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리터의 눈물
키토 아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이덴슬리벨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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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이 어제 죽어간 이들에겐 그토록 바라던 하루이다. 라는 이 말을 난 항상 마음속에 품고 살고자 했다. 하지만 세상 살이가 녹록치 않은 일이라 짜증이 날때도 있고 이제 그만 살았으면 할때도 있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렇게 살아서 숨을 쉬고 내 의지대로 몸을 움직일수 있고 걸을수 있다는게 크나큰 축복인걸 알면서도 그 소중함을 잊어버릴 때가 많은것도 사실이다. 그런 나에게 [1리터의 눈물] 이라는 이 책은 그동안 잠시 잊고있었던 삶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주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계속해서 몸이 말라가고 걷다가 넘어지는 횟수가 증가하게 된 아야는 꽃다운 15 살이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싶고 마음껏 달리고 싶은 이 아이에게 '척수소뇌변성증' 이라는 희귀한 병은 너무나도 갑자기 찾아온 너무나 시련이었다. 한창 뛰어놀아야 할 나이에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채 살아간다는건 너무 지독하지 않은가. 게다가 완치될수도 없는 병인지라 그저 병의 속도를 늦추는 치료밖엔 할수 없으니 이 작은 소녀가 감당하기엔 너무도 버거운 병이다.

게다가 눈물샘이 망가져버린게 아닐까 할 정도로 아야는 눈물도 많다. 울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자신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몸때문에 울고, 자신을 걱정해주는 주변 사람들과 가족의 따뜻함에 울어버리고, 자신이 할수있는 일이 하나 둘씩 사라질 때마다 아야는 운다. 아야는 강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아야의 끝날것 같지 않은 울음은 너무도 가슴아프고 슬프게 다가온다. 아무리 아야가 좀더 강해지고 큰 사람이 되자는 결심을 할만큼 밝고 긍정적인 아이라 할지라도 시시각각 찾아오는 병의 고통과 예측할수 없는 미래는 아야가 어린 소녀라는걸 깨닫게 해준다. 아직 활짝 펴보지도 못한 꽃같은 아이라는걸.. 

하지만 아야를 단순히 불치병에 걸린 불쌍한 아이로 만들지 않는건 아야가 가진 포기할줄 모르는 마음이었다. 휠체어로 움직여야 하고 집 안에선 누워 지내야 하며 눈을 뜨고 있는 시간동안은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삶이지만 아야에게선 비관적인 생각을 읽을수가 없다. 그런 상황이 되면 낙담하고 절망적인 생각을 할법한데도 아야는 자신이 받은 도움을 언젠가는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전보다 더 노력하는 삶을 살아가려고 한다.

이런 아야의 모습에 내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고 부끄러워졌다. 난 가진게 별로 없다고 생각해 왔었는데 난 아야가 그토록 원하던 건강함과 그로인해 미래까지 설계할수 있는 꿈까지 갖고 있었구나. 현실이 너무 잔혹하고 힘들어 눈물 흘리는 아야지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에서 난 많은것을 배웠다. 그리고 아야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몫까지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막중한 의무감마저 느껴졌다. 내 나이와 같은 25살에 하늘나라로 떠나버린 아야를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아야 겠다. 그녀가 부디 하늘에서 평안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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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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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앤 더 시티]를 보며 사랑에 대한 정의와 그녀들의 삶의 패턴에 열광했다. 하지만 드라마가 끝나고 현실로 돌아오면 그녀들과 나와의 삶은 분명한 거리가 있다는 진실을 알게 된다. 내가 하는 고민과 그녀들이 하는 고민은 서로 조금씩 핀트가 어긋나고 있다는걸 알아버렸다. 난 이번달 생활비는 어떻게 충당해야 할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느데 반해 그녀들은 마음에 드는 구두를 살까 말까 하는 즐거운 고민을 하는것처럼 말이다. 공감가는 부분도 분명히 많긴 하지만 호화롭고 멋있는 커리어우먼 으로 사는 그녀들의 모습은 나의 로망일 뿐이지 현실은 결코 아니다. 그녀들은 미국시민으로 뉴욕에 살고 난 대한민국 시민으로 서울에 사니까.

하지만 [달콤한 나의 도시]의 주인공인 31살의 노처녀 오은수는 정말 내 속을 까 뒤집은것처럼 하나부터 열까지 나와 무척 닮아있었다. 정말 무서울 정도로 말이다. 작가가 여성이기 때문에 우리 여자들이 어떠한 생각을 하고  어떠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알고 있기에 가능한 것 이리라. 사회인 으로써, 미혼의 노처녀로써 살아가는 오은수의 삶의 행보는 이미 지나쳐 왔거나 지금 걷고 있거나,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일지도 모른다. 그녀가 하는 고민과 일상들이 결코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회사에선 어느정도 경력을 인정받고는 있지만 젊은 신입사원들 같은 패기와 열정은 사라진지 오래이고 그저 아무탈 없이 조용히 묻어가기를 원하는 재미없는 회사에서의 삶. 하지만 회사문을 넘어섰다고 짜잔 재밌는 일상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헤어진지 얼마되지도 않는 전 남자친구의 결혼소식을 알게된 날엔 친한 친구 재인이 결혼한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하질 않나 친구 유희는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고 하질않나. 엄마를 포함해 회사 상사는 자꾸 선 을 주선해서 사람 피곤하게 만들질 않나. 뭐 하나 유쾌하고 즐거운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매일 아침마다 전쟁처럼 치르는 만원 지하철에 타는 것 만큼이나 세상은 피곤함 투성이다.

이런 오은수의 재미없는 삶에서 원나잇 스탠드 로 만난 7살 연하의 태오는 한줄기 빛이라고나 할까. 물론 진지하게 만날 생각은 없지만 모처럼 찾아온 가슴설레는 만남에 오은수 인생에 남자가 생기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건 나뿐인지 은수는 태오를 결혼상대자로써 염두에 두지 않는다. 젊고 탱탱한 피부를 가지고 있고 영화감독 이라는 자신만의 꿈이 있고 마음 씀씀이 까지 예쁜 연하남 태오가 당연히 남자주인공이 되어 은수와 사랑을 이루어 나가지 않을까 하는 내 예상은 단박에 날아가 버렸다. 아! [브릿지 존스의 일기]에서와 같이 평범한 여자가 멋진 남자를 만나 사랑을 이루게 되는 따위의 로맨스 소설이 아니었구나 라는걸 뒤늦게 알아차린다.

태오처럼 가슴이 설레게 만드는 그런 연하의 남자 대신 김영수라는 흔하디 흔한 이름의 지극히 평범한 남자와의 결혼을 꿈꾸게 되는 오은수의 선택은 정말 너무도 현실적이라 눈물이 찔끔 날 정도다. 피 끓는 청춘일 때야 결혼은 목숨을 걸만큼 사랑하는 사람과 해야하는 것 이라고 부르짖지만 나이가 한살 두살 먹게되니 그런 생각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나이가 적당히 차고 남자가 생기게 되면 적당히 맞춰 시집가게 되는게 현실이라는 결혼한 언니들의 말이 떠오른다. 나이가 들면 로맨스와 설렘보다는 편안함과 안정을 택하는 것인가. 젊은 사람들은 그렇게 결혼하느니 안하겠다 할지 모르지만 나이가 드니 그게 꼭 그렇지만도 않더라는 말이다.

톡톡 튀고 다채로운 언어의 유희를 보여주는 작가의 문체는 오은수 라는 여성의 삶을 나와 동일시 하게 만들어준다. 나 또한 매일매일 반복되는 지겨운 삶의 패턴을 이어가고 있으며, 점점 어려워지는 인간관계에 좌절하기도 하며, 가끔 찾아오는 사랑을 사랑자체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현실의 조건과 나의 상황에 맞춰 결국은 나에게 찾아든 인연을 이어가지 못하기도 한다. 피곤함과 헛헛함과 가끔 찾아드는 외로움과 불안함이 공존하는 나의 삶에서 가끔 즐거운 일도 일어나기도 하는 등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것 또한 은수와 많이 닮았다. 그리고 아픔과 고통의 시간을 거치면서 조금씩 나 를 찾아가고 예전보다는 성숙한 나를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달콤한 나의 도시]라는 제목처럼 무한정 달콤하지만은 않았던 이 소설. 오히려 씁쓸함이 더 많이 느껴졌던 책이었지만 오은수 라는 여성을 통해 나를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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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치는 강가에서
온다 리쿠 지음, 오근영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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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으로 온다리쿠의 소설을 보았다. 그리고 난 그녀에게 반해버렸다. 그녀의 대표작인 "밤의 피크닉"을 꼭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책은 끝까지 보게 만드는 재미가 있었다. 처음엔 10대 소녀들의 여름 이야기 정도로 생각했는데 갑자기 미스테리한 일들이 펼쳐져서 그 뒷이야기가 너무도 궁금하게 만들었다. 조금만 읽고 자야지 하는 생각으로 펼쳐들었는데 결국은 끝까지 다 보게 만들었으니 작가의 유려한 글솜씨는 내게 무척이나 인상적 이었다.

순수하고 밝은 성격의 마리코는 어느날 짧은 인사만 하고 지내던 선배 가스미 에게서 합숙 제의를 받게 된다. 연극제에 쓸 무대배경을 그리는 작업을 위해 일주일 정도 가스미의 집에서 합숙을 하며 작업을 하자는 그 제의는 평소 가스미와 그녀의 단짝친구인 요시노 선배를 동경해온 마리코에겐 실로 가슴벅찬 사건이었다. 하지만 들뜬 마리코에게 친구 마오코는 지극히 질투가 섞인 충고를 하게 되는데 그 말인즉슨 그 선배들이 아무런 목적없이 너를 초대할리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갑자기 나타난 한 남학생은 가즈미와 얽히지 말라는 이상한 말을 하게되니 웬지 안좋은 일이 일어날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단순히 배경그림을 그리기위해 합숙을 하는건줄 알았는데 가스미와 요시노, 그리고 가스미의 사촌인 쓰키히코와 그의 친구인 아키오미까지 참가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점점 미스테리한 쪽으로 흘러가게 된다. 평범한 고등학생들의 평범한 일상과 이야기가 오가는게 아니라 가끔씩 뭔가 숨기고 있는 분위기를 풍기는 이들의 이야기는 조마조마 하다. 영문을 모르는 마리코에게 아키오미는 어린시절의 일을 기억해 나라고 하고,서로 연관이 없어보였던 이들 5명이 유년시절에 하나의 사건으로 이어진 관계라는게 드러나게 되는 등 이야기는 대체 무엇이 진실이고 이들이 말하는 그 "사건"이라는게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든다.

그리고 책의 화자는 마리코에서 요시노로, 그리고 마오코로 이동하게 되면서 서서히 진실에 접근해 가게 된다. 어린시절 가스미 엄마의 죽음이라는 사건을 통해 그 진실을 밝혀내려고 하고 결국은 서로의 이야기를 종합해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하지만 진실이라고 믿었던 그 추리가 완전히 빗나가게 되면서 다시한번 충격을 준다. 책을 덮고나서도 쉽사리 잊혀지지 않은 이야기였다. 각 인물들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묘사, 그리고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들다가도 나중엔 진실보다는 인물들의 행동에 더 관심이 가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다. 섬세한 소녀적 감성의 추리소설이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성장소설 이라고 해야할까. 한가지 분명한건 내가 이 작가의 글솜씨에 반해버렸다는 것이다. 정말..반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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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休
반지인 지음 / 마음길(도서출판마음길,마음길어린이)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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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사계절이 오롯히 담긴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휴식같은 책이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 비할게 무엇이 있을까. 자연이 주는 안정감과 평안감을 주는게 무엇이 있을까. 뚜렷한 사계절이 흐르는 동안 아름답고 싱싱한 색상을 머금은 풀과 꽃과 나무, 하늘 그리고 길. 우리가 사는 이 땅이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구나 라는걸 새삼스레 깨닫게 되었다.

세밀하고 자세하게 찍히는 디지털 사진보다는 사람 냄새와 삶의 냄새가 폴폴 풍기는 아날로그 적인 사진이 더 맘에 든다. 전문 작가가 찍은 예술같이 멋진 사진보다는 아마추어가 찍은, 그래서 촛점은 맞지 않더라도 친근한 사진이 좋다. 책 속의 사진은 인공적인 냄새가 배제되고 자연스럽고 친숙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계속 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질리지 않기 때문에 읽었던 페이지를 계속 들춰보게 되고 봤던 사진을 계속해서 보게 된다. 이거 꽤 중독성 있다.

특히 "꽃" 사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 조차도 이 책에 들어있는 다양한 꽃 사진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아무리 사진을 잘 찍는다 해도 꽃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과 그 향기는 온전히 사진속에 담을수 없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책만은 달랐다. 예쁘고 화려하게 손질되진 않았지만 담벼락을 수놓은 장미 꽃에 마음이 흔들렸고,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아카시아 나무가 향기로워 보였고, 땅바닥에 떨어진 능소화가 아름다워 보였다. 이렇게 사진으로 보는데도 그향기와 아름다움이 느껴지는데 직접 그 향기를 맡고 그 꽃길을 눈으로 본다면 어떨까.

사진과 곁들어진 짧다면 짧은 글들은 참 "착했다". 저자는 참으로 고운 심성을 가진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연을 담은 사진과 조화롭게 자극적 이지도 않고 날 선 느낌도 들지않는, 정말 자연을 담은 글 이었다. 사진 보다 튀지도, 그렇다고 사진이 주는 느낌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뒤떨어지지도 않는 조화로운 글. 책과 같이 온 음악 씨디를 이어폰을 통해 들으면서 책을 보다가 스르르 잠이 들 뻔 했다. 아마 그대로 잠들었다면 정말로 편안하고 깊은 잠을 잤을지도 모른다. 책이 주는 평안과 휴식같은 여유로움을 느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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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타워
이시다 이라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이당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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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다 이라 의 팬이었기 때문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을 펼쳐들었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9.11 테러로 인한 충격을 소설로 써보고 싶었다는 이시다 이라 는 충격은 충격으로 남겨두었어야 한다. 야속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내 생각으로는 이시다 이라 와 과학소설은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결과물인 이 책은 진부하고 재미가 없으니 새로운 도전은 실패라고 생각된다.

물론 이 책을 재밌게 읽은 분들도 많겠지만 난 정말 고역스러울 정도로 지겨워하며 겨우겨우 읽어갔다. 뇌종양으로 생 이 얼마남지 않는 남자가 등장했을땐 이 남자가 주인공 이라고는 생각되어 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제대로 서지도 못하고 엄청난 고통에 휩싸인채 죽을 날만 기다리는 사람이 어찌 SF소설의 주인공이 될까 싶었으니까. 하지만 뇌종양 환자 슈지가 200년이라는 시간을 훌쩍 뛰어 넘는 사건을 계기로 이야기는 점차 흥미롭게 전개되기 시작할것 같았다. 그 기대는 조금 후에 와르르 무너졌지만 말이다.

삶이 얼마 남지 않는 환자인 슈지가 200년 후의 미래에서 겪는 일든은 무척이나 끔찍했고 슈지는 그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기 바빴다. 황마 라는 바이러스는 인간의 삶을 황폐화 시켰고 사람들은 탑에 갇혀 살게되는 미래의 생활은 끔찍하기 이를데 없다. 게다가 탑의 층에 따라 권력이 나뉘고 차별이 이루어지는 모습은 결국 끔찍한 테러로 이어졌다.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모습에서 슈지가 할수 있는건 무엇일까 싶었다.

하지만 200년 이라는 시간을 뛰어넘는 일은 분명 슈지에게 무언가 해야할 일이 있다는것을 의미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믿을수 없는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테니까. 현재와 미래를 넘나들면서 슈지는 자신이 할수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에 휩싸이게 되고 해결방법을 찾기위해 노력한다. 게다가 자신이 미래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거짓말 왕자" 라는걸 알게되니 책임이 더 막중할 터이다. 결국은 자신을 도와주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 힙입어 23세기를 평화롭게 만드는 일을 하게 되고,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뇌 속에 있던 종양들은 말끔하게 사라져 슈지는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황마라는 바이러스로 지표에는 아무도 살지 못하고 모든 인류가 2000미터의 탑 안에서 살아간다는 이야기는 분명 흥미로운 소재이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슈지는 그저 시공간을 넘나들 뿐, 특별히 하는 일도 없으면서 따뜻한 마음만 내비쳐 주다가 결국 인류를 구하는 엄청난 활약을 펼치는 이야기는 하품 날 정도로 진부하다. 물론 엄청난 영웅 캐릭터를 원한것은 아니지만 슈지의 캐릭터는 평범하고 피곤에 찌든 샐러리맨 분위기를 풍기는것은 왜일까.

게다가 이 책의 여성캐릭터 중 리나는 뭔가 특별한 일을 할줄 알았는데 역시나 남자주인공 뒷편에 서있기만 한다. 마지막에 슈지에게 도움을 주기는 하지만 그걸 도움이라고 불러야 할지..좀 경악스러울 정도다. 그리고 미래의 리나 역시 슈지에게 도움을 받고 그에게 반해 졸졸 따라 다니기만 할뿐 별다른 활약은 없다. 이 책에서 가장 우스웠던 부분은 "거짓말 왕자"에 관한 노래. 시간을 넘나드는 사람이 와서 이 세상을 구한다는 내용의 노래인데 노골적으로 슈지를 가르키는 노래라서 우습기도 하고 거북하기도 했다.

SF소설을 이렇게 재미없게 쓸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블루 타워". 내가 이시다 이라 에게 바라는건 이런 책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이렇게 수준낮은 작품을 쓸줄은 몰랐기에 그에 따른 실망이 무척이나 크지만 신작이 나오면 난 다시 기대를 갖고 볼 것 이다. 부디 이런 작품은 더이상 쓰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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