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 달린 오즈의 마법사 - 오즈의 마법사 깊이 읽기
L. 프랭크 바움 원작, 윌리엄 월리스 덴슬로우 그림, 마이클 패트릭 히언 주석, 공경희 / 북폴리오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어느날 심하게 부는 회오리 바람에 집이 통째로 날려 이상한 나라 '오즈'에 도착한 도로시. 우연의 일치로 오즈의 동쪽나라를 속박하던 사악한 동쪽 마녀가 도로시의 집에 깔려 죽고 도로시는 동쪽 나라 백성인 뭉크킨들에게 귀한 마법사로 대접받는다. 죽은 동쪽 마녀의 은구두와 착한 북쪽 마녀의 입맞춤을 선물로 받은 도로시는 자신을 삼촌과 숙모가 있는 '캔자스'로 보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위대한 마법사 '오즈'를 만나기 위해 그가 살고 있는 에메랄드 시를 향한 여행을 시작한다. 토토와 함께 노란 벽돌길을 걷던 도로시는 허수아비와 양철 나무꾼과 겁쟁이 사자를 만나게 되고 그들 또한 무엇이든 들어줄 수 있는 '오즈'에게 뇌와 심장과 용기를 부탁을 하기 위해 도로시와 함께 모험에 나선다.

여기까지가 어렸을 때 티비 만화로 봤던 <오즈의 마법사>에 대한 내 기억의 전부다. 도로시와 그의 일행인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가 어떤 모험을 했는지, 그들이 오즈를 만났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그래도 분명하게 기억이 나는 건 도로시 일행이 (어떤 식으로 얻은 건지는 몰라도) 각자 원하는 바를 얻었으며 도로시 또한 캔자스의 집으로 무사히 돌아갔다는 것이다. 여지껏 이 불완전한 기억만으로 <오즈의 마법사>를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이책을 읽으면서 참, 부끄러워졌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L. 프랭크 바움의 <오즈의 마법사> 원작 출간 100주년 기념판으로 나온 <주석달린 오즈의 마법사>는 그야말로 <오즈의 마법사>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의 총집합한 책이다. A4 크기에 500페이지를 훌쩍 넘기는 거대한 책의 크기와 두께는 놀라움의 시작에 불과하다. 책표지를 넘기면 가장 먼저 입을 쩌억~ 벌릴 만큼의 막강한, 100페이지 정도의 서문이 독자를 맞는다. <오즈의 마법사>의 저자인 L. 프랭크 바움와 원작 그림을 그린 W.W.덴슬로우의 개인사는 물론 참고가 될만한 거의 모든 자료들을 샅샅이 보여줌으로써 <오즈의 마법사>가 탄생 배경을 살펴본다. 또한 20세기 베스트셀러이자 미국 최고의 동화로 꼽히는 <오즈의 마법사>를 둘러싼 각종 논쟁과 그에 관한 이야기들을 풍부하게 풀어놓는다. 각종 그림과 사진 자료로 눈을 풍성하게 해주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다만 서문이 너무 길고 장대해 책을 읽기도 전에 지쳐버릴 우려가 있긴 하지만.

서문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가 펼쳐진다. 동화 본문 문장에는 제각각 번호들이 매겨져있고 그 옆에는 본문보다 더 많은 양의 주석들이 가득 채워져있다. 문장과 단어 속에 숨어있는 은유와 상징은 물론 그것의 탄생 배경 등이 자세하게 적혀있다. 대부분의 주석들은 그 단어나 문장의 이해를 위해 최대한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래서 몰랐던 속뜻을 만나곤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반면에 이런 것까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적혀있다. 그래도 책의 본문만으로는 미처 짐작하지 못했던 이야기와 그속에 숨겨진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하는 재미는 쏠쏠했다. 그게 이책의 매력이기도 하고.

이책은 이야기 본문과 주석이 함께 있다보니 각자의 독서법에 맞는 책읽기를 하는 재미도 누릴 수 있다. 본문보다 주석이 몇 배는 더 많아 이야기를 처음 접하는 독자는 주석을 빠짐없이 다 읽다보면 내용의 흐름을 놓칠 우려도 있다. 그러니 우선 본문을 주로 하되 궁금한 내용을 주석에서 찾아보면 된다. 반면 이미 이책을 여러 번 접해 내용은 훤히 알고 있어 그 속뜻에 더 중점을 두고자 하는 독자라면 빼곡하게 수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주석들을 통해 숨겨져있던 오즈의 놀라운 비밀들을 파헤쳐보는데 더 비중을 두면 된다. 위에서 말했듯 나는 티비 드라마의 오즈의 마법사를, 그것도 불완전하게 기억하는 독자인지라 먼저 전자의 방법으로 책을 읽었다. 그리고 느긋하게 후자의 방법으로 다시 읽어보려 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상세한 주석 외에 <주석달린 오즈의 마법사>의 또다른 매력은 바로 다양한 삽화들이다. 원작에 실렸던 삽화는 물론 그외 여러 곳에서 발견되는 거의 모든 그림들을 책속에 모아두었다. 그래서 100년이 훨씬 지난 지금 이책을 읽는 독자들도 그때의 삽화들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 더불어 <오즈의 마법사>는 책으로 출간되어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연극과 뮤지컬, 영화 등으로 제작되었는데 그에 대한 다양한 자료들도 이책에 가득 담겨있다. 그야말로 <주석달린 오즈의 마법사>는 <오즈의 마법사>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담아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오즈의 마법사>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꼭 마음에 들 그런 멋진 책이다. 






☞ 북폴리오의 <주석 달린 오즈의 마법사>와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클래식의 <오즈의 마법사> 동반샷. ^ ^
판본 크기부터 확연히 차이가 난다.
참고로 <주석 달린 오즈의 마법사>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시공주니어의 <오즈의 마법사>의 표지가 원작의 표지란다. 



☞ '주석 달린~' 시리즈의 거대함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정면과 측면 투샷!
거대한 크기 못지 않고 두께 또한 엄청나다!! (앨리스보다 오즈가 더 두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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