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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마의 수도원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8
스탕달 지음, 원윤수.임미경 옮김 / 민음사 / 2001년 8월
평점 :
성장소설치고 이렇게 불균형한 작품은 처음 본 것 같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인 스탕달의 대표작.
17세기 인물의 실제 전기를 읽은 스탕달이
그 이야기를 19세기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재구성해낸 작품이다.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데미안, 인생의 굴레 등등.
고전 중의 성장소설도 다양한데,
이 작품은 그러한 작품들에 비해 미흡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책 말미의 작품해설에서 애정의 감정이 강박적으로 반복되는 점과
이야기의 구조가 기울어져 있는 점은 이 작품을 감상하는데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전자는 그렇다 치고 후자는 정말로 장애가 된다;;
성장소설이라고 주인공이 겪는 모든 사건을 다루지는 않지만
주인공의 인생에 중요한 시기는 그 사건의 의미와 영향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최소한 보여주기라도 하잖은가.
(이런 시기를 생략하는 형태로 쓰인 소설이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모르거나 아님 지금 기억하지 못하는 그런 작품이 있다면 읽고 싶긴 하다.)
배경설명이나 조연에 대해 상당한 글을 할애한 편이고,
무엇보다 고난을 겪는 동안에도
오직 애정을 이루고 싶은 마음 뿐이던 주인공을 보여주고는
정작 애정이 이루어진 순간부터 죽음 직전까지의 시간을 건너뛰어 버리고나니
이루어진 애정이 주인공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도 모르겠고,
그 외 다른 부분에서도 사건들이 주인공에게 미친 결정적 영향이 생략된
말 그대로 사건들만 보여준 모양이 되어버렸다.
그 마무리로 인해 끌어오던 이야기가 갑자기 곤두박질을 치고 있다.
사실 강박적이라던 애정의 서술은 애정의 국면들을 잘 보여주는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구조의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색다른 구조를 가졌다는 문제가 아니라 그냥 무너진 구조.
아쉬움이 강하게 남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