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 게임 헝거 게임 시리즈 1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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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 헝거 게임(The Hunger Game) │ 수잔 콜린스 │ 이원열(옮김) │ 북폴리오 │ 2009.10 



각 구역에서 뽑혀 온 스물네 명의 소년 소녀 들이 단 한 명의 우승자가 남을 때까지 서로를 죽이는 게임에 대한 이야기라는 『헝거 게임(북폴리오,2009)』의 설정을 들었을 때만 해도 고개를 내저었다.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게임을 한다는 설정이 끔찍했고, 무엇보다 극한의 상황에 몰려 살인을 저지르는 잔인한 과정을 공유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테메레르』나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판타지 소설의 맛을 본 터라 연이은 강추 소문에 그만 얇은 귀가 또 팔랑였고, 책을 펼치자마자 완전 몰입해 한 호흡으로 끝까지 내달렸다. 조마조마한 마음에 어디서도 책을 덮을 수가 없으니 말이다.


때는 가상의 미래 사회다. 오랜 전쟁과 자연 재해로 인해 잿더미로 변한 북미 대륙 위에 다시 세워진 나라 판엠은 한가운데 있는 캐피톨과 그들의 지배를 받는 13개 구역의 나라로 이루어져 있다. 오래 전 13개 구역의 나라들이 다함께 판엠에 맞섰다. 그러나 12개의 구역은 캐피톨에게 제압당했고 13번째 구역은 아예 폐허가 되어 사라져 버리는 걸로 반역은 실패했다. 그뒤 판엠은 지난날의 반역을 되새기고 실패의 두려움을 각인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헝거 게임(hunger game)'을 만들어냈다. 

매년 헝거 게임이 열리는 시기가 되면 각 구역에서는 공포의 추첨을 통해 '조공인'으로 불리는 게임 참가자를 뽑는다. 12개 구역에서 십대 남녀 각 한 명씩, 총 24명의 아이들이 조공인이 되어 캐피톨로 보내진다. 약간의 준비과정을 거친 뒤 아이들은 인공으로 만든 야외경기장으로 보내지고, 게임 시작과 함께 그곳에 갇힌 채 몇 주 간에 걸쳐 살아남기 위한 싸움을 시작한다. 최후의 마지막 한 명의 우승자 만이 남을 때까지 싸움은 계속된다. 이게 바로 '헝거 게임'의 규칙이다.


헝거 게임은 기본적으로 최후까지 살아남기 위해 '내'가 아닌 모든 참가자를 죽여야 하는 잔인한 살인 게임이다. 그리고 그 게임을 치를 참가자들은 모두 어린 십대다. 게임 방법은 물론 게임 대상에서도 판엠의 극도의 잔인함이 묻어난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게임이 시작되는 순간 참가자들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은 TV쇼처럼 판엠 전역에 실시간으로 생중계되고, 동시에 12개 구역의 사람들은 의무적으로 그것을 봐야 한다. 자신의 자식이나 이웃의 아이가 누군가를 죽이거나 또는 누군가에게 죽어가는 모습을 그저 무기력하게 지켜본다. 그것 외에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렇게 판엠은 12개 구역의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무기력함을 각인시키고 캐피톨에 대한 공포감을 극대화시켜 다시는 판엠에 대항할 수 없다고 세뇌시킨다. 이것이 그들이 매년 '헝거 게임'을 진행하는 진짜 이유다.

또한 캐피톨은 아이들의 진짜 목숨이 걸린 것임에도 헝거 게임을 국가적인 스포츠 경기마냥 이벤트화 한다. 대대적인 식전 행사를 열고 화려하게 치장한 조공인들과 인터뷰를 하는 TV쇼 등을 통해 하나의 거대한 오락거리로 만들어 버린다. 캐피톨은 헝거 게임을 통해 식민지 나라들에 자신들의 강력한 힘을 과시하고, 또한 그것을 오락거리로 만들어 그들을 비웃는다. 인터뷰에 함께 울고 웃다가도 게임 시작과 동시에 서로를 죽이는 조공인들의 격투에 흥분하고 환호하는 캐피톨 사람들의 모습이 바로 그렇다. 매년 사랑하는 아이들을 극악무도한 곳으로 빼앗길 필요가 없는 캐피톨의 사람들에게 TV화면 속의 헝거 게임과 조공인들은 컴퓨터 게임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셈이다. '지배자'인 그들에게 헝거 게임은 그저 해마다 즐기는 오락일 뿐이다.


판엠의 가장 가난한 나라인 12번째 구역의 경계에 살며 밀렵으로 간신히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캣니스는 열여섯 살의 소녀다. 숲에서 아빠에게 배웠던 활쏘기와 사냥 기술은 탄광 사고로 아빠를 잃은 후 그녀로 하여금 가족의 생계를 지탱시켜주는 힘이 된다. 그러나 몇 천 분의 일이라는 믿을 수 없는 확률로 동생 프림이 헝거 게임의 여자 조공인으로 호명되고, 캣니스는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인 어린 동생을 지키기 위해 대신 자원한다. 환상의 사냥 짝꿍은 게일에게 프림과 가족을 부탁하며, 캣니스는 남자 조공인으로 지목된 피타와 함께 헝거 게임에 참가하기 위해 캐피톨로 향한다.

생존 기술을 배우는 얼마간의 훈련과정과 스폰서의 눈을 사로잡기 위한 여러 쇼를 거친 후 24명의 조공인들은 드디어 거대한 야외 경기장으로 보내진다. 결전의 순간, 게임이 시작되자 아이들은 인정사정 없는 살인 게임에 몸을 던지며 피를 뿌린다. 헝거 게임의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부를 갖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훈련되어진, 일명 '프로' 조공인들은 자기들끼리 일시적인 동맹을 맺어 다른 조공인들을 제거해간다. 반면 혼자 숲으로 숨어들었던 캣니스는 그동안 아빠와 숲을 통해 배웠던 것들을 생존의 기술로 활용하며 숲에 빠르게 적응해간다. 그러나 시청자들을 위해 보다 흥미진진한 게임을 진행할 의무가 있는 게임 진행자들은 자연 재해를 일으켜 조공인들을 한곳으로 모으고, 곧 캣니스는 프로들의 일행과 마주하는 위기에 처한다.



단지 자신이 살기 위해 상대를 증오하고 죽이면서 점점 미쳐가는 과정이 그려질까 걱정했던 우려와 달리 『헝거 게임』은 생각보다는 잔인한 장면이나 묘사는 그리 많지 않다. 물론 게임이 진행될수록 조공인의 죽음은 늘어간다. 살인을 경쟁자 제거를 위한 수단으로만 여기며 죄책감을 보이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 그러나 살아남기 위해 누군가를 죽여야만 하지만, 극도의 정신적 피폐로 빠져 광적으로 무자비한 살인 행각을 이어가지는 않는다. 그것을 극도로 자세하게 묘사해 불쾌감을 전하지도 않는다. 나처럼 비위가 약한 독자에게는 여러모로 참 다행이었다. 

목숨이 걸린 게임 아닌 게임이다 보니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그리고 그 긴장감은 바로 서로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다. 나 이외의 모든 이들이 '적'인 상황에서는 누군가를 온전히 믿기가 힘들다. 늘 배신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의심의 눈길을 남겨두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나누는 우정과 사랑은 그 진실 여부를 의심받게 되고 동지는 동시에 적의 가능성을 남기게 된다. 피타를 바라보는 캣니스의 복잡한 마음 또한 그런 불신에서 비롯되고, 그것은 관객들까지 헛갈리게 만든다. 피타보다는 약하지만 루의 경우도 비슷하다. 이렇게 적과 동지의 모호한 경계와 심리적 혼란은 이책을 더욱 재미있게 만든다. 더불어 극한의 상황에서 피어오르는 핑크빛 로맨스(또는 로맨스 연기) 또한 독자들을 더욱 즐겁게 해준다.


역자의 글을 보니 『헝거 게임』이 예전에 개봉했던 영화 『배틀 로얄』과 비슷한 설정이란다. 그 영화를 안 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제서야 마지막 한 명이 남기까지 서로를 죽인다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개봉 당시 화제와 염려를 동시에 불러 일으켰던 그 영화가 생각났다. 과연 비슷하다. 그 영화를 안 봤던 나는 처음 이책의 제목만 보고는 예전에 EBS에서 우연히 봤던 영화 『파리대왕』이 떠올랐다. 한정된 공간에서 살아남기 위해 점점 미쳐가며 서로를 죽여대던 아이들의 모습 때문이었을 것이다. 제목에 'hunger(굶주림)'이란 단어의 연관성 때문일 수도 있고.

책을 읽으면서는 짐 캐리가 주연했던 영화 『트르먼 쇼』가 생각났다. 트루먼의 모든 생활이 세상 사람들에게 그대로 생중계 되는 것처럼 '헝거 게임'에서도 참가한 조공인들의 모든 것을 생중계한다는 공통점 때문이었을 것이다. 물론 영화 속의 트루먼은 자신을 둘러싼 일상의 모든 것이 가짜라는 것을 모르는 상태고(나중에는 알게 되지만), 『헝거 게임』의 모든 상황이 연출되고 있고 TV로 생중계된다는 점을 알고 있다는 다르지만 말이다. 적과 목숨 걸고 싸우고 숨어드는 극박한 상황에서도 생중계를 의식해 카메라에 잡힐 자신의 표정 하나까지 계산하며 연기하는 캣니스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안쓰러워보였다.  

누군가는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데 관중들은 그걸 보고 즐긴다는 점에서 로마시대의 검투사와 스페인의 투우를 비롯한 소싸움, 닭싸움 같은 각종 동물 싸움대회들이 생각났다. 굶주린 사자에 대항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검투사를 향해 로마 시민들은 환호하고, 창에 찔려 피를 내뿜으며 죽어가는 투우장의 소나 서로 목을 물어뜯어 피를 철철 흘리는 닭싸움 판의 수탉들을 보며 관중들은 흥분한다. 아이들이 목숨을 걸고 서로를 죽이는 헝거 게임을 보며 신나서 소리치는 캐피톨 사람들과 우리는, 알고보면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참, 부끄럽다.


소설은 살기 위해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극한 상황에 놓인 열여섯살 소녀 캣니스의 눈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12번째 구역에서도 가난한 이들이 사는 경계 지역에서 밀렵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캣니스는 사회의 소외 계층이다. 늘 부족한 식량을 위해 캣니스와 게일은 자신의 목숨이 걸린 조공인 추첨표를 식량과 바꾸는 위험을 감수한다. 들어가는 추첨표가 늘어갈수록 조공인으로 뽑힐 확률 또한 높아진다. 그러나 부유한 시장의 딸인 매지는 그런 위험을 감행할 필요가 없다. 모든 것이 풍족하다 못해 흘러넘치는 캐피톨 사람들은 더더욱 그러하다. 캣니스는 자신의 가난을 통해 빈부차가 생존으로까지 이어짐을 몸소 체험하게 된다.

또한 헝거 게임을 향한 캐피톨 사람들의 태도에서 판엠의 불합리한 사회 구조를 깨닫게 된다. 가진 자들은 넘치게 가지고 가지지 못한 자들은 죽어가는 부의 불균형은 물론 모든 것이 정해진 대로 가야하는 통제된 사회, 그리고 그것에 반기를 들었을 경우 가해지는 시스템의 잔인함 등을 경험하면서 판엠이라는 거대한 사회를 보는 캣니스의 눈은 한층 성숙해진다. 판엠이라는 가상의 세계를 통해 보여지는 미래 사회나 사람들의 모습에서 지금 우리들의 모습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씁쓸했다.  


『헝거 게임』의 매력은 가상의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그곳에서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을 설정하고 곳곳의 작은 반전을 통해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행히 많이 잔인하지도 않고, 상황마다 약간의 반전이 숨겨져 있어 지루하지 않다. 무엇보다 극악의 상황에서도 주인공들이 끝까지 인간의 존엄성을 놓지 않는다. 살육의 현장에서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고민하며 인간으로서의 자세를 견지하려고 하는 캣니스와 피타의 태도는 나를 안도하게 했다. 생존의 위험 속에서 피어오르는, 그러나 진심과 연기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그들의 로맨스 또한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책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과 함께 컴퓨터 게임을 떠올리게 하는 설정들이다. 약간의 변형을 가하긴 했지만 게임의 진행 방향이 비슷해 진짜 컴퓨터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게임에서 아이템을 획득하는 것을 조공인들이 스폰서로부터 받는 선물로의 변형은 무척 신선했다(게임을 안 해서 책을 다 읽은 후에야 뒤늦게 떠올렸다;). 게임 장소가 날씨나 기온을 조절할 수 있고, 자연 재해까지 일으킬 수 있는 거대한 인공 세트라는 점은 영화 『트루먼 쇼』를 떠올리게도 했다. 요것조것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캣니스와 피타가 참여한 '헝거 게임'은 우승자를 발표하며 끝이 났다. 그러나 책의 끝에는 『계속』이라는 두 글자가 박혀 있다. 헉! 한 권짜리인 줄 알았는데 이건 또 무슨 일이란 말인가! 알고보니 『헝거 게임』이 3부작이라는 소문이 솔솔 들려온다. 우승자 발표와 시상 등의 행사들을 마무리하면서 작가는 조만간 시작될 또다른 이야기를 슬쩍 내비친다. 2권에 대한 입질인 셈이다. 게일이 본격적으로 합류해 삼각관계가 형성될 것은 이미 정해진 수순일 듯하고, 판엠에 대한 캣니스의 불만과 비판은 점점 더 거세질 듯하다. 판엠의 위협 또한 만만치 않겠지. 과연 작가는 2권에서 또 어떤 이야기를 펼쳐보일까. 책을 덮는 순간부터 2권의 내용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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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비오틱 밥상 - 자연을 통째로 먹는
이와사키 유카 지음 / 비타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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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평소 먹거리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건강이나 요리 관련 책들은 기회가 닿는대로 비교적 다양하게 찾아보는 편이다. 특히 건강한 먹거리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이책을 읽게된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마크로비오틱'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 앞의 '자연을 통째로 먹는'이라는 카피가 눈길을 붙잡았다. 우리 땅의 제철음식들을 먹는 건 그렇다치더라도 뿌리부터 껍질까지 통째로 먹는 요리법이라니, 어찌 궁금하지 않을 수 있으랴. 

이책이 추구하는 '마크로비오틱(macrobiotic)'은 일본의 건강장수법에서 유래된 웰빙, 슬로우푸드, 로하스, 오가닉 등을 이은 세계적인 건강 트렌드로 'macro(큰, 위대한)'+'bio(생명)' 그리고 tic(방법, 기술)'의 합성어란다. 이책의 저자 이와사키 유카는 미국에서 전문교육을 받은 마크로비오틱 요리 강사로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현재 국내에서 활동중이란다. 그간 여러 프로그램에서 마크로비오틱에 대해 소개해왔고, 동명의 원작소설이 있는 드라마 <스타일>의 주인공 서우진 역을 맡은 류시원의 요리자문을 맡았단다. 드라마에서 서우진은 마크로비오틱 요리사로 등장한다. 국내에 최근 마크로비오틱이 유명세를 띠게 된 건, 드라마를 안 봐서 난 모르겠지만, 드라마 <스타일> 영향이 크단다.

마크로비오틱은 앞서 말한 것처럼 식품을 뿌리부터 껍질까지 통째로 먹는 요리법인데, 그래야만 식물이 가진 고유의 '에너지(Energy)=기(氣)'를 그대로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또한 무엇을 먹느냐는 자신의 몸뿐 아니라 마음에도 반영되기 때문에 가급적 인위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은 신선한 식품을 먹을 것을 권한다.

요리법에 앞서 우선 마크로비오틱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마크로비오틱에는 음양조화, 신토불이, 일물전체, 자연생활 같은 4대 원칙이 있다. 음식을 할 때 음양의 조화에 힘쓰고(음양조화), 제 땅에서 자라난 제철 식물을 재료로 삼아 먹고(신토불이), 하나의 식품은 통째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며(일물전체), 인공적이고 화학적인 것은 피하고 자연의 것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자연생활)이 바로 그것이다. 이 4대 원칙만 보더라도 마크로비오틱이 추구하는 정신을 엿볼 수 있다.

마크로비오틱 4대 원리 각각에 대한 간략한 설명 다음에는 조리기구나 조미료 소개, 눈대중이나 손대중 계량법, 그리고 마크로비오틱의 가장 기본인 현미밥 짓는 방법 등의 마크로비오틱 쿠킹 노하우가 이어진다. 마크로비오틱이 식물을 통째로 먹는 요리법인 만큼 마크로비오틱 재료 손질법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음양의 조화를 기본으로 하는 요리법인지라 재료 손질이 중요한데, 평소 먹지 않는 파뿌리나 양파 꼭지 등까지 어떻게 손질하는지 자세하게 소개한다. 재료를 써는 방향 하나에도 음양의 이치가 있다는 게 참 재밌기도 하고 일일이 그런 걸 생각하고 재료를 다듬어야 한다니 조금 머리가 아플 것 같기도 했다. 물론 몰랐던 지식을 알게 된 앎의 즐거움이 더 크긴 했지만 말이다.

마크로비오틱에 대한 기본적인 소개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요리에 들어간다. 저자는 이책에서 주식, 국, 일품요리, 반찬, 디저트, 치유식로 크게 6개의 꼭지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책을 펼쳐보면 다른 요리책과 마찬가지로 왼쪽에는 요리 사진이, 오른쪽에는 레시피와 요리과정, 요리팁 등이 첨부되어 있다. 왼쪽 상단에는 그 요리에 사용되는 주재료의 성질(음양)과 효과나 작용, 일반적인 조리팁 등이 간략히 담겨 있다.

그러나 보통의 다른 요리책과 달리 이책은 요리 레시피나 요리과정, 요리사진 들보다 이 요리에 대한 저자의 글이 지면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요리나 거기에 사용된 식재료에 대한 사연이나 한일 식문화의 차이, 그외 소소한 이야기나 지식 등이 소개된다. 요리책 각 메뉴마다 이렇게 짧은 에세이 같은 글들이 담겨있는 걸 보는 건 처음인지라 조금 신기하기도 했고 글들을 읽으며 재미있어 하기도 했다. 저자와 조금은 친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 그 요리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몇 장의 작은 사진과 몇 줄의 설명으로 끝나는 레시피를 보자니 설명 부분이 너무 간략하게 끝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은 들었다. 해당 메뉴에 대한 저자의 에세이 글의 공간을 조금만 더 줄이고 요리 과정의 사진들을 조금 더 크고 자세하게 실어주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물론 벌써 주부 몇 년차가 된 언니의 말로는 레시피 몇 줄만 있으면 요리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나같은 초보는 설명이 자세하면 자세할수록 더 좋다. 사진은 물론이고. 요리책으로서는 나름 파격적인 구성에 장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책의 글들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저자가 이책을 얼마나 공들여 썼는지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책에는 책표지에 등장한 너무 예쁜 두부소보로덮밥을 비롯해 다양한 메뉴들이 등장한다. 평소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채소들을 재료로 삼아 만든 음식인 만큼 등장하는 요리들이 그리 낯설지 않았다. 그러나 요리의 재료 선정과 손질 방법이 마크로비오틱의 4대 기본 원리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이 분명 다르다. 칼질 방향 하나, 같이 넣는 양념 하나에도 음양의 조화가 숨쉬고 있다고 생각하니 늘 보던 밥상의 음식들이 새삼 심오하게 다가왔다. 

몸이 찬 편이라 내장 기능저하로 고생을 좀 한 까닭에 나는 음식의 음양 여부나 그것을 조화시키는 방법 등에도 관심이 많다. 음양조화가 마크로비오틱의 기본 원리인 만큼 이책에는 각 재료가 음성 식품인지 양성 식품인지는 물론 그것들을 음과 양이 완벽하게 조화된 상태인 '중용'으로 만들기 위해서 함께 하면 좋은 식품들을 소개해준다. 각각의 식재료에 대한 이런 음양의 조화에 대한 설명은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나오는데, 덕분에 평소 궁금했던 여러 지식들까지 함께 섭취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솔직히 처음에는 다른 요리책과 별다른 게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마크로비오틱 밥상>은 '마크로비오틱'이라는 새로운 건강 요리법을 만나게 해주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책이었다. 예전에는 당연히 버리는 것이라 생각했던 식물의 뿌리와 껍질에 자연의 기와 음양조화의 원리가 담겨 있다는 것은 신선한 발상이었다. 더불어 전통 한의학에서 자주 거론하는 음식의 음양 조화를 하나하나 따져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인공적인 것을 덜어내고 자연의 맛을 살리려고 노력한 건강 요리법이라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책을 덮었으면 이제 마크로비오틱을 조금씩이나마 생활 속에 실천할 차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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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 치타가 달려간다 - 2009 제3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40
박선희 지음 / 비룡소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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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랑치타가 달려간다 │ 박선희 │ 비룡소 │ 2009.11 


열입곱 강호의 집에 세 번째 엄마가 왔다. 그리고 강호는 네 번째 가출을 했다. 가출이라고는 하지만, 그저 집이 아닌 아르바이트하는 주유소에서 숙식을 해결할 뿐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수업은 지루하고 가끔 결석은 하지만 그래도 학교에는 간다. 대부분을 술에 취해 사는 아빠와 몇 번째 바뀌는 새엄마가 함께 사는 집에서 자신을 걱정해주는 유일한 존재인 동생 강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오빠가 되겠다는 결심을 지키기 위해서다. 저녁에는 주유소에서 알바를 한다. 힘은 들지만 용돈은 물론 학교 수업료까지 직접 벌어야 하는 '미성년자' 강호에게는 적지 않은 시급과 잠자리까지 제공해주는 주유소 알바는 그리 나쁘지 않다.

세 번째 엄마가 오고 학교에 결석을 하고 주유소로 가출을 한 다음날 등교한 날 외고에서 전학생이 온다. 담임을 따라 교실에 들어선 도윤은 순간 맨 뒤에 앉아있는 강호와 눈이 마주쳤다. 둘 다 놀랐고, 당황했으나, 교실에서 딱 하나 남은 빈자리가 강호의 옆자리였기에 당연한 듯 짝이 되었다. 그렇게 두 친구는 4년 만에 우연히 같은 교실 옆자리에서 재회했다. 한때 더없이 친한 단짝이었으나 어느 순간 적이 되어 서로에게 상처를 입혔던 그 시간들을 마음 속에 묻어둔 채로. 4년이 지난 지금도 도윤은 강호가 갑자기 자신에게 왜 그랬는지 아직도 궁금해 하고, 강호는 도윤에게 했던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과 아들의 성적에 눈이 멀어 자신에게 상처입힌 도윤의 엄마를 떠올린다.

<파랑 치타가 달려간다>는 이렇게 서로에게 아픈 추억이 있는 강호와 도윤의 재회로 시작된다. 소설은 강호와 도윤의 시점에서 교대로 이야기를 진해하며 각자의 상황과 마음을 풀어놓는다. 술만 마시면 폭력을 휘두르는 아빠와 집 나간 엄마, 그리고 번번이 바뀌는 새엄마라는 복잡다단한 가정 덕분에 강호는 일찌감치 자신을 바라보는 세상의 차가운 시선을 느낀다. 공부에는 관심없고 담배를 피우거나 교사들의 명령에 반항해 어른들에게는 불량아로 낙인 찍혔지만, 그와 상관없이 강호는 세상의 풍파에서 삶의 중심을 잃지 않고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반면 부유한 집과 일류대에 다니는 형,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각오가 된 부모님, 외고생이라는 그럴듯한 배경을 갖고 있지만, 도윤은 삶의 모든 가치를 성적에만 두는 부모와 학교의 태도에 질식할 것만 같다. 성적이 전부인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몸부림치던 도윤은 강호와 재회하고 그를 따라간 클럽 몽에서 살아있음을 느끼고 밴드 '달리는 파랑 치타'에서 열정을 경험하면서 점점 삶의 주체로서의 자신을 되찾아간다. <파랑치타가 달려간다>에서는 이렇게 다른 듯 비슷한 일상과 고민을 안고 있는 십대들의 이야기를 슬며시 끄집어낸다. 

날나리와 범생인 강호와 도윤 외에도 이책에는 다양한 모습의 십대들이 등장한다. 자퇴했거나 가출한 비주류 청춘들인 강호의 주유소 알바 친구들이 대표적이다. 어른들의 눈에는 날나리 비행청소년으로만 보이지만 그들 역시 자신의 삶을 치열하게 고민한다. 그들의 생각과 고민, 변화를 통해 작가는 사회가 정해놓은 길이 아닌 다른 삶의 길을 정해진 방식과 속도로 가지 않는다고 해서 함부로 실패자로 치부할 수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아직 인생이 허물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구나, 건우형. 남들이 볼 땐 자퇴생일 뿐인 형이 그런 말을 하니 어이없게도 경건해 보이기까지 했다(102쪽)'라는 강호의 중얼거림은 바로 그런 이야기들이다. 

강호에게 주유소 친구들이 있다면 도윤의 주변에는 성적지상주의에 묵묵히 순응하는 학원 친구 수연이 있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집과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늘 교과서와 문제집과 공책을 초조하게 바라보며 무언가를 열심히 적는 아이. 도윤은 수연에게서 자신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조금씩 발견하는 삶의 에너지를 수연에게도 나눠주고 싶어한다. 그러나 문자 하나 보내는 것조차 엄마의 눈치를 봐야하는 수연에게 변화는 쉽지 않다. 또 강호와 도윤 사이에는 학교 선배인 이경이 있다. 개방적인 부모님을 둔 이경은 학생에 대한 강요와 억압이 팽배한 학교의 부당한 처사에 반박하고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과감한 결정도 내릴 줄 아는 용기있는 아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그렇기에 이책을 읽는 순간이라도 독자의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강호와 도윤의 만남, 잊지 못할 지난날의 상처, 도윤의 학교 성적에 대한 엄마의 집착 등으로 얽히던 이야기는 강호의 기타, 도윤의 피아노, 이경의 드럼에 이어 교내 밴드부 결성이라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으면서 변화를 시도한다. 밴드부 결성이라는 쉽지 않은 산을 넘으면서 강호와 도윤은 그간의 마음 속 앙금들을 조금씩 털어내기 시작하고, 일방적으로 엄마에게 이끌려 살던 도윤은 삶의 주체자가 되고자 노력한다. 강호 또한 가출과 방황을 접고 주유소를 나와 동생 강이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고, 강호의 주유소의 친구들도 밤거리를 미친듯이 달리던 폭주천사들도 잠깐 비켜섰던 일탈에서 돌아와 새로운 삶의 궤도에 진입한다. 물론 이경처럼 또다른 길을 선택한 용감한 아이도 있다. 그러나 각자 방식만 다를 뿐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가려는 자세는 그들 모두 같다.

<파랑 치타가 달려간다>는 십대의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솔직담백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펼쳐놓은 성장소설이다. 등장인물들이 범생이와는 거리가 먼 소위 '날나리' 또는 '문제아'들이 대부분이지만 조금만 따듯한 마음으로 보면 그들 또한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십대들이다. 때론 거칠고 때론 안쓰러운 그들의 모습은 곧 우리 아이들의 모습인 셈이다. 모 예고에서 소설창작에 관한 강의를 하면서 십대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는 책날개의 저자 소개처럼 작가는 이책에서 좌충우돌하는 아이들을 향해 따듯한 시선을 놓지 않는다. 그리고 권위적인 교사들 가운데 아이들을 이해하며 보듬어주는 김세욱 쌤의 존재는 그래도 우리의 학교의 또다른 희망이었다.

박선희의 <파랑 치타가 달려간다>는 <하이킹 걸즈>, <꼴찌들이 간다>에 이어 블루픽션상의 세 번째 수상작이다.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좌충우돌 하는 가운데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흥미로운 잘 씌여진 성장소설이었다. 물론 이유도 말해주지 않고 자신의 마음에 큰 상처를 냈던 강호에 대한 도윤의 마음이 너무 너그럽다는 점과(조금 맹목적인 느낌도 들고) 도윤의 엄마에게 받은 상처를 강호는 꼭 그렇게 되갚아야했나 하는 점(물론 그땐 너무 어리긴 했지만), 그리고 성적을 향한 도윤 엄마의 초강력울트라급 집착이 너무 급격히 누그러진 점 등이 조금 아쉽긴 했다. 그러나 단점보다는 살아숨쉬는 아이들의 활기가 느껴지는 장점이 훨씬 더 큰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세상과 부딪치고 깨지면서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면서 그렇게 아이들은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 질주하는 파랑 치타처럼 그렇게 말이다.




- 드럼과 베이스도 끼어들어 연주에 합세했다. 제대로 연습한 적이 없어 코드가 틀리기도 했지만 신경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중요한 것은 이 순간 모두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략) 어른들이 원치 않는 일을 하며 십대를 살아가기는 너무도 어려운 일이니까. 그러나 지금, 이 시간을 즐길 권리는 누구도 빼앗을 수 없었다. 수없이 부딪치고 저항하며 열정을 쏟아 만들어 낸 시간을 우리는 즐겨야 했다. (238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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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자크 상페의 그림 이야기
장 자크 상뻬 지음, 김호영 옮김 / 별천지(열린책들)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햇살박이 씨가 가장 좋아한다고 떠들고 다니는 책인,
장 자끄 상뻬의 『얼굴 빨개지는 아이』가 얼마전에 개정판이 나왔답니다.
가장 좋아하는 책인 만큼 개정판은 어떤지 또 궁금하여 바로 장만했답니다. :)




왼쪽이 '별천지'에서 나온 개정판, 오른쪽이 '열린책들'에서 나온 기존판, 이젠 구판이 된 책이랍니다.
지금부터 두 책 - 개정판과 구판을 비교해 보려고 해요. ㅎㅎ


일단 개정판은 출판사가 '열린책들'에서 '별천지'로 바뀌었어요.
상뻬의 책들이 열린책들,에서만 나오는 걸 생각할 때 이게 웬일? 할 수 있지만,
알고보면 '별천지' 또한 '열린책들'의 임프런트랍니다.
즉, 어린이 책들을 전문으로 출간할 열린책들의 서브 브랜드인 셈입지요.

기존의 상뻬 책은 열린책들,과 미메시스,에서 출간되어 있답니다.
열린책들에서는 위의 사진과 같은 반양장본과 특대형의 양장본이 나온다면,
미메시스에서는 핸드북 크기만한 작은 책들이 나온답니다.
두 브랜드에서 나온 책들 중 몇 권은 겹치기도 해요.
열린책들에서 상뻬의 책들을 왜 이렇게 각각 다른 판본으로 출간하는지는 내내 의문이랍니다..;


여튼, 이번에는 '열린책들'에서 여전히 잘 나가고 있는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굳이 출판사 이름을 바꿔 '별천지'에서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했답니다.
현재 온라인 서점에서는 한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절판으로 주문불가랍니다.
이책에 이어 상뻬의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도 얼마전에 '별천지'에서 개정판으로 출간되었지요.
문제는 두 권 모두 상뻬 책들 중 가장 잘 팔리는 책이라는 거죠. ㅎㅎ





우선 책표지 일러스트가 달라졌답니다.
그래도 개정판인데, 구판과 똑같은 표지를 쓰긴 좀 그렇지요. ㅎㅎ

주인공의 이름인 Marcellin Caillou(마르슬랭 까이유)라는 원제와 얼굴이 빨개진 까이유 그림이 놓여있던 구판과 달리
신판은 원제는 지우고 구판의 아이의 크기를 키워 중간에 두고 주변에 까이유이 다른 모습들을 채워 넣었어요.
프랑스 원서의 표지와 다소 비슷한 느낌이랍니다.




개정판도 여전히 반양장본인데요.
구판이 코팅 재질이었던 반면 개정판은 코팅이 되어 있지 않아요.
손으로 잡았을 때 느낌은 좋지만 때가 쉽게 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요.




책의 크기는 똑같답니다. (주문한 책이 저렇게 굽실거리며 도착했네요. 쩝,)




출판사는 '열린책들'에서 '별천지'로 바뀌었지요.
까만 바탕을 안고 있다는 점은 비슷하네요~




책등 디자인도 기존의 원제는 빼고 우리말 제목만 적어두었답니다.
책표지나 책등의 제목 글자체도 좀 더 귀여워졌어요.

제 짐작에 원제를 뺀 거나 글자체를 바꾼 건
'별천지' 브랜드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책의 뒷면이에요. 왼쪽이 개정판이랍니다.
그림과 바코드의 위치만 달라졌을 뿐, 허무하게도 똑같지요.




물론 가격은 달라졌습니다. ㅎㅎ
게다가 개정판이라 할인률도 제한을;; -0-;;





책을 펼쳐보았답니다. 

책날개의 상뻬 할아버지 사진도 달라졌고,
내용은 앞과 뒤는 같은데, 중간 단락의 책내용 소개를 '상뻬'에 대한 설명으로 바꾸었더군요.




이제부터 시작될 색감의 변화~!
책표지를 넘기면 이렇게! 색깔이 달라진답니다.
채도가 낮은 짙은 빨강이었던 속지 앞면이 정말 '빨간'색으로 바뀌었어요.




속지에 적힌 제목.




역시나 원제를 뺀 것과 출판사 이름 외엔 똑같답니다.





본문의 첫면이에요.
얼핏 보이실지 모르겠지만, 까이유 얼굴의 빨간색의 농도 정도가 달라졌답니다.
요건 뒤에서 다른 그림으로 살펴보구요, 왼쪽을 잠시 보면..




개정판에는 이렇게 책의 제본 방식에 대한 설명이 덧붙어 있었어요.




접착식이라 책을 쫘악~ 펼쳤을 경우 책장이 뜯어질 수도 있었던 구판과 달리,
개정판은 찢지 않고는 책장이 떨어지지 않는 실로 꿰매는 사철 방식으로 제본되었답니다.
차이가 눈으로 보이죠?

아무래도 책의 대상을 '아이들'로 맞추다 보니 제본 방식도 달라진 것 같아요.
아이들은 아무래도 책을 쫘악~ 펼쳐서 보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ㅎㅎ




위에서 살짝 봤었는데요,
개정판과 구판의 확연한 차이는 바로 까이유의 '얼굴색'이 아닐까 싶어요.

구판이 '얼굴 빨개지는 아이'라는 제목과 달리 얼굴색이 좀 묽었(?)다면,
개정판은 확연히 '빨간색'으로 까이유의 얼굴을 물들여 놓았답니다.




이렇게, 까이유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의 얼굴까지 '제대로 된' 빨간색을 찾아주었어요.
이외에도 황달 걸린 까이유의 노란 얼굴은 '더' 노랗게 나왔고,
그외 다른 색감들도 구판보다는 한결 선명하고 진한 원색으로 표현되었더군요.

이것 또한 알록달록 선명한 원색을 선호하는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춘 걸까요?




책의 마지막 장이랍니다.

책날개 앞의 상뻬 이름이 빨개진 것처럼 뒷장의 제목 또한 빨간색으로 입혔어요.
그외 다른 내용은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출판사 이름이 바뀌었건만, 대표 전화번호는 여전히 그대로네요. 홈피 주소까지. ㅎㅎ







개정판이 나왔든 말든 그게 무슨 상관이냐? 라는 분들이 대부분이겠지만,
혹시 저처럼 개정판은 어떤지, 뭐가 달라졌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있으실 것 같아 글 올려보아요~

결론은,
출판사 이름, 책표지와 제목 글자체, 제본방식, 인쇄 색감의 차이만 빼고
다른 부분은 개정판이나 구판이나 속내용은 모두 똑같답니다!
아, 개정판인 만큼 가격과 할인율도 달라졌지요. ㅎㅎ

현재 '별천지' 브랜드에서는 상뻬 책들 중 가장 인지도와 판매율이 높은 
『얼굴 빨개지는 아이』와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가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답니다.
그러나 '별천지'가 어린이 브랜드인 만큼 상뻬의 다른 책들이 여기서 새로 나오기는 힘들 것 같다지요.

책을 장만할 계획이셨던 분들이라면 지금 한 권 장만해 두시는 것도 좋을 듯해요. 
조금 더 비싸도 개정판을 원하신다면 그걸로 사셔도 물론, 무방하답니다. ㅎㅎ







마지막으로 살짝 알려드리자면,
『얼굴 빨개지는 아이』는 현재 한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절판으로 판매중지가 되었어요.
구판이 사라지기 전에 소장하고픈 분들은 거길 부리나케 달려가시면 되구요,
조금 비싸도 신판이 좋다!하시면 그냥 주문하면 된다지요. :)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는 현재 대부분의 서점에서 절찬리에(?) 판매중이던데,
이책 또한 개정판이 새로 나온 만큼 재고가 다 팔리면 자연스레 판매가 중지되겠죠.
이것 역시 기존판을 간직하고 싶으신 분은 얼른 고고씽하세용~ ㅎㅎ

참고로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는 상뻬 책들 중 가장 잘 나가는 『얼굴 빨개지는 아이』에 맞추기 위해 제목이 바뀌었어요.
원래는 『자전거포 아저씨 라울 따뷔랭』으로(원제는 라울 따뷔랭), 저는 이책을 갖고 있답니다.
그래서 지금 절판되기 전에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버전을 하나 챙겨둘까 고민만 하고 있답니다. :)

더불어 정확하진 않지만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얇은 책들도 새로 나올 준비를 하는 것 같더라구요.
찾아본 결과 몇몇 책들이 몇몇 서점에서 서서히 품절이 되어가더라구요.
요것들도 챙겨둬야 하나 또 고민이 늘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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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요리 따라하기 - 후다닥 누가해도 맛있는, 집밖에서 해먹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요리가 들어있어요!
박미란 지음 / 웅진웰북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 후다닥 누가해도 맛있는 아웃도어 요리 따라하기 | 박미란 | 웅진웰북 | 2009.10


야외로 나들이를 계획할 때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가 음식이 아닐까 싶다. 웬만한 것이 다 갖추어져 있는 집과 달리 제한된 상황의 불편함을 감수하며 최소한의 도구와 재료로 음식을 해야하는 까닭에 바깥에서의 요리는 늘 만만치 않다. 준비하기도 쉽고 먹기에도 푸짐한 고기 구이가 야외에서 단연 인기 최고인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런 까닭에 대학 시절 MT를 가면 항상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가 바로 삼겹살과 김치찌개, 그리고 라면이었다. 보통 점심은 라면 등으로 간단하게 먹고, 저녁엔 삼겹살 파티에 술잔을 곁들여 깊은 밤을 보낸 후 해가 중천이 될 때까지 시체놀이 하다가 겨우 일어난 다음날 아침엔 아침 겸 점심으로 후다닥 끓인 김치찌개로 속을 달래는 게 거의 정해진 코스였다. 집이었다면 뻔한 메뉴이지만 야외에서 먹는 음식맛은 또 다른지라 매번 아이들과 경쟁적으로 수저를 놀리다 보면 순식간에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곤 했다.

그러던 중 요리를 잘 하는 후배가 들어오면서 우리의 엠티 요리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별식으로 카레라이스도 과분했던 전과 달리 삼계탕, 잡채, 된장찌개, 닭매운탕 등 거한(?) 음식들이 매 끼니 때마다 쏙쏙 등장해 주시니 어찌 감격하지 않으랴! 각종 재료들과 다양한 양념통 꾸러미는 물론 집에서 된장까지 퍼온 그녀의 정성에 혀를 내둘렀던 기억이 난다. 야외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거침없이 멋진 요리를 만들어내던 그 후배로 인해 그저 간편하면 최고라고 생각했던 아웃도어 요리 메뉴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삼겹살 구이는 이제 그만! 야외에서도 맛난 요리를 해먹자!,라고 외치는 박미란의 『후다닥 누가 해도 맛있는 아웃도어 요리 따라하기(웰북,2009)』는 제목 그대로 야외에서 할 수 있는 요리들을 소개하고 있는 요리책이다. '집밖에서 해먹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요리가 들어있어요!'라는 부제처럼 이책에는 바깥에서 할 수 있는 100가지를 훌쩍 넘기는 풍성한 요리들이 실려있다. 닭볶음탕처럼 비교적 무난하고 친숙한 메뉴부터 와인과 함께 먹을 퐁듀까지 생각지 못한 요리와 레시피들이 가득하다.

헉, 소리가 절로 나오는 저자의 아웃도어 요리 자랑질이 가득한 프롤로그와 아웃도어 요리를 할 때 알아두면 좋은 팁들, 책에 사용된 요리의 계량법과 양념과 도구 들의 소개가 끝나면 이책의 목차가 나온다. 머무르는 곳이 어디인가에 따라 할 수 있는 요리도 달라진다. 비교적 취사시설이 잘 갖춰진 오토캠핑이나 펜션, 콘도미니엄인지, 아니면 완전히 야외에 가까운 산행이나 계곡 및 바닷가인지, 또는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가뿐한 코스를 위한 도시락 메뉴인지에 따라 요리를 선택하고 준비해야 한다. 이책 또한 상황별로 적합한 요리들을 분류해 필요할 때 쉽게 찾아볼 수 있게 해두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이것이 과연 밖에서 해먹는 요리인가?라는 의문이 절로 생긴다. (내 경우엔) 집에서도 자주 하지 않는 온갖 다양한 요리들이 책의 면면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밖에서 이런 요리를 해먹다니 정말 부지런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저자는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다고, 조금만 준비하면 누구나 야외에서 근사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고 말한다. 마음이 동해 레시피를 들여다 보면 의외로 요리법이 생각보다 그리 번잡하지 않다. 물론 어떤 요리든 레시피로 볼 때는 다 수워보인다는 게 문제지만 말이다. 다만 다른 요리와 달리 아웃도어 요리는 물이 부족한 야외에서 하는 음식인 만큼 떠나기 전날 재료를 미리 잘 손질해서 꼼꼼하게 준비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책에 실려있는 음식 사진들은 모두 실제 야외에서 저자가 직접 찍은 것들이라고 한다. 보통의 요리책들처럼 스튜디오에서 찍은 반짝반짝한 사진들은 아니지만 야외에서 직접 요리하고 찍은 현장의 생생함이 사진 속에 그대로 살아있다. 아웃도어 요리를 소개하는 책인만큼 야외에서 직접 찍은 음식 사진들이 떠남의 설렘을 더욱 크게 만들어주는 듯하다. 혼자서 짐 싸고 떠나서 요리하고 사진까지 찍느라 저자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는 하나 이렇게 근사한 요리책 한 권을 완성했으니 그보다 더 뿌듯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어디론가 여행을 갈 때 우리가 떠올리는 메뉴는 아직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후다닥 누가 해도 맛있는 아웃도어 요리 따라하기』을 보면 밖에서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요리가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평소 요리와 산행을 즐긴다는 저자는 다년간 집밖에서도 거의 모든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책을 펴냈다고 한다. 그녀의 노력 덕분에 이제는 바깥으로 떠나는 많은 이들이 야외에서도 맛있고 다양한 요리를 마음껏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요리와 안 친한 나는 맛난 요리를 척척 해내는 그녀와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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