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창비아동문고 219
유은실 지음, 권사우 그림 / 창비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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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비읍이보다 조금 어렸을 때 우리 동네에는 얼굴이 새카만 연탄이라는 별명의 출판사 외판원 아저씨가 책을 팔러 오시곤 했다. 나는 그 때마다 그 아저씨를 쫄쫄 따라다니곤 했다.. 나는 그 아저씨와 금방 친해졌고, 아저씨는 나한테,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 오마니한테 책을 팔지 못했지만 늘 새로나온 책의 광고지를 보여주시곤 했다. 그 연탄 아저씨는 지금 어디서 뭐하실까?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즐거움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다. 책 읽는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들은 린드그렌 선생님에 대한 비읍이의 지나친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한 권의 책은 때로 한 아이의 영혼을 뒤흔들고 삶을 바꿀 수도 있다.

작가가 사랑하는 동화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작품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많은 어른스러운 아이 비읍이의 일상생활과 마음의 성장과정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 책 읽는 즐거움을 다시 생각나게 해 주었다..

몇몇 사람들은 이 책에 린드그렌 책 이야기를 빼면 뭐가 남느냐고 말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날카롭게 지적하기도 했다. 왜 비읍이는 학원도 안가?(10살된 조카..)라고... 이 질문에 작가는 비읍이는 피아노 학원을 다닌다고 친절하게 답해주셨다. ^^ 그러나 이 책에 그것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아버지 없는 가정의 아이와 엄마가 겪는 스트레스들, 일하는 엄마의 어려움, 비읍이를 통해 말하지 못한 작가의 이야기를 대신하는 그러게 언니가 전해주는 인간의 대한 예의...

즐겁게 읽었다. 내가 비읍이가 되어서 읽었다. 난 비읍이처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많지 않지만 엄마에게 책을 읽히고 싶어하는 비읍이, 그러게 언니같은 친구가 생겨서 기뻐하는 비읍이는 나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비읍이가 자라면 그러게 언니처럼 될까? 린드그렌의 동화처럼 아름다운 책을 많이 읽으면 사람에 대한 예의를 배우게 될까?

한가지 의문. 똑똑한 비읍이가 왜 산타 이야기가 가짜인 줄 몰랐을까? 그건.. 아마도 산타의 선물을 받지 못하는 이 세상의 소외된 어린이들에 대한 작가의 마음인 것 같다. 맞다!! 세상 모든 어린이들이 산타의 선물은 받을 수는 없다. 이런 것도 비읍이가 깨어야 할 구슬이다..

작가는 또한 이 책의 후반부를 이루는 표절사건과 그러게 언니의 구슬이야기.. 린드그렌  선생님과의 이별식(?)등을 통해서 비읍이가 린드그렌 선생님의 동화를 간직하고 그 동화를 통해서 새로운 자기 모습을 찾아가길 바란다. 새로운 자기 이야기를 하길 바란다. 갑자기 너무 많은 이야기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 같긴 하지만 꼭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보다. ^^

비읍이가 소녀가 되고.. 청년이 되고.. 어른이 되는 순간.. 아름답게 간직했던 구슬을 깨야하는 순간, 환상과 이별해야 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나에게도 그러한 순간이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나는 아직 많이 덜 자랐기에 깨어야 할 구슬이 많을거다. ㅡㅡ;; 내가 깨어야 할 구슬이 무엇일지 잘 모른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 이별의 순간을 아름다운 설레임으로 맞이하고 싶다.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이기에..

이 책이 내게 가르쳐 주었다.
비읍이와 그러게 언니가 내게 가르쳐 주었다..
기쁨과 행복이 아니라 슬픔이 나의 힘이라는 것을..
언젠가 힘든 순간이 오면 기억하겠다.
슬픔이 나의 힘임을....
슬픔이 나를 성장시킨다는 것을..
슬픔이 내 삶을 움직인다는 것을..

비읍이 엄마가 부르던 슬픈 삐삐 노래가 생각난다.

삐삐를 부르는 환한 목소리
삐삐를 부르는 상냥한소리
삐삐를 부르는 다정한소리
삐삐를 부르는 산울림소리

들쑥날쑥 오르락 내리락 요리저리 팔닥팔닥
산장을 뒤흔드는 개구장이들
귀여운 말과량이 삐삐 귀여운 말괄량이 삐삐
어제도 말썽 그제도 말썽 오늘은 어떤일을 할까요?
귀여운 말광량이 삐삐 귀여운 말광량이 삐삐, 삐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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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읍이에게 린드그렌 선생님이 그런 것처럼..
내게도 사랑하고 존경하는 나의 작가선생님들이.. 나의 시인들이 있다.
이 책의 작가처럼 그분들께 이렇게 멋진 팬레터는 띄우지 못하겠지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
"당신의 글들이 나에게 사랑과 행복, 기쁨과, 슬픔, 그리고 수많은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때로 그것들은 내 삶을 바꾸었습니다"라고 고백하는 것..
이것이 그들의 이야기들에 매료되었던 독자였던 내가 꼭 해야 하는 도리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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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데이 (Holiday 2005)
감독 : 양윤호
출연 : 이성재, 최민수, 장세진, 이얼, 조안
(2006.01.19일 개봉/ 120분/ 범죄, 드라마/ 18세)

2006.02.04 5시 10분 남포동 대영시네마 with 배은경

실화를 토대로 한 다른 그만그만한 영화들처럼 이 영화도 사실과 픽션의 조화에 실패한 것 같다. 너무 감동을 짜내는데만 집중한 나머지 캐릭터 설정이나 이야기의 흐름이 엉성한 면이 많았다. 특히나 너무 극단적인 인물의 선악구도는 영화자체를 너무 단순하게 만들었고, 극에 몰입을 방해하였으며, 자칫 영화자체를 싸구려 오락영화로 몰고가려는 듯한 인상까지 주었다.
영화 초반부 빈민촌 철거 반대투쟁중 강혁이 아끼는 후배가 죽는 장면은 너무 작위적이었다. 실제 사건이 아니라면 후배의 죽음을 빼는 편이 훨씬 더 사실적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굳이 후배를 죽이지 않더라도 강혁의 분노에 대한 관객의 공감을 끌어낼 방법은 무수히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가장 최악의 가장 신파적인 이야기를 만들어서 극의 리얼리티를 떨어뜨렸다.
최민수가 맡은 교도관 안석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너무 극단적인 악인으로 묘사되어 캐릭터의 설득력도 전혀 얻지 못했고, 영화를 너무 뻔한 선악구도로 몰고간다. 안석이라는 인물이 힘없고, 빽없는 자들은 인간취급도 하지 않던 군부정권 시대의 무자비한 공권력을 상징하는 인물이라는 관점에서 어느 정도 이해를 한다고 해도 너무 극단적인 캐릭터 설정인 것 같다.
그리고 주인공 강혁을 비롯한 탈주범들의 분노에 대한 빈약한 묘사도 실망스럽다. 그들은 어떻게 하여 범죄자가 되었는지, 세상이 그들에게 얼마나 냉혹하고 비정한 곳이었는지.. 그들의 가정사는 어땠는지 조금만 시간을 할애하여 보여주었다면 그들의 분노가 좀 더 관객의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면이 너무 부족하다. 그저 돈이 없어서 몇푼 훔친 거 가지고..... 이런 식으로만 보여주니 영화 보는 내내 그들의 분노가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 분노들이 생경했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영화의 핵심적 메세지는 어느 정도 전달하는데 성공했고, 가진자에게는 관대하고 못 가진자에게는 비정하기만한 우리사회의 부조리, 탈주범들에 대한 관객의 동정을 이끌어내는데도 어느정도는 성공했다. 신파이기는 하지만 그 신파가 그나마 영화의 절반의 성공인 것 같다.
그밖에 배우들의 연기나 감독의 연출등에는 헛점이 많았다. 특히 최민수는 오바의 극치다. 그는 배우는 어떻게든 꼭 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같다. 아무리 요즘 영화에 오락적인 요소가 중요하다지만 그 금니는 무엇이며, 대체 그 꼬랑지머리하며 손에 낀 반지하며 80년대 당시 악질 교도관에게 그 모양새가 어울리기나 하냔 말이다. 좀 더 악랄하고 파렴치하게 보일려고 애쓴 것은 알겠지만 억지로 내는 특유의 말투는 영화 내내 귀에 거슬렸고, 입만 열면 반짝이던 금니랑 손에서 반짝이던 금반지는 영화에 몰입할만 하면 나타나서 몰입을 방해했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보다 연기는 잘 못해도 극에 잘 녹아드는 배우가 더 휼륭한 배우라는 걸 최민수에게 꼭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이성재는 언론에서 말한대로 몸 만들기에 많이 노력한 것 같던데 몸 만드는 것보다 감정연기에 더 노력을 기울였으면 더 좋았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연들의 연기도 조금씩 엉성했는데 특히나 키 큰 아저씨와 키 작은 아저씨 2인조... 뻣뻣 그 자체다.. 키 큰 아저씨는 야인시대때나 지금이나 어찌 연기가 늘지를 않냐? ㅡㅡ;;
그러나.. 사실 난 이 영화를 보고 울었다. 요즘 나는 영화보고 너무 잘 운다. 주책맞게.. 수분 과잉이다. 마지막으로 강혁이 유전무죄라고 외칠 때랑 자막이 올라가면서 비지스의 holiday 노래가 흘러나올 때 뭔가 가슴에서 울컥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많이 불평하다고 생각하기에..

 

실제 지강헌 사건에 대한 나의 기억....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지강헌 사건에 대한 기억을 더듬었다.  영화 보는 중간에는 지존파 사건이랑 헷갈리기도 했는데, 지존파 사건은 이보다 훨씬 뒤에 일어난 사건이고, 지존파가 이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흉악범이었다는 걸 금방 기억해냈다. 이 사건이 일어났을 때 난 초등학교 5학년이었는데 다른건 몰라도 지강헌이라는 이름은 기억한다. 그가 나랑 같은 지씨였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에잇 왜 하필 티비에 나오는 흉악범이 나랑 같은 지씨냐고'.. 그 때 티비에서는 그들이 흉악범이라고 보도했었다. 인질극이 생방송으로 중계됐던 것도 기억이 난다. 탈주범 누구누구의 애인과 가족이 찾아와서 자수하라고 애원하고 있다는 앵커의 보도를 들으면서 나는 얼굴도 모르는 그 애인가 가족이 참 불쌍하다고 생각했었다. 20살쯤되는 탈주범들이 머리에 총을 쏘아 자살했다는 보도를 듣고 그들도 불쌍했었다.
당시 그들이 남긴 말.. 유전무죄 무전유죄.. 가 맞는 말이라는 생각도 했었다. 그리고 인질들의 앞날이 걱정되었다. 저렇게 눈 앞에서 사람들이 총을 쏘고, 자살하는 장면을 보았으니 밤에 잠이나 잘 수 있을까.. 참 저 사람들은 재수 더럽게 없다. 내 상상은 만약에 우리 집에 탈주범들이 왔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에까지 확장되었는데 거기서 더 뻗어가지 못했다. 인질범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우리집에 들어올리가 없다는 건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방 1칸이나 다름없는 콧구멍만한 방 2칸짜리 셋방에 옆집은 1M도 안 떨어지고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손님 한명이 아니라 개 한마리가 새로 들어와도 옆집 사람뿐 아니라 앞집, 뒷집까지 다 알 수 있는, 게다가 화장실도 집 밖에 있는 우리집에 어느 탈주범들이 숨어 들어오겠는가? ㅡㅡ;; 그러니까 나는 탈주범들이 우리집에 들어올 걱정 따윈 전혀 할 필요가 없었고, 그런 특이한 경험의 기회따윈 내게는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었다.
여기서 내 생각은 끊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게 지금까지 내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현실에 더 분노할 수 밖에 없는 나의 태생적인 이유이다. 그래도 나는 언젠가 이 변두리를 벗어나게 된다고 하여도 변함없이 이곳을 사랑하고 싶다. 아니 벗어나지 않고 이 변두리의 중심에서 분노가 아닌 사랑으로 그저 서 있고 싶다. 그순간 내 옆에는 나랑 같은 생각을 가진 동지(?)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이게 나의 정말 꿈 같은 꿈이다. 이루기 어려운... 그러나 이루어졌으면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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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빠랑 대화란 걸 했다.

대부분 아빠가 얘기하고 나는 듣기만 했다.

우리 아빠가.. 나더러 밀어줄테니까 하고 싶은 거 하란다..

그 외에도 얘기를 했지만.. 핵심은 그거였다.

말만으로도 고마웠지만.. 슬프고 마음이 무겁다.

나이 서른에 아직도.. 부모한테 이런 말을 들어야 하는 내 꼴이 우습기도 했다.

아빠가 나를 비난했다면 할 얘기가 아주 많았을 거다...

그런데 그냥 너 하고 싶은거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니까 할 말이 하나도 없었다.

게다가 날 믿는다는 말까지 했다.

나는 늘 할 말이 없다.

나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희생이란 걸 한 적이 없다.

늘 내 맘대로 하고 살았는데... 그런데도 아직도 남들에게 보일 결과물이 없다.

물론 나는 그런 결과물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러나 때때로 부모님에게 자랑스런 결과물 하나쯤 안겨주고 싶다..

그러데 결과물은 켜녕.. 독립조차 못하고 있는 꼴이라니...

2006년에 내 몸과 마음... 모두 독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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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하루 2006-02-04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자아자 화팅!!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마음의 독립은 하되 결혼하기전까지 머물수 있다면 그냥 몸의 독립은 하지 않는 것이 건강상 좋을듯..^^ 2006년 홧팅입니다!
 
언젠가 내가 돌아오면
전경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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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린의 '언젠가 내가 돌아오면'을 읽었다.

별로 기대하지 않고 읽었다.

전경린의 첫작품 '염소를 모는 여자'는 참 신선했었다.

그래서 그녀의 두번째, 세번째 책도 계속 관심있게 보았다.

그러나 계속 별로였다....

'내 생애 하루뿐인 특별한 날'은 제목에 비해 내용은 한참 덜 특별했다.

처음처럼 신선하지도 않고, 전혀 새로울 것 없는

그녀의 사랑이야기들에 나는 점점 흥미를 잃었다.

그래서.. 이번 작품도 별로 기대를 안 했다.

기대를 안 했기에 별로 크게 실망하진 않았지만 역시 나에게는 별로다.

이전하고 내용들은 조금 달라졌다...

제목부터가 달라졌다..

'언젠가 내가 돌아오면'이라.. 가출한 그녀의 주인공들이 이제 돌아왔나

하면서 읽었다....

뭐 돌아온 것 같긴 한데.. 내용은 그냥 그렇고 기교만 더 는 것 같다.

내용은 진정한 사랑을 하고 난 후에....

과거의 상처난 사랑을 치유하고 용서하고...

마음의 평화를 찾고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그런 이야기다..

소설은 우울하고 지루하다.

상처주고 상처받으면서 세상속에서 사람들과 부대끼고 살아야 하는 것이 사람이지만

주인공 혜규가 그 짧은 순간의 화해를 위해서 그리 청승(?)맞게 사는 모습이 난 싫었다.

싫다기보다는 답답했다. 그게 진실일지라도 그렇다..

그리고 그녀가 유부남 형주와의 진정한 사랑을 통해서 힘을 얻었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고통의 한 복판에 서 있을 간당간당한 용기를 가지고

다시 그 고통 속으로 돌아왔을 뿐이지.. 그녀에게 보장된 건 아무것도 없다....

그게 진실이긴 하지만.... 이제 청승맞은 이야기는 싫어졌다. ㅡㅡ;;

이 소설.. 내용상으로는 크게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다.. 어차피 별 기대 없었으니까..

그런데.. 이 책을 덮으면서 짜증이 이빠시 나서 출판사에 전화할 뻔 했다.

오타, 탈자, 맞춤법 틀린 데가 진짜 많았다.. 내가 교정한 것만도 20군데가 넘는다.

전화해서 따지고 교정해 주고 싶었는데 참았다..

'이룸'출판사.. 진짜 이따위로 책 만들면 아무것도 못 이룬다!!

사실 나도 신문이란 걸 편집해봐서 교정의 어려움을 안다.

웹상에 올리는 글들은 잘못되면 금방 수정하면 되지만 출판물들은 그렇지가 않다.

한번 인쇄에 들어가버리면 고칠 수가 없다.

아무리 열심히 교정을 봐도 오자나 탈자가 안 나올 수는 없다. 나도 오타왕이었다.

그래도 그렇지.. 이건 너무하지 않은가?

책 만드는 게 장난도 아니고.. 이름만 되면 알만한 유명작가의 소설이

이따위로 오자, 탈자 투성이라는건 너무 심하다.

그리고 이 소설 읽다보면 중간에 고모할머니가 고모가 되는 부분이 있다.

소설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는 고모할머니인데 ㅡㅡ;;

엄마가 고모할머니보고 형님이라고 부른다..

세상에 어떤 며느리가 시고모님을 '형님'이라고 부르냐고요......

이건 편집자의 실수도 아닌 것 같고.. 그렇다면 작가의 실수인가?

정말 머리 아프다... ㅡㅜ

출판사에 전화하고 작가한테 이메일 보낼뻔하다가 참았다....

내 성질이 너무 나쁜건가?

출판사가 너무한건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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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이룸 2010-07-07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출판사가 너무한거 맞습니다. ^^
 

1. 빨강머리앤 (Ann of Green Gables) : 루시.M.몽고메리

 가장 행복한 이야기. 초강력 항 우우울제. 여성들이여 앤처럼 산다면 당신 인생 대박이요!!]

2. 플랜다즈의 개 (A Dog of flanders) : 위다(Ouida)

 내가 읽고서 처음으로 울었던 책..

3.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  J.M. 바스콘셀로스

슬프고, 아름답고, 유쾌한 성장 소설. 지금껏 읽으면서 가장 많은 눈물을 뿌린 책

4. 데미안 (Demian) : 헤세 (Herman Hesse)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선과 악은 상대적인 문제이지만 자신을 찾는 일은 절대적인 일이다.

 사람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한 과정중에는 실수와, 오류, 심지의 세상의 상대적인 잣대에 의해

 악으로 분류될만한 일을 할 수도 있지만, 결국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찾게 된다면 인간은 바른 길로

 향해 가게 되어 있다. 헤세는 인간을 사랑하고 신뢰하는 작가다. 나도 그를 사랑하고 신뢰한다.

5. 에너벨 리 (Annabel Lee) : 에드거 앨런 포우 (Edgar Allan Poe)

 아시다시피.. 이건 시다.. 책 제목이 아니다. 나는 이 시를 사랑한다.

 이토록 슬프고, 아름답고, 우울한 시를 본 적이 있는가?

 나는 포우의 음울하면서도 몽환적이면서 너무도 우아한 이야기들을 사랑한다.

6.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제목이 가장 멋진 소설. 밀란쿤데라의 매력은 독자에 대한 배려가 적다는 것.

 그는 꼭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다 이해할 수 없도록 글을 쓴다.  마치 그게 목적같다.

 언제 읽어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인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테레사와 사비나, 토마스와 프란츠... 누가 가볍고 누가 무거운가?

 세상이 무거운가? 삶이 무거운가? 세상이 가벼운가? 삶이 무거운가?

 테레사는 무겁고 사비나는 가벼운가? 토마스는 가볍고, 프란츠는 무거운가? 아니다.. 아니다..

 그런게 아니다.. 세상은 무거운것 같으면서도 가볍다. 삶도 마찬가지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혹은 그 반대이다. 가벼운 듯 하면서 무겁다. 그러나 당신도 알겠지?

 세상이, 삶이, 존재가 무겁다면 어디 살 수 있겠어?.. 일상을 움직이는 건 누가 뭐래도 가벼운 일들..

 가벼운 일들이 일상을 지배하지.. 뭐 거창한 거 있겠어? 안 그래?

 사람들은 가벼운 것만 가지고 살순 없지만.. 그래도 무거운 건 힘겹잖아..

 누구나 무거운 짐을 가지고 있지만 가벼움을 동경하지...

 그러나 너무 가벼우면 세상에 뿌리내리지 못했다고..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뭐가 답일까? 나는 말이야... 정말 사랑하는 사람한테는 가벼움이고 싶어...

 그 사람에게서 아무런 자리를 얻지 못한다면 슬프겠지만.. 그냥 내가 슬프고 말지...  푸하.

 너무 비현실적인가?

7. 새의 선물 : 은희경

 냉소적이면서도 따뜻한 성장소설.. 이 소설 너무 너무 재미있지..

 그리고.... 이모 러브 홍기훈 ^^ 우하하.... ㅋ

8. 노르웨이의 숲 : 무라카미 하루키

 누구는 무사히 건너왔지만 누구는 건너오지 못한 젊은날의 고통스런 강..

 젊은이들의 삶과 죽음, 사랑과 섹스에 대한 이야기.

 언제나 그립겠지만 온전히 기억할 수 없는 우리의 한 시절. 

 그 경계를 지나서 여전히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와타나베와 미도리들에게는 위로와 격려를..

 그곳을 지나오지 못하고 머물러버린 나오코들에게는 애틋함과 추억을...

 슬프게도.. 나는 점점 나오코보다는 미도리에게 동지의식을 느끼는 나이가 되어버렸어..

 그러나 그건 내 잘못이 아니야..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의 젊은 시절을

 자랑은 아니라도 따뜻함으로 기억하고 싶어.....

9. 끝없는 이야기 : 미하엘 엔데

 결코 끝나지 않을 유쾌하고 즐겁고 위대한 이야기 속으로의 모험에 참여하게 된 당신..

 환영합니다. !! 당신은 절대 이야기에 마력에서 빠져나갈 수 없을겁니다..

 그러니 당신은 이제 큰일난겁니다...... 푸하

10.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습니다. 어떻게 더 아름답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십니까? 보십시오 !!

11. 외딴방 : 신경숙

 작가가 진실하게 자신을 벗어보이면 독자는 감동받을 수 밖에 없음..

 지극히 비사회적이고, 지극히 은밀하고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진실이 있기에

 지극히 사회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었던....

 어떤 노동소설도 이 소설보다 한 어린 여공의 삶을 잘 보여주진 못했다...

13. 들소 : 이문열

 내가 지금 이 작가를 싫어하지만.. 이 사람이 잘 쓰는 건 인정한다.

 뭐 잘 쓴다고 다 좋은 건 아니라는 전제를 깔고서 말이다.

 아무튼 이 중편소설은 대단했다. 권력 발생의 비밀을 알고 싶다면 보시라.

 인간의 정치적 권력에 대한 욕심과 그 반대인 자유와 예술에 대한 갈망에 대한 이야기..

14. 생의 한 가운데 : 루이제 린저

 생의 한 가운데를 다 읽고 책장을 닫았을 때 뜨겁게 뛰던 심장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니나와.... 그리고.. 니나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또 한 이름 전혜린을 기억하며 ^^


이 외에도 너무 많은데 다 못 적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세상에 좋은 책들, 좋은 작가는 너무 많아서 다 쓸 수 없다.

여기 있는게 꼭 베스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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