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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 틴케이스 스틸북 한정판 (2disc) [미니아트북 포함]
잭 스나이더 감독, 도미닉 웨스트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바로 요 밑의 영화 '굿 셰퍼드'와는 180도로 다른 영화..
별다른 내용없이..
별다른 생각을 할 필요도 없이..
단순히 재미와 극강의 비쥬얼을 자랑하는 영화..
300..
언제였던가..
조퇴를 하고 병원을 다녀온 어느 저녁에..
저런거라도 보면 기분이 좀 나아질까 하는 마음에..
약간은 한산했던 강남CGV에서 혼자 보았던 300..
근 백만에 달하는 페르시아군에 맞서 나흘간 항전한 300명의 정예 스파르타 용사들..
그 테르모필레 전투가 모티브인 이 영화..
굳이 내용을 따지자면..
그러한 조국과 민족을 사랑하여 용감히 맞서 싸운 선조들이 있었기에..
지금과 같은 민주주의의 태동이 가능했었다는 뭐 그러한 이야기??
하지만 이 영화는..
보여주는 모든것에만 충실하고 또 그걸 즐기게끔만 만들어진 영화같다..
정말 만화같지만..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는 화살들이 한꺼번에 날라오는 장면에선..
스크린 밖으로 그 화살들이 튀어 나올까봐 혼자 앉아서 나도 모르게..
'어..어..' 그러며 탄성을 질렀을 정도이니..
-_-
팔 다리는 말할것도 없고..
모가지마저 댕강댕강 잘려 나가고..
사람의 심장을 찌르는것으로도 모자라..
아예 뚫고 나오는 모습까지..
그야말로 잔인함의 극치지만..
우린 얼마나 폭력에 익숙해져 있는지..
무덤덤하게 바라보고있는 관객들..
사상 유례없는 남성 관객들의 폭발적인 예매율을 기록하고..
그런 마초맨들의 피의.. 살육의 파티를 즐기며..
비겁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이 X같은 세상에서 대리만족을 느껴가는 필자를 비롯한 나약한 작금의 고개숙인 남성들..
어느 네티즌은 시사회장에서 만난 우리와 같은 작금의 남성들을 이렇게 표현하였다..
'예고편 만으로도 남성의 딸랑이에서 주로 생산되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이 분비될것 같은 이 영화의 시사회 장에는 유난히 남성 관객들이 비장한 표정으로 들어선다.
꽉다문 입술은 전사의 알통처럼 도톰하고, 손에 든 핸드폰이 창 처럼 보이고,
바람 불 리 없는 극장 안쪽에서 불어온 바람에 재킷 끝이 망토 처럼 펄럭이는것 만 같은 분위기다.'
그리고 그는 말한다..
'역사는 스파르타를 너무나 무지막지하고 민주적이지 못한 군주제를 가진 나라 라고 평가하면서도
레오니다스 왕의 테르모필라이 전투야말로 "서구 역사상 가장 중요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일으킨 전투"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스의 신 조차 무모하다고 예언한 전투에서, 하찮은 인간인 그가 몸뚱아리로 싸우고 부딪혀서 그리스의 결속을 얻어내고,
그로 인해 서구 문명을 지켜낸 것을 상기해 보면 "중요하고 적절한 타이밍" 이라는 단어가 갖는 텍스트의 무게는 몇 천년의 세월도 덜어 내지 못한다.
우리가 속한 대한민국, 내가 속한 이 회사, 자식이 속한 학교 속에도 반드시 리더가 존재하고 있다.
리더는 때때로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위해서라면 "하면 좋은 일" 보다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 을 위해서 신의 말
- 외부의 압력 - 조차 듣지 않고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카리스마가 필요하다.
우리는 "국민을, 조직원을, 학생들을 생각해서" 라는 말로 지긋지긋한 그 우유부단함을 감추려는 리더들을 얼마나 더 두고 봐야 하는가.
우리는 지금 레오니다스 왕이 필요한 타이밍 이다.'
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