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lotte's Web (Paperback, 미국판) - 1953 Newbery
E.B. 화이트 지음 / HarperTrophy / 197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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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롯의 거미줄>이란 책을 다코타 패닝 주연의 동명 영화 개봉으로 처음 알게 되었어요. 알고보니 굉장히 유명한 책이더군요. 영화는 아직 보질 못했지만 영화 대신 책을 사서 읽었는데, 아이들 동화책이라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무척이나 재미있고 또 감동적이더군요. 이 나이에 아이들 책보고 눈물을 흘리다니.. 윌버와 샬롯의 서로를 향한 마음이 가슴 뭉클해서 눈시울이 붉어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지요. 아마 이책을 읽은 분들은 그 마음 이해하실 듯 싶습니다.

무녀리로 태어나 농장에 온 꼬마돼지는 죽을 운명에 처하지만 농장의 꼬마아가씨 펀의 도움 덕분에 죽음을 모면하고 윌버라는 이름까지 받아서 무럭무럭 자란답니다. 그러나 이미 농장에서 살고 있는 다른 농장 가족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게 되는데 이때 그런 윌버에게 손을 내밀어 준 이가 바로 거미 샬롯이에요. 그리고 샬롯의 재치와 도움 덕분에 윌버는 농장의 천덕꾸러기에서 귀염둥이로 거듭나게 되지요. 그리고 윌버는 자신의 멋진 친구 샬롯의 분신들을 지켜줍니다. 작가는 꼬마돼지 윌버와 거미 샬롯의 관계를 통해 독자인 어린이들에게 진실한 우정이란 서로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교훈도 남겨준답니다.

처음에 (당연히) 번역본으로 읽었는데 뒤늦게 이책의 원서가 그리 어렵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답니다. 그 쉽다는 해리포터 1권을 원서로 샀다가 몇 장 안 읽고 박아둘 정도로 영어울렁증과 형편없는 어휘력을 가진 탓에 영어 원서하고는 담을 쌓고 살지만 이책은 랭귀지 스쿨의 교재로 많이 쓰일 정도로 비교적 평이한 문장과 단어로 이루어져 있다고 추천을 하시더라구요.

일반 소설보다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동화책의 단어나 문장 들이 쉽고 단순하더군요. 그러나 아이들은 가장 기본적인 단어들을 활용해 웬만한 문장을 표현해 내잖아요. 이책 또한 그래요. 학교에서의 영어공부를 티나게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중고딩이 읽을 정도의 수준이랍니다. 내용도 평이하고 문장도 단순해요. 더구나 내용도 무척이나 재미있어서 영어 실력이 형편없어도 술술 즐겁게 읽을 수 있답니다.

교과서에 각종 문법책들을 펴고 줄긋으며 외우고 단어들 밑에 뜻을 적으며 공부했던 학교 공부 대신에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이나 에세이로 즐기듯 영어를 공부했다면 지금처럼 영어울렁증에 시달리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영어 원서가 두렵거나 이제 막 시작하는 분들에게 좋은 교재가 될 것 같아요. 꼭 공부한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내용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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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철 2009-08-08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탱투입니다~ ^^*
 
주석 달린 오즈의 마법사 - 오즈의 마법사 깊이 읽기
L. 프랭크 바움 원작, 윌리엄 월리스 덴슬로우 그림, 마이클 패트릭 히언 주석, 공경희 / 북폴리오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어느날 심하게 부는 회오리 바람에 집이 통째로 날려 이상한 나라 '오즈'에 도착한 도로시. 우연의 일치로 오즈의 동쪽나라를 속박하던 사악한 동쪽 마녀가 도로시의 집에 깔려 죽고 도로시는 동쪽 나라 백성인 뭉크킨들에게 귀한 마법사로 대접받는다. 죽은 동쪽 마녀의 은구두와 착한 북쪽 마녀의 입맞춤을 선물로 받은 도로시는 자신을 삼촌과 숙모가 있는 '캔자스'로 보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위대한 마법사 '오즈'를 만나기 위해 그가 살고 있는 에메랄드 시를 향한 여행을 시작한다. 토토와 함께 노란 벽돌길을 걷던 도로시는 허수아비와 양철 나무꾼과 겁쟁이 사자를 만나게 되고 그들 또한 무엇이든 들어줄 수 있는 '오즈'에게 뇌와 심장과 용기를 부탁을 하기 위해 도로시와 함께 모험에 나선다.

여기까지가 어렸을 때 티비 만화로 봤던 <오즈의 마법사>에 대한 내 기억의 전부다. 도로시와 그의 일행인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가 어떤 모험을 했는지, 그들이 오즈를 만났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그래도 분명하게 기억이 나는 건 도로시 일행이 (어떤 식으로 얻은 건지는 몰라도) 각자 원하는 바를 얻었으며 도로시 또한 캔자스의 집으로 무사히 돌아갔다는 것이다. 여지껏 이 불완전한 기억만으로 <오즈의 마법사>를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이책을 읽으면서 참, 부끄러워졌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L. 프랭크 바움의 <오즈의 마법사> 원작 출간 100주년 기념판으로 나온 <주석달린 오즈의 마법사>는 그야말로 <오즈의 마법사>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의 총집합한 책이다. A4 크기에 500페이지를 훌쩍 넘기는 거대한 책의 크기와 두께는 놀라움의 시작에 불과하다. 책표지를 넘기면 가장 먼저 입을 쩌억~ 벌릴 만큼의 막강한, 100페이지 정도의 서문이 독자를 맞는다. <오즈의 마법사>의 저자인 L. 프랭크 바움와 원작 그림을 그린 W.W.덴슬로우의 개인사는 물론 참고가 될만한 거의 모든 자료들을 샅샅이 보여줌으로써 <오즈의 마법사>가 탄생 배경을 살펴본다. 또한 20세기 베스트셀러이자 미국 최고의 동화로 꼽히는 <오즈의 마법사>를 둘러싼 각종 논쟁과 그에 관한 이야기들을 풍부하게 풀어놓는다. 각종 그림과 사진 자료로 눈을 풍성하게 해주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다만 서문이 너무 길고 장대해 책을 읽기도 전에 지쳐버릴 우려가 있긴 하지만.

서문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가 펼쳐진다. 동화 본문 문장에는 제각각 번호들이 매겨져있고 그 옆에는 본문보다 더 많은 양의 주석들이 가득 채워져있다. 문장과 단어 속에 숨어있는 은유와 상징은 물론 그것의 탄생 배경 등이 자세하게 적혀있다. 대부분의 주석들은 그 단어나 문장의 이해를 위해 최대한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래서 몰랐던 속뜻을 만나곤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반면에 이런 것까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적혀있다. 그래도 책의 본문만으로는 미처 짐작하지 못했던 이야기와 그속에 숨겨진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하는 재미는 쏠쏠했다. 그게 이책의 매력이기도 하고.

이책은 이야기 본문과 주석이 함께 있다보니 각자의 독서법에 맞는 책읽기를 하는 재미도 누릴 수 있다. 본문보다 주석이 몇 배는 더 많아 이야기를 처음 접하는 독자는 주석을 빠짐없이 다 읽다보면 내용의 흐름을 놓칠 우려도 있다. 그러니 우선 본문을 주로 하되 궁금한 내용을 주석에서 찾아보면 된다. 반면 이미 이책을 여러 번 접해 내용은 훤히 알고 있어 그 속뜻에 더 중점을 두고자 하는 독자라면 빼곡하게 수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주석들을 통해 숨겨져있던 오즈의 놀라운 비밀들을 파헤쳐보는데 더 비중을 두면 된다. 위에서 말했듯 나는 티비 드라마의 오즈의 마법사를, 그것도 불완전하게 기억하는 독자인지라 먼저 전자의 방법으로 책을 읽었다. 그리고 느긋하게 후자의 방법으로 다시 읽어보려 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상세한 주석 외에 <주석달린 오즈의 마법사>의 또다른 매력은 바로 다양한 삽화들이다. 원작에 실렸던 삽화는 물론 그외 여러 곳에서 발견되는 거의 모든 그림들을 책속에 모아두었다. 그래서 100년이 훨씬 지난 지금 이책을 읽는 독자들도 그때의 삽화들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 더불어 <오즈의 마법사>는 책으로 출간되어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연극과 뮤지컬, 영화 등으로 제작되었는데 그에 대한 다양한 자료들도 이책에 가득 담겨있다. 그야말로 <주석달린 오즈의 마법사>는 <오즈의 마법사>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담아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오즈의 마법사>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꼭 마음에 들 그런 멋진 책이다. 






☞ 북폴리오의 <주석 달린 오즈의 마법사>와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클래식의 <오즈의 마법사> 동반샷. ^ ^
판본 크기부터 확연히 차이가 난다.
참고로 <주석 달린 오즈의 마법사>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시공주니어의 <오즈의 마법사>의 표지가 원작의 표지란다. 



☞ '주석 달린~' 시리즈의 거대함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정면과 측면 투샷!
거대한 크기 못지 않고 두께 또한 엄청나다!! (앨리스보다 오즈가 더 두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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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는 괴로워 - 200 Pounds Beauty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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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 이글은 <미녀는 괴로워> 개봉 첫날 관람 후 며칠 후에 쓴 리뷰라서,
당시의 이야기들이 적혀있답니다. 지금보면 조금 그런..? ^^;

 

 
기대이상의 만듦새로 올연말 극장가의 빛나는 복병으로 떠오른 영화, <미녀는 괴로워>
스타급 배우를 쓴 것도 아니고 많은 돈을 들여 현란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영화도 아니었기에 제작과정에서 그닥 주목받지 못했던 이 영화는, 개봉 전 입소문을 타면서 상승세를 그리더니 급기야 개봉 첫주 흥행 1위에 오르는 돌풍을 연출했다. 인터넷 각 포털사이트마다 네티즌의 칭찬과 함께 높은 평점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하며, 더불어 점점 불어나는 입소문이 꾸준히 관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니 반가운 소식이다. 개봉하는 날 별다른 기대없이 스크린을 마주했던 나도 예상외로 참 재미있게 본 영화다. 

<미녀는 괴로워>는 못생기고 뚱뚱한 여자가 성형수술을 통해 초절정미녀로 변신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사건들과 해프닝을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외모에 따라 그녀를 대하는 태도를 너무나 달리하는 주변 사람들(특히 남자들)의 모습은 그냥 웃고 넘어가기엔 어째 뒷맛이 씁쓸하다. 사소한 실수를 저질러도 못생긴 뚱녀한테는 온갖 모욕적인 말로 윽박지르던 사람들이 같은 상황일지라도 그 상대가 미녀일 때는 180도 다른 반응을 취한다. 이런 장면들은, 이 시대가 (적어도 여자에게 있어서) '미모'가 하나의 '능력'으로 취급받는 시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서글프지만 그게 현실이다.


예쁜 여자가 대접받는 이 사회, 보통 여자도 아닌 뚱뚱하고 못 생긴 여자인 한나의 삶은 그야말로 험난한 가시밭길이다. 뛰어난 노래 실력을 갖고 있지만 외모 때문에 가수로의 데뷔는 꿈도 못 꾸고, 대신 섹시한 외모의 립싱크 미녀가수의 뒤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연애에서는 매번 남자들에게는 이용만 당한 채 차이기 일쑤고,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피디를 혼자 짝사랑하고 있지만 정작 그는 한나를 이성으로 보지 않는다.

이런 험난한 세월에 작별을 고하고 한나는 인고의 세월을 거쳐 초절정 미녀로 거듭난다. 성형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처음으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감격해 눈물을 흘리는 한나. 그와중에 나오는 '울어도 이쁘다~'라는 대사는 그간 못생기고 뚱뚱한 여자이기에 겪어야 했던 그녀의 순탄찮은 삶을 생각나게 하는 의미심장한 발언으로 들렸다. 

천덕꾸러기 뚱녀에서 미녀로 거듭나자 그녀를 대하는 세상의 모든 반응이 변한다. 웬만한 실수는 그럴 수도 있는 일, 별 거 아닌 일이 되고 오히려 위로받는 입장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이래서 미녀는 좋은 것인가 보다. 미녀가 된 한나는 그동안 받지 못했던 미녀로서의 특권에 가까운 그런 대접들에 어리둥절해 하고, 영화는 그런 그들을 통해 이 시대의 지나친 외모지향성의 한 단면을 코믹하게 옮겨놓는다.


개봉전 이 영화가 눈길을 끌었던 이유로는 동명의 일본만화를 원작으로 한다는 사실 외에 '성형수술'이라는 민감한 부분을 영화의 소재로 선택했다는 점일 것이다. 이젠 미용성형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보편화되는 추세지만 성형여부는 여전히 민감한 부분이다. 미용성형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고 지지하든 비판하는 그것 또한 개인의 자유다. 그러나 그들을 무조건 비판하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성형열풍의 한 켠에 아름다움을 요구하고 아름답지 않으면 불이익까지 주는 이 사회의 잘못된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름답기를 요구하는 이 사회가 평범한 사람들을 고민에 빠지게 하는건 아닐까?

이 영화는 여성들의 성형에 대한 남자들의 이중적 잣대를 한나의 짝사랑 대상인 한상준을 통해 살며시 드러낸다. 예쁜 여자가 좋지만 자신의 애인은 성형수술 안하길 바라는, 그러나 못생긴 여자보단 성형수술을 하더라도 예쁜 여자가 더 좋다는.. 아이러니 하면서도 솔직한 남자들의 그 마음 말이다;; (물론 개인편차는 있겠지만;;)


최사장 : 한나가 왜 좋아? 예뻐서?
한상준 : 그건 형같은 속물이 하는 얘기고.
최사장 : 그럼.. 순수해서?
한상준 : 그건 나같은 속물이 하는 말이지!

예뻐서 좋아한다 말하는 건 최사장 류의 속물이 하는 얘기고, 순수해서 좋아한다고 얘기하는 건 한상준 류의 속물이 둘러대는 말이다. 예뻐서 좋지만 겉으론 순수해서 좋다고 말하는 속물. 한상준은 자신을 그렇게 인정한다. 그런 그의 솔직함이 좋으면서도 못내 아쉬운 맘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영화는 판타지 아닌가. 영화 속에서라도 예쁘고 못 생긴 걸 떠나 누구나 사랑받았음 하는 마음을 버릴 수가 없다. 그러나 영화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누구나 예쁘고 잘 생긴 사람에게 눈이 가는 건 어쩔 수가 없지 않은가. 미를 추종하는 건 자연의 섭리인 것을. 나도 안다. 그러나 그걸 인정하되 너무 치우치지 않길 바랄 뿐이다.


<미녀는 괴로워>의 뻔한 내용이 전개되지만 그 속에 사람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품으면서 웃음과 함께 감동을 이끌어낸다. 못생기고 뚱뚱해서 무시당하고 천대받던 한나의 삶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왜 그녀가 생명을 걸고 전신성형이란 큰 결정을 내려야했는지를 설득력있게 그리며, 변신한 그녀의 모습과 주변의 반응을 통해 성형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다시 한 번 되짚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하고, 이기적인 남자들의 이중성을 코믹하게 꼬집어 내기도 한다. 또한 뚱녀에서 미녀로 거듭나면서 겪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한나의 내면적 성장을 이루는 성장영화의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래도 결국은 예쁜게 더 좋다'라고 말하는 영화의 결론은 아주 현실적 선택이라 수긍하면서도 한편으론 조금 아쉽기도 하다. 결국 이쁜게 강한 거란 현실인정은 영화가 끝난 후 '마치 내 얘기 같더라, 나 같아도 성형하겠다, 고쳐서 팔자 고치면 까짓거 성형하지~'라는 관객들의 반응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의 그런 소감들은 내게 남아있던 약간의 아쉬움조차 너무 비현실적이란 생각이 들게 만들어 버렸으니 말이다;; 쿨럭;;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미녀는 괴로워>의 가장 큰 미덕이자 재미는 김아중의 연기다. 이 영화는 단연 김아중의, 김아중을 위한, 김아중에 의한 영화다. 성형전후의 뚱녀와 미녀를 동시에 연기한 그녀는 영화에서 그녀를 빼면 남는게 없을 정도로 온 몸을 던져 영화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영화속 그녀의 존재감은 <미녀는 괴로워>를 보는 즐거움인 동시에 놀라움이다!!! 

솔직히 그다지 미인형은 아니지만 개성있는 외모와 멋진 몸매, 신인치고는 안정된 연기를 선보이며 <광식이 동생 광태>로 충무로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그녀는, <미녀는 괴로워>를 통해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한껏 풀어보인다. 특히 4시간의 특수분장으로 완벽한 뚱녀로 거듭난 영화속 모습은 그녀의 자연스런 연기와 융화되어 '강한나'만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한껏 품어낸다. 정말이지 엄청나게 뚱뚱하고 푸시시한 산발머리에 못난이 얼굴을 하고 있어도 그 귀여움을 숨길 순 없었단 말이다!!!

간간이 영화속에서 미녀로 나오는 그녀들이 전혀 미녀로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 영화는 예외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그녀가 절대초절정 미녀는 아니지만 영화속에선 충분히 미녀로 불릴만 하며(한나와 비교되어 상대적 미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또한 기존에 그 어떤 작품의 그녀보다 가장 예쁘고 섹시하게 나온다. 컨셉이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영화속 그녀를 '미녀'로 부르는 것에 그리 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더불어 관객이 가장 놀란 것은 바로 영화와 함께 공개된 그녀의 노래실력이 아닐까. 영화를 보고 나온 뒤 한나의 노래를 진짜로 부른 사람이 누군지 몰라도 참 잘 부른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알고보니 영화 속 한나와 제니의 모든 노래를 김아중이 직접 소화했다고!! 최고의 실력을 가진 한나에게 결코 어색하지 않을만큼 멋지게 소화해내는 모습은 여느 가수 못지 않다. 비록 현대음향기기의 무궁한 발전으로 음높이나 기타 다른 것들을 보정했노라고 고백했지만(사실 기계의 힘은 기대이상으로 위대하기에 그녀의 진짜 실력이 어느정도인지는 가늠하기 힘들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한나에게 어울리는 노래를 뽑아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멋지다, 그녀!

다만, 사실 영화속 제니로 변신 후 오디션을 볼 때 깊이있는 노래 목소리와는 달리 얼굴 표정이 너무 가벼운건 옥의 티다. 물론 노래는 미리 녹음한 뒤 영화촬영시엔 립싱크를 했다고 하더라도 무게감을 두는 노래에 맞춰 보다 집중하는 연기를 펼쳤더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그 외 무대에서의 장면은 좋았다.

어쨌거나 <미녀는 괴로워>는 김아중의 새로운 면모와 눈부신 가능성을 보여준 영화였다. 아마 나처럼 이 영화로 인해 그녀의 팬이 된 사람들이 적잖을 걸로 예상된다. 그만큼 이 영화에서 만큼은 그녀의 연기는 빛났다. 그렇기에 다음 영화에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더불어 내년 영화제에서는 신인상 후보로 영화제에 참석한 그녀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아마, 수상도 하지 않을까? - 수상했다;;)


어느 경우에나 당당한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아닐까. 그래서 당당히 자신을 찾아나선 한나의 여정이 사랑스럽다. 올 겨울 극장가를 휩쓴 <미녀는 괴로워>. 대박흥행에 영화 관계자들은 괴롭긴 커녕 아주 행복해 하는 듯 하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지;;
전신성형을 하면서 머리카락 유전자까지 고쳤던 걸까?
성형수술후 모습을 드러낸 그녀는 푸시시한 산발머리가 아니라 찰랑찰랑 미용실표 머리였다;;
전신성형만 했을 뿐인데 머리카락은 덤으로 좋아졌어요~라고 외치려나? ㅡㅡ?





 2006/12/27, 햇살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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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여인 - Woman on the beach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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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홍감독님의 작품중 가장 대중적이라 평해지는 그의 7번째 영화, < 해변의 여인 >
그의 초기 작품인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과 <강원도의 힘> 두 편을 빼곤 그 이후에 나온 <오! 수정>부터 <극장전>까지 그의 작품을 모두 봤었지만. 솔직히 나에게 그의 영화는 너무 난해했다;;

영화 속 인물들의 행동을 이해하기엔 나와 너무나 먼 당신들이라 그들이 심리에 동화되기 힘들었으며, 그의 영화에 빠지지 않는 노출장면들은 내겐 벅찼다. 이 영화가 가장 대중적이란 평이 적절한 것이, 이제껏 그의 영화 중에 내겐 이 작품이 가장 편안했다. 그래서 난 해변에서 일어난 그들의 이야기가 맘에 든다.



이 영화의 포털 사이트 평점을 보니 지대안습이다. 연출도 좋았고, 배우들 연기도 훌륭했는데.. 솔직히 이런 평점을 받을 영화는 아닌데 말이다. 그렇지만 아주 유쾌하게 극장문을 나왔던 나의 영화감상과는 달리 시사회 당시 주위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뭐.. 네티즌 평도 전혀 근거없는건 아닌거 같긴 하다. 그럼 내가 특이체질?? 하긴, <사랑니>를 보고 나왔을 때는 이것보다 더 심한 반응들이 난리를 쳤었으니..

하여간 이 영화, 나는 나름 잼나게 봤다! 해변에 펼쳐지는 인간군상들의 모습이 꽤나 흥미로웠고, 포근한 해변의 모습처럼 느긋~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영화 내내 주인공들의 행동을 보며 실실~ 쪼개기도 하고, 푸하하~ 웃기도 하며, 아뉘~ 뭐 저런 넘이~!! 하고 버럭! 흥분하는 한편 그래, 잘 생각했다!!라고 장단도 맞춰가며 본 영화. 전날 본 <천하장사 마돈나>만큼 가슴뭉클하면서도 통쾌하게 나오는 웃음은 아닐지라도 <해변의 여인> 또한 이중적이며 이기적인 인간들의 모습을 보며 한없이 웃음이 나왔다..



문숙을 사이에 두고 벌이는 중래와 창욱의 신경전에서 승리한 중래가 문숙과의 로맨스가 시작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그 관계는 조금 뒤틀려지고 급기야 중래를 사이에 둔 문숙과 선희의 미묘한 관계로 흐르는 영화. 중래의 시선에서 시작한 영화는, 중반을 넘어서 그들의 로맨스가 뒤틀리면서 문숙의 시선으로 옮겨 간다. 그 시선의 전이가 맘에 들었다. 그리하여 그의 전작들과는 달리 여주인공의 무게가 보다 무겁게 다가옴이 유쾌했다.

주인공들의 관계속에 드러나는 사람들 관계의 허위의식과 유치한 이중성, 일상의 비루함들, 얄팍한 허세와 거짓말들. 그들의 행각에 허허~하고 웃으며 재밌어 하면서도 문득 나도 뜻하지 않게 감추고 싶었던 속마음을 들켜버린 듯 뜨끔해지기도 한다. 평론가들이 그렇게 극찬하는 홍상수의 일상의 이중성에 대한 관찰에 나도 동의할 수 밖에 없어졌다. 오~! 이리저리 열심히 계산하고 짜맞추기 여념없는 우리의 유치한 이중성이여~♬ 홍상수 감독과 함께 스크린에서 노래하뤼~ ㅎㅎ 

 

오! 아름다운 고현정!!
이 영화에서 그녀를 다시 보게 되었다!
고현정 하면 떠오르는건 그 옛날에 본 <엄마의 바다>와 <두려움 없는 사랑> ..
(아주 옛날옛적엔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의 주인집 딸로도 출연했었다; ^ ^;)
그 유명한 <모래시계>는 아직 제대로 보질 못했고, <봄날> 또한 소문만 무성할 뿐 그의 연기를 직접 보진 못했다. 가끔 스쳐가는 화면으로 정말 나이 들어도 이쁘다~라며 감탄하는 정도? 그저 그녀는 여전히 그런 화려한 '스타'일 뿐이었다. 그랬던 그녀를 이 영화는 한결 배우에 가깝게 느끼게 해 준다.

너무 이쁜데 이쁜척 하지 않고 자연스럽다.
극중에서 사람들을 웃어제치게 한 그 장면, 망가짐도 사랑스럽다. (사실 그 정도는 다른 배우들에 비하면 망가지는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녀는 고현정이니까;;; ㅋㅋ)
아주 작은 순간 흘러나오는 연기조차도 문숙의 그것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감정이 들어있으니.
그의 연기에 새삼 감탄에 감탄했을뿐!!! ^ ^

나이가 들어 연륜이 생긴다는 것은 삶의 여유와 넉넉함을 가지게 되나 보다. 예전 그녀는 아름답지만 배우의 향기는 느끼기 힘들었는데. 다른 30대의 배우들처럼 세월의 지혜를 먹고 이젠 농익은 연기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그것이 그녀의 차기작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김승우와 송선미, 김태욱의 연기도 좋았다.
변덕스럽고 가증스럽지만 또한 귀엽기도 한 중래를 연기한 김승우도 좋았고,
예전엔 배우라기엔 참으로 어색한 연기를 보이던 송선미도 이젠 안정감이 든다.
절반정도의 분량에 얼굴을 들이미는 김태우의 연기도 여전하다. ^ ^

글구. 낯익은 얼굴.. <극장전>의 이기우와 <각설탕>의 오태경도 각각 모텔 관리인과 횟집 아들로 잠깐씩 출연한다. ^ ^
문성근은 초반에 중래에게 전화하는 대표의 목소리 깜짝 출연을 했다는걸 알았는데,  조연출로 특별출연 했다는 정찬은 도무지 본 기억이 없다;;; -_-;;
또한 여러 영화에 조단역으로 낯을 익힌 최은영은 송선미의 친구로, 예전에 굴러가는 영어발음으로 반짝 인기를 누렸던 윤동환이 돌이의 주인으로 등장한다.  


날이 선듯 뾰족뾰족하여 우리의 마음을 마구 불편하게 만들었던 홍상수 감독. (나만 그런가; ^ ^;;)
이번엔 아주 대중적인 스타들과 함께 한 작업이어서 그런지, 아님 그의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결 느긋하고 부드럽다. 찌름이 있긴 하지만 예전만큼 불편하게 아프진 않다.
서해안의 여유로운 바닷가처럼 영화의 전체적 분위기도 여유롭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 우리는 많은 진실 혹은 거짓을 가지고 그들을 대하지 않는가. 두 사람의 연애는 그 정도가 더 심할 것이다. 보일듯 말듯 감출듯 말듯한 우리네의 속내를 유쾌하게 보여주는 영화, <해변의 여인>. 남들은 지루하다고 소리칠 줄 몰라도. 최소한 나는 꽤나 흥미롭게 봤다. 홍감독님의 영화를 이렇게 유쾌하게 보다뉘~ 나도 놀라울 따름;

그래서 추천도 비추도 못하겠다.
이런 작가주의 영화는 대게 개인의 취향에 따라 그 평가가 판이하니깐.
하지만 비교적 나와 영화취향이 비슷하신 분들이라면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동상이몽 로맨스 <해변의 여인>. 그들의 달콤 쌉싸름한 연애담과 그와 그녀의 속마음이 궁금하다면 영화속 그들을 한 번 찾아보시라~

참, 영화 내내 흐르는 영화음악도 너무 좋았다~ 
바다의 풍경과 함께 흐르는 그 편안한 음악들.. ^ ^





 2006/09/04, 햇살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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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Maundy Thursday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그 찬란한 기적


내가 다 잘못 했습니다. 죽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사는게 지옥같았는데..
나.. 살고 싶어졌습니다..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나.. 살고 싶어졌습니다..'라는 저 말 한 마디는 온 가슴을 찌릿하게 한다..
 
올가을 가장 기다렸던 영화들 중 한 편,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꼽았던 날의 열정만큼 가득 채워진 기대감으로 스크린에 마주앉았다.
그래서 더욱 벅찼고, 그래서 약간 아쉬웠던 영화가 바로 <우행시>였다.
 
 

살인죄를 뒤집어 쓰고 사형을 기다리는 남자와 삶이 참을 수 없어 세 번 자살을 시도했던 여자.
이들이 만나 진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누구에게도 꺼내보이지 못했던, 저 깊숙한 곳에 꽁꽁 숨겨뒀던 상처를, 그 아픔을 꺼내놓으며
서투른 몸짓으로, 그러나 진실된 마음으로 서로의 영혼을 보듬으며 치유해 간다.

 

 영화 속 그녀의 '진짜 이야기'는, 처음으로 둘만 만나는 날 툭~ 뱉어내던 소설과는 달리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 나온다. 책을 읽으며 내가 상상한 장면과는 달리, 영화 속에선 둘 사이에 유리가 가로막고 있어 살짝 실망하려 했는데 의외로 카메라의 앵글이 무척 맘에 들었다. ^ ^;;
 특히. 이야기를 하는 한 사람의 얼굴 옆에 유리에 비치는 다른 얼굴이 나란히 잡히는 화면.
이 씬에선 그런 장면이 여럿 잡히는데. 그 장면, 느낌이 참 멋졌다!
이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꼽으라면 단연 그 장면을 꼽겠다! ^ -^ 


<우행시>를 보면서, 새삼 원작을 읽어버린 아쉬움(?)을 느꼈다.
공지영의 베스트셀러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원작으로 삼은 이 영화는,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약간의 변주를 거치며 나름의 깊이를 가지지만, 솔직히 원작을 뛰어넘지는 못한다. 물론 영화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원작의 힘이 너무 거대했다는 이야기다.
소설에 너무 깊이 감동했고, 비교적 최근에 책을 읽어 그 감동의 진폭이 미처 옅어지지 않았던 터라.. 그리하여 그 느낌과 전율이 너무 생생하게 남은 까닭에 영화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커졌다;;

 무엇보다 영화감상을 가장 방해했던 요인은, 영화를 보면서 내내 책의 내용과 전개를 더듬는 나 자신이었다.
여기쯤에서 이 대목이 나와줘야 하는데 계속 기다리고.. (영화는 유정의 고백이 소설보다 꽤 뒤에 나온다;;) / 2시간이라는 시간적 제약 땜에 잘려나간 많은 이야기들을 혼자서 아쉬워하고.. (특히 윤수동생 은수에 대한 이야기) / 이 부분의 감정은 아주 폭발적이었는데 저건 너무 약하자나.. (피해자 할머니가 모니카 수녀님에게 '당신들이 용서하라고 그랬자나요'라며 울먹이는 장면;;) / 어? 여긴 자기 입으로 다 얘기하네;;하며 당혹했던.. (원작엔 윤수 이야기가 블루노트로 따로 진행되는 반면 영화에선 윤수의 입을 통해 유정에게 전해진다) 등등.. 자연스레 두 작품을 비교하고 있는 나.. 아는 것이 병이라더니 이 경우가 바로 그러했다;; -_-;;

 감독, 배우가 맘에 들어 이왕 보려고 벼르던 영화였으니 영화를 본 뒤에 소설을 읽을 걸..하고 혼자서 뒤늦은 후회를 했다. 아님, 소설을 좀 더 일찍 봤어야 했다;;


<파이란>의 송해성 감독이 다시 한 번 진심을 담아낸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너무도 아름다운 음악과 끔찍한 모습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첫 장면을 시작으로 <우행시>는 특별한 반전없이 예정된 결말을 향해 시종 담담한 시선과 느린 호흡으로 진행된다.

인류애적인 사랑과 사형제도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끌어냈던 원작과는 달리, 영화는 비교적 두 사람-유정과 윤수-의 상처와 치유에 초점을 맞춘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닫았던 마음을 열고 진실된 행복을 느껴가는 과정, 그들의 행복한 시간을 담는다.

원작보다 사형제도에 대한 담론화가 지지부진하다고는 하지만, 또 실제로 그렇긴 하지만,, 그렇지만 영화는 영화 자체로 좋았다. 원작보다 두 주인공의 멜로적 요소가 더 강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 영화가 좋았다. 그럼 그걸로 된 거 아닌가;; (막 우기고;; 쿨럭;; ^ ^;;)


두 청춘스타 이나영과 강동원은 무리없는 연기를 선보인다.
내면 연기와 눈물 연기도 좋았다. 나쁘지 않았다. 그렇지만 최고라 하기엔 아직 좀 부족했다.
특히. 피해자 할머니와 마주했을때 우는 강동원의 표정은.. 흠.. ㅡ.ㅡ;;

<늑대의 유혹>이후 스타로 올라선 강동원. 많이 좋아졌으나 아직은 부족한 점이 더 보인다. 그러나 꽃미남 '스타'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로 단련의 길을 택하는 강동원의 행보는 흥미롭다. 포스트 장동건이 될 수 있을지.. 그래서 그가 마음에 든다. <아는 여자> 이후 2년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이나영. 연기 좋다. 여전한 그만의 독특한 색깔을 난 사랑한다. 아주 사랑하지만, 그렇지만.. 이젠 조금씩 변화도 필요한 듯 하다. <역도산> 이후 오랫만에 만나는 송해성 감독의 진중한 연출도 좋다. 그러나 <파이란>에 미치진 못한다.

여전히 나에겐..
송해성 감독은 <파이란>, 이나영은 <아는 여자>, 강동원은 <늑대의 유혹>이 최고의 작품이다.
그래서 <우행시>가 좋은 작품임에도 약간의 아쉬움이 묻어난다.

근데 살짝~ 우스운 건.. 책을 읽을 때 내 머리속에서 너무나 완벽하게 들어맞던 두 사람의 이미지가 오히려 영화속에선 조금씩 어긋났다. 이럴수가! 그치만 뭐,, 그건 상황을 설정하는 감독이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긴 하다. (내 상상의 감독은 나였으니 말이다; ^ ^;)



서늘해져가는 가을..
메말라가는 마음에 눈물의 단비를 내려주고 싶다면 이 영화, 안성맞춤일 듯 하다.
미남미녀의 모습에 패배자의 모습을 일치시키는게 조금 망설여질진 몰라도 영화속 새롭게 이 세상의 기쁨을 맛보게 되는 그들의 모습을 마주한다면 그런 우려쯤 별 것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모든 것이 나를 외면했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에 사랑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

상대의 진심을 알아준다는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 누군가의 사랑이 내 삶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지, 그래서 얼마나 행복한지.. 지금 이 곳에 내가 숨쉬고 있는 그 자체가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 알게 해 주는 영화였다. 짙어지는 가을, 그들의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속으로 들어가 보자. 참! 손수건도 하나 챙겨들고 말이다.





 2006/09/22, 햇살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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