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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스키 점프 장면만 아니면 우울했을 뻔 했던 영화. 드라마가 너무 약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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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공룡 둘리 과학대탐험 1 - 공룡파크 음모를 막아라! 둘리 학습만화 시리즈
김수정 원작 및 총감독, 하이툰닷컴 만화, 이봉진 감수 / 웅진씽크빅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 아기공룡 둘리 과학 대탐험 1 : 공룡파크 음모를 막아라! | 김수정(원작ㆍ총감독) |
하이툰닷컴(만화), 이봉진 (감수) | 리더스북(웅진씽크빅) | 2009.07  



한때 인터넷을 휩쓸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엽기토끼 마시마로나 중국 애들이 겉만 보고 자기들 캐릭터인 줄 안다는 짱개소녀 뿌까는 물론 볼록한 엉덩이로 마구 뿡뿡거리며 아이들의 마음을 순식간에 사로잡아 버린 방귀대장 뿡뿡이와 전세계로 수출되며 우리 애니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는 펭귄 뽀로로까지 캐릭터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도 이제는 개성있는 캐릭터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만화 캐릭터는 무엇일까? 짐작하셨듯이, 그렇다. 스물일곱 해가 넘도록 식지 않는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자타공인 '국민 캐릭터', 바로 장난꾸러기 아기공룡 둘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 둘리와 둘리 아빠인 김수정 화백 - 어째 둘의 모습이 많이 닮았다. ;)


올초 아기공룡 둘리의 새로운 시리즈가 티비를 통해 방영된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반가웠는데, 이번에는 둘리와 그의 친구들(앙숙인 길동이도 당근 포함)을 책으로 만났다. 초딩인 조카가 읽을 만한 학습만화를 찾다가 뭔가가 눈에 밟혀 봤더니만 거기에 우리의 귀염둥이 둘리가 나를 보고 있었다. 예의 그 혀를 쏘옥~ 내민 기본 자세로! 그렇게 만난 책이 바로 「아기공룡 둘리 과학대탐험(리더스북, 2009)」이다. 둘리와 그의 친구들이 떠나는 모험을 통해 아이들에게 다양한 지식들을 전해주는 어린이 과학 학습만화다. 둘리 아빠 김수정 화백의 머릿말을 보니 「둘리 학습만화 시리즈」는 총 4개 분야에서 나올 예정이란다. 현재는 과학과 한자 시리즈가 출간을 시작했다. 



▲ 예전의 둘리와 친구들이 그대로 등장한다. 만화 중간중간 공룡 관련지식이 실려있는 정보칸이 등장한다.


「아기공룡 둘리 과학대탐험」 시리즈의 1권인 『공룡파크 음모를 막아라!』는 수억 년 전 지구의 주인으로 군림했으나 지금은 완전히 사라진 '공룡'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만화 영화에서도 엄마를 찾아 과거 공룡 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났던 둘리와 친구들이 아니던가. 그렇기에 '공룡'은 아기공룡 둘리에게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없는 최고의 주제인 셈이다. 물론 그런 이유로 둘리의 학습만화 시리즈 중 가장 먼저 선을 보인 것이겠지만 말이다. 역시나, 이책에서도 둘리와 그의 친구들은 둘리의 엄마를 찾아 수억 년 전 공룡 시대로 험난한 모험을 떠난다.

둘리 괴물 악몽을 꾼 길동이에게 한밤중에 집에서 쫓겨난 둘리와 친구들은 홧김에 도우너의 타임코스모스를 타고 둘리 엄마를 만나기 위해 2억 년 전 공룡들의 시대였던 중생대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길동이와 희동이, 마이콜은 얼떨결에 모험에 동참한다(길동이가 불쌍할 뿐). 공룡이 등장한 트라이아스기에 도착한 둘리 일행은 이후 공룡의 번성기인 쥐라기와 백악기를 탐험하며 다양한 공룡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쫓겨 다닌다. 그러다 둘리는 엄마와 동생 서이(둘리 이름이 2(둘)에서 유래된 점을 착안해 이 만화에서 처음 등장하는 둘리 동생의 이름은 3(셋)을 뜻하는 사투리 '서이'에서 가져왔다. 유치하지만, 나름 재밌기도 하다)를 만나 눈물의 상봉을 하지만, 공룡 파크 계획에 눈이 쌍둥이 박사 일행에 의해 다시 생이별을 한다. 그리고 동생의 계획을 저지시키려는 쌍둥이 형과 함께 둘리 일행은 그들을 뒤쫓는다.





▲▼ 새로운 공룡이 등장할 때마다 세밀화와 간략한 공룡 소개와 나온다.


『공룡파크 음모를 막아라!』는 과거 공룡 시대로 날아간 둘리 일행이 겪는 쫓고 쫓기는 흥미진진한 모험을 바탕으로 이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공룡에 대한 알찬 지식들을 전해준다. 모험을 떠난 둘리와 친구들을 통해 중생대 트라이아스기부터 쥐라기, 백악기에 살았던 다양한 공룡들을 시대별로 만나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룡과 같은 시대에 살았던 익룡이나 어룡, 그외 다양한 파충류 들에도 정리해 두어 함께 살펴볼 수 있게 했다.




▲▼ 공룡을 복원한 모형 사진도 실어 공룡의 모습을 보다 생생하게 볼 수 있다.



▲ 여러 박물관의 공룡 화석 사진들도 자주 등장한다.


만화 속에서 시대별로 새로운 공룡이 등장할 때마다 그것에 대한 보다 정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실제에 가깝게 만든 공룡 모형 사진도 함께 실어두었다. 복원 모형 사진이 없는 경우에는 사진처럼 자세히 묘사한 세밀화를 통해 아이들이 공룡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세계의 여러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다양한 공룡 화석들을 만나볼 수 있다. 공룡의 뼈화석으로 복원해 둔 다양한 종의 공룡 골격 사진이나 머리뼈나 꼬리뼈 등 특정 부위를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다. 공룡 화석 뿐만 아니라 삼엽충이나 암모나이트, 공룡 발자국이나 호박, 규화목 등의 다양한 화석들을 만나볼 수 있다.





▲▼ 만화 중간중간 공룡에 대한 다양한 지식들을 소개해 준다.



▲ 공룡에 대해 몰랐던 지식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공룡이 하나씩 등장할 때마다 공룡 모습과 함께 관련 지식들도 간략하게 정리해 놓아 이해를 도와준다. 이야기 중간중간에는 공룡들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과 미처 몰랐던 지식들을 따로 정리한 학습칸을 적당히 배치해 두었다. 둘리 일행이 풀을 먹은 초식 공룡들이 돌을 주워 먹는 모습을 보며 궁금해 하는 장면 옆에 공룡의 이빨을 대신 했던 '위석'에 대한 사진과 정보를 실어두는 등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재미있게 공룡에 대한 다양한 내용들을 배울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 좋았다.





▲ 소단락 두 개 마다 따로 지면을 할애해 좀 더 깊이 있는 지식들을 제공한다.


▲ 앞의 만화에서 만난 공룡들의 지식을 정리하고, 새로운 정보를 더 실어두었다.


▲ 책의 마지막에는 가볼만한 공룡 학습장을 정리해 놓았다.


소단락 두 개가 끝날 때마다 따로 지면을 할애해 앞서 만났던 공룡들에 대한 지식들을 다시 정리하고 그외 공룡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따로 첨부해 보다 깊이 있는 지식들을 접할 수 있게 해두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는 공룡에 대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이나 엑스포 같은 체험장을 간략히 소개해 놓았다. 책을 다 읽은 자녀들과 이곳들을 한 번쯤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은 체험 교육이 아닐까 싶다.





▲ 『아기공룡둘리 과학대탐험 ①권, 공룡파크 음모를 막아라!』의 앞뒷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습만화는 기본적으로 유익한 지식 전달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끝까지 책에 집중할 수 있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어른에 비해 주의가 산만한 아이들은 조금만 지루해도 미련없이 책을 덮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습만화는 지식 전달과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아기공룡 둘리 과학대탐험」 시리즈 1권인 『공룡파크 음모를 막아라!』는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둘리 일행이 중생대에서 겪는 모험에 공룡파크라는 음모를 더한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공룡에 대한 다양하고도 알찬 정보들을 적절히 배합한 덕분에 이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공룡과 가까워지고 관련 지식들을 쌓을 수 있게 도와준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둘리와 친구들이 아이들의 눈높이와 잘 맞다는 점도 장점이다.




▲ 둘리 학습만화 시리즈 4종 中 먼저 출간된 '과학대탐험'과 '한자대탐험'


조카에게 책을 주기 전에 먼저 읽어보았는데, 이제까지 몰랐던 공룡에 대한 지식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재밌었다. 무엇보다 어린날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던 개구쟁이 둘리와 그의 친구들이 너무 반가워 혼자 호들갑을 떨었다. 김수정 화백의 이름이 원작자와 총감독으로 올라있는 걸 보니 예전에 읽었던 만화책처럼 그가 직접 그림을 그린 건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기억 속에 남아있는 둘리와 친구들의 모습이나 성격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이야기를 이끄는 캐릭터들 덕분에 그들의 중생대 모험도 내내 즐거웠다.

「아기공룡 둘리 과학대탐험」 시리즈는 어린이들을 위한 학습만화지만 아이들 뿐만 아니라 부모님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둘리를 잘 모르는 아이들과 달리 둘리와 함께 자란 세대인 부모님들은 이책을 통해 어린날의 추억을 떠올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책의 전반적인 스토리나 공룡에 대한 정보들이 어른이 읽기에도 그리 부족하지 않다. 이왕이면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고 그 내용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어 보면 어떨까. 한 권의 책을 통해 부모와 자녀 사이가 좀 더 돈독해지는 계기가 되지 않을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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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인격이다 - 품격을 높이는 우리말 예절
조항범 지음 / 예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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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말이 인격이다 : 품격을 높이는 우리말 예절 | 조항범 | 예담 | 2009.01  



조금 전에 영화관에서 전화가 왔다. 얼마전 영화 체인점이 바뀌면서 포인트 승계 신청을 했는데 도중에 오류가 나서 확인 전화를 한 거란다. "포인트는 잘 들어가 계신데요, 본인 확인이 오류가 나서 확인차 전화를 드렸습니다."라며 직원 분이 차분하게 이유를 설명해 주신다. 그런데 말이다, 포인트가 잘 들어가 계시다니, 이건 또 무슨 높임법이란 말인가. 

수시로 걸려오는 카드나 보험 텔레마케터의 전화 뿐만 아니라 여러 기관들의 고객센터 상담사들과 통화를 하다 보면 이런 잘못된 높임법을 구사하는 분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물론 고객인 상대방을 높이겠다는 의도는 충분히 알겠지만, 익히 알고 있듯이 무조건 서술어에 높임접미사 '-시'를 붙인다고 높임법이 되는 건 아니다. 그럴 경우 위의 경우처럼 포인트가 높임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우스운 상황이 발생한다. 그런데 의외로 이런 잘못된 높임법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참 많다. 그런 분을 접할 때마다 입이 근질근질거린다.

때론 책을 읽다가도 적잖게 오타를 만날 때가 있다. 주인공과 장본인, 반증과 방증, 다르다와 틀리다 등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다던가, 되다와 돼다, 뵈다와 봬다 등을 잘못 쓴 경우도 자주 만난다. 몇 번의 교정을 통해 세상에 나온 책일 텐데도 이런 오타를 만나는 걸 보면 평소엔 이런 단어들을 얼마나 많이 잘못 쓰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긴 맞춤법이 틀린 단어를 제목으로 버젓이 내건 책들도 있으니 할말이 없다.



평소 우리말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관련책들이 나오면 여건이 되는 한 만나보려고 한다. 이책 또한 그런 욕심에 마음이 동했지만, 그것 못지 않게 '말 = 인격'이라는 제목이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삶이 바쁘고 복잡해지면서 예전처럼 깍듯이 예의를 갖추어 말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또는 나름대로 예의를 갖추려는 노력은 보이지만 어휘의 선택이 적절치 못하거나 위의 경우처럼 높임법을 엉뚱하게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인터넷 문화가 발달로 각종 신조어들이 난무하면서 가끔 눈살을 찌뿌리게 만드는 말들을 접할 때도 있다. 우리의 인격을 드러내는 말을 우리는 제대로 사용하고 있을까.

『말이 인격이다(예담,2009)』는 우리 생활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이런 잘못된 언어 생활을 다시 곱씹어보게 하는 책이다. 내용은 크게 우리말 예절, 우리말 표현, 상황 표현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꼭지 앞에 '상사가 차마 지적하지 못하는', '직장 상사도 모르는', '승진하려면 꼭 알아두어야 할'이라는 꾸밈말처럼 이책은 직장내 언어 생활에 보다 중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직장 생활 중 만날 수 있는 상황들을 자주 예로 들어 설명한다. 그렇다고 직장인만을 위한 우리말 책은 아니다. 대부분의 우리가 평소에 알아두면 도움이 될 만한 우리말 지식을 다루고 있다.


1부 우리말 예절,에서는 평소 일상에서 마주치는 상황을 중심으로 잘못 쓰고 있는 표현이나 예절 등을 다루고 있다. 특히 직장 생활에서 놓쳐서는 안되는 존대법에 대한 부분이 많이 실려있다. 상사에게는 '당부'가 아니라 '부탁'을 해야 하고, 초청인사를 소개할 때 초청인사보다는 청중을 우선시해서 소개말을 해야 한다. 애경사에 갈 때 봉투를 제대로 쓰는 법과 가족간이나 타인의 가족에 대한 적절한 호칭에 대한 내용, 많이 헛갈려하는 압존법 등에 대한 내용들을 알려준다. 

2부 우리말 표현에는 형태가 비슷해 헛갈리는 말들, 원래의 의미를 잘못 해석한 말들, 순화해야 할 말들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의미가 전혀 다름에도 많은 이들이 잘못 쓰고 있는 단어로는 주인공과 장본인, 반증과 방증, 일체와 일절, 임대와 임차, 틀리다와 다르다, 곤욕과 곤혹, 지양과 지향 등이 대표적이다. 뇌졸중은 뇌졸증으로, 오랜만에는 오랫만에로 잘못 쓰이기 일쑤고, 자문과 재원, 난이도, 임산부 등도 제 뜻과는 달리 쓰이고 있는 단어들이다. 반면 음식점에서 흔히들 쓰는 '쓰키다시'는 일본말을 제대로 대체할 우리말을 아직 찾지 못한 안타까운 경우다. 또한 막걸리는 '들이키는' 게 아니라 '들이켜는' 거라던가 '버금가다'는 '으뜸가다'의 아래를 뜻한다는 등의 내용은 이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3부 상황 표현은 어떤 말이 옳고 그름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만나는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말을 하는 게 올바른지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다. 긍정적인 말을 하라던가, 한 마디의 센스있는 말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다던가, 칭찬이 가진 힘 등 말을 하는 기본적인 자세에 대해 저자의 생각을 적어놓았다. 각각의 상황 표현에 따른 말들을 읽으며 나의 말은 또한 어떠한지 다시 되짚어 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미처 몰랐던 우리말 예절에 대해 배우기도 하고, 기존에 알고 있던 내용을 다시 되새김해 보기도 했다. 단락마다 간단한 예들을 들어 설명하고 그리 어렵지 않은 내용이라 읽기에는 불편이 없다. 내용이 내용인 만큼 아주 재미있다고는 못하겠지만, 평소 관심있던 분야라서 그래도 흥미롭게 읽어 내려갔다. 그러나 교수님이라는 직업 때문인지 책에서도 독자들을 가르치려는 글쓴이의 태도는 조금 걸렸다.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고쳐주는 것이야 당연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호통을 치는 기분까지 느끼게 해줄 필요는 없지 않을런지.

또한 몇몇 주장들은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기본 원칙들을 내세워 답답하기도 했다. 세배 그 자체가 인사이기 때문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은 하지 말라거나, 친족관계가 아닌 경우 '오빠'나 '누나'를 써서는 안된다거나, 직장 동료의 아내는 '무조건' 아주머니로 부르는 게 맞다거나, '사랑하다'는 이성 사이에 사용하거나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쓰는 말이기에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써서는 안된다는 내용 등이 그것이다. 기본 원칙이 그러하다는 것은 이해하겠지만 그것들을 지금 현실에 그대로 적용하자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궁금한 점도 생겼다. 우리말 예절 편의 가족간의 호칭법을 보면, 언니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여동생의 남편을 부를 때는 '김 서방'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되어 있는 반면, 오빠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여동생의 남편을 그냥 '김 서방'이라고 부른다고 되어 있다. '자신보다 나이많은 여동생의 남편'이라는 조건은 동일한데, 왜 언니는 오빠와 달리 '님'자를 붙여야 하나? 언니가 여자라서? 호칭법의 기본 원칙이 어떻든 이 부분은 분명 시대에 역행하는 잘못된 부분이 아닐런지. 하긴, 현실적으로 요즘 세상에 동생의 남편을 김 서방''이라고 부르는 언니가 있을지도 의문이긴 하지만 말이다. 요즘은 여동생의 남편을 보통 '제부'라고 부르는 게 일반적인데, 어디선가 이건 잘못된 말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런 구시대적인 언어 예절 대신에 이런 부분을 다루어 주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많이 아쉬웠다. 


책을 읽으며 아쉬운 부분도 있었는데, 저자는 본문에서 정치인들에 써주는 연설문에 대해 언급하며 '아주 어려운 한자어나 일본식 한자어까지 고집하여 쓸 이유는 없다고 본다. 쉬운 우리말 대체어가 있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182쪽)'라고 말한다. 그런데 정작 이책에는 '아내'라는 우리말 대신 '내자(內子)'라는 한자어가 빈번하게 등장한다. 물론 그 단어를 쓰면 안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말을 연구하는 저자가 이런 단어들을 즐겨 쓰는 건 분명 아쉬운 일이다. 물론 같은 문단에서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비슷한 뜻의 단어를 번갈아 쓰기도 하지만 이책의 '내자'는 그런 경우도 아니었다.

예전에 들었던 국어 강의에서 '내자(內子)'는 일본식 한자어라서 쓰지 않는 것이 좋다는 설명을 들은 적이 있다. 그와 함께 우리가 모르고 사용하는 일본식 한자어의 예를 보고 놀란 적이 있다. '내자'가 일본식 한자어인지 아닌지는 국어 선생님마다 설명이 달라 아직까지 그 진위를 알 수가 없다. 아쉽게도 역시나 이책에서는 그 부분도 다루고 있지 않다. 그러나 저자가 말한 것처럼 엄연히 우리말이 있고, 그것이 널리 사용되는 단어라면 어려운 한자어보다 우리말을 쓰는 것이 더 바람직한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더불어 남녀의 성역할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여성의 사회 활동이 활발해진 시대가 아닌가. 글쓴이는 조금 못마땅하게 여기시는지는 몰라도, 또한 같은 안(內)에서 파생된 단어일지라도, 나는 이왕이면 자신의 배우자를 '집사람'이나 '안사람'처럼 어떤 틀에 묶인 단어보다는 '아내'라는 호칭으로 불러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말이 인격이다』는 책의 앞머리에 실린 저자의 말처럼 뭔가 획기적인 내용을 실어둔 책은 아니다. 책에 실린 많은 것들이 이미 다른 책을 통해 접해 보았거나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그럼에도 이책이 나름의 의의를 갖는 것은 그만큼 '말'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책에서 특별히 주의를 당부하듯 직장이나 특정 장소 등에서 올바른 말을 구사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평상시에 사용하는 말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심코 내뱉는 말 한 마디에서 그 사람의 인격이 고스란히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책은 그 두 가지 모두를 다루고 있다. 너무 기본 원칙만을 내세워 현실에서 적용하기 힘든 부분이나 그외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이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만이라도 잘 익혀 둔다면 언어에 대한 기본 소양은 어느 정도 갖출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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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고기 쉽게 찾기 호주머니 속의 자연
노세윤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 민물고기 쉽게 찾기 : 호주머니 속의 자연 6 │ 노세윤 │ 진선출판사(진선북스) │ 2009.06 


한국영화에 블록버스터 바람을 불러 일으켰던 영화 「쉬리」를 통해 '쉬리'라는 물고기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 영화의 대성공과 함께 쉬리 또한 널리 알려지게 되었으니 나같은 분들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영화 속에서 암호명으로 쓰이는 '쉬리'는, 지금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물이 맑은 1급수에 사는 민물고기로 전세계에서 1속 1종이 존재하는데 그 유일한 서식지가 우리나라인 우리나라 고유어종이다.

영화는 영화대로 재미있게 보았지만, 영화 속에 잠깐씩 등장하는 쉬리의 모습에 새삼 우리나라의 물고기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는 사실이 떠올라 부끄러워졌다. 그나마 아는 이름들도 실제로 본 적이 없거나 봐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니 무용지물인 셈이다. 콘트리트로 둘러싸여 편한 것만 쫓던 도시의 삶에 익숙하다 보니 들에 피는 예쁜 야생화도, 산을 이루는 듬직한 나무도, 강이나 바다를 자유로이 누비는 물고기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아는 게 없다니,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아니면 아니면 이제서야 철이 든 건지 요즘들어 자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도서관에서 이런저런 책들을 훑어보다가 진선출판사에서 나오는 도감 시리즈인  '호주머니 속의 자연 시리즈'를 알게 됐다. 평소 진선출판사에서 다양한 자연 도감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휴대가 가능한 크기의 도감 시리즈가 있는지는 몰랐었기에 더 반가웠다. 그러다 이번에 우리나라 민물고기를 정리한 『민물고기 쉽게 찾기』가 출간되었다길래 물고기에 관심이 많은 조카와 함께 봐도 좋을 것 같아 만나보게 되었다.




▲ 책을 쫘악~ 펼쳐도 뜯어지지 않게 제본되어 있다.

『민물고기 쉽게 찾기』는 호주머니 속의 자연,이라는 시리즈의 이름처럼 책은 휴대하기 좋은 크기의 판형으로 제작되었다. 대략 B6 정도의 사이즈로, 도감치고는 작은 편이다. 물론 이름처럼 호주머니에 쏙 들어갈 정도는 아니지만(물론 호주머니가 킹왕짱 크다면 가능하겠지만!) 강으로 떠날 때 함께 챙겨들고 다니며 궁금한 물고기를 바로 찾아보기에는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크기다. 또 책표지는 고무 재질(?)로 마무리된 반양장본에 쫘악~ 펼쳐도 뜯어지지 않게 제본되어 있어 어디서든 편하게 펼쳐볼 수 있다.

선명한 사진을 표현위해 고급 재질을 사용했음에도 책두께도 크게 두껍지 않다. 그렇다고 내용이 부실하냐면 그것도 아니다. 우리나라의 민물고기 130여종의 체형 사진, 생태 사진, 머리 부분 상세 사진 및 부위별 특성 사진과 사진이 없는 부분은 일러스트를 실어 더할 나위 없이 자세한 정보를 전해준다. '목'별로 상단 귀퉁이의 색을 다르게 입혀 한눈에 구분할 수 있게 하는 세심함도 갖췄다. 무엇보다 담수어 생태 사진 작가이기도 한 저자의 경력이 십분 발휘된 책속 사진들은 독자들에게 바로 눈앞에서 물고기들을 보는 것 같은 생생함을 전해준다. 




 ▶ 책의 앞부분 ◀


▲ 체형으로 민물고기 찾기 - '목'과 '과' 별 체형을 비교해 한눈에 차이를 알 수 있게 했다.


▲ 민물고기 주요 부분 - 부위별 명칭과 기능 등을 소개하고 있다.


▲ 민물고기의 여러 가지 모양 - 단면과 옆면을 통해 다양한 모양을 비교할 수 있다.


▲ 민물고기가 사는 자연환경 - 계류, 상류, 중류, 하류, 기수역ㆍ조간대, 댐호ㆍ저수지로 분류해
각각의 환경과 그곳에 사는 민물고기를 소개한다.
 


책내용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의 머리말로 시작하는 앞부분은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알아두어야 할 내용들을 정리해 두었다. 체형으로 민물고기 찾는 방법, 민물고기의 주요부분과 여러 가지 모양, 민물고기가 사는 환경에 대해 사진이나 일러스트를 곁들여 간략하면서도 알아보기 쉽게 정리해 두었다. 마지막 부록 부분은 민물고기를 서로 구분하는 방법과 납자루아과의 특이한 산란법, 멸종위기에 처하거나 한국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담수어류들, 한국산 민물고기 목록 등이 실려있다. 책에 사용되는 용어 해설과 물고기들의 학명, 색인 등은 덤이다.




 ▶ 책의 본론 - 각 종에 대한 상세 설명 ◀


▲ 본문 전체 모습 - 어종마다 1장의 지면에 정보를 모두 담았다.


▲ 좌측 상단에는 해당 어종의 목/과/아과 별로 분류와 학명, 영문명, 방언과 몸길이가 적혀 있다.
또한 쉬리처럼 대한민국 고유종인 경우에는 사진처럼 따로 표기를 한다.


▲ 좌측 중앙에는 물고기의 전신 사진이 실려있다.
지느러미 위의 영문과 숫자는 [민물고기 주요 부분]의 '지느러미 기조식(34쪽)'에 따라 표기했다.


▲ 사진 아래 좌측 하단에는 산란시기와(진하게 표시된 달이 산란달이다)
형태/색깔, 생활, 먹이, 분포에 대한 정보들이 실려있다.


▲ 우측 상단에는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한 물고기의 사진이 있어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부위별 사진은 적게는 3장에서 많게는 5장까지 실려있다.


▲ 우측 하단에는 해당 어종에 대한 핵심적인 정보들이 소개되어 있다.
중요 부분은 저렇게 색을 다르게 해 강조했다.
아랫 부분의 [닮은꼴]을 통해 본문의 어종과 비슷한 물고기와 해당 페이지를 귀뜸해준다.  


본문에서는 130여종에 이르는 민물고기들의 세부적인 내용을 본격적으로 다루었다. 우선 '목'과 '과'로 분류했고, 하위 분류가 있는 잉어과의 경우 다시 '아과'로 나누어 정리했다. 지면은 물고기마다 공평하게 1장씩을 할애했다. 세부사항으로 들어가면, 왼쪽 바닥은 해당 민물고기의 학명과 방언을 함께 표기하고 우리나라 고유종일 경우 따로 표시를 해두었다. 큼지막하게 실려있는 사진 아래에는 산란시기와 형태, 색깔은 물론 생활, 먹이, 분포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실어두었다. 오른쪽 바닥에는 전신, 정면, 측면, 몸통의 특이한 부분, 또는 암수의 모습 등을 촬영한 사진들을 모아 두어 다양한 각도에서 민물고기를 관찰할 수 있게 배려했다. 아래에는 해당 어종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정리해 두었고, 그 밑에 닮은꼴의 어종의 이름과 쪽수를 살짝 곁들여 놓는 센스를 발휘했다. 



 

 ▶ 부록 부분 ◀


▲ 민물고기를 구분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 조개에 산란하는 납자루아과의 독특한 산란 방법을 그림과 함께 설명해 준다.


▲ 멸종위기야생동ㆍ식물(담수어류) - 멸종위기에 처한 담수어류들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 한국의 천연기념물(담수어류) - 우리나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담수어종 6종과 서식지 3군데가 실려있다.


▲ 한국산 민물고기 목록 - 총 17목 39과 215종으로
대한민국 고유종, 멸종위기야생동ㆍ식물 ⅠㆍⅡ급, 천연기념물, 외래종으로 구분해 표시했다.



▲ 용어해설 - 책에 실린 용어들에 대한 설명이 실려 있다. 세심한 배려까지! 


 ▶ 뒷부분의 덤 ◀


▲ 학명 찾아보기 - 민물고기의 학명을 알파벳 순으로 정리했다.


▲ 민물고기 이름 찾아보기 - 민물고기 이름을 가나다 순으로 정리했다.
이런 색인 부분은 갑자기 어떤 민물고기가 궁금할 때 바로 찾아볼 수 있어 무척 유용하다. 
 



책에 실린 다양한 물고기들을 보면서 이제까지 아름다운 우리의 자연에 대해 너무 모른 채, 그리고 알려고 하지도 않은 채 살았던 게 아닌가 싶어 반성했다. 어쩌다 놀러간 강가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작은 물고기들의 모습이 이렇게 섬세하고 아름다운지 미처 몰랐었다. 제각각의 개성을 뽐내고 있건만 그냥 작은 물고기,로 치부한 게 미안할 정도였다. 또한 우리나라의 곳곳을 흐르고 있는 강에 이렇게나 다양한 민물고기가 살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어른인 나도 이렇게 신나는데 아이들이야 오죽하랴. 때마침 몇 장 같이 보던 조카는 벌써부터 물고기 잡으러 강에 가고 싶어 안달이 났다.

이제껏 설명했듯이 『민물고기 쉽게 찾기』는 다양하고 세심한 사진들과 자세한 설명이 빼곡하게 담긴 속이 꽉찬 자연도감이다. 우리 민물고기를 이렇게 자세하게 소개하는 책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흐뭇해진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분들 뿐만 아니라 자연에서 민물고기를 탐구하는 아이들과 부모님들에게도 이책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글쓴이의 바람처럼 『민물고기 쉽게 찾기』는 자연을, 우리 민물고기를 알고자 하는 많은 이들에게 믿음직한 친구다. 물고기에 관심이 많은 자녀가 있거나 자주 강가를 찾아 물고기 잡기를 즐긴다면 이책 『민물고기 쉽게 찾기』가 당신의 즐거운 벗이 될 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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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도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낯설고 색다른 단편들의 향연. 제목처럼 야하지는 않지만 5가지 맛을 즐길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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