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 - 작은 나라와 겁나 소심한 아버지와 한심한 도적과 자식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엄마와 아이를 두고 페루로 가 버린 부모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새와 위험하지 않은 대결과 이상한 휴대전화와 당신이 모르는 뉴욕의 비밀
닉 혼비.조너선 샤프란 포어.닐 게이먼.레모니 스니켓 외 지음, 이현수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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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소설을 만났다. 톡톡 튀는 청량음료 같은 상상력이 반짝이는 그 소설의 제목은 바로 『픽션』. 소설의 제목이 '소설(fiction)'이라니, 제목부터 수상하다. 놀라지 마시라. 이 소설의 원제는 책표지 한쪽에 깨알같이 씌여진 그것, 바로 '작은 나라와 겁나 소심한 아버지와 한심한 도적과 자식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엄마와 아이를 두고 페루로 가 버린 부모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새와 위험하지 않은 대결과 이상한 휴대전화와 당신이 모르는 뉴욕의 비밀'다. 현존하는 책제목 중 가장 길지 않을런지. 모든 제목을 '픽션'이라는 제목으로 압축했기에 망정이지, 원제 그대로 출간됐다면 제대로 된 책제목을 말하려다 본의 아니게 기억력 테스트를 당하거나 호흡 곤란을 겪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쯤되면 뭘 그렇게 말하고 싶은 게 많아서 책제목이 저렇게까지 길어졌을까 궁금할 만도 하다. 그러나 저 수수께끼 같은 제목은 사실 이책에 실린 단편소설 10편의 제목을 이어놓은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각 소설의 핵심을 압축한 단어들을 쭉 연결해 놓았다. 그래서 각 단어들만 봐도 단편의 내용을 약간이나마 짐작해 볼 수 있다. 영어 원제랑 비교해 보니 순서는 조금 바꾼 모양이다. 어찌되었든 엄청난 길이의 책제목만으로도 강렬한 느낌을 남기니 발상의 전환이 어느 정도 성공했음은 분명하다. 책표지의 놀란 남자의 표정 또한 이책의 바로 그런 느낌을 살린 것이 아닐런지. 여담이지만, 책커버를 벗기면 그속에 정말 뜻밖의 속표지 그림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생뚱맞아 보이지지만 실은 묘하게도 이책의 단편들과 잘 어울리는 그런 사진이 말이다.


제목이 이렇게 길어진 건 옮긴이의 말처럼 이책에 실린 열 편의 단편 모두 쟁쟁한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라 어느 하나만을 표제작으로 내세우기 곤란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만큼 『픽션』에는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모두 모였다. 닉 혼비, 조너선 사프란 포어, 닐 게이먼을 비롯해 리처드 케네디, 샘 스워프, 잔 뒤프라우, 제임스 코찰카, 조지 손더스, 켈리 링크, 클레멘트 프로이트까지 듣기만 해도 침이 고인다. 게다가 레모니 스니켓이 서문을 장식했다. 화려한 작가 군단은 『픽션』을 탐내게 되는 가장 강력한 이유다.

열 편의 단편 못지 않게 레모니 스니캣의 간략하지만 엉뚱한 서문 또한 재미있다. 책의 서문이란 약병에 붙은 주의사항 같은 것, 즉 있으나마나 한 글이라고 말하는 그는 이책에 대해 '지루한 이야기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리고 그의 말은 정확했다. 그러나 혹시나 지루한 이야기를 기다리는 독자들을 위해 스니캣은 사려깊게도(!) 지루한 이야기에서 발췌한 지루한 문장들을 서문에 실어두는 배려를 선보인다. 그런데 그의 말과 달리 지루한 발췌 문장까지 하나같이 엉뚱한 재미를 준다. 이런 재치덩어리 같으니!





책에 실린 각각의 이야기들이 모두 재미있었지만 그중에서도 마지막이 반전이 강렬했던 닐 게이먼의 「태양새」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맛보려는 욕망에 결국 '태양새'까지 손을 뻗는 미식가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끝없는 탐욕스러움을 드러내 보인다. 뜨끔하고 씁쓸하다. 조지 손더스의 「라스 파프, 겁나 소심한 아버지이자 남편」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사소한 걱정이 점점 커져 결국 강박적으로 변해 아내와 아이들의 모든 것을 제한하고 속박하면서도 그걸 사랑이라고 되뇌이는 주인공 라스 파프의 모습은 현실 속의 답답한 누군가를 떠올리게 만든다.

그외 작은 마을 크기의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라는 기발한 발상이 돋보이는 닉 혼비의 「작은 나라」는 그속에서 벌어지는 웃지못할 일들을 통해 인간과 사회의 갈등을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축구와 소년을 통해 각자의 재능이 제대로 발휘될 때 행복해진다는 따듯한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클레멘트 프로이트의 「그림블」과 잔 뒤프라우의 「이상한 전화」 또한 독특한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꾸려가며 남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픽션』은 재능있는 작가 열 명의 작품들을 한 권으로 모두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탐나는 단편집이다. 다채로운 구경거리가 있는 보물창고 같다고나 할까. 게다가 열 편의 단편들도 모두 개성만점이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엉뚱하고도 발칙한 상상력을 펼쳐내며 개성있는 이야기를 연출하는가 하면, 유쾌한 웃음 뒤에 현실의 어둡고 불편한 모습들을 슬쩍 내보이며 독자의 가슴을 뜨끔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 또한 심각하거나 우울하진 않다. 더불어 풍자를 통한 은근한 웃음과 따듯한 메시지들이 또다른 재미를 준다. 그렇게 10인 10색의 재미에 취하다 보면 어느새 책의 막바지에 이른다. 『픽션』은 더운 여름에 마시는 상큼한 청량음료 같은 책이다. 독특하고 톡톡 튀는 이야기를 원하는 독자라면 이책이 제격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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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의 귀환 - 신자유주의의 우주에서 살아남는 법
김태권 지음, 우석훈 / 돌베개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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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책의 제목을 들었을 때 최규석의 『아기 공룡 둘리의 슬픈 오마주』가 떠올랐다. 유명한 원작을 패러디해 이 시대의 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한 만화라는 점이 서로 겹쳐졌다. 그리고 책을 읽은 후에는 최근에 읽었던 최규석의 『100℃』가 생각났다. 뭔가 잘못 돌아가는 우리 시대의 이야기라는 점 때문이었다. 물론 하나는 정치를, 다른 하나는 경제를 논하고 있긴 하지만 둘 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은 같다. 지금 뭔가 잘못 굴러가고 있다는 점도.

이책에 실린 만화들은 저자가 지난 10년간 대학 교지와 노동소식지, 학술잡지 등에 연재했던 단편들을 모아 엮은 것이란다. 머릿말에 언급된 설명을 읽으며 솔직히 강산도 변한다는 십년 전의 이야기가 지금 우리에게 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작가의 말처럼 지금의 현실은 너무나 놀랍게도 그때와 별반 달라진 것이 없었다. 오랜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십년 전의 그의 만화에서 지금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발견할 수 있었으니 정말이지 절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김태권의 『어린왕자의 귀환』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기본적으로 생텍쥐페리의 고전 『어린 왕자』를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자신의 작은별에서 평화롭게 살던 어린 왕자 대신 비정규직의 현실로 내몰린 두 청년 남수와 주영이 등장하고, 어린 왕자가 여행했던 많은 별들은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가 휩쓸고 간 폐해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별들로 재탄생하며 불후의 고전은 지금 우리 시대의 문제와 고민들을 담아낸 문제작이 됐다.


작은별에 사는 남수와 주영은 일자리가 없어 화산을 청소하고 바오밥 나무를 제거하는 '비정규직 왕자' 일마저도 짤린 후 각자 장사를 시작한다. 그러나 지나가던 은하철도의 묘령의 나그네가 알려준 자유무역을 따르다 결국 자신들의 작은 터전까지도 잃어버리고 방랑의 길에 오른다. 그후 그들은 경영합리화의 그늘을 보여주는 자본가의 별과 실업자의 별, FTA 시장실패로 홀로 남은 임금님의 별, 노동착취를 당하는 가로등지기의 별을 여행하고, 백년 전 고종의 전기 사업 민영화 과정과 자본주의의 노동 통제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저자는 각 꼭지들을 통해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무한경쟁에 내몰리는 노동자들과 노동착취, 정리해고와 고용불안, 부의 불균형에 대한 문제점들과 자유무역(FTA)에 따른 각종 규제 철폐에 따른 각종 부작용, 공공부문 민영화의 위험, 노동자의 분열을 조장 등 이 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패러다임인 신자유주의의 폐해들을 하나둘 끄집어내어 까발린다. 미처 몰랐던 부분들도 있고, 이미 알고 있지만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던 부분들을 보며 다시금 생각해 볼 계기가 되었다.

책의 끝머리엔 신자유주의의 매정한 현실을 온몸으로 겪은 「어린왕자와 신자유주의 우주」와 박지원의 『허생전』을 패러디해 지금의 대한민국의 민생을 꼬집은 「민생뎐」이 부록으로 실려 있다. 재개발로 자신의 작은별을 빼앗기고 밀입국해 비정규직을 전전하다 실업을 맞고 노숙자로까지 전락했으나 로또로 인생역전을 이룬 어린왕자의 이야기나 신자유주의의 바람으로 기본 생활마저 위협당하고 분하고 억울해도 호소할 곳조차 없이 나락으로 치닫는 민생의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아 읽으면서도 씁쓸할 따름이었다.


얼마전까지도 신자유주의는 그저 학창시절 교과서에 나오던 여러 패러다임 중 하나일 뿐이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를 열렬히 신봉하는 신정부가 들어서고 공기업의 민영화, 고용불안과 비정규직의 확산, 그리고 한미FTA 협상 등의 정책이 이어지면서 신자유주의는 어느새 우리 생활에 깊숙이 침투했다. 김태권의 『어린왕자의 귀환』은 신정부가 따르는 신자유주의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과 여러 부작용들을 『어린 왕자』의 패러디를 통해 날카롭게 파헤친다.

다만 간격을 두고 제각각 게재되었던 만화들을 다시 엮다보니 수정이나 보충 작업을 거쳤음에도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한 점은 아쉽다. 또한 방대한 내용을 짧은 지면에 압축하다 보니 기본 지식이 부족한 독자로서 간혹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본문에 사용되는 개념이나 용어에 대해서도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무엇보다 '함께 고민해 보자'라는 마무리는 조금 김이 샜다. 물론 그것이 가장 현실적인 결론인지 모르겠지만 작가 나름의 대안을 제시해 주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런지.

그러나 『어린왕자의 귀환』은 우리에게 익숙한 『어린 왕자』 속의 절묘한 캐릭터 활용과 여러 상황과 대사의 재치있는 패러디를 통해 자칫 너무 진지하거나 무거워지기 쉬운 정치경제에 이야기를 한결 가볍고 친근하게 들려주어 공감을 이끌어 낸다. 물론 다루는 내용까지 가벼운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또한 저자는 청년실업과 비정규직을 온몸으로 겪고 있는 남수와 주영이라는 두 청년을 통해 먼나라 이야기 같았던 신자유주의가 지금 우리의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으며 또 어떤 문제들을 만들고 있는지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비록 명확한 자신만의 해결책을 제시하진 못하지만, 날카로운 비판의 시선을 유지하되 그것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어 친근하게 풀어낸 점은 이책 『어린왕자의 귀환』이 가진 가장 큰 미덕이 아닐런지. 각 꼭지마다 덧붙여 있는 우석훈 교수의 해제는 만화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의문과 갈증을 해결해 주며 이책을 더욱 깊이있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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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에 12kg 빼주는 살잡이 까망콩
정주영 지음, 채기원 감수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9년 3월
절판


솔직히 나는 이제까지 한 번도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없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진 다이어트가 그다지 절실하게 필요하진 않은 체형이다. 물론 살만 안 쪘을 뿐 그다지 탄력적인 몸은 아니지만. 어쨌든 다이어트가 별로 시급하지 않은 내가 이책을 읽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언니 때문이다. 자매 중 가장 살이 잘 찌는 편인 언니는 육식을 좋아하는 형부와 결혼 후 식성도 바뀌었고, 야식을 겸한 친구들과의 술자리까지 잦아지면서 몸무게가 많이 늘었다. 게다가 직장생활의 스트레스로 인해 변비까지 심해지면서 몸이 붓기 시작했다. 아직 고도비만을 걱정해야 할 만큼은 아니지만 붓기도 살도 빠지지 않는 언니를 보며 조금씩 건강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이유는 여러가지일 것이다. 방법 또한 무수히 많다. 그러나 다이어트를 해야 할 그 수많은 이유와 방법 중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건강'이다. 그래서 무조건 굶어서 살을 빼는 건 그래서 가장 무식하고 위험한 방법이다. 그렇게 뺀 살은 다시 찌기도 쉬울 뿐더러 무엇보다 중요한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가 아는 어떤 분은 고도비만이었던 체중을 독한 마음으로 거의 굶다시피해서 40kg 정도 감량에 성공했다. 지금은 비교적 건장한 체격이지만, 겉모습과 달리 다이어트 기간 동안 무리하게 굶으면서 내장기관에 탈이 나 지금까지도 약간의 소화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완전히 굶진 않더라도 한 가지 음식만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 또한 영양불균형을 초래해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다이어트의 정석은 바로 적절한 식이요법과 적당한 운동이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쉽지 않는 방법이기도 하다. '적당한 운동'을 귀차니즘을 이기고 꾸준히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적절한 식이요법'이다. 식욕이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본능인 만큼 먹고 싶은 것을 참아야 한다는 것은 무척 고통스러운 일이다. 굳게 다이어트를 결심한 많은 이들이 중간에 무너지는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음식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살이 찐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 달고 기름진 중독성이 강한 음식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배고프지 않게 제대로 먹으면서 살을 뺄 수 있다면? 귀가 솔깃해진다. 그런 다이어트가 어디 있냐고 콧방귀를 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살을 뺀 사람이 있다. 바로 『3개월에 12kg 빼주는 살잡이 까망콩』의 저자 정주영 씨다. 한때 105kg에 육박했던 저자는 우연히 접한 '검은콩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4개월 만에 무려 50kg 정도가 빠져 54kg이 되었단다. 살이 너무 빠져서 옷을 새로 사야 하는 건 물론이고, 오랜만에 아들을 만난 어머니가 얼마간 못 알아볼 정도였다고 한다. 물론 앞서 말한 '배고프지 않게 제대로 먹는' 음식은 평소에 즐겨 먹던 것이 아닌 '검은콩과 두부, GI 지수가 낮은 음식'을 말한다. 이 기준에만 맞다면 양껏 먹어도 좋다. 배고픔을 억지로 참을 필요도, 한 가지 음식에 질릴 염려도 없다.

온가족이 과체중으로 어렸을 때부터 비만이었던 저자는 달고 기름진 인스턴트 음식들을 입에 달고 살았다고 한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온갖 다이어트를 시도해 보았지만 결국 공복감을 극복하지 못했고, 번번이 이어지는 실패로 깊어지는 자괴감과 될 대로 돼라는 자포자기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멈추지 않는 식욕에 늘어나는 몸무게만으로도 괴로운데 어느날 솟아나기 시작한 여드름은 얼굴을 뒤덮자 심각한 위기를 느낀 저자는 여드름 관련책을 찾다가 검은콩의 효능을 접했단다. 비만으로 생겨난 여드름을 치료하고자 시작했던 검은콩 다이어트가 절대 불가능할 것 같던 그의 다이어트를 가뿐하게 성공시켰다. 그것도 건강한 몸으로의 변화와 함께 말이다.


저자가 말하는 검은콩 다이어트 방법은 너무나 간단하다. 아침에는 찐 검은콩과 두부으로 배를 채우고, 점심에는 GI지수(음식을 먹은 뒤 혈당치가 올라가는 속도를 나타낸 수치)가 낮은 음식을 선택하고, 저녁은 가볍게 먹는다. 그리고 일주일에 세 번 30분 정도 걷기 운동을 해주는 것이 방법의 전부다. 워낙 복잡하고 다양한 다이어트 방법들을 많이 들어왔던지라 순간 이렇게 간단한 방법으로 과연 살이 빠질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도 살이 빠진단다. 그것도 아주 많이, 몸에 무리도 주지 않고 말이다. 이책의 저자 정주영 씨를 비롯해 그의 블로그를 통해 검은콩 다이어트를 접하고 직접 경험한 많은 누리꾼들이 입을 모은다.

그 간단한 방법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우선 아침에는 찐 검은콩과 두부를 먹는다. 아침을 거르지 않도록 한다. 검은콩과 두부 중 어느 것을 더 많이 먹든 상관없다. 즐겁게 음식을 음미하며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게 중요하다. 이때 양념이나 조미료 등은 일체 넣지 않아야 한다. 찐 검은콩과 두부 그 자체의 맛으로 먹는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먹는 걸 좋아하는데, 천천히 꼭꼭 씹다보면 검은콩 특유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두부도 마찬가지고. 만약 두 가지를 함께 먹기가 부담스럽다면 둘 중 하나만 먹어도 된다고 한다. 양념이나 조미료를 넣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을 지키되 개인의 입맛과 취향에 따라 두부김치나 검은콩우유 등으로 약간의 응용은 가능하다.


점심식사는 GI지수가 낮은 음식을 선택한다. '검은콩 다이어트'는 보통의 다이어트와 달리 '칼로리'보다 'GI지수'를 신경쓴다. 칼로리가 다소 높더라도 GI지수가 낮은 음식이라면 점심에 한해 먹어도 좋다. GI란 글루세민 인텍스(Glycemic Index)의 약자로, 음식을 먹은 뒤 혈당치가 올라가는 속도를 식품별로 나타난 수치다. 즉, GI지수가 높으면 혈당치가 빨리 올라가 인슐린 분비가 많아지는 반면, GI지수가 낮으면 혈당치가 천천히 올라가 인슐린이 적게 분비된다. 이때 인슐린은 체내의 당을 지방세포로 쌓아 살이 찌게 한다. 또한 GI지수가 낮은 음식은 공복감을 덜어줘 오래동안 허기를 덜 느끼게 해주어 자연스레 음식 섭취량을 줄여준다.

저녁은 가볍게 먹도록 한다. 아침에 찐 검은콩과 두부를, 점심에는 GI지수가 낮은 음식을 먹었다면 허기가 크지 않아 자연스레 저녁 식사량이 줄어들게 된다고. 더불어 저녁은 먹는 시간도 중요하다. 살을 빼려고 한다면 저녁 8시 이후에는 물 이외는 가급적 아무것도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신체가 활동을 시작하는 아침과 달리 휴식 상태에 접어드는 저녁에는 먹는 것의 대부분이 지방으로 축적되어 살로 간다. 특히 야식은 금물이다. 다이어트를 결심했다면 회식이나 모임 등의 술자리는 가능한 피하는 게 상책이다.


위와 같은 식단과 함께 검은콩 다이어트를 완성시키는 마지막 단계는 바로 운동 - '일주일에 세 번, 한 번에 30분 걷기'다. 그러나 쉽지만 꾸준히 하기가 힘든 것이 또한 운동이다. 귀차니즘의 수렁에 빠지지 않기 위해 저자는 몰워킹(mall walking)을 제안한다. 몰워킹이란 쇼핑몰에서 쇼핑하듯 즐겁게 걸으며 운동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화려한 상가들을 보며 걷다 보면 눈이 즐거워 힘들이지 않고 재미있게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저자가 따로 언급하진 않지만 대형 쇼핑몰의 경우 넓지만 오래 밀폐된 공간이라 실내 공기가 좋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저자는 몰워킹을 추천하고 있지만 각자의 선호도에 따라 근처 공원이나 산책로 같은 고전적인 장소에서의 걷기를 택해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즐겁게 운동을 할 수 있는 장소면 된다.

검은콩 다이어트를 좀 더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 저자는 위의 방법 외에 두 가지가 더 언급하고 있다. 하나는 물을 자주 그리고 많이 마시는 것이다. 물을 많이 마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그만큼 식사량이 줄어든다. 다른 하나는 12시 이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이는 세포 재생이 원활한 시간대에 충분한 수면을 취함으로써 몸에 쌓인 피로를 풀어 원래의 기능을 회복시켜 준다. 몸이 피곤할수록 지방을 축적시키는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어 살이 찌게 된다고 하니, 양질의 수면 또한 다이어트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책의 앞부분이 저자의 다이어트 경험과 검은콩 다이어트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면, 뒷부분에서는 검은콩 다이어트의 특징과 효능 등에 대한 내용들이 실려 있다. 중간중간 검은콩 다이어트를 직접 경험한 누리꾼들의 이야기와 저자의 다이어트 일정, Q&A와 그외 기타 궁금증이나 정보 등도 함께 수록해 놓았다. 검은콩 다이어트에 대해 열거된 수많은 장점들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독소 제거로 인한 피부 트러블 개선이었다. 얼마전 체내 독소에 관련된 책을 읽기도 했었고, 아직도 성인 여드름에 시달리고 있는 터라 검은콩 다이어트로 성인 여드름을 치료했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귀가 번쩍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검은콩을 포함한 블랙푸드는 독소 제거 효과가 있다. 검은콩에 함유된 풍부한 섬유질은 배변 작용을 원활하게 해어 변비를 없애주고, 장내에서 미생물에 의해 유해독소를 만들어내는 숙변까지 제거해 준다. 처음 검은콩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냄새가 고약한 방귀와 변을 보게 되는데, 그게 바로 장내에 있던 숙변들이 배출된 거란다. 이렇게 숙변이 제거되고 독소가 사라지면 몸 속의 장기들이 건강해지고, 동시에 얼굴 여기저기에 치솟던 성인 여드름도 자취를 감추게 된다. 체내 독소를 제거함으로써 성인 여드름의 원인을 없애는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셈이다.


다만 검은콩 다이어트를 방법이 몇 장의 분량으로 끝날 만큼 워낙 쉽고 간단한 까닭에 그 내용만으로 한 권의 책을 메우는 것이 조금 버거운듯 보인다. 검은콩 다이어트에 대한 방법 외에도 저자의 오랜 다이어트 실패 경험, 검은콩의 효능, 다이어트의 원리와 효과적인 활용팁, 검은콩 다이어트를 경험한 누리꾼들의 이야기, Q&A 등 여러 내용들을 함께 실어두었지만 개인의 경험과 그에 따른 지식을 바탕으로 하다보니 깊이가 깊지 못한 점은 조금 아쉽다. 검은콩 다이어트의 간단한 방법과 높은 효능에 대한 내용은 마음에 들지만, 책의 내용이나 분량에 비해 책값이 조금 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하긴 다른 다이어트 책들도 비슷하긴 하지만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편집이나 내용 부분에 있어 몇 가지 아쉬운 점도 보였다. 각 꼭지가 끝날 때마다 본문 내용을 간추린 요약 노트를 남겨주면 독자들이 핵심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을 듯하다. 또한 검은콩 다이어트를 할 때 약콩인 서리태 검은콩의 모습이라던가, 검은콩과 두부를 먹는 응용법 등의 다양한 사진을 첨부해 글로만 풀어낸 글에 시각적 정보도 함께 제공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더불어 불린 검은콩을 밥솥에 찔 때 솥의 종류나 물조절 같은 사소한 것들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으면 싶었다. 검은콩을 찌는 것 정도는 각자가 알아서 하면 될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간단한 것조차 처음 해보는 독자라면 헤맬 수도 있기 때문이다.


3개월에 12kg 빼주는 살잡이 까망콩』에서 소개하는 '검은콩 다이어트'는 앞서 말했듯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을 만큼 그 방법이 쉽고 간단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재료 또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고 자연식이라 부작용도 없단다. 책에 수록된 모든 과정과 효과가 저자 자신의 체험에서 나왔다는 것에 눈길이 간다. 무엇보다 검은콩 다이어트의 가장 빛나는 장점은, 책의 내용에 따르면, 살을 빼면서 동시에 건강도 지키는 웰빙 다이어트라는 점이다. 몸속 독소를 제거하고 체질을 개선해 우리 몸이 스스로 건강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그 과정에서 살이 빠지고 내장기관이 회복되며 피부가 좋아진다니 그야말로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언니의 다이어트를 염려해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나 또한 이내 검은콩의 건강한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원래 콩류를 좋아해 즐겨 먹는 터라 검은콩에 대한 친근감이 더욱 커졌다. 나처럼 살을 빼려는 의도가 아니지만 검은콩을 통해 몸 속의 독소가 제거되고 피부가 개선된다면 한 번 시도해 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을 빼기 위해 다이어트를 계획하려는 분들에게는 물론이다. 간단하고 몸에도 좋고 효과까지 빠른 검은콩 다이어트, 이제 직접 경험해 볼 일만 남았다. 언니에게도 얼른 가르쳐 주어야겠다. (오늘 삶은 검은콩으로 아침을 먹었다. 고소한 맛에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었더니 배가 엄청 부르다. 너무 많이 먹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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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꽃 2010-04-14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혹시 심장에 무리가 되지는 않는지요?
콩을 많이 먹으면 심장병이 걸린다고 하더군요

simple 2010-04-20 02:34   좋아요 0 | URL
앗, 그런 말은 처음 들어보는걸요;; 정말인가요?
저는 아침에만 콩을 먹어서 그런지 심장에 무리가 온다는 느낌은 없더라구요;;
 
리프팅 페이스 요가
다카츠 후미코 지음, 구계원 옮김 / 열음사 / 2009년 6월
절판


스무살이 훌쩍 넘어서도 버스 요금을 거슬러 받으며 자타 동안임을 자부했으나, 몇 년 전부터 확연히 빠지기 시작한 볼살과 그 여파로 입가에 자리잡은 팔자 주름, 탄력을 잃어가는 피부와 웃을 때마다 티나게 팍팍 잡히는 눈가 주름 들로 인해 나이는 못 속인다는 만고의 진리를 온몸으로 실감하고 있는 요즘이다. 나이에 들면 그에 맞게 얼굴도 변해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이왕이면 탄력있고 생기 넘치는 젊음을 조금 더 오래 유지하고 싶은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 마음일 것이다.

그런 작은(?) 소망을 가진 사람들에게 반가운 책이 있으니, 바로 다카츠 후미코가 창안한 운동법을 담은 『리프팅 페이스 요가(열음사, 2009)』다. 처음 책제목을 봤을 때 얼굴의 피부 처짐을 방지하는 리프팅 운동이 담긴 안면근육운동 정도라 생각했다. 제목의 '요가'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 요가가 아니라 그저 얼굴 운동을 좀 더 특별하게 강조한 표현 정도로만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다보니 그게 아니었다. 이책에 담긴 '리프팅 페이스 요가'는 기존의 '요가' 동작에 '얼굴표정운동'을 접목해 두 가지를 동시에 하는 새로운 형태의 운동법이었다.



우리 얼굴에는 표정을 만드는 57종류의 안면근육인 표정근이 있다. 화를 낼 때는 고작 몇 개의 근육만이 움직이는 반면 웃을 때는 많은 표정근들이 충분히 움직이게 된단다. 많이 웃으면 웃을수록 그만큼 많은 얼굴 근육들을 움직이게 된다는 말이다. '40살 이후에는 자기 얼굴에 책임음 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한 가지 표정을 오래 자주 하다보면 표정근이 굳어져 하나의 인상을 만들게 된다. 많이 웃는 사람은 입꼬리가 올라가고 눈가가 부드러워지는 반면 화를 자주 내는 사람은 입꼬리도 처지고 미간에 주름이 생기는 게 한 예다.



이책의 저자 다카츠 후미코는 원래 요가 강사였단다. 요가 수업을 하면서 수강생들이 요가 동작을 하면서 얼굴을 찌뿌리는 것을 보며 몸 뿐만 아니라 얼굴 근육까지 단련할 수 있는 운동법을 고민했고, 그 결과 두 가지를 함께 할 수 있는 리프팅 페이스 요가를 창안하게 되었다고 한다. 몸 뿐만 아니라 얼굴의 근육 또한 사용하지 않으면 쇠퇴한다. 표정근의 근력이 떨어지면 피부의 탄력을 잃게 되고, 경직되어 혈액 순환이 좋지 않으면 세포의 신진대사가 떨어져 피부가 칙칙해지고 주름이 생긴다. 그러나 얼굴 근육 또한 꾸준히 단련하고 관리한다면 탄력있고 윤기있는 얼굴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리프팅 페이스 요가』에는 늘어진 피부 개선을 위한 '리프팅 업 버전' 10가지와 피부의 신진대사를 활성화 하는 '신진대사 업 버전' 10가지, 전체 20가지의 운동법을 수록되어 있다. 두 가지 기준으로 나뉘어 있지만 그날의 기분이나 컨디션에 따라 운동법을 자유롭게 선택해도 좋다. 다만 어느 운동법을 하든 즐거운 마음으로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의 마지막에는 '데일리 요가'라는 꼭지로 하루 일과에 맞춰 어디서든 손쉽게 할 수 있는 간단한 생활 요가들이 부록으로 실려있다. 개인적으로는 장소 상관없이 할 수 있는 데일리 요가의 활용도가 마음에 든다.



앞서 말했듯 리프팅 페이스 요가는 기존의 요가 동작에 표정근을 자극하는 얼굴근육 운동을 접목한 전신운동이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운동법을 소개하는 본문에서는 요가 자세를 취해야 할 몸 동작에 대한 설명과 함께 표정근을 움직이는 얼굴 동작을 따로 클로즈업해 보여준다. 제각각의 얼굴 표정들도 익살스럽지만 표정마다 붙여둔 이름이 또 재밌다. 또한 운동할 때 주의해야 할 포인트를 따로 짚어주고 적당한 운동기준량도 체크해 두었다. 동작이 조금 어려울 경우 초보자를 위한 초보자 버전을 따로 실어놓았다. 설명하는 운동법이 얼굴의 어떤 표정근을 자극하고 어느 부위의 어떤 면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설명 수록은 물론이다.



본격적으로 동작에 들어가기에 앞서 표정근 운동부터 먼저 연습해 익혀 두는 것이 좋다. 몇 장의 사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리프팅 페이스 요가의 핵심은 표정근 운동인데 책에 실린 얼굴 표정만 봐도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웃기다 못해 어떤 표정들은 따라하는 것도 조금 쑥스러울 정도다. 웃기고 민망하긴 하지만 혼자서 거울을 보며 그 표정들을 따라하다 보면 어느새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된다. 움직이지 않던 얼굴 근육들을 이용하다 보니 시원한 느낌도 들고, 또 그동안 몰랐던 나만의 신기하고 익살스런 표정을 보는 재미가 있다고나 할까. 하다 보면 은근히 중독성 있다. 물론 누군가의 앞에서 하기까진 여전히 조금의 용기가 필요하지만.



리프팅 페이스 요가 동작을 따라해 보면 요가 동작을 취하면서 얼굴 표정까지 신경을 쓴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알게 된다. 뻣뻣한 몸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힘이 들어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얼굴 표정이 일그러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의식적으로 얼굴 표정에 신경을 써야 한다. 두 배로 힘이 들고 그래서 두 가지의 운동 효과를 함께 누릴 수 있다. 요가 자세를 잡으면서 동시에 표정에 집중하다 보면 몸의 근육처럼 얼굴 근육도 어느 순간 쫙쫙 당기면서 개운한 느낌이 든다. 커다란 전신 거울을 앞에 두고 얼굴 표정을 살피며 동작을 취하는 것도 한결 재미있고 정확하게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이다.



사실 책을 보다보면 굳이 표정근 운동을 요가와 함께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 두 운동 사이에 특별한 연관성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요가 자세를 통해 몸의 혈액 순환을 좋아지면 얼굴에도 산소와 영양분이 충분히 전달되어 더 큰 운동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요가 동작으로 몸의 근육을 늘리다 보면 어느새 몸이 더워지고 땀이 나기 시작하는데, 이렇게 혈행이 원활할 때 표정근 운동을 함께 해 이중의 덕을 본다는 것이다. 최대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이책이 권하는 것처럼 몸과 표정 운동을 함께 병행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표정근 운동이라도 자주자주 해주자. 굳어진 얼굴 근육을 풀어주고 탄탄하게 단련시켜 줄 테니 말이다.



건강을 위해서, 또는 멋진 몸매를 위해서 우리는 운동을 한다. 건강도 챙기고 몸매도 가꾸면서 거기에 탱탱한 얼굴까지 만들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리프팅 페이스 요가는 바로 그런 생각에서 출발한 운동법이다. 요가 동작과의 접목을 통해 기본적으로 신체 건강을 바탕으로 한 전신 운동법이면서 동시에 표정근 단련으로 늘어진 얼굴 피부를 당겨준다는 점은 리프팅 페이스 요가가 내세우는 장점이다. 아름다운 몸매를 가꾸면서 동시에 탄력있는 얼굴까지 갖고 싶은 독자라면 다카츠 후미코의 색다른 운동법인 『리프팅 페이스 요가』를 만나보는 것도 좋은 제안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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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마릴린 - 이지민 장편소설
이지민 지음 / 그책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맥주로 감아 탈색된 머리, 짧은 미니스커트, 핏기없는 얼굴로 미군 부대로 들어가는 그녀, 앨리스. 겉모습을 보며 사람들이 짐직하는 바와 달리 미군의 타이피스트다. 차가운 바람을 뚫고 사무실로 들어와 몸을 녹일 때쯤 상사 해미트가 들어와 앨리스에게 소식을 전한다. 마릴린이 온다구! 그녀를 통역해 줄 사람을 추천하라길래 내가 앨리스를 추천했지!라며. 상기된 표정의 해미트와는 달리 앨리스의 표정은 얼떨떨하다. 미군들에게 신과 같은 존재로 떠받들어지는 마릴린이 그녀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그녀의 영화를 제대로 본 기억도 없으니. 다만 그녀를 보기 위해 몰려든 수많은 사람들 속에 있어야 할 일이 걱정이다.

앨리스. 앨리스.J.Kim으로 불리는 그녀의 한국 이름 김애순. 그러나 한국전쟁의 끔직한 기억 이후 그녀는 더이상 그 이름을 쓰지 않는다. 그녀의 발길을 따라 조금씩 그녀의 주변 사람들과 함께 그녀의 지난 과거들이 허물을 벗는다. 그와 함께 맥주로 머리를 감아 탈색시켜 감추는 하얀 새치들과 약간은 천박해 보이는 옷차림, 그외 어딘가 이상한 그녀에 대한 의문들이 하나둘 대답을 찾아간다. 지금의 그녀 모습이 왜 이런지 그 이유를 찾아가는 것이 이책의 행로다.

한국 전쟁 이후의 지금과 전쟁 이전의 과거 시간이 교차되며 진행되는 이야기는 유부남 공산주의자 여민환을 사랑한 그녀와 어느날 갑자기 그들 곁에 나타난 조셉, 그리고 한국전쟁이라는 시대의 비극이 그들 사이를 끼어들면서 얽히고설킨다. 그리고 앨리스, 그러니깐 한창 젊음을 피어내던 여인 김애순이 왜 그렇게 시들었는지, 무엇 때문에 미쳐갔는지를 찾아간다.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을 따라가며, 치정과 배신의 이야기 뒤에 숨어 있다 그들을 덮치는 시대의 비극이 그대로 독자들에게 전해진다.

<나와 마릴린>은 앨리스로 대표되는 비극의 시대를 살았던 여인들의 이야기다. 아무렇지 않았던 날 아침에 전쟁이 나고, 공산주의자에게 끌려 가 하루종일 스탈린의 초상화를 그리고, 납북과 탈출과 수용소를 거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죽이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미칠 수 밖에 없었던 한 여인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녀를 포함해 그 아픈 시대를 살아야 했던, 어떻게든 견뎌야 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나 일본으로 떠나자는 여민환과 조셉의 권유를 마다하고 한국에 남겠다는 앨리스를 보면서 절망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는 우리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지민 작가의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 수 있겠니>를 원작으로 했던 영화 <모던보이>를 흥미롭게 봤었다. 워낙 기대가 컸던지라 조금 실망스러운 면도 있었지만, 암울했을 거라고만 생각했던 일제강점기 시대에 모던보이라는 화려한 세계가 있었다는 것은 새로운 발견이었다. 식민시대를 새로운 시점으로 보았다는 발견의 기쁨이랄까. 그 작품을 아직 책으로 만나보지 못한 상태에서 <나와 마릴린>을 먼저 읽게 됐다. 이번에는 6.25다. 암울했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과 그속에서 새로운 면을 끄집어 내는 작가의 시선이 읽을수록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조만간 책장에서 아직 나를 기다리는 소설 <모던보이>를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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