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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이레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놀랍다.. 심히 부럽다..
필자에게 이 책의 10자평을 써보라면 아마도 위와 같이 대답했을 것이다..
19세기의 경전, 21세기의 통찰!
자연의 예찬과 문명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담긴 불멸의 책..
마하트마 간디 조차도 깊은 감명을 받았다던 그 책..
E.B. 화이트는 만약 우리의 대학들이 현명하다면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대학졸업장 대신 '월든'을 한 권씩 주자고 했다지..
이렇듯 워낙에 유명한 책이라 일찌감치 사두긴 했었는데..
그 만만찮은 두께와 유난히도 작은 글씨들에 눌려..
진도가 참 더디게 나갈 종류라 판단이 되어..
책장 한켠에 오랫동안 꼽혀있던 책이다..
제 1 장 '숲 생활의 경제학' 앞부분만 약간의 손때를 묻힌채..
마치 정석 수학의 '집합과 명제'랑..
성문 종합 영어의 'TO 부정사' 부분만 손때가 묻어 너덜너덜 해졌던 것처럼..
12월 독서계획표에서 이미 밝혔듯이..
한해의 마지막을 조용하고 경건하게 마무리 하고 싶어서..
새삼 이 책을 다시 뽑아 들었다..
그리고는..
주말이던 12월의 첫날..
아주 하루 죙일 이 책을 보았다..
남들보다 책을 좀 빨리 읽는편인 필자가 10시간 넘게 잡고 있었을 정도로..
그냥 건성 건성 쉽게 읽고 넘어갈 책은 아니고..
부분 부분 상당히 많은 생각을 요하게끔 만드는 매력이 있다..
아니..
그간 너무 감각적인 글들에 익숙해져 있었던 것이 그 이유이리라..
따지고 보면 그렇게 어려운 말들도 아닌데..
올해초에 구입했던 물건중에 'Book Darts'란 물건이 있다..
서구에서 쓴다는 일종의 책갈피인데..
오른쪽 네번째 손가락 마지막 마디 만한 크기의 동으로 만든 책갈피이다..
지금 워낙 이책 저책에 꽂아 놓아서 정확한 수량이 파악 안되는데..
그게 수량이 한통 만원정도에 50개 전후로 랜덤으로 담겨진다는데..
내껀 첨에 52~3개 정도였던걸로 기억이 된다..
어느날 어떤 지인이 그건 뭐하는 물건이냐고 물었을때..
소상히 설명을 해주었으나..
아니 무슨 책갈피를 만원이나 주고 사느냐고..
요즘애들 표현대로 이런 '이뭐병'을 보았나란 표정을 짓던데..
(이뭐병 =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책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자그마한 사치라고 생각해 주면 좋겠고..
아래와 같은 용도로 필자는 유용하게 쓰고 있는 중이다..
책을 좀 병적으로 깨끗하게 보는 편이라..
책장을 접어놓는 일도 없고 책에 줄을 그어놓는 경우도 없기에..
재미있는 표현이라던가 마음에 드는 표현이라던가..
인상적인 구절 따위를 만나면 그때 그때 꽂아두고..
책을 다보고 난후에 하나하나 빼내면서 개인적인 블로그에 옮겨 적거나..
따로 어디에 기록해두는 버릇이 있는데..
보통 책을 한권보면 10개도 꼽아 두기가 쉽지 않은데..
이 책은 대략 한 30개 정도 꽂아둔걸 보면..
그만큼..
간만에 진지하고 정성스럽게 봤던 책인것 같고..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이었다..
특히 제 5 장 '고독' 부분에 많이 꽂혀 있는걸 보니..
그 부분이 제일 마음에 들었었나 보다..
상경후 나의 화두가 된..
인간의 고독함을 스스로 이겨내고 즐기는 방법에 관한..
소로우의 탁월한 성찰과 실천..
주된 내용은..
알다시피 저자인 소로우가 28세부터 30세까지 2년 2개월 동안..
매사추세츠 주의 콩코드 마을 근처에 있는 월든 호숫가의 숲 속에 집 한채를 손수 지어..
노동으로만 생계를 유지하며 그 기간 동안 독서와 사색과 자연의 관찰등을 통해..
참다운 인간의 길과 자유로운 인간의 길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주변 자연에 대한 예찬을 하며..
한참 산업의 발달에 정점에 이르렀던 그 시절에..
일찌기 물질문명의 폐해에 관한 엄중한 경고를 하고..
그로인해 자연이 훼손되어가는것을 가슴 아파하며 써내려간 기록들이다..
그렇게 은둔자적인 태도로 일관했던건 아니고..
그의 거처를 찾는 방문객들과 사회에 대한 열띤 토론도 벌이고..
이틀에 한번정도 마을에 내려가서 사람사는 구경도 하고..
손수 농사도 짓고 낚시도 하며..
자기가 먹을것만 놔두고 나머지는 팔아서 수익을 올리기도 하고..
뭐 그렇게 지냈다고 한다..
중간 중간 시시콜콜 가계부 적듯이 뭐 얼마 뭐 얼마 하는식의 기록도 있고..
월든 호수 주변 경관과 동,식물 들에 대한 섬세하고 아름다운 묘사도 빛이 나고..
이 책에 유독 많이 등장하는 '우드척' 이란 동물을..
숲 생활 초창기에 시험삼아 잡아 먹었더니..
별로 오래 먹을 건 못되더라는 웃긴 이야기도 담겨 있다..
(궁금해서 네이버 지식 검색을 해서 우드척의 사진을 보았는데..
꽤나 큰 쥐의 몸집을 연상시키며.. 거칠어 보이는 털과 얼굴을 흡사 다람쥐들을 연상시키는..
암튼 그다지 크게 먹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않게 생겼던데 -_-)
인상깊은 대목들을 항상 리뷰를 쓰면서 옮겨 적곤 하는데..
이 책은 그런게 너무 많아서 다 적지를 못하겠다..
필자의 개인 블로그에 메모노트를 참조하길 바라며..
끝으로 유유자적 안빈낙도한 소로우의 삶을 보며..
나를 둘러싼 문명의 이기들로 부터 미련없이 벗어나지 못하는..
내 자신의 속됨이 못내 부끄러웠고..
아..나.. 이러다 회사 때려치고 산으로 들어가는거 아냐 -_-
충분히 지금도 많은걸 가지고 있지만..
좀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싶어 아둥바둥..
남을 헐뜯고 비난하기만 하는..
특히 기호 1번부터 12번까지 우리나라 정치하시는분들..
한번쯤 다들 읽어 보시라고 권유하고픈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뭐라고..
이미 다 읽어봤다고..??
근데 왜 다들 생지랄들이세요..
시 한 줄을 장식하기 위하여
꿈을 꾼 것이 아니다.
내가 월든 호수에 사는 것보다
신과 천국에 더 가까이 갈 수는 없다.
나는 나의 호수의 돌 깔린 기슭이며
그 위를 스쳐가는 산들바람이다.
내 손바닥에는
호수의 물과 모래가 담겨 있으며,
호수의 가장 깊은 곳은
내 생각 드높은 곳에 떠 있다.
- 헨리 데이빗 소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