곳에 흩어진 요소들이 결말의 한 점으로 모여드는 이야기 솜씨도 맘에 든다.

 

다만 러브스토리라는 요소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연인으로 넘어가는 과정의 심리변화가 생각만큼 세밀하지 않아서

'이런 감정변화를 겪은 뒤에 사랑이 되었다'보다는

'이런 사건을 겪은 뒤에 사랑이 되었다'에 가깝다.

오히려 영화라면 이런 부분이 잘 처리되겠지.

 

그렇지만 결말이 많은 것을 덮어주기 때문에 이야기 전체가 기울거나 하는 일은 없다.

영화와 연관해서 읽어도 괜찮고, 그렇지 않아도 괜찮다.

비도 많이 오는 여름날인데 부드러운 기분에 젖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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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마의 수도원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8
스탕달 지음, 원윤수.임미경 옮김 / 민음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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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소설치고 이렇게 불균형한 작품은 처음 본 것 같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인 스탕달의 대표작.

17세기 인물의 실제 전기를 읽은 스탕달이

그 이야기를 19세기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재구성해낸 작품이다.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데미안, 인생의 굴레 등등.

고전 중의 성장소설도 다양한데,

이 작품은 그러한 작품들에 비해 미흡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책 말미의 작품해설에서 애정의 감정이 강박적으로 반복되는 점과

이야기의 구조가 기울어져 있는 점은 이 작품을 감상하는데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전자는 그렇다 치고 후자는 정말로 장애가 된다;;

 

성장소설이라고 주인공이 겪는 모든 사건을 다루지는 않지만

주인공의 인생에 중요한 시기는 그 사건의 의미와 영향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최소한 보여주기라도 하잖은가.

(이런 시기를 생략하는 형태로 쓰인 소설이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모르거나 아님 지금 기억하지 못하는 그런 작품이 있다면 읽고 싶긴 하다.)

 

배경설명이나 조연에 대해 상당한 글을 할애한 편이고,

무엇보다 고난을 겪는 동안에도  

오직 애정을 이루고 싶은 마음 뿐이던 주인공을 보여주고는

정작 애정이 이루어진 순간부터 죽음 직전까지의 시간을 건너뛰어 버리고나니

이루어진 애정이 주인공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도 모르겠고,

그 외 다른 부분에서도 사건들이 주인공에게 미친 결정적 영향이 생략된

말 그대로 사건들만 보여준 모양이 되어버렸다.

 

그 마무리로 인해 끌어오던 이야기가 갑자기 곤두박질을 치고 있다.

사실 강박적이라던 애정의 서술은 애정의 국면들을 잘 보여주는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구조의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색다른 구조를 가졌다는 문제가 아니라 그냥 무너진 구조.

아쉬움이 강하게 남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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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서 고민할 수 있게 해주는 후루야 미노루.


흠칫 고개를 들어보면 어느새 한 시간, 혹은 두 시간이 지나있다.

이나중 탁구부, 두더지, 그린힐, 크레이지 군단, 시가테라..

동생이 밥먹는 돈을 아껴 전권 구입,

책장에 꽂아 놓은 후루야 미노루의 작품들은

나로 하여금 책장 앞을 시간을 도둑맞는 함정이 설치된 위험지대로 설정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후루야 미노루는 역시 강력한 것이, 알고도 피할 수가 없다.

도둑맞은 시간 덕에 여자친구와의 약속에 살짝 늦거나

읽으려고 생각했던 책을 못 읽는 사태가 발생하는데도 속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가치가 있었어. 방금 보낸 시간은 정말 가치있는 시간이었어.'

 

이나중 탁구부의 괴악함 정도만 접하고 후루야 미노루에 대한 판단을 내린 이라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겠지만,

작품들은 현실적이고 삶에 대한 주제가 녹아들어 있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왜 사는가?

응? 정말로 상상할 수 없다구?

 

집에서 쫓겨나 무작정 도시로 상경한,

술먹고 돈이나 얻으러 오는 아버지를 죽여버린,

괴롭힘으로 항상 돈을 상납해야 하는 처지의,

맘에 드는 미인을 보고 폭주족에 가입해 버린,

청소년들이

자신이 처한 상황 속에서 평범한 삶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과정이

현실/비현실이 섞인 에피소드를 통해 풀어져나가고 있다.

이들은 자신과 현재 상황 그리고 앞으로의 삶에 대해 스스로 많은 질문을 던져 보는데,

그 질문과 답은 우리의 삶에도 적용되는 묵직하고 진솔한 것들이다.


이들이 원하는 것이 다름아닌 평범한 삶이라는 것은

그런 삶을 찾아가는, 혹은 그런 삶을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에 스스로 '잘 하고 있어'는 말 한마디 던질 기운을 주기도 한다.


아, 그렇다고 작품이 무거운가 하면 그렇지 않다는 점이 후루야 미노루의 강점이다.

작품에 따라 정도의 차가 있지만 그런 주제를 유머도 아니고

원초적인 개그(!!)와 함께 전달해주고 있는데,

자칫 주제와 이야기를 분리시켜 버릴 수도 있는 어려운 작업이 아주 능숙하게 이루어진다.

 

어느 순간에는 마주치게 되는 질문들이 있지 않은가?

그때 울고 고통스럽기 보다는 웃으면서 고민할 수 있다면 좋겠다.

후루야 미노루 덕에 그렇게 하기가 조금 쉬워지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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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람시가 들려주는 헤게모니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15
윤민재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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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런 주제의 책도 어린이용으로 나온다는 걸 새롭게 알았다.

하긴 위의 제목으로 상품 검색을 하니 논술책도 나오는 걸 보면

요즘은 철학을 쉽게 배우는 방법도 많은 것 같다.

 

초등학교 5학년생 2명을 주인공으로 쓰여진 책은

단순한 스토리에 어렵지 않은 몇 가지 개념을 더해

딱 책의 주인공 정도의 연령층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몇 가지 개념이 나중에 좀 더 깊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계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 어린이들에게 문학도 좋지만 이런 철학책도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중에 철학이라면 아예 고개돌리거나

아니면 배우면서 머리 싸매고 끙끙거릴 필요 없도록 어릴 때부터

이런 책 한권 정도 읽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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